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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지사 새옹지마”라는 말을 인생의 모토로 삼고 모든 일을 “흘러가는 대로” 받아들이며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이 자세로 2013년도 역시, 힘차게 출발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지난 15년간 이민 컨설팅 업무를 지속적으로 해오다 보니, 제 머릿속엔 “VISA지사 새옹지마”라는 말로 바뀌어 인식되어 있더군요. 어떻게든 승인 받고자, 앉으나 서나 승인생각을 할 정도로 갖은 힘을 다 써서 고군분투했건만, 결국은 기각이 되었던 케이스들을 겪으면서 문득 내린 결론. “그래. 비자문제 역시 다 새옹지마인 거지. 승인만이 정답이 아닐 수 있는 거야. 최선을 다했지만, 우리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나온 결과가 기각이라면, 그것 역시 전화위복, 새옹지마가 될 수 있는 걸 거야…”
비단 다음의 이야기들만이 그런 본보기는 아니겠지요?
워크비자 기각이 영주권으로 이어지다
한쪽 문이 닫힌다는 말은 다른 한 문이 열릴 수 있는 말과 같다고 하지요.
약 4년 전, A님은 워크비자가 기각된 상태에서 저를 찾으셨습니다. 아이들과 한국으로 돌아가려다가 제 평판을 듣고 마지막 카드가 없을까 해서 말이죠. 저는 워크비자를 재시도하기 보다는 장기사업비자를 권했고, 그 분은 이 비자를 신청하여 결국, 승인을 받아 체류를 이어갈 수 있게 되셨답니다. 비록 영주권 신청자격이 사업 2년 후에라야 주어지는 장기전인 장기사업비자이긴 합니다만, 단박에 3년의 체류가 확보되었다는 사실에, 그리고 한국에 돌아가지 않고 뉴질랜드에서 자기사업하며 영주권의 기회를 노릴 수 있다는 점에 고객과 저는 참으로 기뻐했었지요. 게다가, 그 실패했던 워크비자가 혹여 승인되었다해도, 기간이 얼마나 나왔을지도 몰랐고 또한, 고용주의 영주권 서포트를 “해바라기” 해야 하는 기술이민 카테고리로만 승부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을 피했다는 점에서 워크비자 기각이라는 일이 새옹의 말이었구나 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던 케이스였습니다.
이 분, 드디어 작년 연말에 영주권까지 다 받으셨습니다.
장기사업비자 기각이 불러온 행운
자영업 경력도 충분하고, 사업아이템도 안전하며, 게다가 계획한 뉴질랜드 사업과 한국의 사업 경력의 연관성도 확실하게 매치가 되는 B님. 이 분의 장기사업비자 기각과 그 이후의 타 카테고리 비자 승인에 대해 떠올리자면, 만감이 교차한답니다.
처음엔 불행도 이런 불행이 없다고 받아들였던 담당이민관 배정. 하필이면, 사소한 일에 목숨 걸기의 달인 중에 달인이 걸렸을까 하면서 심사를 기다렸더니, 정말이지 비상식적인 것까지 집요하게 잡아내고 트집을 잡더니 결국, 기각레터를 저희에게 선물하더군요.
하지만, 그 이민관은 불행이 아니라 행운의 화신이었다는 것을, 몇 달 후에 다른 카테고리로 재 신청하여 장기사업비자가 아닌 다른 비자승인을 받은 후에야 증명이 되었습니다.
영주권이라는 산을 오르는 등산로가 한가지 길만 있는 건 아니라는 걸, 이 분의 케이스를 통해 다시 한번 경험한 경우였답니다.
영주권을 접으니 타국이 보이더라!!
오클랜드 대학교 상대와 IT관련코스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C님은 안타깝게도, 고용제의를 찾지 못한 채로 잡오퍼 없이 기술이민을 통한 영주권에 도전해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뉴질랜드는 참으로 매정했습니다. 여기서 장장 7년을 유학한 이 인재를, 단지 당장 지금 이 순간에 이민부가 인정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 젊은이를 원하지 않더군요. 설령 취업을 해서 영주권을 받는다 하더라도, 영주권 받자마자 그 즉시로 그 일터를 그만 두어도 영주권엔 아무 문제가 없는 이런 아이러니한 법 때문에 이렇게 수많은 꿈나무 인재들이 뉴질랜드에 정착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이 나라 총리께선 아실런지 무척 궁금합니다.
허나, 역시, “VISA지사 새옹지마”라고, C님은 눈물을 머금고 발길을 돌려 싱가포르를 택했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그 곳은 달라도 너무 달랐습니다. 직장을 구하자마자 신청한 영주권이 한달 만에 나오더니, 근무 1년이 지나자 싱가포르 정부에서 먼저 이 분에게 시민권취득을 제안하고 나왔더랍니다. “당신과 같은 인재는 우리 나라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라 시민권을 드릴 테니 제발 영구히 저희 나라에 머물러주세요.”라고 하면서 말이죠 !!
내친 김에 뉴질랜드 정부에 제안 드려 봅니다. 뉴질랜드에서 중고교 몇 년간 유학 후 뉴질랜드 대학교를 졸업하는 그런 친구들에게는 잡오퍼니 뭐니 다 필요없는 “유학생 특별우대 영주권 카테고리”를 만들어서 이런 유학생 젊은이들로 하여금 뉴질랜드에 영구히 정착할 수 있는 그런 대접을 해주었으면 좋겠다라고 말입니다.
이 외에도 참으로 많고도 다양한 기각이나 잘못된 케이스들을 접하면서 늘 저는 이런 생각이 드네요.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되, 결과는 우주의 뜻, 하늘의 뜻이니 너무 절망도 실망도 말자고 말입니다.
오늘, 따뜻한 차 한잔 들고, 김광석의 “일어나” 들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