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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보르도(Bordeaux)

피터 황 0 1,692 2015.11.12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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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와인의 표준, 프랑스. 와인 하면 어째서 프랑스를 세계 제일로 여기는 것일까? 이유는 와인을 만들어 온 역사가 깊다는데 있다. 로마인들이 갈리아를 정복하고 포도나무를 심기 수세기 전에 이미 그리스인들은 포도나무를 가지고 프랑스에 왔다. 또한 국가에서 그리스 시대로부터 로마시대에 이르기까지 포도생산을 장려했다. 4세기 초 기독교 공인 이후 종교행사에 와인이 사용되면서부터 포도재배가 더욱 확산되고 12세기경부터 이미 프랑스 와인은 이웃나라로 수출되기 시작했다. 18세기에 유리병과 코르크 마개의 사용으로 와인의 판매와 유통경로가 더욱 다양해졌으며 1930년에는 포도생산량이 최대가 되었다. 

무엇보다도 프랑스 와인이 세계적인 명성을 가지게 된 계기는 1935년 와인에 관한 규정을 만들어서 고급와인을 분리시켜 세계적인 와인으로 발돋움시킨 데 있다. 이에 비해서 이탈리아는 거의 전 지역에서 와인이 생산되고 있고 생산량 또한 세계에서 가장 많으며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와인 생산국인데도 프랑스 와인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싸게 팔리고 있다. 실제로 이탈리아 와인은 그 역사나 품질 면에서 세계최고의 수준인데도 의외로 세계시장에서는 뒤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국제사회의 정치적인 여건에도 영향을 받았겠지만 국제 마케팅 저조로 적절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프랑스는 기후와 토양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어 만들어내는 천혜의 환경을 가지고 있다. 포도는 위도 상으로 북반구의 지중해 연안에서 북위 50도까지와 이와 비슷한 기후를 가진 남반구에서 재배되고 있다. 연중 강우량이 500-800mm 정도가 좋은데 특히 포도가 익어가는 시기에는 건조해야 한다. 또한 일조량도 연간 280시간 정도는 되어야 하며 토질은 배수가 잘되는 자갈, 모래 등의 척박한 곳이 적당하다. 세계적으로 와인을 생산하고 있는 나라는 대략 북위 30-50도 사이와 남위 30-50도 사이에 있는 50개국 정도다. 그 중에서도 프랑스의 기후와 토양은 포도를 재배하기에 천혜의 조건이다. 대표적인 포도 품종으로는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샤도네(Chardonnay), 멜로(Merlot), 피노누아(Pinot Noir)등이 있으며 이들 포도의 성공으로 인해서 와인을 생산하는 대부분의 국가에서도 이 포도 품종들을 생산하게 되었다. 

프랑스에는 10군데의 와인지방이 있는데 유명한 다섯 군데는 보르도, 부르고뉴(버건디), 론, 루아르, 알자스다. 하지만 프랑스에서 와인이 가장 많이 생산되는 곳은 랑그독 루시용(Languedoc-Roussillon)인데, 뱅드 페이 독(Vin de pays doc)이라는 라벨이 붙은 많은 종류의 테이블 와인들이 생산된다. 

와인을 알기 위해서는 프랑스 와인을 공부해야 하듯이 프랑스 와인을 알기 위해서는 보르도(Bordeaux)를 이해해야 한다. 보르도의 중간등급(VDQS등급)은 보통 10년에서 12년 정도를 숙성시키며 젊은 것은 2-5년 사이에도 마실 수 있다. 하지만 최고등급(AOC 또는 AC등급)의 보르도는 보통 20년 또는 그 이상을 숙성시켜야 하며 심지어는 100년 이상을 숙성시킨 와인도 있다. 다른 지역과는 달리 보르도 지역에서 나는 와인에는 샤토(Chateau)라는 이름을 붙인 와인 회사가 많은데 샤토는 ‘자체 내에 포도농장을 가진 와인공장(Estate)’이라는 의미다. 자그마치 보르도 지역에만 대략 수천개정도의 샤토가 있다. 보르도 지방의 와인이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 데에는 유서 깊은 샤토들과 전설적인 레드와인, 그랑뱅스(Grands Vins)등급의 와인들 때문이다. 

프랑스 동부, 파리의 남동쪽에 있는 부르고뉴(Bourgogne, Burgundy)는 보르도와 쌍벽을 이루는 대표적인 와인지방이다. 하지만 보르도와는 달리 화이트 와인의 명성도 높은 편인데 비싸고 적은 생산량 때문에 구하기가 쉽지 않다. 잘 알려진 샤블리(Chablis)와 코트 도르(Cote D’or), 코트 살로네, 마코네, 보졸레(Beaujolais) 등이 부르고뉴 내의 와인 지역이다. 레드와인은 피노누아이고 화이트와인인 샤블리는 샤도네 품종이며 톡 쏘는 독특한 맛이 난다.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요릿집들이 모여있는 보졸레는 가메이(Gamay)라는 고유한 붉은 포도로 만들어진다. 특히 보졸레 빌라즈(Beaujolais Villages)는 좋은 와인을 생산하는 곳으로 지정된 39개의 빌라즈에서 재배한 포도를 혼합해서 만든 와인이다. 

론(Rhone) 계곡은 프랑스 남부 보졸레 지방과 근접해 있다. 이곳의 날씨는 포도가 한창 자랄 때 햇볕이 대단히 따가울 정도인데 그런 이유로 레드와인은 농익은 감칠맛이 있고 알코올 도수가 높은 편이다. 론의 적당한 가격의 좋은 품질을 찾는다면 코트 뒤 론(Cote du Rhone)을 권한다. 루아르(Loire) 계곡은 다양하면서도 비교적 독하지 않은 화이트 와인의 천국이다. 알자스(Alsace) 와인은 독일산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유는 프랑스 북동부에 위치한 알자스에서 라인 강만 넘으면 독일이기 때문이다. 원래 독일의 일부였던 알자스는 제1차 세계대전(1919년)당시 독일의 패배로 프랑스에 귀속된다. 이 지방에서 재배되는 포도들은 독일과 같은 종류인 리슬링과 게뷔르츠트라미너를 재배하지만 맛은 그다지 쓰지 않은 미디엄 드라이나 스위트 와인이다. 특히 알자스의 리슬링은 아주 진한 향기로 유명하다.

김치와 태권도의 표준은 역시 한국이다. ‘우리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기치를 걸고 토종 살리기에 열심인 건 정말 잘하는 일이다. 더불어 열심히 해야 할 일은 ‘세계최고’를 배우려는 노력이다. 커다란 변화의 물결에서 소외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고집불통보다는 버릴 것과 취할 것을 조율해 나가는 융통성이 무엇보다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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