그들 셋의 야릇한 동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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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남자의 아내도 좋아>그들 셋의 야릇한 동거

0 개 990 이윤수

사랑이라면 물불 안가리는 크리스티나(스칼렛 요한슨)와 이성적인 비키(레베카 홀)가 바르셀로나로 휴가를 떠난다. 그 곳에서 매력적인 화가 안토니오(하비에르 바르뎀)를 만나는 두 친구. 끈적끈적한 눈빛과 달콤한 목소리로 유혹하는 그를 강하게 거부하는 비키와 달리 크리스티나는 넘어가고 만다. 

 

허나 조금 지나서 까칠하게 대하던 비키마저 안토니오와 몸을 섞지만, 예정된 결혼을 위해 바르셀로나를 떠난다. 홀로 남은 크리스티나와 안토니오가 알콩달콩 사랑을 나누던 어느날, 갑자기 등장하는 안토니오의 전처 마리아(페넬로페 크루즈). 안토니오 없이는 못살겠다고 떼를 쓰는 그녀를 두고서, 크리스티나는 어쩌지 못한다. 

 

그녀의 불같은 성질과 한 차례 자살소동을 벌였다는 소식을 들은 터다. 결국 한 남성을 둘러싸고 전처와 현재 애인이 동거하는 황당한 시추에이션이 벌어지는데… (중략)

 

종종 타이틀명과 번안 제목이 아주 다른 경우가 있는데, 이번에 소개할 영화가 여기에 해당된다. <비키와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 가다>(Vicky Cristina Barcelona)가 <내남자의 아내도 좋아>로 바뀌어졌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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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안 제목을 풀어보면, 내 남자 애인의 아내도 좋아한다니, 결국 양성애자라는 얘기가 된다. 물론 그러한 장면이 등장한다. 크리스티나가 마리아와 레즈비언 행위를 벌이는 장면이 잠깐 등장하고, 심지어 안토니오와 함께 셋이서 농도 짙은 애무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장면이 있다고 해서, 이 영화의 주요 코드가 동성애나 양성애는 아니다. 바로 남녀 간의 로맨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그 안에서 사랑과 갈등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추하거나 난잡한 느낌이 들지 않는 <내남자의 아내도 좋아>. 이러한 배경에는 등장인물이 겪는 갈등과 사랑이 관객의 공감대를 이끌 만큼 설득력이 있기 때문이다. 영화 속 애정 전선은 안토니오를 축으로 하여 크리스티나, 비키, 마리아, 세 명의 여성이 연결된다.

 

우선 안토니오는 극히 개인주의적이고 아주 편한 사고방식을 지닌 바람둥이다. 그는 오는 여자 막지 않는 소위 다다익선을 추구하고 있다. 영화 초반에 크리스티나와 비키에게 느끼한 목소리로 셋이 함께 사랑을 나누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하는 대목이야말로 그의 여성편력이 어떠한 지를 잘 설명한다.

 

그는 크리스티나와 밀애를 속삭이면서 한편으로 약혼자가 있는 비키에게 결혼하지 말고 자신과의 사랑을 키워나가자고 설득한다. 더욱이 전처인 마리아가 자살소동을 벌이자, 그녀를 과감히 내치지 못하고 함께 사는 우유부단함도 드러낸다. 그는 ‘좋은 게 좋은 식’이라고 행동하지만, 결과적으로 여성들에게 상처만 입힌다. 

 

여성들은 그의 곁에 오래 남아 있을 수가 없다. 어느 땐가 자신도 크나 큰 상처를 입을 걸 예상하고 있으니 말이다. 여기서 그는 동정할 가치조차 없다. 어차피 그는 새로운 미지의 여성을 다시금 찾아 나설테니 말이다.

 

크리스티나는 로맨스라면 두려움을 모르는 열정적인 여성이다. 거기에다가 육감적인 몸매까지 지녔으니, 그녀의 야릇한 눈길 한 번에 남성들을 혹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단언컨대 크리스티나는 거의 모든 남성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생각해보라. 천진난만한 외모와 대비되는 육감적인 몸매, 거기에다가 조건 따지지 않고 열정적인 사랑만 추구하는 그녀를 어느 누가 싫어하겠는가. 허나 이러한 여성은 다소 부담스럽다. 아마도 결혼이 아닌 연애 상대에 국한한다면, 영화 속 어느 여성보다 매력적인 스타일임엔 틀림없다. 그녀는 이전에 사랑에 실패했고 현재도 실패했고 내일도 불확실하다.

 

다음으로 불같은 성질을 지닌 마리아는 최근에 종영한 TV 드라마 <사랑과 전쟁>의 여주인공 같은 느낌이 든다. 남편과 뜨거운 사랑을 나누다가도 한번 수틀리면 남편을 향해 육두문자와 함께 총질을 해댈 수 있는 광기의 여성. 

 

(물론 한국사회는 총기소유를 금지하고 있다) 아마 이 영화의 속편이 만들어진다 해도, 마리아는 새로운 사랑을 추구하기보다는 계속해서 안토니오와 지지고 볶고 다시금 사랑하고 헤어지는 일을 반복할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마리아역을 맡은 페넬로페 크루즈와 안토니오역의 하비에르 바르뎀이 실제 연인 사이라는 것. <하몽하몽>(1992)에서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이 재회했다는 점도 감회가 새롭지만, 묘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비키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성이다.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고 싶어 하며 그러한 조건에 맞는 남성과 약혼도 했다. 그러나 교과서 같은 생활에 갑자기 안토니오가 끼어들어, 무척이나 흔들린다. 이성적이며 현실주의자였지만, 여태껏 못 느꼈던 섹스와 연애의 달콤함에 가슴 설레였던 것이다.

 

그렇지만 결국 그녀는 제자리를 찾아 나선다. 안토니오와의 관계가 순간의 열정일 뿐 지속적인 사랑은 결코 될 수 없다는 걸 확인했기 때문이다.

 

끝으로 이 영화의 결말은 아주 독특하다. 얽히고설킨 애정 전선의 마무리가 비키를 제외하곤 출발점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다소 밋밋하고 뭔가 빠진 느낌. 허나 오히려 이러한 결말이 실제 인생의 한 면을 엿보는 것 같다. 인생은 영화 속 클라이맥스와는 달리 좀처럼 극적인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다. 게다가 세상사는 정답도 없지 않은가. 

 

이 영화에서 비극으로 끝난 등장인물은 없다. 그들은 자신의 가치관대로 행동했고 그 결과를 당당히 받아들였다. 그러한 점에서 본다면, 이 영화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졌다고 해도 그리 잘못된 표현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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