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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 자존심 그리고 자신감

새움터 0 5,247 2014.10.15 09:51
이 세 가지의 의미는 어떻게 다를까? 최근 사람들의 마음 속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존감, 자존심, 자신감 이 세 단어들이 정확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 졌다. 평소에 자주 쓰는 말임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자주 쓰는 말이기에 이 단어들을 들을 때 마다 ‘비슷하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다’라는 생각으로 별 생각 없이 지나쳐버리곤 했었다. 뉴질랜드라는 새로운 공간에 적응하는 동안 자존심도 많이 상하고, 자신감도 잃게 되고, 결국에는 자존감이 상실되어 이민생활을 하면서 아픔과 상처만 가득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어오기도 했다. 이렇듯 이 세 가지는 비슷한 감정이나 생각들을 뒤섞이게 만들고, 비슷한 맥락에서 종종 이야기 된다. 

우선 자존감이란 대상이 “나”가 되면서 “내 스스로가 나를 존중하는 감정, 그리고 느낌”이라 한다. 남이 뭐라 한들 내가 괜찮으면 괜찮은 것이고, 나를 포장할 필요 없이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실수를 하였다 하더라도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기 싫어 실수를 감추려는 것 보다 정직하게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문제를 개선해나가는 모습을 ‘자존감이 높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 몇 달 전 딸 아이의 결혼식에 입을 한복을 맞추는데, 매장 직원 한분이 치수를 잘못 체크하여 전체 옷감이 모두 잘못된 치수로 잘려진 일이 있었다. 원장님은 옷감 전체를 못 쓰게 되었다고, 누가 옷감을 잘랐는지 물어보셨고 그 때 구석에서 일하시던 한 직원분이 본인이 자른 것 같다며 확인을 하더니 어떠한 이유로 실수를 하였다고 당당하게 원장님께 말씀 드리고 새로운 옷감을 자르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원장님께서도 아무런 비난이나 질책 없이 ‘그랬구나’ 하시면서 이내 상황을 이해하시고 직원분이 새로운 옷감을 자르는 것을 옆에서 지켜봐 주셨다. 나와 딸 아이는 어떻게 미안해서 쩔쩔매는 모습도 없고, 아무런 질책도 없이 당당히 실수를 인정하고, 그저 다시 일을 맡기고 옆에서 도와주는 그 상황이 너무나 신기하여 서로 쳐다보고만 있었다. 원장님께 괜찮은거냐 물으니 “뭐 아이가 실수해서 그런 걸요. 다음부터 잘하면 되죠!”라는 대답이 돌아왔고, 그 말을 들으며 오랜 이민 생활 동안 잘못을 하거나 실수를 하면 어쩌나 하는 조바심에 항상 전전긍긍하고, 민감하게 반응했던 시간들 동안 우리의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 있었구나 라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이 한복집의 직원분이 보여준 것처럼, 자존감이란 이기심과는 다른 차원의 감정으로 자신을 포용하고, 용서해주며 실수할 수 도 있다는 너그러움을 본인에게 베푸는 여유라고 할 수 있겠다. 

반면 자존심은 그 대상이 “나”가 아닌 “너”가 되는 것이다. 자존심이란 남에게 굽히지 아니하고 자신의 품위를 스스로 지키는 마음으로, 자신에 대한 타인의 존중여부가 자존심을 결정짓게 된다. 즉, 자존감과는 달리, 나 자신을 대하는 감정이 나에 대한 타인의 인식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자존심이 강하다는 것은 자신의 품위를 지키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는 것으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벽을 마음속에 쌓아놓거나, 약한 모습을 보이게 되면 타인의 존중을 받지 못할까봐 나의 진짜 모습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자신의 모습으로 자기 자신을 포장하는 경우가 많다. 자존심을 지키는 방법은 명품으로 자신을 치장한다거나, 완벽주의를 지향하는 등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자존심은 약한 모습을 보이게 되면 상대방이 나를 무시한다는 생각에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생겨나게 되고, 자신이 설정한 기준을 혹시나 충족시키지 못하면 자신을 자책하고 쓸모 없는 존재라 여기며 결국은 그 자존심만 가지고 혼자 남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곤 한다. 자존심으로 인해 상처를 받고, 그 상처를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여 우울증으로 까지 발전하는 경우 역시 쉽게 볼 수 있다. 

자신감이란 스스로를 믿는 마음이다. 이러한 자신감은 자존심의 맥락이 아닌 자존감의 맥락에서 생겨나는 것으로,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존중할 수 있을 때 자신을 믿을 수 있다. 자존심을 앞세워 자기 자신이 아닌 타인이 존중하는 나를 만들어내다 보면, 내가 믿을 수 있는 ‘나’라는 존재는 사라지게 된다. 부족하더라도 자신의 마음과 생각들을 존중하면서 긍정적으로 자신을 바라보게 되면 자신감이 높아지면서 일의 성취도를 더욱 높일 수 있지만 남들에게 어떻게 보여 질 지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면 부담감에 자신의 역량을 모두 발휘하지도 못할뿐더러 자신을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에 앞으로 나아갈 수 없게 된다. 우리는 평생을 노력해도 남이 될 수 없다. 내가 온전히 알 수 있고, 변화시킬 수 있는 건 나 자신 뿐인데, 남보다는 내 마음에 귀를 기울이며 우리의 자존감을 높이고 나를 포함한 타인의 실수까지도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다면 더욱 건강한 삶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새움터 회원 안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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