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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 변신 프로젝트

최순희 0 1,180 2016.01.28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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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주방은 오래된 원목 수납장에 20년이 넘어 보이는 바니쉬가 칠해져 있었다. 그래서 이번 방학 홈스쿨링 프로젝트로 수납장과 싱크대 장을 깔끔한 화이트로 페인트칠하기로 했다. 이 일에 온 가족이 참여했다. 심지어 다섯 살 가을이부터 네 살 겨울이 그리고 두 살배기 새봄이까지 동참했다. 남편이 일의 내용과 순서를 정하고, 작업 과정을 지도 감독했다. 먼저 봄이는 슈퍼마켓에서 구해온 바나나 박스에 수납장 안의 물건들을 꺼내서 주방 한쪽에 쌓아두었다. 문을 분리하는 일은 스크류 드라이버를 좋아하는 여름이가 도맡았다. 분리된 문과 서랍들은 데크로 운반하여 사포로 샌딩을 했다. 마스크와 장갑을 끼고 쓱싹 쓱싹 경쟁하듯이 열심히 샌딩을 했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 덥지 않게 해 줄 뿐만 아니라, 사포 질 하면서 나온 먼지도 멀리 날아가도록 도와주었다. 사포 질을 하고 나서 가정용 페인트 스프레이로 젯소(undercoat)를 뿌렸다. 데크에서 스프레이 된 페인트는 금방 말라서 좋았다. 한 쪽이 마르면 뒤로 돌려서 뒤쪽에 뿌렸다. 양쪽이 다 마르면 틈이 있는 곳을 필러로 메워 주고 가볍게 다시 샌딩을 한 후 젯소를 한번 더 꼼꼼하게 뿌려주었다. 그 위에 페인트 (top coat)를 한 번 뿌리고 말린 후 그 위에 다시 한번 뿌렸다.

 

주방에는 수납장과 싱크대 장의 프레임이 남았다. 먼저 프레임 주위로 페인트가 묻으면 안 되는 곳들에 마스킹 테이프를 붙였다. 싱크대 위쪽은 마스킹 필름으로 덮고 바닥에는 드롭 천을 깔아서 페인트가 떨어져 묻지 않도록 준비했다. 좋은 결과물을 위해 준비과정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상기하면서 프레임을 사포로 샌딩했다. 페인트칠은 넓은 면은 큰 롤러로, 좁은 면은 미니 롤러로 칠하고 가장자리와 롤러가 들어가지 않는 곳은 붓을 사용했다. 젯소를 두 번, 페인트도 두 번 칠했으니 총 네 번을 페인트칠한 것이다. 롤러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고, 붓은 의외로 신경 쓸 것이 많았다. 한쪽 방향으로 붓 자국이 나게 신중히 붓질을 해야 했다. 칠한 후에 흘러내리는 곳이나 빠진 부분이 있는지 점검해서 수정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는 것도 삶의 교훈이었다. 칠하는 작업은 재미있었다. 손이 닿지 않는 높은 곳을 사다리에 올라가서 칠하는 것은 조금 어려웠다. 마르는 과정은 선풍기를 틀어 단축시켰다. 페인트가 모두 끝난 다음에는 페인트 용품 정리를 했다. 마지막으로, 수납장 안쪽 청소를 하고 물건들을 넣은 다음, 문을 끼워 넣었다. 

 

페인트가 마르는 시간에 간식도 먹고, 밥도 먹으면서, 꼬박 3일이 걸렸다. 다행히 수성페인트를 사용해서 냄새는 적었다. 페인트 용품들은 한 가운데 모두 모아두고 사용하고, 저녁에는 밖에 내놓아서 생활의 불편을 줄일 수 있었다. 가족이 함께 해서 즐겁게 일할 수 있었고, 페인트를 칠하고 말리기를 여러 차례 하는 과정에서 인내심도 배웠다. 페인트를 엎지르는 웃지 못할 일도 두 번이나 있었다. 그렇지만, 우리 손으로 직접 이루어낸 결과물은 당연히 대만족이다. 사춘기인 봄이와 여름이에게는 일의 요령과 팀워크 등을 배우는 좋은 기회가 되었고 일하는 사람들이 오는 번거로움과 비용도 아끼는 일석이조의 프로젝트였다. 꼬맹이들 가을이와 겨울이, 새봄이는 플레이 하우스에 페인트를 칠하게 했더니, 그림도 그리고 마음대로 붓질도 하면서 신이 났다. 페인트가 팔 다리뿐만 아니라 얼굴과 머리카락에까지 묻어서 가족 모두가 페인트로 하나가 된 모습이 좋았다. 이번 우리 집 주방 변신 프로젝트는 우리 가족에게 좋은 추억으로 오랫동안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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