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이 6편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반쪽이 6편

0 개 1,353 송영림

■ 공존 

 

문득 35년 지기 나의 친구가 떠오른다. 초등학교 때부터 공부를 잘해서 늘 1등을 달렸고 항상 반장을 도맡아 하던 친구. 좋은 대학, 좋은 직업, 좋은 남편 만나 아이들 낳고 평탄하게 잘 살고 있는 친구이다. 물론 그 친구가 그렇게 사는 데에는 무엇보다 본인의 노력과 부지런함 그리고 긍정적인 성격이 있기 때문이다. 이십대 초반이던가? 어느 날 나는 그 친구가 뛰어나서 부러웠고 그 친구에 비해 난 너무 보잘 것 없어 부끄럽다고 고백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뜻밖에 친구에게서 돌아온 말은 그 친구 역시 나를 부러워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때의 충격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모든 면에서 완벽해 보였던 친구가 설마 나를 부러움의 대상으로 삼고 있었을 줄이야! 친구의 부러움이 나에 대한 아주 작은 일부분이었다 하더라도 나의 놀라움은 너무 컸었다. 누군가의 부러움을 살 만한, 더구나 그 완벽해 보이는 친구의 부러움을 살 만한 어떠한 것도 내가 갖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나는 지금도 나 자신을 사랑하기가 참 힘들다. 부족한 부분, 채워지길 원하지만 채우기 힘든 부분들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그런 자신마저 사랑할 수 있으면 참 좋으련만 아직도 어렵다. 그래서 외면은 온쪽이나 내면이 반쪽이인 사람은 정작 나 자신임을 깨닫곤 한다. 곧잘 누군가와 비교하며 스스로 못났다는 생각도 많이 하고 그렇기 때문에 원하는 일에 대해 자신감을 얻지 못하여 포기하는 일도 허다하다. 주변에서 때로 잘할 수 있다고 말해줘도 정작 나 스스로는 나에 대한 신념을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형들을 쫓아오는 막내 동생, 나 역시 어린 시절 동생이 쫓아오는 것이 귀찮아 친구네 집에 가며 따돌린 적이 있다. 그러나 어느새 몰래 쫓아와 갑자기 나타나선 짓궂지만 귀여운 미소를 지으며 나를 놀라고 짜증나게 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당시에는 동생이 쫓아오는 게 참 귀찮았고 내 놀이의 방해꾼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나중에 어른이 되어 생각해 보니 동생이 참 외로웠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고 맏이인 나만이 알 수 있는 감정들을 동생들이 알 수 없듯 나 역시 그들의 감정을 알지 못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씩 나처럼 생각하지 않는 동생들을 가르치려 하거나 된통 핀잔을 주기도 했던 것이 어쩌면 반쪽이의 형들처럼 내가 온쪽이인 줄 알고 잘난척하며 동생들을 부끄러워한 데서 기인한 것인지도 모른다. 

 

변명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나보다는 좀 더 잘 살아주기를 바라는 맏이로서 갖는 동생들에 대한 사랑과 욕심이기도 하고. 어쨌든 동생들을 있는 그대로,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인정하고 사랑할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바람직한 일이며 진정한 사랑일 것임은 분명하다. 

 

<다음호에 계속> 

 

송영림  소설가, 희곡작가, 아동문학가             

■ 자료제공: 인간과문학 

 

하이누웰레 소녀 7편

댓글 0 | 조회 865 | 2019.01.16
자연으로의 회귀요즘 인터넷을 접하며 특히 마음을 힘들고 불편하게 하는 것은 지나치게 선정적인 뉴스들이다. 너무나 비정상적이고 상식이나 이성적인 것과 거리가 멀어서… 더보기

하이누웰레 소녀 6편

댓글 0 | 조회 836 | 2018.12.21
옥수수 어머니모든 것을 창조한 클로스크루베(Kloskurbeh)가 지상에 있을 때 사람들은 아직 있지 않았다. 어느 날 태양이 높이 떠 있을 때 한 아이가 나타나… 더보기

하이누웰레 소녀 5편

댓글 0 | 조회 937 | 2018.12.11
자연과 여성성 그리고 사랑과 희생태초의 어머니인 야자나무와 아버지 아메타를 통해 하이누웰레가 태어난다는 것은 매우 의미가 깊다. 특히 ‘검은’ 또는 ‘어두운 밤’… 더보기

하이누웰레 소녀 4편

댓글 0 | 조회 906 | 2018.11.28
자연과 여성성 그리고 사랑과 희생문명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은 원시적인 생활을 하는 원주민들을 야만적이고 열등한 존재로 여겨 왔다. 그러나 인도네시아나 인디언 옛이야… 더보기

하이누웰레 소녀 3편

댓글 0 | 조회 909 | 2018.11.16
하이누웰레 소녀소녀의 시신 조각들에서는 당시 아직 지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그 이후 사람들의 주식이 된 식용 구근들이 생겨 났다.하이누웰레의 위는 커다란 단지가 … 더보기

하이누웰레 소녀 2편

댓글 0 | 조회 958 | 2018.10.27
하이누웰레 소녀누누사쿠(Nunusaku) 산에서 내려온 아홉 씨족은 세상을 떠돌아다니면서, 서(西) 세람의 이곳저곳에 머물렀다. 그들 중 결혼도 하지 않고 아이도… 더보기

하이누웰레 소녀 1편

댓글 0 | 조회 1,241 | 2018.10.13
여성적인 힘언제부터인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부정적인 이슈들 중 하나로 여성 혐오가 떠오르고 있다. 지난 해 강남역 사건을 계기로 여성 혐오 논란이 더욱 시끄러… 더보기

아기장수 지킴이

댓글 0 | 조회 1,040 | 2018.09.29
아기장수 이야기 6편나는 아기장수 하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부당한 힘과 권력 앞에서 날개를 접어 넣고 부엉이바위 아래로 떨어져 내린 아기장수… 더보기

날개

댓글 0 | 조회 950 | 2018.09.16
아기장수 이야기 5편‘날개’하면 새, 천사, 비상(飛翔), 비행기, 꿈, 욕망과 같은 단어들 그리고 이상의 단편소설 제목이 떠오른다. 그리고 나에게는 개인적으로 … 더보기

우뚜리-아기장수 이야기 4편

댓글 0 | 조회 1,210 | 2018.08.25
옛이야기와 치유우뚜리옛날 권력자들이 자기 욕심 차리기에 눈이 멀어 백성들의 생활이 매우 어려운 때였다. 그러니 뼈 빠지게 일해도 입에 풀칠도 못하는 백성들의 불만… 더보기

장수 바위

댓글 0 | 조회 1,101 | 2018.08.12
아기장수 이야기 3편장수 바위 옛날에 어떤 사람이 아이를 뱄는데 남편이 세상을 떠났다.아이 낳을 달이 되었으나 한창 모를 심을 때여서 모 심을 들에 가서 아이를 … 더보기

아기장수 이야기 2편

댓글 0 | 조회 1,086 | 2018.07.28
아기장수 이야기들아기장수 이야기는 광포설화인 만큼 여러 가지의 각편들이 전국에 걸쳐 나타난다. 그러나 큰 줄기는 두 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다. 그 중 하나가 날… 더보기

좌절된 꿈

댓글 0 | 조회 1,420 | 2018.07.12
아기장수 이야기 1편좌절된 꿈내가 아기장수 이야기를 처음으로 의미심장하게 접한 계기는 아마 최인훈의 희곡을 통해서였던 것 같다. 그리고 2002년 춘천인형극제 공… 더보기

사랑이란

댓글 0 | 조회 1,080 | 2018.06.28
히네모아와 투타네카이7편사랑을 어려워하고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요즘 그래도 나는 사랑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사랑, 물론 나도 그것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더보기

섬과 같은 사랑

댓글 0 | 조회 1,145 | 2018.06.17
히네모아와 투타네카이 6편​​섬과 같은 사랑로토루아에서 ‘로토(Roto)’는 마오리어로 ‘호수’이며,‘루아(Rua)’는‘둘’을 의미한다. 이 이름은 호수처럼 넓고… 더보기

히네모아와 투타네카이 5편

댓글 0 | 조회 1,924 | 2018.05.26
섬과 같은 사랑이 옛이야기의 내용은 각편에 따라 히네모아와 투타네카이의 부족이 서로 싸움을 하여 로미오와 줄리엣 집안처럼 사랑을 이룰 수 없는 원수의 집안으로 설… 더보기

히네모아와 투타네카이 4편

댓글 0 | 조회 1,396 | 2018.05.13
히네모아와 투타네카이해변에 도착한 히네모아는 물보다 더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손으로 더듬어 나아갔고 드디어 따뜻한 바위와 뜨거운 웅덩이에 다다를 수 있었다. 그 … 더보기

히네모아와 투타네카이 3편

댓글 0 | 조회 1,342 | 2018.04.26
히네모아와 투타네카이젊은 추장 투타네카이는 모코이아 섬에 살고 있었다. 로토루아 주변에는 작은 마을들이 있었는데, 때로 카누들이 모코이아 섬에 찾아와 바깥소식을 … 더보기

사랑을 포기하는 사람들-히네모아와 투타네카이 2편

댓글 0 | 조회 1,354 | 2018.04.11
사랑을 포기하는 사람들한국 사람들 대부분은 아마 ‘연가’라는 노래를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연가’가 뉴질랜드의 구전민요라는 것, 더 나아가 그 민요 안의… 더보기

삼포세대, 오포세대, 이제는 칠포세대...-히네모아와 투타네카이 1편

댓글 0 | 조회 5,761 | 2018.03.28
사랑을 포기하는 사람들삼포세대, 오포세대, 이제는 칠포세대라는 말까지 나왔다.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를 삼포세대라고 부르는 것은 아마도 모르는 사람이 … 더보기

손님 싫어하여 망한 부자 이야기 8편

댓글 0 | 조회 1,154 | 2018.03.15
이모네‘손님이 많이 드나드는 집’하면 나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집이 있다. 바로 우리 이모네이다. 이모네는 언제나 그리고 누구에게나 항상 문이 열려 있는 곳처럼… 더보기

손님 싫어하여 망한 부자 이야기 7편

댓글 0 | 조회 1,383 | 2018.03.01
소작농이 치성하여 유지한 최부자위의 옛이야기는 최부자가 자신의 집에 찾아온 천석꾼을 사랑에 맞아들이기는 했으나 전혀 대접은 하지 않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에서 … 더보기

손님 싫어하여 망한 부자 이야기 6편

댓글 0 | 조회 1,093 | 2018.02.15
■ 소작농이 치성하여 유지한 최부자한 천석꾼이 자기 재산을 대대로 물려주고 싶어서 구 대째 천석을 유지하고 있는 경주 최부자의 집에 찾아가 자신을 당대에 천석 하… 더보기

손님 싫어하여 망한 부자 이야기 5편

댓글 0 | 조회 1,362 | 2018.02.01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경주 최부자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는 프랑스어로 ‘고귀한 신분’또는 ‘귀족’이라는 노블레스와 ‘책임이 있다’는 오블리주… 더보기

손님 싫어하여 망한 부자 이야기 4편

댓글 0 | 조회 1,173 | 2018.01.17
■ 손님위 옛이야기들에서 손님으로 상징되는 것은 번거로운 일, 귀찮은 일, 거부하고 싶은 일, 내키지 않는 일, 불편한 일 등이다. 그리고 손님과의 대면은 낯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