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에게 무엇을 해줄 때 제일 좋은 거는 무심입니다. 이런 저런 생각이 없는 것입니다. 베풀겠다는 생각도 없고, 받겠다는 생각도 없어야 합니다. 왜 베풀겠다는 생각도 없어야 되느냐 하면, 베풀겠다는 생각이 있으면 반대로 받겠다는 마음이 있습니다.
남편한테 잘하는 여자일수록 바가지가 심합니다. 왜냐하면 마음속에 반대급부가 있어서 그렇습니다. 무심으로, 남편한테 잘해야겠다는 의식조차 없이 잘 하면 받겠다는 생각이 없기 때문에 조금만 잘 해줘도 감격하는데, 잘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잘 하면 받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아무리 잘해줘도 만족을 모릅니다.
저는 구원이라는 말도 싫어합니다. ‘베푼다’ 라든가 ‘중생을 구제한다’는 말도 불필요합니다. 누가 나한테 주었는지 그런 것도 잊으세요. ‘누가 나한테 뭘 줬지’ 하면 벌써 갚아야 된다는 부담 때문에 자연스럽지가 않습니다. 거래가 되는 것입니다.
남한테 줘도 잊어버려야 돼요. 내가 줬는지 안 줬는지 잊어버려야 됩니다. 그게 무심입니다. 자기는 그냥 보통으로 했는데, 남한테 잘하는 게 되도록 해야 합니다. 잘한다고 하는 건 이미 잘 하는 게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