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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0 개 3,322 NZ코리아포스트
“또 새로운 하루를 맞이할 수 있게 해 주심을 감사합니다”

나이무게가 더해지면서 마치 죽음에서 깨어나듯 다시 시작되는 아침이 늘 새롭고 고마워 저절로 나오는 감사의 기도다.

여명을 가르고 힘차게 솟아오르는 태양을 마주하면서 마치 나 혼자만의 특혜인양 벅찬 감동으로 가슴이 떨려온다. 비록 촉촉하게 대지를 적시며 비를 뿌리는 음울한 느낌의 새 날일지라도 어제와 다르지 않게 몸을 움직일 수 있다는게 너무나 고맙다. 이제 쓸 만큼 써버려서 다 낡아버린 기계처럼 여기저기 고쳐가며 덧칠하듯 부실하게 살아가지만 아직 남아있는 건전한 사고(思考)의 여백에 희. 노. 애. 락을 담으며 삶을 음미할 수 있다는게 얼마나 다행인가?

댓돌밑에 함초름이 젖어 웃는 작은 들꽃들. 부지런함을 과시하듯. 이른아침 한발 밖을 나서자마자 반기는 것도 즐겁고. 싸-한 바람에 ‘아직도 춥구나’라며 옷깃을 여미는 몸짓도 건강한 삶의 희열이기에 감사하다. 그져 너무나 당연하고 아무것도 아닌 평범한 일상들임에도 하루하루 더 깊고 찐하게 감사함으로 다가드는게 아마 나이들어 늙어가는 일인가보다.

배배꼬여 영영 풀리지 않을 것처럼 더러 서먹해져있던 그 누구와의 감정도 언제 풀렸는지 모르게 헐거워져 아쉬운 추억으로 떠 오르고. 그립고. 보고싶고. 이야기 하고 싶고.. . .

헐레벌떡 숨돌릴새도 없이 앞만보고 달려 온 이 길은 무슨 길인지? 쉬엄쉬엄 천천히 걸어와도 어차피 오고야마는 길을 뭐가 그리도 바빠 서둘러 달려와 이제야 뒤돌아보는가? . . . 화려한 분꽃단장 멋있는 외출도 해 보려했는데 음지의 사나운 바람속에서 그냥 여기까지 흘러 와 버렸다. 저-기 바라보니 찍힌 발자욱도 세월이란 회오리에 지워지고 길다란 그림자를 드리운채 혼자 서 있네. 이제 오독하니 웅크려 앉은 내 작은 터전, 그런데 노인들 스스로가 말 했단다 “인생은 칠십대가 가장 행복한 때”라나. 일본 노인들 설문 조사에서 나온 답이란다. 모든 것에서 놓여난 자유로움과 허허실실 노여움 없이 살 수 있는 때라서 그랬을까? 하루하루를 금쪽같이 귀하게 여기며 그 어느때 보다 값지게. 그리고 기쁘고 감사하며. 삶 자체를 뜨거운 희열로 받아드리기 때문이리라.

“자살을 뒤집으면 ‘살자’”가 된다고 외치던 ‘행복 전도사 최 윤희’씨가 심한 지병의 고통을 이기지 못 해 자살을 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만감이 교차했다. 얼마나 통증이 심했으면 ‘살자’를 스스로 뒤집고 자살을 택했을까?

이제 열매 잎새 다 떨구고 헐벗은 나목으로 혼자 남았지만 어차피 인생은 그러한 것. 투정도 하지 않으련다. 세상이 베푸는 아름다움을 여과없이 만끽하면서 따뜻한 가슴으로 그런 세상을 한껏 끌어안으며 살련다,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새로운 봄을 맞았다.

초롱초롱 무수한 보라색의 앉은뱅이 꽃들속으로 걸어들어가면 메말랐던 가슴이 촉촉한 행복으로 가득 차 오른다. 아무도 돌본이 없는 자연속에서 스스로 태어난 보잘 것 없는 생명이지만 흙냄새 바람을 벗 해 피어난 꽃들은 손대지 않은 자연 미인처럼 순수해서 더 정이간다. 무디어진 청각으로 그들이 속삭이는 아름다운 화음의 노래를 듣는다. 희망을 속삭이는 잔잔하고 고운 노래가 바람타고 날려와 귀를 간지럽힌다.

인위적으로 돌봐주는 정성드린 꽃이기보다 그렇게 소박한 들꽃처럼 그들을 닮아 살고 싶었다. 아무데서 피어나도 환하게 웃고사는 가냘픈 야생화로 살고 싶었다. 하지만 세상 모진 바람에 시달려 거친 억새풀로 살아 온 것 같아 조금은 부끄럽다. “인생은 모두가 그런거야. 헝크러진 실타래를 풀어가듯 그렇게 수수께끼로 살다 가는거야” 누군가가 그렇게 말해 주어 위안을 받는다.

벌써 봄이 집 안 깊숙히 들어 왔는데도 바람이 차다. ‘봄바람은 첩의 바람이라던가?’ 옷 속으로 파고드는 얄미운 바람속에서 그 꽃들을 마중하며 살아 있음을 환희하는 아슬아슬한 내 삶.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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