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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 또는 고행 - 티벳

김 나라 0 1,747 2013.09.10 17:20


티벳행 기차는 침대칸, 좌석칸이 나누어져 있는데 내가 산 좌석칸은 90도 직각의 6인석중 하나로 3좌석이 서로 마주보는 식이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다들 한자리씩 자신의 자리를 찾아 자리에 앉더니 이윽코 기차가 출발 했다. 48시간을 이렇게 앉아서 가야한다는 막막함 보다 기대감이 앞섰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기차안은 그야말로 아수라장 이였다. 우는아기, 시끄러운 사람들의 목소리, 절대 익숙해 질 것 같지 않은 진한 중국 라면 냄새로 정신을 제대로 차릴 수가 없었다. 좀 걸으면서 몸을 움직 이려고 해도 복도에 앉고, 드러 누워버린 사람들 때문에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 고생을 참게 만드는 것이 있으니 바로 창 밖의 한 폭의 그림 같이 아름다운 풍경 이였다.  
 
비몽사몽 같은 시간은 흘러 어느덧 티벳의 수도 라싸까지 앞으로 8시간, 기차속력이 눈에띄게 느려지고 승객들이 하나둘씩 산소 호흡기의 도움을 받아 숨을 쉬는 것을 보고 이방인의 쉬운 발걸음을 허락 하지 않는 티벳의 영엄함이 느껴졌다. 칭짱 열차의 최고 고도는 5072m 로 해발 5km 까지 올라가는데 고도 적응력이 너무 완벽한 나는 그 어떠한 고산증 증상 없이 48시간의 기나긴 기차여정을 마무리했다. 
 
라싸 기차역에서 시내까지 영국 여행자를 픽업하러온 호텔차를 운좋게 얻어탔다. 막 해가 진 시내에 도착하니 피비린내 같은 냄새가 내가 서있는 이곳이 분명 티벳임을 느끼게 했다. 냄새는 바로 거리에 즐비한 정육점앞에 주렁주렁 매달아 놓은 야크고기에서 나는 것인데 춥고 건조한 티벳은 이렇게 두어도 고기가 상하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한국에서 부터 지고온 배낭의 무게는 25g 이고 작은 가방 8-10kg로 합이 33-35kg다. 군인 군장 무게와 비슷한 배낭을 짊어진 나의 키 153cm 몸무게 53kg. 어둡고 낯선 라싸거리를 헤메고 다닌지 1시간째 머물곳을 찾지 못했다. 지도는 봐도 모르겠고 나를 쳐다 보는 무표정의 라싸 사람들은 점점 무서워지고 상점의 불은 점점 사라져 갔다. 서둘어 이 거지같이 무거운 배낭을 벗어 던질 곳을 찾아 발걸음을 재촉해야 하는데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고 호흡하기가 점점 어려워 졌다. 고산증 증상이였다.        
 
도움을 청하고자 거리에서 제일 불이 밝은 고급스러워 보이는 호텔로 들어갔다. 로비에서 구수하게 들려 오는 한국말, 한국 아저씨 여러명이 차를 마시며 담소중이셨다. 그 분들께 인사를 드리고 도움을 청하자, 새파랗게 입술을 보라며 서둘러 그 분들의 산소 스프레이를 내어 주셨고 숨쉬기가 한결 나아 졌다. 덕분에 푸른색의 입술과 손톱이 본연의 붉은빛을 찾아갔다. 그분들 덕분에 목숨을 구한 것이 나 다름이 없는 나는 감사 인사를 드렸고 쏟아지는 질문에 하나하나 다 답해드렸다. 어린나이에 겁도 없이 혼자 여행을 한다는 걱정스러운 말과 함께 용감하다는 칭찬과 응원의 말이 보태졌다. 으쓱한 기분도 잠시 어디에 묵을 것이냐는 질문에 안그래도 오늘 묵을 곳이 없어 걱정이라는 말씀을 드렸더니 아저씨 한분께서 이 호텔에도 도미토리가 있으니 확인해 보라는 것이다. 
 
그 호텔에서 예산을 조금 초과한 8인실 도미토리 방, 매트리스가 푹 꺼진 침대 하나를 배정 받고 약60시간 만에 나는 허리를 펴고 다리를 뻗어 잠을 청할 수 있었다. 내 작은몸 하나 맘 편하게 눕힐 곳이 있다는게 얼마나 크나큰 행복인지 깨달은 라싸에서의 첫날밤. 내가 사서 고생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고행중일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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