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박종배
정석현
정동희
한일수
정윤성
크리스티나 리
Shean Shim
송영림
김준
엔젤라 김
오클랜드 문학회
박현득
박명윤
김영안
Mina Yang
써니 림
여디디야
강명화
새움터
수선재
휴람
봉원곤
마리리
김임수
이윤수
조성현
박기태
유영준
성태용
김철환
피터 황
Jane Jo
신지수
오즈커리어
Jessica Phuang
김수동
박승욱경관
최성길
동진
이동온
김지향
이현숙
한 얼
빡 늘
CruisePro

힐러리 트레일(Hillary trail)

조병철 0 2,334 2014.02.12 13:07
오클랜드 서쪽에 살면서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게 몇 가지 있다. 그 중 하나는 여기가 카우리(Kauri) 나무의 원산지로 인류가 도착하기 전부터 자라던 터전이라는 점이다. 다음은 우리 주변의 자연환경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주민들과 함께 한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에베레스트 산을 최초로 등정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힐러리 경이 이곳에서 산다는 사실이다. 몇 년 전 시청에서 힐러리와 그들 가족이 즐겨 찾던 와이타커리 공원에 힐러리 트레일을 조성했다. 동양적 사고방식의 잘 정돈된 산책로와는 거리가 멀다. 자연 그대로의 트래킹 코스로 의미를 가진다. 

와이타커리 레인지는 유럽인의 이주 백주년을 기념해서 더 이상의 산림훼손을 막아 보겠다는 의도에서 공원으로 지정됐다. 이제 70여년이 흘러 훼손되었던 산림이 많이 회복되었다. 광활한 공원에는 주변에 높은 산은 없지만 카우리, 고사리, 마누카(Manuka; Tea tree) 같은 나무들로 원시림이 울창하며, 해안을 끼고 있어 뛰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공원을 처음 찾는 사람들에게는 비좁은 도로여건과 태즈먼(Tasman)해로 불리는 서해의 높은 파도에 놀라게 된다. 힐러리 트레일은 70km 정도의 삼박사일 트래킹 코스로 산림과 해변을 따라 조성 되었다. 대부분 산림 속의 길이지만 어디서나 바다를 바라 볼 수 있어 탁 트인 전망이 시원하다. 숙박지는 캠핑장으로 되어 있어 등산 전문가 수준이 아니면 불편함이 많아 보인다. 단번에 완주하려는 계획보다는 날짜별로 하루씩 잘라서 트래킹 하는 것도 멋져 보인다. 이 트레일은 공원의 한 가운데에 있는 아라타키(Arataki) 센터에서 시작된다.  

그러면 힐러리 가족들과 와이타커리 레인지와의 인연은 어떠한가. 먼저 힐러리의 에베레스트 산 등정을 위한 전단계의 클럽활동이 이곳에서 이루어 졌다. 자신의 체력단련을 위한 트래킹 코스로 이용된 것이다. 그리고 해외탐험 후에는 이곳의 집에서 휴식을 취하곤 했으며, 이곳이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 생각했다. 그의 처가 역시 이곳에서 20세기 초반부터 대를 이어 살아 온 터줏대감들이다. 그들은 해변에 작은 오두막을 짓고 휴일이면 지금의 트레일을 따라 걸으며 그들의 생활을 즐겼다. 이전의 원주민 마오리 사람들이 하던 것처럼. 

이 트레일 주변에는 이곳 산림의 제왕으로 불리는 카우리나무 숲이 장관을 이룬다. 카우리는 50미터 까지 높게 자라는 거목으로 이천년 동안이나 살아간다. 산림에서 거목을 만나게 되면 경외로운 생각마저 든다. 이런 거목은 사철 흐르는 시냇물을 머금고, 화산회토의 땅 속에 뿌리를 깊게 뻗으며 오랫동안 살아간다. 나무가 곧고 강해서 예전의 마오리는 그들의 전선 카누를 만드는 데 사용했다. 유럽인들이 정착하면서 오클랜드에 자기들의 집과 항해를 위한 배를 만드느라 100여 년간 이 나무를 마구 베어내는 약탈행위가 자행된다. 이 기간 동안 대부분의 산림이 사라지게 되었으며, 일부 뜻 있는 사람들은 이 나무의 보존을 주장했다. 그 결과가 공원의 지정으로 나타났으며, 그런 자각으로 지금도 천년이 넘어 보이는 카우리가 즐비해 장관을 이룬다. 카우리 숲을 가로 질러 만든 등산로에는 목재로 다리를 만들어 신성한 거목을 보호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원시림이 우거진 산림은 새들의 천국이다. 산에서 들려오는 로빈(Robin) 튜이(Tui), 코카코(Kokako) 같은 새들의 노래 소리는 우리를 신비의 세계로 몰아넣는다. 나무 고사리 사이의 관목을 자세히 살펴보면 초록색 도마뱀의 일종인 게코(Gecko)가 기어다니는 모습도 보인다. 그야말로 공원에 있는 모든 생명체에게 보금자리를 제공한다. 

공원을 감싸고 있는 해변의 경치도 뛰어나다. 여러 군데 해변의 모래벌판은 해수욕과 서핑 장소로 제격이다. 해변의 모래는 모암의 영향으로 모두 검은 흑사로 매혹적이다. 태즈먼 해의 파도는 거칠기로 악명 높다. 바닷가에서 낚시를 하다가 딸려 들어가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래선지 주말에는 서핑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이곳으로 모여든다. 힐러리 트레일의 마지막 코스에서 만나게 되는 무리와이 비치는 바닷새 가넷(Gannet)의 서식지로 관광객이 많이 찾아든다. 조그만 섬에 모여 옹기종기 새끼를 기르는 모습은 인간세상을 보는 듯 정겹다.  

힐러리 경의 초상은 뉴질랜드 오불짜리 지폐의 앞면을 차지했다. 뉴질랜드에서 가장 존경받은 인물 중에 하나다. 그리고 와아타커리 레인지로 불리는 지역의 자연을 무척이나 사랑했다. 그의 행복한 삶은 몇 년 전에 접었지만, 그의 정신은 아직도 힐러리 트레일로 남아 숨을 쉰다. 그전에는 마오리 전사들이 사냥과 낚시를 위해 뛰어다니던 그 길을 힐러리 가족들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지키려 노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스러운 거목 카우리는 시름시름 시들어가는 다이백(Dieback) 현상으로 신음한다. 그들을 지켜 내려는 보살핌은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몫으로 남아 있는 셈이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Comments

 플러스 광고

한나 유학이민
한 번의 만남으로 후회없는 선택을 하세요.이민 T. 09 600 6168
Auckland Ranfurly Motel 한국인 운영
오클랜드 모텔 Auckland, Epsom, motel T. 096389059*0272052991
조앤제이
조앤제이 09-336-1155 각종 뉴질랜드 이민 비자 전문 Immigration Adviser Kyong Sook Cho Chun T. 093361155

원주민의 식생활에서 얻는 교훈

댓글 0 | 조회 1,923 | 2014.11.12
남미 볼리비아 아마존의 원주민 쿠네이 가족은 주변의 원시림과 강가 텃밭에서 얻는 먹거리로 살아간다. 채집하는 파파야 망고 바나나 같은 과일에 텃밭의 옥수수, 수렵으로 구하는 원숭이… 더보기

달콤함 속에 숨겨진 불편한 진실

댓글 0 | 조회 1,952 | 2014.10.15
현대인의 간편한 아침식사 시리얼에, 언제나 즐기는 커피에, 애들의 오후간식 초코바에, 목마를 때 찾게 되는 탄산음료에, 그리고 아이스크림에 상당량의 당분이 들어 있어 우리는 그 달… 더보기

어느 대도시의 신선농산물 마일리지

댓글 0 | 조회 1,188 | 2014.09.10
뉴욕의 과일가게에 진열된 딸기는 미국의 서쪽 캘리포니아에서 실어온다. 거리로는 2,940마일, 4일을 걸려 트럭으로 운반된다. 농가에서 딸기를 길러내는데 드는 비용 보다 운반에 들… 더보기

유기농산물(Organic food)과 지역농산물

댓글 0 | 조회 1,600 | 2014.08.13
유기농산물에 대한 관심이 충분치 못할 경우, 슈퍼마켓 농산물 코너에 넘쳐나는 그들의 라벨로 여러분은 많은 혼란을 겪게 될 것이다. 간단히 설명하면, 유기농산물의 표시는 생산자 중심… 더보기

다음 세대를 위한 식량대책

댓글 0 | 조회 1,441 | 2014.07.09
세계는 지금 넘치는 먹거리 속에서 풍요롭게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아직도 일부 배고픔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건 인도적으로 정치적으로 왜곡된 현상으로 치부하면서 말이다.… 더보기

정원수와 과일나무

댓글 0 | 조회 2,850 | 2014.06.11
세계 어디서나 시민들은 주변에 과일나무를 심는 것을 좋아하나 보다. 한국의 여러 도시에서 가로수로 온통 감나무나 은행나무를 심어 계절의 정취를 느끼게 했던 기억이 생생한데, 오클랜… 더보기

썸머 프루트(Summer fruit)

댓글 0 | 조회 1,644 | 2014.05.27
여름은 작열하는 태양으로 싱그럽기 그지없다. 낮 시간이 길어 과일나무는 그 동안에 열매를 살찌울 절호의 찬스를 맞는다. 태양을 듬뿍 받아 탐스럽게 익어내는 게 여름과일이다. 이들 … 더보기

푸드 퍼레스트 / Food forest

댓글 0 | 조회 2,939 | 2014.04.09
고향의 뒷동산은 밤, 감 같은 과일나무로 풍요로웠다. 뒷산은 높지는 않았지만 토심이 깊어 아주 오랫동안 소나무가 무성하게 자랐으며, 밤나무 상수리나무도 잘 자랐다. 봄철에는 산나물… 더보기

처절하게 선명한 붉은색 그대, 비트(Beet)

댓글 0 | 조회 2,344 | 2014.03.12
텃밭 한 귀퉁이에서 뽑아 온 비트, 머리 베고 꼬리를 자리니 선명한 붉은색이 칼에 번진다. 처절한 핏빛 같아 섬뜻 놀란다. 비트의 한 가운데 뿌리를 자르면 나무의 나이테 같은 둥근… 더보기

현재 힐러리 트레일(Hillary trail)

댓글 0 | 조회 2,335 | 2014.02.12
오클랜드 서쪽에 살면서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게 몇 가지 있다. 그 중 하나는 여기가 카우리(Kauri) 나무의 원산지로 인류가 도착하기 전부터 자라던 터전이라는 점이다. 다음은 우… 더보기

옛사람 상추 먹는 법 엿보기

댓글 0 | 조회 2,698 | 2014.01.15
늦은 봄 보릿고개를 경험하던 시절 농촌의 밥상은 보잘 것 없었다. 그래도 푸짐한 상추를 함께 할 수 있어 먹을 만 했던 기억이다. 텃밭에 지천으로 자라는 상추는 여름으로 접어드는 … 더보기

선비의 밥상에 오르던 미나리

댓글 0 | 조회 1,964 | 2013.12.11
한민족의 정신문화를 대표하는 미덕으로 선비정신을 들기도 한다. 그런 선비들이 민속채소인 미나리를 즐겨 먹었으며, 거기서 식채로써의 삼덕(三德)을 발견했다니 흥미롭다. 선비들은 자신… 더보기

주림을 고치는 데는 밥이 으뜸

댓글 0 | 조회 1,154 | 2013.11.13
「세상에서 몸에 좋다는 복령 인삼 구기자(拘杞) 같은 세 가지 약을 먹고 나서 다시 음식을 먹지 못한지 백 일만에 숨결이 가빠 곧 죽게 되었을 때. 이웃집 할멈이 와서 보곤, &l… 더보기

어느 도심의 Eco-village

댓글 0 | 조회 1,254 | 2013.10.08
대부분의 사람들이 도시에서 살기를 좋아 한다. 그러다보니 주위 환경에 어울려 살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아주 작은 손바닥 정원에 과일나무를 심고, 상추를 가꾸며, 장미꽃을 심어 본… 더보기

고향의 질경이와 초원의 플랜테인

댓글 1 | 조회 3,653 | 2013.09.10
봄철 들판은 온통 풀들의 세상이다. 민들레 토끼풀 반지꽃 냉이 질경이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풀들이 꽃망울을 터트림으로써 그들의 존재를 알린다. 고향의 봄 들판 얘기다. 그중에… 더보기

선주후식(先酒後食)

댓글 0 | 조회 1,351 | 2013.08.14
인류가 발견한 가장 오래된 기호식품, 마시면 기분이 좋아지는 독특한 음식 바로 술이다. 서민들의 밥상에도, 나라간의 정상외교의 만찬에도, 시중잡배의 의기투합의 자리에도 빠지지 않고… 더보기

일백 개의 촛불을 바라보는 사람들

댓글 0 | 조회 1,028 | 2013.07.10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의하면 보통 사람의 기대수명은 80세 정도이다. 이와 달리 장수족으로 분류되는 백세족(百歲族, Centenarian)은 이 보다 이십년 정도 더 오래 산다. … 더보기

까치 밥

댓글 0 | 조회 1,421 | 2013.06.12
가을철 감이 익어가면서 대부분 추위가 닥치기 전에 딴다. 감이 서리를 맞으면 더 달다고 해서 아주 늦게까지 두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자연 그대로 자란 감나무에서 감을 따기란 그리… 더보기

천하태평 농법

댓글 0 | 조회 1,055 | 2013.05.14
오클랜드는 이제 가을이 깊어 가고 김장철이 다가온다. 이번 김장을 담그는 데 갓이 한단 정도 있다면 어떨까. 김치맛이 한결 상큼해 지리라 생각된다. 손바닥 텃밭에서 막 뽑아낸 갓을… 더보기

강낭콩에 대한 추억

댓글 0 | 조회 1,690 | 2013.04.10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 불붙은 정열은/ 사랑보다도 강하다./ 아! 강낭콩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밝은/ 그 마음 흘러라./ 아리땁던 그 이마… 더보기

수퍼프루트(Superfruit)

댓글 0 | 조회 1,755 | 2013.03.13
어떤 과일을 즐겨 드시는지요? 세계에서 인기 있는 과일은 좀 엉뚱하게도 바나나와 감귤이다. 왜 그러냐 하면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즐길수 있기 때문이다. 칼 같은 특별한 도구 없이도… 더보기

안경을 벗어던진 존스 할머니

댓글 0 | 조회 1,146 | 2013.02.13
안경은 한번 쓰기 시작하면 계속해서 써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안경을 쓰던 도중에 홀연히 벗어던지고, 현재 90세에 달했지만 안경을 다시 찾지 않는 존스(Margaret … 더보기

달콤한 유혹 설탕

댓글 0 | 조회 1,112 | 2013.01.16
여름철 땀나는 운동 후에는 갈증과 함께 달콤한 게 그립다. 그리고 겨울철 추위를 이겨내는 데도 단음식이 인기를 모은다. 현대인은 이러한 달콤한 에너지원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무의식… 더보기

기후는 변하고 있는 데

댓글 0 | 조회 1,193 | 2012.12.11
지난 10월 오클랜드에서는 거센 바람으로 큰 나무가(오톤 정도) 쓰러지면서 집 두채를 덮쳤다. 이 사고로 두집은 지붕이 크게 무너졌다. 그 중 한 집에서는 식구들이 텔레비죤을 보고… 더보기

‘모닝 커피’와 ‘애프터눈 티’

댓글 0 | 조회 1,607 | 2012.11.14
아침 일과전에 커피 한컵 마시고 산뜻하게 시작해야지; 나른한 오후 차 한잔으로 차분하게 여유를 가져야지. 이건 너무 평범한 얘기 같고, 아니 좀 발랄하게, 밤세워 레포트를 마쳐야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