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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 혹은 운명 - 정만영 신부님

김 나라 0 3,953 2013.10.22 11:51


라싸는 정말 기대 이하 였다.
기차에서 내리는데 여기가 공항인지 기차역인지 헷갈렸을 뿐더러 라싸 시내는 백화점에 에스컬레이터, 중국 SNOW 맥주 커다란 광고판까지 베이징과 다른 면이 없었다. 드문드문 마니차를 돌리는 사람들이 보이는건 말고는..
 
이렇게 실망만 하고 있는 나에게 다가와 주신 정만영 신부님.
처음에 뵈었을때는 신부님인지 상상도 할수 없었다.
신부님이 직접 밝히기 전까지 말이다.
내가 어렸을때 보아온 신부님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첫인상.
 
신부님은 어린나이에 혼자 여행한다며 대견하다며 정말 진심으로 신경써 주셨다. 고산병부터 한끼 밥 먹는것, 감기, 넉넉하지 못한 주머니 사정까지 고루고루 신경 써 주셨다.
진심이 담긴 다른사람의 시선과 말씀 그리고 행동.
 
나를 위해 간덴사를 기꺼이 한번 더 가 주시고 멋있는 사진들까지 찍어 주셨다. 그리고 피와 살이되는 여러 이야기들..
신부님을 통해 티벳의 종교 그리고 달라이 라마, 중국 정부까지 다양한 분야에 대해 웃고 울며 이야기 했다.
그리고 나에게 세계에서 누구도 해 보지 못했을 것을 신부님으로 인해 신부님 덕분에 가장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그 날은 주말.
 
당신은 해발 5000m가 넘는 곳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호수, 하늘을 그대로 담아낸 호수 바로 옆에서 신부님과 단둘이 미사를 드려본 적이 있는가?  
내가 복사였고 내가 신도였던 미사를 말이다.
 “기도합시다”
신부님이 나를 보신다.
성당에 안 나간지 4-5년 남짓 내가 그동안 하느님을 찾은 일이라고는“대학 합격하게 해 주세요”라고 기도 한것 뿐이다.
눈을 감았다.
 
행복.
“행복하게 해 주세요”  
눈을 떴다 신부님은 여전히 바라 보고 계신다.
“제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엄마도 행복하고 우리 가족이 행복하고 우리 가족을 보는 다른 사람도 행복하고 앞으로 제가 만날 사람들도 행복한 저를 보고 행복해 질수있게요”
신부님께서 웃으신다.
“하느님 우리 김나라 발레리아 기도를 들어주소서”
그날 나는 나의 기도가 이루워졌다. 하늘과 가까워서 였을까?
세발짝 걸으면 숨이 차는 고산병과 미친듯 부는 바람을 맞서며 미사를 드린 신부님과 나의 정성이 닿을까?
그렇게 우리는 티벳 사람들이 신성시하는 곳에서 미사를 드렸다.
 
신부님은 더 여행을 하고 싶어 하셨다. 하지만 한국에 돌아 가셔야만 했다. 아쉬운 이별. 마지막으로 하는 나를 위한 한국식 점심.
야크호텔로 돌아와 신부님이 짐을 꾸리시며 건강하고 안전하게 즐거운 여행을 하라며 신부님이 시간이 안되 못가시는 네팔 트레킹 꼭 재미있게 하라며 용돈을 주셨다.
 
좋은 인연.
그리고 CRAFUN이라는 좋은 인연을 만들어 주신 분.
진심으로 사람을 아껴주고 아름답게 대화하는 법을 알려주신 라싸의 첫인상을 실망에서 희망으로 바꿔주신 분.
 
정만영 신부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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