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1] 서울, 미니 야구장의 파도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361] 서울, 미니 야구장의 파도

0 개 3,191 KoreaTimes
  우리에게 잘 알려진 "April is the cruelest month, breeding/ Liacs out of the dead land,"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라일락 꽃을 죽은 땅에서 피워내며,")로 시작되는 'The Waste Land (황무지)'의 시인 T.S. Eliot(1888-1965)의 초창기 시 중에‘The Love Song of J. Alfred Prufrock(J. 알프레드 프루푸록의 연가)'라는 시가 있다. 이미 머리가 벗겨진 중년 남성 프루푸록의 흔들리는 삶의 모습을 독백체로 노래한 이 시가 다시 읽혀지는 것을 보면 나도 이젠 중년에 접어든 것임에 틀림없다.

  프루푸록은 어스름한 저녁이 내리는 뒷골목으로 걸어 들어가며 노래한다. "In the room the women come and go(방안에서 여인들이 오고 간다)/ Talking of Michelangelo.(미켈란젤로를 이야기하면서.)// And indeed there will be time(정말로 시간은 있을거야)/ To wonder, "Do I dare?" and, "Do I dare?" ("한 번 해 봐?", "정말 해 봐?"라고 생각 할.)/ Time to turn back and descend the stair,/ With a bald spot in the middle of my hair? (머리칼 한 복판 대머리 반점에서, 되돌아서 층계를 내려갈 시간이-)/

  (They will say: "How his hair is growing thin!")(그녀들은 말할 것이다: "어쩜 저 남잔 머리칼이 점점 빠지네!")/ My morning coat, my collar mounting firmly to the chin,(내 모닝 코트, 턱까지 빳빳이 올린 내 칼라,)/ My necktie rich and modest, but asserted by a simple pin? (화려하지만 점잖은, 소박한 핀을 꽂은 넥타이-)/ (They will say: "But how his arms and legs are thin!")(그녀들은 말할 것이다: "그런데 어쩜 저 남자 팔 다리는 가늘기도 해라!") 미켈란젤로 작품 속에 등장하는 영웅들같은 근육질의 젊은 가슴을 이야기하고 있는 뒷 골목 방에 있는 여인들도 측은해 할 만큼 지치고 초라해 보이는 프루푸록은, 그 당시 최신 유행처럼 '흰 프란넬 바지 자락을 접어 올리며' ('wearing the bottoms of white flannel trousers') 다시 한 번 중얼 거린다. "Do I dare/ Disturb the universe?" ("어디 내가 한 번 세상을 흔들어 봐?")

  그러나 그는 이미 알고 있다. 자신이 별 볼일 없고 초라한 매일 매일을 반복해 살아 왔음을. 살아오며 외쳤던 자신의 함성이 커피잔 속의 태풍이었음을 그는 고개 숙이며 노래한다. "I have measured out my life with coffee spoons." ("나는 내 인생을 커피 스푼들로 되 재어왔다.")

  점점 더 고개 숙이는 한국 사회에서의 아버지들의 모습들을 TV에서 바라보다 다시 펼쳐든 Eliot의 시는 에스프레소 커피보다 더 쓴맛이 난다. 예고 없는 소나기처럼 권고 사직 당하고 휘청이는 드라마 속의 아버지들은 오늘도 프루푸록처럼 어느 뒷골목을 어슬렁 거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곤 골목 어귀에 있는 미니 야구장을 찾아 힘껏 야구 배트를 휘두를 것이다.

                                     서울, 미니 야구장의 파도

                                                                                        김 재석

                                           하루 해가 넘치도록
                                  질주하는 초침 끝 서슬에 쫓기며
                                  야윈 펜 촉으로 먹이를 사냥하다
                                   서울, 미니 야구 망에 출렁이는
                                     전철 타고 온 인천 새벽바다

                                 갈매기처럼 날아 보고픈 야구공이
                                      푸르른 그물에 부서지며
                                        피곤함을 물어뜯는다.

                              점점 크게 떨어지는 동전 소리에 놀라
                                 꿈처럼 퍼덕이던 흰 날개를 접고
                               월급봉투 얇게 깔린 서울 뒷골목에
                                          술 취해 주저 앉는
                                            파도의 흰 거품

                                   돌아오는 전철 둥근 손잡이에
                                     날로 야위는 손 목매달고,
                                 하루살이 스쳐가는 차창에 비친
                                     아내 주름살에서 실 뽑아
                                    어깻죽지 찢어진 와이셔츠
                                              꿰매 입는
                                      바다, 가난한 새벽바다.

[358] 가진 것에 매여 산다(Ⅲ)

댓글 0 | 조회 1,399 | 2007.06.13
사람은 태어나 살면서 보고 듣고 배우고 경험한 것을 내 안에 담아 두고(가지고) 산다. 그리고 담아 둔 그것 밖에 모른다. 담아 둔 만큼만 행하고 산다. 더도 덜… 더보기

[357] 가진 것에 매여 산다(Ⅱ)

댓글 0 | 조회 1,405 | 2007.05.23
사람은 무엇이든지 마음에 담아두고 산다. 오감(五感)으로 느낀 일체 -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코로 냄새 맡고, 혀로 맛보고, 피부로 느낀 촉감 - 를 마음에… 더보기

[356] 가진 것에 매여 산다(Ⅰ)

댓글 0 | 조회 1,410 | 2007.05.09
사람은 가짐의 마음을 가져 온갖 것을 가지고 산다. 그리고 그 가진 것에 매여 산다. 처음 창조되어 마음이 없었을 때에는‘나’ 를 가지지 않아 ‘나의 삶’ 이 없… 더보기

[355] 동양인이 보는 달, 서양인이 보는 달

댓글 0 | 조회 1,496 | 2007.04.24
동양인이 보는 달은 아름답고 신비로우며, 때로는 낭만적이다. 예로부터 수많은 시인들이 달을 노래하였다. 중국 당나라의 이태백은 술이 취하여 강물에 비친 달을 건지… 더보기

[354] 오만(傲慢)함, 그리고 어리석음(Ⅱ)

댓글 0 | 조회 1,562 | 2007.04.12
성현들이 전하는 하늘뜻을 그 당시에도 잘 몰랐고 오랜 세월이 흐른 현재도 잘 모르면서 예전에는 사람이 무지하여 그 뜻을 잘 몰랐지만 지금은 인지(人智)가 발달하여… 더보기

[353] 오만(傲慢)함, 그리고 어리석음(Ⅰ)

댓글 0 | 조회 1,484 | 2007.03.27
사람은 자기가 살아온 환경과 조건 속에서 보고, 듣고, 배우고, 경험한 것 밖에 모른다. 그 속에 갇혀 있으면서 갇혀 있음을 모른다. 또 자기가 보고, 듣고, 배… 더보기

[352] 무지(無知)와 무지(無智)-Ⅱ

댓글 0 | 조회 1,673 | 2007.03.12
인류가 지금까지 지식을 넓혀오는 과정을 보면 그 당시의 과학 수준에서는 다 밝혀졌다고 생각하였으나 과학이 더 발달한 후일에 보면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거나 과거에 … 더보기

[351] 무지(無知)와 무지(無智)-Ⅰ

댓글 0 | 조회 1,410 | 2007.02.26
사람은 지식을 끊임없이 축적하면서 아는 범위를 계속 넓혀왔고 그 결과 무지(無知)를 점점 벗어나게 되었다. 사람이 근원적인 의문(‘나'라는 존재가 무엇인지, 어디… 더보기

[350] 담아놓고 누르고, 끄달리며 산다

댓글 0 | 조회 1,409 | 2007.02.13
젖먹이 아기는 담긴 마음이 없어 슬퍼도 슬픈 줄 모르고 그냥 방글방글 웃고 기뻐도 기쁜 줄 모르고 그냥 방글방글 웃는다. 어린이는 담긴 마음이 굳지 않아 엄마한테… 더보기

[349] 감사하는 마음

댓글 0 | 조회 1,686 | 2007.01.30
‘나' 라는 존재의 근원은 창조주이다. 창조주의 섭리로 났고 창조주의 섭리로 살고 있다. 내가 살면서 이루어진 일체(내가 이루었다고 생각하는 것조차)도 창조주의 … 더보기

[348] 새해 복(福) 많이 쌓으십시오

댓글 0 | 조회 1,485 | 2007.01.15
복은 누군가가 주는 것일까? 부유하여 아무런 부족함 없이 사는 사람이나 출세하여 명예를 가진 사람을 보고 세상에서는 복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어떻게 … 더보기

[347] 잘되고 못되는 것

댓글 0 | 조회 1,515 | 2006.12.22
옛날 중국 북방 변경(邊境)의 요새(要塞) 근처에 한 노인이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노인의 암말이 오랑캐의 땅으로 달아났다. 마을 사람들이 위로하자 노인은 조금도… 더보기

[346] 흐르는 물

댓글 0 | 조회 1,458 | 2006.12.11
흐르는 물은 머물지 않는다. 흐르는 물은 시작도 끝도 생각하지 않는다. 흐르는 물은 빗방울 하나로 시작되었음 생각하지 않는다. 흐르는 물은 작은 도랑물이었음 생각… 더보기

[345] 큰 마음

댓글 0 | 조회 1,438 | 2006.11.27
큰 마음은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이다. 은혜로운 일이나 덕이 되고 이익이 되는 일에만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궂은 일이나 시련에 대해서 조차도 감사하는, 범사(凡事)… 더보기

[344] 참 행복(幸福)

댓글 0 | 조회 1,506 | 2006.11.13
얻고자 하는 것 얻었다고 행복해 지는 것은 아니다. 얻고 나면 얻고 싶은 것이 또 있어서 불만이고 얻고 나면 또 얻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아무리 얻어도 다 얻을 … 더보기

[343] 미물(微物)들의 지혜

댓글 0 | 조회 1,530 | 2006.10.24
금년 초 동남아시아에서 지각변동으로 대 재앙이 일어났을 때의 일이다. 태국의 유명한 바닷가 관광지에서 관광객을 태우고 거닐던 코끼리가 갑자기 불안해서 어쩔 줄 모… 더보기

[342] 동양인이 보는 달, 서양인이 보는 달

댓글 0 | 조회 1,693 | 2006.10.09
동양인이 보는 달은 아름답고 신비로우며, 때로는 낭만적이다. 예로부터 수많은 시인들이 달을 노래하였다. 중국 당나라의 이태백은 술이 취하여 강물에 비친 달을 건지… 더보기

순리(順理)의 삶

댓글 0 | 조회 1,568 | 2006.09.11
순리의 삶은 조화(調和)의 삶이다. 원래 만상만물은 조화의 조건으로 났다(창조되었다). 이것이 있어 저것이 있고 저것이 있어 이것이 있다. 산이 있어 산새가 있고… 더보기

[339] 욕심(慾心)

댓글 0 | 조회 1,392 | 2006.08.22
신이 인간을 처음 창조했을 때에 인간은 욕심이 없었습니다. 배고프면 지천으로 열려있는 과일을 따먹고 배부르면 놀면서 쉬었습니다. 장래에 대비하여 먹을 것을 쌓아 … 더보기

[338] 참 행복(幸福)

댓글 0 | 조회 1,298 | 2006.08.22
<본지에서는 이번호부터 문홍순 마음수련회 이사의 「마음으로 읽는 이야기」를 연재한다. 필자는 교민 여러분들의 삶을 되돌아보고 내면적 성찰을 통하여 인간과 삶… 더보기

[15] 우리딸 맞나

댓글 0 | 조회 4,680 | 2007.10.15
2002년 어느날인가 갑자기 아이비는 그 동안 미루어만 오던 우리의 숙제를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결혼 9년 일찍 가졌더라면 국민학교 다니는 아이가 있을법한 우리… 더보기

[14.] 사이먼의 첫직장

댓글 0 | 조회 3,527 | 2007.04.13
11년전 처음 이민와서 줄곧 지금까지 사이먼과 친구 S씨 그리고 J씨네 가족은 그 흔한 다툼 한번 없이 친분을 잘 유지해 오고이다.어제는 J씨네 들렀다가 6년전 … 더보기

[13] 웰링토니아(WELLINGTONIA)

댓글 0 | 조회 4,647 | 2006.11.28
웰링턴으로 이사 *************** 그렇게 이런 저런일을 겪었던 Porirua에서의 생활을 뒤로하고 남편과 나는 차로 길어야 25분 정도 걸리는 거리인 … 더보기

[12] 뉴질랜드에서 도둑이라니(2편)

댓글 0 | 조회 4,358 | 2006.07.25
그날 저녁 10시쯤 창 아저씨네서 놀다 돌아와 현관문을 여는데 거실 바닥에 서랍과 옷장 깊숙히 있어야 할 우리의 물건들이 나와 하나하나 떨어져 있었다. 방안 침대… 더보기

[11] 뉴질랜드에서 도둑이라니(1편)

댓글 0 | 조회 3,755 | 2006.05.10
법정까지 다녀온뒤에 우리의 차는 사고 나기전보다 훨씬 깨끗하게 되었다. 그차를 몰고 다니면서 나름대로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다. 수리가 된차는 우리의 승리를 상징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