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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料理), 와인을 만나다

피터 황 0 9,427 2015.06.10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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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한 남자가 대세다. 빨래판 같은 식스팩의 복근쯤은 가져야 여심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시절에서 이제 뇌(학력)가 섹시해서 능력이 남다르거나 쉐프수준의 요리실력을 갖추고 그런 실력에 걸맞게 쿵푸자세로 허세를 부리며 소금쯤은 흩뿌려 줘야 환호성을 받을 수 있다. 아무튼 현재 남자들은 요리를 포함한 가사분담에 더 많은 부분을 참여해야만 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몇 가지의 자신 있는 요리는 비장의 무기로 갖추고 있어야 멋진 아버지, 자상한 남편이 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와인은 어떤 요리, 어떤 음식과도 어울린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선택한 음식과 조화가 잘 되는 와인을 곁들인다면 더욱 음식의 맛을 상승시킬 수 있다. 그것이 와인과 음식의 조화(마리아주, Marriage)이며 서로간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여 맛과 향을 최상으로 돋보이게 하는 것을 말한다. 

우선 육류는 레드와인, 생선과 야채과일이 많이 포함된 음식은 화이트 와인을 선택하는 것이 상식이지만 한가지 더 덧붙이고 싶은 비법은 음식과 와인의 색과 향기, 맛의 무게(Weight)를 맞추어 주는 것이다. 와인과 음식의 궁합에서 소스에 따라 그리고 음식의 색상에 따라 와인을 선택해보기를 권한다. 육류든 생선이든, 닭고기처럼 흰살 고기는 화이트 와인, 연어처럼 붉은 살 고기는 가벼운 붉은 레드와인, 달콤한 음식은 달콤한 와인, 강한 소스의 맛에는 강한 맛을 주는 풀바디(Fill Body)와인, 가벼운 음식에는 가벼운 와인(Light Body)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만약 음식의 맛이 와인보다 강하다면 와인이 밋밋하게 느껴질 것이다. 예를 들어 아주 단 케이크에 드라이한 화이트 와인을 마신다면 와인이 더욱 더 드라이(Dry)하게 느껴질 테니, 케이크보다 단 스위트(Sweet)와인을 선택해야 할 것이고 양념이 많고 향이 강한 고기음식에 피노누아 같이 부드러운 와인보다는 카베르네 소비뇽처럼 구조가 단단하고 타닌이 강한 레드 와인이 잘 어울릴 것이라는 것이다. 사용된 소스나 양념에 따라서도 달라진다고 할 수 있는데 흰살 생선요리에 붉은 색 소스가 가미되었다면 화이트 와인보다는 가벼운 레드와인이 더 잘 어울릴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음식의 온도에 따라 와인선택을 다르게 해보자. 생선이든 육류든 차갑게 서빙되었다면 가벼운 화이트 와인이 잘 어울린다. 반면에 데운 생선요리나 뜨거운 소스를 가미한 해물의 경우에는 가벼운 느낌의 레드 와인이 어울린다. 따뜻한 육류의 경우는 대부분 레드 와인이 어울리는 데 반해서 구운 닭고기나 오리와 같은 가금류는 오히려 로제와인이나 숙성을 하지 않은 가벼운 레드와인이 더 잘 어울릴 수 있다.

화이트 와인의 대표적인 품종인 샤도네이나 소비뇽 블랑은 흰 살코기나 생선, Seafood에 잘 어울리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과일이 많이 들어간 샐러드나 채소에는 조금 더 향이 많고 드라이한 소비뇽 블랑을 권한다. 두 품종은 신 맛이 주도가 되는 와인인데 Seafood처럼 짠 맛의 음식과 함께 하면 신맛이 약해지면서 와인의 풍미를 더해 준다. 모듬 회의 경우에는 붉은 색깔의 참치 위주면 멜로나 피노누아 같은 가볍고 과일 향이 풍부한 레드와인, 광어와 같이 맛이 섬세하고 연한 생선이면 샤도네이나 소비뇽 블랑 같은 드라이한 화이트 와인이 좋다. 

바다 가재나 게 요리에는 샴페인이나 샤도네이, 리슬링이 잘 어울린다. 연어의 경우, 뜨겁게 제공될 때는 카베르네 소비뇽이나 카베르네 멜로 같은 레드와인을, 차갑게 서브될 때는 샤도네이와 같은 화이트 와인이 좋다. 스테이크에는 묵직한 레드와인, 파스타인 경우는 가벼운 레드와인이 잘 어울리고 피자에는 샤도네이, 피노그리스와 같은 화이트 와인과 이탈리아의 레드와인 키안티(Chianti)도 잘 어울린다. 

석화나 생굴의 경우엔, 오크 숙성을 한 샤도네이는 신선한 굴도 상한 것 같이 비리게 만들지만 샴페인이나 오크 통 숙성을 하지 않은(Unoaked) 프랑스 샤블리(Chablis)는 훌륭하다. 특히 조개껍데기가 많이 발견되는 샤블리지방은 오래 전 바다 속이었다고 한다. 석회암을 뚫고 들어간 포도나무가 바다였던 진흙 속에서 뿌리내려 탄생한 것이 샤블리다 보니 담백하고 미네랄 향이 가득한 대서양의 굴과 천생연분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지금까지 설명한 등식은 일반적인 통계에 의한 것일 뿐 정해진 법칙은 아니다. 일상 적인 음식과 요리에 자신만의 방법으로 와인 궁합을 찾아내려고 도전해 본다면 설레는 행복의 기회가 될 것이다. 

화려한 요리에만 와인을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눈에 보여지는 화려한 것만을 쫓아서 살다 보면 어느 순간 황폐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우정’ 이나 ‘사랑’ 이라는 요리에는 모든 와인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는 까닭처럼, 오히려 보이지는 않지만 평범하고 소소한 것들의 가치가 더욱 소중하게 여겨지는 사회일 수록 우리가 살만한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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