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박종배
정석현
정동희
한일수
정윤성
크리스티나 리
Shean Shim
송영림
김준
엔젤라 김
오클랜드 문학회
박현득
박명윤
김영안
Mina Yang
써니 림
여디디야
강명화
새움터
수선재
휴람
마리리
김임수
이윤수
조성현
박기태
유영준
성태용
김철환
피터 황
Jane Jo
조석증
신지수
오즈커리어
Jessica Phuang
김수동
최성길
동진
이동온
김지향
이현숙
한 얼
박승욱경관
빡 늘
CruisePro
봉원곤

황진이 對 베로니카

이윤수 0 348 2018.08.23 21:26

조선시대 최고의 기생 황진이. 그녀에 관한 일화는 소설과 TV 드라마 그리고 영화로 여러 차례 옮겨졌다. 북한작가 홍석중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금강산에서 촬영을 하는 등 막대한 제작비를 들였을 뿐만 아니라 송혜교의 연기 변신이 기대된 작품이기도 하였다. 

 

양반과 평민 간의 갈등을 부각시킨 원작과는 달리, 놈이와의 운명적 사랑을 메인 플롯으로 이끈 이 영화는 기존의 황진이 이미지와도 차별화를 보이고 있다. 예인(藝人)이자 천한 신분으로서의 단순한(?) 기생보다는 양반에서 노비 신세로 추락하는 주인공의 신분적 갈등구조와 사회를 향한 냉소주의와 깊은 슬픔이 드리워진 것이다.

 

영화는 황진이(송혜교 분)가 어린 시절 자신의 집에 기거하는 노비 출신인 놈이(유지태 분)와 저잣거리를 구경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서로 좋아하지만 신분적 틀을 벗어날 수 없다는 걸 너무나 잘 아는 두 사람. 그녀의 평탄했던 인생의 전환점은 자신의 친어머니가 양반댁 마님이 아니라 노비였다는 비밀이 들통나서 파혼 당하고부터이다. 더욱이 그 비밀을 발설한 사람이 자신의 첫사랑인 놈이일 줄이야.

 

엄격한 신분사회에서 더 이상 양반의 신분을 유지할 수 없던 그녀는 세 가지 길로 고민한다. 양반의 첩이 되거나, 노비 신분으로 남아 있거나 아니면 기생이 되는 길이다. 그녀는 자신의 자유와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기생을 선택한다. 그것이 비록 천한 신분으로 비웃음을 당한다고 할지라도 말이다. (중략)

 

c3a6d81d0c038b087cf953dcdc737cad_1535016
 

이 영화를 보고 느낀 첫인상은 조선시대의 여성과 동시대 유럽 여성의 위치가 어쩌면 그렇게 유사할까라는 점이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은 아마도 황진이가 비장하게 자신의 진로를 언급하는 부분일 것이다. 그녀는 양반의 첩실로 들어갈 바에야 차라리 천한 신분임에도 어느 정도 자유가 보장되는 기생의 길을 선택한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서양의 역사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고대 그리스에서 가장 교육을 잘 받고 자유를 보장받은 여성은 귀족신분이 아니라 고급 매춘부인 ‘헤타이라’ 였다. 그리고 황진이가 생존했던 16세기도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베로니카- 사랑의 전설>(Dangerous Beauty, 1998)은 코르테산(고급 매춘부)으로 이름을 날렸던 베로니카 프랑코 (Beronica Franco, 1546~ 1591)의 실화를 소재로 하고 있다. 당시 베니스에서 코르테산은 신분상으로는 귀족부인과 비교가 되지 않았으나, 인간적인 삶에 있어서는 결코 뒤지지 않았 다. 왜냐하면 그들은 남성처럼 교육을 자유롭게 받을 수 있으며, 아내와 가문이라는 틀 속에서 자신의 삶을 희생할 필요가 없었다. 

 

베로니카는 위기에 빠진 베니스를 구하기 위해 프랑스 국왕 헨리 3세의 마음을 사로잡아 군함을 지원케 했다고 전한다. 베로니카는 황진이처럼 문학적인 재능도 탁월하여 1575년에는 남성 여섯 명과 함께 쓴 시집을 출간했으며, 1580년에 발간한 시집에는 오십 편의 편지와 헨리 왕에게 보내는 두 편의 소네트가 들어 있다.

 

그러나 자유와 이상을 위해 기생으로 뛰어든 황진이나 코르테산으로 몸을 던진 베로니카는 결코 넘어설 수 없는 벽에 가로 막힌다. 그것은 황진이가 제아무리 멋진 시를 쓰고 권세가의 얼을 빼놓을 정도의 미색과 화술을 지녔을지라도 기생이라는 신분을 벗어날 수 없듯, 베로니카도 매춘부라는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이다. 주지하듯이 적의 손에 유린당할 위기에서 베니스를 구한 베로니카도 흑사병이 유행하자, 마녀로 몰려 처형당할 뻔 했다.

 

사실 마녀사냥은 사회 질서를 유지시키는 방패 역할을 했다. 영화에서 어느 성직자는 흑사병으로 베니스에서만 5만 6 천 명이 사망했다면서 극도의 사회혼란을 막기 위해서는 마녀 혐의를 쓴 매춘부의 희생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살아 남은 자들은 좋든 싫든 창녀들의 피를 원하고 있소. 그렇지 않으면 우리를 불태울지도 모릅니다.” 교회가 베로니카를 마녀로 몰아 책임을 전가한 것도 그녀가 바로 매춘부라는 신분이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녀는 무죄판결은 받았으나 전 재산을 몰수당한다.

 

<황진이>이도 평단과 관객들은 <가을동화> <올인> <풀하우스> 등의 TV 드라마와 영화 <파랑주의보>에서 보여준 -착하고 발랄한 이미지-의 속칭 송혜교표 캐릭터가 얼마나 변할까 기대하였다. 그리고 결론부터 말하면 송혜교는 이 영화를 통해 분명히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관객에게 어필했으며, 황진이라는 인물에 대한 나름대로의 독특한 캐릭터를 잘 살렸다고 본다. 혹자는 이를 두고 송혜교의 미모뿐만 아니라 내면연기가 아주 돋보였으며 특히 한복의 맵시와 아름다운 선을 두고 극찬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아쉬운 면도 있다. 품위있고 지적인 모습으로 당대의 엄격한 신분질서에 저항하는 모습은 뛰어났지만, 권세가를 비롯한 양반계급의 남성들을 꼼짝 못하게 할 정도로 뇌쇄적이며 관능적인 이미지는 다소 부족했다. 영화 속에 비쳐지는 황진이의 모습은 기생보다는 정숙하고 품위있는 여성상이 느껴진다.

 

끝으로 <황진이>는 2시간 20분이라는 짧지 않은 상영시간에도 불구하고 결코 지루함을 느낄 수 없었다. 그건 아마도 송혜교와 유지태 그리고 사또 역을 맡은 류승용의 열연과 함께, 금강산의 수려한 영상이 관객을 사로잡기 때문일 것이다. 

 

이 윤 수 의학박사 전문의 Joy Urologic Clini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Comments

 플러스 광고

하나커뮤니케이션즈 - 비니지스 인터넷, 전화, VoIP, 클라우드 PBX, B2B, B2C
웹 호스팅, 도메인 등록 및 보안서버 구축, 넷카페24, netcafe24, 하나커뮤니케이션즈, 하나, 커뮤니케이션즈 T. 0800 567326
Total Cleaning & Total Paint
cleaning, painting, 카펫크리닝, 페인팅, 물 청소, 토탈 크리닝 T. 0800157111
오클랜드 중국문화원
오클랜드의 한 장소에서 10년 이상의 전통을 가진 중국어 전문어학원 410 - 6313 T. 09-410-6313

크로스리스, 단순소유권 아님 유닛타이틀?

댓글 0 | 조회 262 | 2018.11.16
최근 크로스리스 (Crosslease, 교차임대권) 타이틀 (주택 소유권등록증)을 단순 소유권 (Fee simple) 타이틀로 바꾸려는 고객의 문의가 많이 있었습니다.오클랜드의 노… 더보기

공부 외에 꼭 필요한 기술(2)-대화술

댓글 0 | 조회 169 | 2018.11.16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대화가 이루어져 나가는 주제에서 벗어나서 횡설수설 해서도 안 된다.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잘 전략적으로 전개해 나가야 하고 또 그 내용을 전달하는 방… 더보기

하이누웰레 소녀 3편

댓글 0 | 조회 42 | 2018.11.16
하이누웰레 소녀소녀의 시신 조각들에서는 당시 아직 지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그 이후 사람들의 주식이 된 식용 구근들이 생겨 났다.하이누웰레의 위는 커다란 단지가 되었고, 허파에서는… 더보기

예쁘다 VS 멋있다

댓글 0 | 조회 115 | 2018.11.16
집안 상을 당해 고향집에 갔을 때 문상오신 초등학교 3학년 담임선생님께서 물으셨다.“그래, 니 생각에 썩 괜찮은 어른이 된거 같니?”초상집에 와서 뜬금없는 질문이라 여기겠지만...… 더보기

성 능력 얼마나?

댓글 0 | 조회 309 | 2018.11.16
운동선수들은 정력이 셀까. 답은 ‘대체로 그렇다’이다. ‘파트너의 성적 능력 불만 표시’에 ‘거의 없다’ ‘ 전혀 없다’가 70.63%로 일반인(62%) 보다 높았다. ‘파트너의 … 더보기

빈치(Vinci) 마을의 천재, 레오나르도

댓글 0 | 조회 169 | 2018.11.15
프랑스 VS 이탈리아 (II)이탈리아가 낳은 천재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는 화가일 뿐 아니라 위대한 발명가였다. 자동차, 비행기, 헬리콥터, 대포, 전… 더보기

“내 꿈 꿔”

댓글 0 | 조회 156 | 2018.11.15
내가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 중 하나가 ‘꿈’이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나에게 꿈이 있다”또는 TV 광고문구 중 한때 유행어가 된 “내 꿈 꿔”라는 말을 들으면 ‘꿈’이란 단어가 … 더보기

나의 영어는 영화관에서 시작되었다

댓글 0 | 조회 496 | 2018.11.15
나의 주말의 일과는 영화로 시작된다. 최근 개봉하는 헐리우드 영화가 그 대상이다.영화를 보면서 줄거리도 중요하다. 하지만 번역에 대해서도 관심도 많다. 원어를 번역을 하는데 문화의… 더보기

자기 분수를 아는 게 중요하다

댓글 0 | 조회 282 | 2018.11.15
■ 守分知足자기 분수를 알아야 합니다. 나는 그릇이 어느 정도인지, 큰 그릇인지 아니면 작은 그릇인지를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 분수가 작은 그릇인데 여기에다가 아무리 많은 양… 더보기

10개월간의 태아와 엄마와의 치열한 생존경쟁

댓글 0 | 조회 319 | 2018.11.15
임신과 출산은 “임신”과 “출산”이라는 사건이 아니라 가족과 지인들의 지속적인 축복과 응원이 필요한 엄마와 아이간의 10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걸리는 “과정”입니다. 이 긴 시간동안… 더보기

피그말리온, 스티그마

댓글 0 | 조회 110 | 2018.11.15
피그말리온은 사랑에 빠졌습니다. 한 나라의 왕이라는 체면에도 불구하고 볼 발그래한 10대 소년이나 매료될법한 어여쁜 조각상에 푹 빠져버리고 말았습니다. 그것도 자기 손으로 조각한 … 더보기

시도 때도 없이 화가 나요

댓글 0 | 조회 405 | 2018.11.15
화병은 말 그대로 격렬한 감정이나 마음의 흥분이 심장이나 간에 쌓여 화기가 일어나는 병을 뜻한다. 과거에는 화병 환자들이 주로 시어머니와 갈등이 오래 지속되거나 남편과의 문제 또는… 더보기

베트남 여행기 1

댓글 0 | 조회 176 | 2018.11.15
다시 만났다. 2년만에 우리는 인천 국제공항에서 재회를 한다. 서로 설레이는 마음이 얼굴로 나타날 정도로 들떠 있는 분위기이다. 좋아하는 장난감을 받은 어린아이처럼 얼굴에서 좋아하… 더보기

공주병, 왕자병

댓글 0 | 조회 198 | 2018.11.14
공주병, 왕자병 걸린 사람들 있죠?그 얘기 들어 주기 굉장히 힘들죠. 참 인내가 필요한데 그냥 들어 주면 되거든요. 그렇게 공주이고 싶어서 그러는데 못 들어 줄 것은 뭐 있습니까?… 더보기

저가 수입상품에 대한 GST부과

댓글 0 | 조회 455 | 2018.11.14
이번호에는 지난 10월 18일에 국세청장 Stuart Nash가 공개한 저가 수입상품에 대한 GST부과에 대해서 소비자 입장에서 알아보도록 하겠다.지난 5월초에도 저가수입상품에 대… 더보기

지금의 나보다 어린 사진속의 엄마

댓글 0 | 조회 247 | 2018.11.14
내 방에는 액자 안에 사진이 하나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사진을 보이는 곳에 두고 기억하는 스타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다.그런 내가 작은 액자 속에 넣어서 방안에 잘 보이는 곳… 더보기

Stampede Bar Restaurant

댓글 0 | 조회 77 | 2018.11.14
Stampede Bar Restaurant 은 오클랜드 Papakura에 위치한 유럽 퓨전 요리 레스토랑이다. 서양 전문 요리사들이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아 유명한 레스토랑이다. 점… 더보기

생활의 발견과 창조

댓글 0 | 조회 93 | 2018.11.14
살아가면서 심미적 추구를 게을리 하지 말고그림과 음악을 사랑하라.책을 즐기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라.인생의 목적은 생활에서 즐거움을 찾는 것이다. 미래를 위해서 현재를 희생하는… 더보기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길

댓글 0 | 조회 212 | 2018.11.13
세상에 태어나 살면서 피할 수 있는 것들이 얼마나 있을까?많은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일들이 자신에게 생기지 않거나 불안해하며 걱정했던 일이 다행스럽게도 별일없이 지나가거나 하면 “운… 더보기

에센셜 워크비자 연장에 대한 이민법무사의 TIP

댓글 0 | 조회 375 | 2018.11.13
통상적으로 “연장”이라고 하면 모든 것이 동일한 상태에서 비자의 만기일만 몇 년 더 늘려 달라는 것으로 이해하기 십상입니다. 하지만, 그 어떤 비자의 연장도 쉽게 신청하고 쉽게 승… 더보기

[포토 스케치] 아침 산행길

댓글 0 | 조회 116 | 2018.11.13
♣ 아침 산행길

여름철 복병 요로결석 & 혈뇨와 방광암

댓글 0 | 조회 195 | 2018.11.10
이번 주 휴람 의료정보에서는 지난주에 알아보았던 비뇨기계 질환의 두번째 이야기로 요로결석 및 혈뇨, 방광암에 대해서 휴람네트워크 중앙대학교병원의 도움을 받아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더보기

감기, 독감, 비염

댓글 0 | 조회 290 | 2018.11.10
독감 예방접종 시기가 돌아왔기에 필자는 몇 일전에 동내 내과의원에서 무료로 맞았다. ‘어르신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지원사업’에 의하여 지정 의료기관 및 보건소에서 만 75세 이상(1… 더보기

[포토 스케치] 고목이 빛을 만난 순간에...

댓글 0 | 조회 153 | 2018.11.09
▲ 고목이 빛을 만난 순간에...

오클랜드 경찰서, 커뮤니트 리더들과 함께 법정 시뮬레이션 가져

댓글 0 | 조회 298 | 2018.11.08
지난 11월 7일 65-69 Albert St. 에 위치한 Auckland City District Court에서 District Prosecution Manager Senior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