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박종배
정석현
정동희
한일수
정윤성
크리스티나 리
Shean Shim
송영림
김준
엔젤라 김
오클랜드 문학회
박현득
박명윤
김영안
여디디야
강명화
새움터
수선재
휴람
마리리
김임수
이윤수
조성현
박기태
유영준
성태용
피터 황
Jane Jo
조석증
배태현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병철
신지수
오즈커리어
Jessica Phuang
김수동
최성길
동진
이동온
김지향
이현숙
한 얼
박승욱경관
빡 늘
CruisePro
봉원곤
써니 림
Mina Yang
김철환

황진이 對 베로니카

이윤수 0 455 2018.08.23 21:26

조선시대 최고의 기생 황진이. 그녀에 관한 일화는 소설과 TV 드라마 그리고 영화로 여러 차례 옮겨졌다. 북한작가 홍석중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금강산에서 촬영을 하는 등 막대한 제작비를 들였을 뿐만 아니라 송혜교의 연기 변신이 기대된 작품이기도 하였다. 

 

양반과 평민 간의 갈등을 부각시킨 원작과는 달리, 놈이와의 운명적 사랑을 메인 플롯으로 이끈 이 영화는 기존의 황진이 이미지와도 차별화를 보이고 있다. 예인(藝人)이자 천한 신분으로서의 단순한(?) 기생보다는 양반에서 노비 신세로 추락하는 주인공의 신분적 갈등구조와 사회를 향한 냉소주의와 깊은 슬픔이 드리워진 것이다.

 

영화는 황진이(송혜교 분)가 어린 시절 자신의 집에 기거하는 노비 출신인 놈이(유지태 분)와 저잣거리를 구경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서로 좋아하지만 신분적 틀을 벗어날 수 없다는 걸 너무나 잘 아는 두 사람. 그녀의 평탄했던 인생의 전환점은 자신의 친어머니가 양반댁 마님이 아니라 노비였다는 비밀이 들통나서 파혼 당하고부터이다. 더욱이 그 비밀을 발설한 사람이 자신의 첫사랑인 놈이일 줄이야.

 

엄격한 신분사회에서 더 이상 양반의 신분을 유지할 수 없던 그녀는 세 가지 길로 고민한다. 양반의 첩이 되거나, 노비 신분으로 남아 있거나 아니면 기생이 되는 길이다. 그녀는 자신의 자유와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기생을 선택한다. 그것이 비록 천한 신분으로 비웃음을 당한다고 할지라도 말이다. (중략)

 

c3a6d81d0c038b087cf953dcdc737cad_1535016
 

이 영화를 보고 느낀 첫인상은 조선시대의 여성과 동시대 유럽 여성의 위치가 어쩌면 그렇게 유사할까라는 점이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은 아마도 황진이가 비장하게 자신의 진로를 언급하는 부분일 것이다. 그녀는 양반의 첩실로 들어갈 바에야 차라리 천한 신분임에도 어느 정도 자유가 보장되는 기생의 길을 선택한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서양의 역사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고대 그리스에서 가장 교육을 잘 받고 자유를 보장받은 여성은 귀족신분이 아니라 고급 매춘부인 ‘헤타이라’ 였다. 그리고 황진이가 생존했던 16세기도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베로니카- 사랑의 전설>(Dangerous Beauty, 1998)은 코르테산(고급 매춘부)으로 이름을 날렸던 베로니카 프랑코 (Beronica Franco, 1546~ 1591)의 실화를 소재로 하고 있다. 당시 베니스에서 코르테산은 신분상으로는 귀족부인과 비교가 되지 않았으나, 인간적인 삶에 있어서는 결코 뒤지지 않았 다. 왜냐하면 그들은 남성처럼 교육을 자유롭게 받을 수 있으며, 아내와 가문이라는 틀 속에서 자신의 삶을 희생할 필요가 없었다. 

 

베로니카는 위기에 빠진 베니스를 구하기 위해 프랑스 국왕 헨리 3세의 마음을 사로잡아 군함을 지원케 했다고 전한다. 베로니카는 황진이처럼 문학적인 재능도 탁월하여 1575년에는 남성 여섯 명과 함께 쓴 시집을 출간했으며, 1580년에 발간한 시집에는 오십 편의 편지와 헨리 왕에게 보내는 두 편의 소네트가 들어 있다.

 

그러나 자유와 이상을 위해 기생으로 뛰어든 황진이나 코르테산으로 몸을 던진 베로니카는 결코 넘어설 수 없는 벽에 가로 막힌다. 그것은 황진이가 제아무리 멋진 시를 쓰고 권세가의 얼을 빼놓을 정도의 미색과 화술을 지녔을지라도 기생이라는 신분을 벗어날 수 없듯, 베로니카도 매춘부라는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이다. 주지하듯이 적의 손에 유린당할 위기에서 베니스를 구한 베로니카도 흑사병이 유행하자, 마녀로 몰려 처형당할 뻔 했다.

 

사실 마녀사냥은 사회 질서를 유지시키는 방패 역할을 했다. 영화에서 어느 성직자는 흑사병으로 베니스에서만 5만 6 천 명이 사망했다면서 극도의 사회혼란을 막기 위해서는 마녀 혐의를 쓴 매춘부의 희생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살아 남은 자들은 좋든 싫든 창녀들의 피를 원하고 있소. 그렇지 않으면 우리를 불태울지도 모릅니다.” 교회가 베로니카를 마녀로 몰아 책임을 전가한 것도 그녀가 바로 매춘부라는 신분이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녀는 무죄판결은 받았으나 전 재산을 몰수당한다.

 

<황진이>이도 평단과 관객들은 <가을동화> <올인> <풀하우스> 등의 TV 드라마와 영화 <파랑주의보>에서 보여준 -착하고 발랄한 이미지-의 속칭 송혜교표 캐릭터가 얼마나 변할까 기대하였다. 그리고 결론부터 말하면 송혜교는 이 영화를 통해 분명히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관객에게 어필했으며, 황진이라는 인물에 대한 나름대로의 독특한 캐릭터를 잘 살렸다고 본다. 혹자는 이를 두고 송혜교의 미모뿐만 아니라 내면연기가 아주 돋보였으며 특히 한복의 맵시와 아름다운 선을 두고 극찬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아쉬운 면도 있다. 품위있고 지적인 모습으로 당대의 엄격한 신분질서에 저항하는 모습은 뛰어났지만, 권세가를 비롯한 양반계급의 남성들을 꼼짝 못하게 할 정도로 뇌쇄적이며 관능적인 이미지는 다소 부족했다. 영화 속에 비쳐지는 황진이의 모습은 기생보다는 정숙하고 품위있는 여성상이 느껴진다.

 

끝으로 <황진이>는 2시간 20분이라는 짧지 않은 상영시간에도 불구하고 결코 지루함을 느낄 수 없었다. 그건 아마도 송혜교와 유지태 그리고 사또 역을 맡은 류승용의 열연과 함께, 금강산의 수려한 영상이 관객을 사로잡기 때문일 것이다. 

 

이 윤 수 의학박사 전문의 Joy Urologic Clini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Comments

 플러스 광고

KS Trans Co. LTD (KS 운송 (주))
KS TRANSPORT / KS 운송 (YEONGWOONG Co. Ltd) T. 0800 479 248
Blindsmith NZ Ltd
blind, blinds, 블라인드. 윈도우, window, 베니시안 블라인드, 우드 블라인드, PVC 블라인드, 롤러 블라인드, 블럭아웃 블라인드, 터멀 블라인드, 선스크린 블라인드, 버티컬 블라인드, Venetian blinds, wood T. 09 416 1415
하나커뮤니케이션즈 - 비니지스 인터넷, 전화, VoIP, 클라우드 PBX, B2B, B2C
웹 호스팅, 도메인 등록 및 보안서버 구축, 넷카페24, netcafe24, 하나커뮤니케이션즈, 하나, 커뮤니케이션즈 T. 0800 567326

[포토 스케치] 어떤밤이 오려나

댓글 0 | 조회 151 | 2019.02.19
어떤밤이 오려나<Lake Waikaremoana Holiday Park>

다민족 대응성 매니져로 승진한 Jessica Phuang 축하 행사 가져

댓글 0 | 조회 641 | 2019.02.18
오늘 546 Mt. Albert Rd. 에 위치한 Fickling Convention Centre 에서는 최근 Tamaki Makaurau 다민족 Responsiveness 매니져… 더보기

딸기와 berry 이야기

댓글 0 | 조회 208 | 2019.02.18
누구나 어릴적 산딸기에 대한 아련한 기억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산속을 거닐다 보면 산딸기 가시가 옷자락을 잡아 당기거나 손등을 사정없이 할퀴던가, 아니면 빨간 열매의 유혹으로 얼른… 더보기

VISITOR비자 쉬운 풀이사전

댓글 0 | 조회 408 | 2019.02.18
뉴질랜드 이민부는 자체 홈페이지를 통하여 이민법과 체류 및 비자에 대한 여러가지 질문을 모아 놓고 공식적인 답변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Visitor visa(방문비자)에 대… 더보기

길이 있는 곳

댓글 0 | 조회 64 | 2019.02.18
길을 따라길을 지나길이 아닌 곳을길처럼 걷고 걸어시간을 지나간다.이 시간을 거쳐이 길의 끝엔니가 거기서 손 흔들며 반겨 주기를..

겨울철 굴

댓글 0 | 조회 235 | 2019.02.18
‘바다에서 나는 우유(牛乳)’, 돌에 붙은 꽃처럼 생긴 석화(石花) 등은 모두 굴(oyster)을 비유한 말이다. 전남 진도에서는 굴을 ‘꿀’이라고 부른다. 굴맛이 꿀맛처럼 달기 … 더보기

국물

댓글 0 | 조회 119 | 2019.02.18
신달자메루치와 다시마와 무와 양파를 달인 국물로 국수를 만듭니다바다의 쓰라린 소식과 들판의 뼈저린 대결이 서로 몸 섞으며사랑의 혀를 간질이는 맛을 내고 있습니다바다는 흐르기만 해서… 더보기

죽기 전에 해야할 일

댓글 0 | 조회 261 | 2019.02.17
20대에 해야할 일 또는 30대, 40대, 50대, 60대에 해야할 일에 대하여 쓴 많은 글과 동영상들이 범람하고 있다. 심지어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 또는 죽기 전에 해야… 더보기

사랑이 영원할 수 있나요?

댓글 0 | 조회 342 | 2019.02.15
지나온 일들을 돌이켜 보라고 하면항상 가장 많이 차지하는 부분이사랑에 관한 것이더군요.누구를 만나서 사랑을 했고, 배신을 당했고, 다시 사랑을 했고......이렇게 온통 사랑으로 … 더보기

심리상담 속에서의 경청의 실례

댓글 0 | 조회 188 | 2019.02.15
심리상담 십수년, 그 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적지 않은 클라이언트를 만나왔다. 더 이상 의미가 없다며 끝모를 우울의 늪으로 빠져 들던 사람, 삶에 대한 희망이 전혀 없이 하루를 … 더보기

미사일

댓글 0 | 조회 136 | 2019.02.15
Q를 처음 보았을때.. 그가 마음에 들었습니다.타고난 골격이 우람한것도 그렇지만 오랜 기간의 운동으로 다져진 다부진 체구와 형형한 눈빛이 마치 전투폭격기를 보는듯해서 마음이 든든하… 더보기

올해 NZ 금융환경 변화 예상

댓글 0 | 조회 1,182 | 2019.02.14
지난 주, 과거 3년 이래로 당일 주가가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던 금융주, 주춤하던 호주, 뉴질랜드 주식 시장을 흥분시켰다. 이유는 호주 ‘Royal Commission’에서 지난… 더보기

뉴질랜드에서 일 처리는 변동성이 많다

댓글 0 | 조회 458 | 2019.02.14
제가 호주 시드니에 잠시 있었을 때입니다. Unit을 rent 해서 살고 있었는데 기간이 6개월로 정해져 있는 fixed term이었습니다. 그런데 2개월 살다 보니 못 살 것 같… 더보기

길 위에서

댓글 0 | 조회 103 | 2019.02.14
어느 해 초가을, 땅끝 마을 갈두리(葛頭里)에 갔다 돌아올 때 생긴 일이다. 나는 토말(土末) 전망대에서 바라본 환상적인 가을 바다의 감동에 잠겨서 서서히 차를 몰고 13번 국도를… 더보기

개구리왕자 2편

댓글 0 | 조회 130 | 2019.02.13
개구리 왕자옛날 사람이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이루어지던 시절 한 왕에게 아름다운 딸들이 여럿 있었다. 그 중에 막내딸은 유독 아름다워서 해조차도 막내공주에게 빛을 뿌릴 때마다 감… 더보기

‘남성’ 잡는 흡연

댓글 0 | 조회 352 | 2019.02.13
필자가 운영하는 ‘한국성의학연구소’에서 ‘흡연과 발기부전 그리고 성기 크기’라는 이색조사를 실시했다. 일반 남성과 성기능에 대해 진료ㆍ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 그룹’을 대상… 더보기

당신의 이름을 돌려드립니다.

댓글 0 | 조회 245 | 2019.02.13
어느새 ‘남자친구’를 이슬비에 솜사탕 녹듯이 스리슬쩍 저만치 보내 버리고 새로 시작하는 드라마 ‘사랑은 별책부록’이라는 녀석을 반갑게 맞이했다.그렇다. 코끼리 아줌마인 나도 대한민… 더보기

Monsoon Poon

댓글 0 | 조회 266 | 2019.02.13
Monsoon Poon 레스토랑은 동남 아시아 퓨전 레스토랑이다. 태국, 말레지아, 인도, 중국등 아시안들을 위한 대표적인 음식을 선보인다. 주방이 오픈 되어 있어 요리 하는 것을… 더보기

아랫배에 덩어리가 만져지나요?

댓글 0 | 조회 663 | 2019.02.13
자궁근종이란 자궁 내에 혹 같은 양성 종양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여성들의 골반 내에 생기는 종양 중 가장 흔한 증세의 하나로, 중년 여성의 20% 이상이 이 자궁근중을 갖고 있을… 더보기

하늘과 우편

댓글 0 | 조회 82 | 2019.02.13
다시 새해다. 새해는 언제나 우리에게 설레임과 기쁜 희망을 준다. 우리들의 인생이 무언가 새해에는 달라지고 더욱 새로워지고, 바라고 원하는 것들을 기대하게 되기 때문이리라. 이런 … 더보기

안티프래질 이야기

댓글 0 | 조회 104 | 2019.02.13
유전자가 생명체를 지배한다는 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과학적 상식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생물학적 결정론에 반대하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그 대표적 인 인물이 세계적인 세포생물학자이면서… 더보기

2019 년 오클랜드 주택시장 어떨까요?

댓글 0 | 조회 1,417 | 2019.02.13
강렬한 태양 아래 행복한 여름 휴가를 보내시고 계시나요? 그러나 요즘 세계 각국의 뉴스 그리고 한국의 뉴스를 보게 되면 우리는 부정적인 생각들에 휩싸일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더보기

검은 순수 VS 황홀한 지옥

댓글 0 | 조회 289 | 2019.02.13
커피와 와인을 마시는 것은 곧 자연을 마시는 것이다. 처음에 이 둘은 약으로 사용됐다. 기원 전 에티오피아 부족들은 커피나무 잎을 씹거나 줄기 끓인 물을 마시며 에너지가 솟는 효과… 더보기

100년 전의 한민족

댓글 0 | 조회 215 | 2019.02.13
민족 자결의 원칙은 피 지배 민족들에게자결권을 행사하는 동기를 부여했다.한인 유학생들은 동경에서 독립선언서를 발표하고 실행 계획까지……무릇 모든 역사적 사건에는 어떤 변화나 발생의… 더보기

겸손과 골프는 가장 가까운 친구

댓글 0 | 조회 360 | 2019.02.12
끝이 없는 도전을 한다.도대체 골프의 끝은 어딜까? 끝이 있긴 있는 것인가.둘째가 골프를 시작한 후부터 지금까지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아직 먼길이 남았다는 것을 느낀다.이젠 돼겠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