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문을 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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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문을 열고

0 개 1,804 안진희
이걸 어쩌나..

눈물 나게 추운 이곳의 겨울을 걱정 없이 날 수 있게 해주던 온돌매트가 고장이 나고 말았다. 잘 쓰고 있던걸 옆 방으로 옮겨 깔았더니 켜는 순간 퍽 하고 나가버리는 게 아닌가. 어째 다른 집들은 변압기를 쓰더라니..

이불을 안 덮고 자는 아들은 그 덕에 추운지 자다가 자꾸 깨서 칭얼거린다. 나도 춥다고 잔뜩 웅크리고 잤더니 하루 종일 뼈마디가 어찌나 쑤신지.

처음 뉴질랜드에 왔던 해 겨울은 어떻게 그렇게도 춥던지. 아파트라 덜 춥다는데도 몸에는 늘 냉한 기운이 떠나지 않아 겨우내 무기력하게 하루하루를 보내야 했었다. 전기세가 무서워 핀 수가 작은 걸로 장만한 코딱지 만한 전기 히터는 등짝을 바짝 대고 있어야 겨우 등판만 따뜻해졌고, 전기 장판은 비싸기만 한 것이 피를 말린다는 소문 탓에 당최 누워있어도 찜찜하기만 했다. 집 안에서 두꺼운 양말에 두꺼운 옷, 그것도 모자라 잠바까지 입고 있어야 하는 것도 적응이 되지 않아 어찌나 불편하던지.

그렇게 불우하게 겨울을 몇 해째 나다가 어느 분의 집에서 처음 가스 히터를 접했을 때의 느낌이란. 정말이지 신세계가 따로 없더라. 한국에서는 어디 동네 학원이나 가야 볼 법한 가스 히터가 어찌나 감사한 존재이던지. 좁은 집이라 잠깐만 켜놔도 공기 전체가 훈훈해지니 정말 세상 살만하더라.

그런데 그 가스 히터라는 게 냄새가 좀 나서 차마 잘 때는 키고 잘 수 없었는데 작년 겨울 어느 분의 집에서 온돌 매트라는걸 처음으로 경험하고는 눈이 번쩍 뜨이더라. 아. 이렇게 좋은걸 여태 나만 빼놓고 다들 쓰고 있었나? 시티 촌놈이 따로 없군. 나만 모르고 그렇게 춥게 살은겨.
이건 무슨 찜질방을 옮겨놓은 듯이 뜨끈함이 뼈 속까지 파고들고, 공기 건조해질 걱정을 하지 않고도 따뜻하게 아들을 재울 수 있으니 이렇게 감사한 아이템이 있나.

그러니 자꾸 이 집 저 집 다니면서 구경도 하고 사람도 사귀고 그래야 하는데 시티에 박혀서 젊은 애들끼리만 수군덕거리니 짬밥 되는 내가 제일 잘 나가는 줄 아는 수 밖에..

이곳의 인연이라는 게 만나서 마음 좀 열었다 싶으면 헤어지게 되는 경우가 빈번하니 남아있는 입장에서 늘 가슴 아프고. 그런 생활이 반복되다 보니 먼저 이민 오신 어른 분들께서 ‘여기서는 한 두 가정하고만 친하게 지내면 된다’라고 하시던 말씀에 절실히 공감해 조용히 신랑과 둘이 놀며 살기로 다짐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아이를 놓고 그 아이를 삼대독자로 키우기로 생각하고 나니 그 생각이 달라지더라.

외딴 곳에서 형제가 없으면 친구라도 많이 만들어줘야겠다는 생각에 이제는 발 벗고 나서서 여기저기 쫓아 다니고 있다. 그 덕에 아들은 또래 친구들이랑 어울려서 놀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나 또한 다른 엄마들과 어울리면서 많은걸 알아가고 있어 더욱 즐겁다.

내가 만드는 월남쌈이 제일 맛있는 줄 알았는데 친구 엄마가 만들어준 월남쌈을 먹어보니 여태까지 내가 만든 건 쌈도 아니더라. 김밥을 좋아해 자주 먹고 싶어도 신랑이 별로 안 좋아해 잘 못 해먹었는데 한 친구네 놀러 갔다 얻어먹은 김밥이 너무 맛있어 그대로 말아줬더니 신랑도 좋아라 한다. 신랑은 김밥을 별로 안 좋아하는 게 아니라 내가 싼 김밥을 별로 안 좋아했던 것이다. 나도 나름 잘 돌아다닌다 생각했었는데 어쩜 다들 나만 빼놓고 그렇게 좋은 곳들을 다녔는지 뒤 늦게 아들 데리고 여기저기 쫓아 다니기 바쁘다. 살림살이들도 어찌나 편하고 유용한 것들이 많던지 다들 편하게 쓰고 있었는데 나만 무식하게 고생하고 있었더라.

아들아, 너는 이별이 두려워 만남의 기회조차 가지지 않던 어리석은 엄마처럼 되지 않아주겠니? 마음의 문을 열었다 상처 받을까 두려워 아예 거리를 유지하는 그런 사람이 되지 말아 주겠니? 부디 사람들과 얽혀서 많은 걸 배우고 커나가는 그런 사람이 되어 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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