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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혹은 커피 한잔? Tea에 관한 짧은 역사 이야기

정경란 0 2,030 2013.12.24 15:22
커피나 차 한잔 하실래요? Would you like to have a cup of coffee or tea? 너무 길다. a cup of coffee? 이것도 길어서 coppa? 라고 말하는 키위들. 애나 어른이나 할 것 없이 차에 중독된 것처럼 보이는 영국인들과 상당수의 서양인들. 더 이상 신기할 것도 없는 일상의 한 부분이 된 지 오래다. 어느덧 그 차 맛에 익숙해 진 나 역시 아침 점심으로 티 타임을 꼭꼭 챙기기도 한다. 그리고 앙증맞고 사랑스러운 케익 한 조각. 사실 케익 한 조각이야말로 티 타임의 방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이 tea 라는 단어가 내가 알고 있는 차 한 잔 이외 더 큰 의미영역을 아우르는 듯한 인상을 받은 적이 몇 번 있었고 나름 궁금해 했었다. 저녁 먹었어? 라고 묻는 맥락같은데 dinner라는 단어 대신에 tea를 사용하는 경우를 두어번 목격(!)했기 때문이다. 직업상, 이런 책을 뒤져보았다. 보통 애프터누운 티라면 3시에서 4시 사이에 케익 한 조각 혹은 샌드위치와 차를 즐기는 것 가리킨다. 대개. ‘티’와 더불어 염두에 두어야 하는 단어는 ‘디너’다. 영국의 경우 ‘디너’는 대개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식사 즉 저녁식사를 가리킨다. 영어를 제 2외국어로 배우는 외국인들에게 ‘디너’는 역시 저녁 6시 즈음 먹는 식사다. 이처럼 디너가 오늘날처럼 저녁식사를 가리키게 되기까지는 몇 백년의 시간이 걸렸다. 그런데 키위들 중에는 저녁 6시에 먹는 식사를 티라고 부르는 사람도 더러 있다. 그 배경을 살펴보자.
 
영국사를 보면 티타임과 디너 타임 역시 시대를 통해 변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헨리 7세는 디너를 오전 11시에 가졌고, 올리버 크롬웰은 오후 1시에...그러던 것이 ‘디너’를 먹는 시간이 점점 더 늦은 시간으로 변해갔다. 그러던 것이 제인 오스틴이 살던 시대 (19세기 이후)에는 2시쯤에 점심과 같은 식사를 했는데 이를 ‘티’라고 불렀다. 이렇게 2시에 우리로 치면 점심에 해당하는 티타임을 가진 후 바로 4시에 디너 타임을 가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리하여 디너 타임이 점점 더 늦은 시간으로 밀려났고, 급기야는 ‘티’가 잘 차려먹는 저녁식사시간을 가리키는 지경에 이르기도 했다. 그러므로 여기서 ‘티’는 말 그대로 ‘차한잔’이 아닌 것이다. 저녁 6시 즈음에 ‘티’ 타임을 갖고 8시 즈음에 먹는 식사는 디너나, 서퍼라고 부른다. 
 
필자가 처음 영어를 공부할 때 저녁 식사를 가리키는 단어로 디너와 함께 서퍼를 배웠다. 기억을 더듬자면, 당시 영어선생님은 사전적으로, 디너는 잘 차려서 먹는 저녁이고 서퍼는 간단하게 차려먹는 식사라고 하셨다. 그런데 서퍼라는 것은 디너 후, 그러니까 잠자리에 들기 전에 간단히, 대개 그야말로 ‘차 한잔’ 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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