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명절은 벚꽃이 만발하는 추석이었습니다. 작년에 비해 올해는 일요일이 추석이라 마켓과 식당, 야외에서 가족이나 단체로 명절을 즐기시는 모습들을 보았습니다.
한국의 명절이라면 흩어져 있던 가족들이 고향을 찾아오고 집집마다 지글지글 전 부치는 냄새와 선물 보따리를 들고 찾아오는 친지들의 모습들까지 고향의 따뜻함을 안겨줍니다. 가을에 첫 수확한 햅쌀과 햇 과일들로 차례상을 차려 정담을 나누며 음식도 나누어 먹고 집집마다 “도야!! 윷이야!!!” 외치는 소리가 담장을 넘을 정도로 아주 신나는 명절의 풍경을보게 됩니다. 정이 잔잔히 배여나는 시골 고향의 모습이 바로 우리가 바라던 명절의 모습이 아닐까요?
하지만 주방을 차지하고 계시는 우리 여왕님들에게는 아주 큰 스트레스를 주는 날이기도 하지요. ㅠㅠ
밤을 꼬박 세우며 음식 만들고, 꼭두 새벽에 일어나 차례상 준비하고, 성묘다녀 오자마자, 점심상 차리고, 치우고 나면 또 저녁상 차리고 밤늦도록 손님접대에, 몸은 지치고 힘들어 온 삭신이 쑤셔오며 전신 골 관절이 제발 살려달라고 아우성을 칩니다.
졸음에 차오른 눈꺼풀은 떠지지도 않아서 주방 한켠에서 졸기 일쑤입니다. 겨우 치우고 잠자리를 찾아서 들어오면 미운 오리새끼 마냥 팔자좋게 코를 드렁드렁 골며 퍼질러 자고 있는 남편의 모습!. 하.!!
“뭐! 평생을 손에 물한방울 안 묻히게 해 준다구” “이럴때 좀 도와주면 손에서 쥐라도 나나” 요럴때 정말 정말 경상도 말투로 “그냥 마, 한대 팍 쌔리뿌까 보다!”라는 말처럼 정말 한대 후려치고 싶은 마음이 불쑥 올라오죠. 하하하!
저두 맏 며느리로 살아오면서 겪였던 일들인지라 많이 공감하게 되는데요. 이제는 그 때가 가끔식 그립기도 하더군요.
동서들과 함께 만나서 음식도 만들고, 삶의 이야기와 자녀들 얘기 그리고 가금씩 시집 흉도 보면서 말이죠. ㅎㅎ
처음 시집와서 음식을 배울 때는 너무 까다로운 저 때문에 전하나 뒤집을 때에도 제 눈치를 보곤했었는데 긴 세월동안 단련된 지금은 두 동서가 손발을 맞추어서 음식을 맛깔나게 차려낸다는 소식에는 칭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호호홍.. 오늘은요. 추석음식의 메인인 송편을 함께 만들어볼려고 합니다.
“어, 추석이 벌써 지났어? 하면서 송편도 못 드신분들이 있으시다면 오늘 가족들과 함게 오손도손 둘러앉아 송편을 한번 빚어 드셔보시면 어떠시겠어요?
저 우렁 각시 스타일 ~~로 함께 만들어 보겠습니다.
<재료 준비: 4인 가족 기준>
>> 곱게 빻은 쌀가루 1kg, 팔팔 끓인물 전체 360g 정도, 자색 고구마가루 3스푼을 준비. (구입: 떡집 & 슈퍼)
>> 속에 넣을 소는, 여러가지 씨앗들 두줌과 통깨 3줌정도, 흑설탕 100g, 황설탕 200g, 시나몬 가루 1스푼, 고운 소금 아주조금
a. 먼저 냉동된 쌀은 미리 꺼내여 잘 해동시켜 주신 다음 쌀가루 500g씩 나누어 한쪽엔 자색 고구마 가루를 넣습니다.
b. 넓은 볼 위에 채를 얹은 후 쌀가루를 부드럽게 돌려가며 곱게 채에 내려주세요.
c. 쌀가루 정 중앙에 구멍을 낸후 뜨거운 물을 180g 정도 나누어서 아주 조금씩 부어가며 익 반죽을 하시는데 정말 중요한건 반죽의 농도를 손 끝에서 느껴야 합니다. 너무 되직해도 안되고, 쌀가루가 손에 들러 붙어도 안되는 만큼 반죽의 감각이 부드럽게 손 안에 쏘옥 들어오는 느낌이면 아주 잘된겁니다. 랩을 씌워서 30분가량 두시면 쫄깃해집니다.
d. 씨앗, 깨, 설탕, 소금을 함께 모아서 믹서에 넣고 곱게 갈아 시나몬 가루를 넣어서 준비합니다.
e. 이제 조금씩 떼여 동그랗게 만들어 소를 넣고 예쁘게 만들어 주세요.
f. 스팀에 잘 찌신다음 꺼내여 참기름을 발라 윤기를 내시고 식혀서 맛있게 드세요.
Tip>> 반죽의 물은 아주 조금씩 부어 주셔야 실패하지 않습니다. 가정에서 녹차 가루나. 또는 당근즙, 비트물을 사용하셔도 됩니다(데워서). 단것이 싫으시면 소량의 꿀, 콩, 검은깨, 견과류만 넣으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