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너는 자랑스런 한국인이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아들아 너는 자랑스런 한국인이다

0 개 2,135 안진희
동글동글 큰 눈에 갸름한 얼굴. 뽀얀 피부에 우월한 기럭지. 월령에 비해 말도 잘하는데다 개월 수도 비슷한 여자 아이를 만났다. 카시트에 나란히 앉혀 놓으니 우리 아들 그래도 남자라고 과자도 건네주고 책도 나눠주고 지 먹던 우유까지 양보한다. 운전하면서 룸미러로 힐끗힐끗 훔쳐보니 아주 흐뭇한 풍경이 아닐 수 없다. 심하게 앞서가는 이 엄마는 둘이 사이 좋게 커서 서로 사귀게 되는 상상을 살포시 해본다.
 
이런 이런. 이제 겨우 19개월 된 아들을 놓고 벌써부터 여자 친구 생각이라니.

솔직히 말하자면 언젠가 한번 꽤나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다.

아들은 이곳 뉴질랜드에서 키위들과 섞여 자라면서 과연 어떤 여자를 만나서 결혼하게 될까. 눈이 파란 키위 여자를 데려오면 어쩌지? 그래 뭐 요즘 세상에.. 음… 그런데 우리 아들은 삼대 독잔데…. 음….. 음……

그럼 한국 여자는? 교민 사회가 좁아 섣불리 사귀기가 힘들다는데 이 틈바구니에서 인연을 잘 만날 수 있을까.. 남들은 교육 때문에 나온다는데 우린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나.. 아…

그래! 엄마인 내가 나서야겠어! 지금부터 비슷한 또래가 있는 집들을 찾아서 친하게 어울리다 보면 자연스레 기회가 많아지겠지. 거 왜 드라마를 보면 엄마 친구 딸이랑 어려서부터 친하게 지내다 좋아져서 결혼하고 그러는 스토리가 많지 않은가.

흠. 이것 참 거국적인 장기 플렌이 따로 없네.

원래 엄마들 모임에 처음 나갈 때 생각은 또래 형들 만나서 같이 어울려 잘 놀면 좋겠다 싶은 생각이었는데 어느새 미래 며느릿감을 점지하러 다니고 있으니..

한국이 아닌 곳에 사느라 애를 키우면서 하지 않아도 될 고민이 배로 느는 것 같다.

아들이 자라 학교에 가서 키위 친구를 데려왔는데 뭔 말인지 못 알아 먹으면 어쩌나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키위 친구한테는 뭘 대접해줘야 하나는 걱정을 넘어 스트레스가 될 지경이다. 학교 도시락은 뭘 싸줘야 하지? 애들이 도시락 가지고도 놀린다는데..

여기서 나고 자랐어도 한국말 써가며 자라놨으니 처음 유치원에 간 아이들이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얘기가 주변에서 들려온다. 이 어린 것이 겪지 않아도 될 스트레스를 부모가 남의 나라 온 덕에 괜히 고생시키는거 아닌가 싶어 마음이 짠하다.

노랑 머리 아이들 틈에서 항상 자신은 다르다라는 생각에 왠지 기가 죽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까지 드니.. 아주 혼자서 별별 소설을 다 쓴다.

한국에서 학교 다녀도 놀림 받는 아이들이 있고, 괴롭힘 당하기도 하고, 영어 스트레스며 공부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라는데 어디서나 다 하기 나름이고 지가 알아서 잘 할텐데. 누가 삼대독자 아니랄까봐 이 걱정, 저 걱정 아주 그냥 걱정이 늘어지신다.

이 극성스러울 정도의 걱정과 또래 친구들을 만들어주려는 노력은 어쩌면 아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에서 나온 것일지도 모르겠다.

더 이상 놓을 자신이 없어 그냥 삼대독자로 키우겠다 결심했기에. 형제 자매가 없어 얼마나 외로워할 지 알기에. 동생 안 만들어줬다는 원망을 조금이라도 덜고 싶기에. 자신이 다른 존재로 살아가야 하는 키위 사회에서 낳아놨기에. 커 가면서 평생 정체성에 혼란을 겪으며 힘들어할 것이기에.

이런 생각들을 마음 속에 새기며 한국 밥 먹이고 한국 말 가르치면서 키우면 자랑스러운 한국 인이라는걸 잊지 않고 커나갈 수 있을까? 한국인이라는 주체성을 잃지 않은 채 당당하게 키위 사회에서 어울려 살아갈 수 있을까?

흠. 이거 참 대단한 독립투사의 후예가 따로 없네.

그래 아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저 건강하고 바르게만 커다오! 그러면 자연히 좋은 친구들과 좋은 짝을 만날 수 있겠지?

한땐 강남스타일

댓글 0 | 조회 2,572 | 2012.10.25
참 별일이네… 며칠 전 해먹은 쌈밥에서 신랑이 먹다 남긴 실파 한 줄기가 유난히 먹어보고 싶길래 한번 먹었었는데 그 맛이 자꾸만 생각난다. 뭔가 알싸… 더보기

내 청춘을 돌려다오

댓글 0 | 조회 2,540 | 2011.12.23
20대 적 소시적에 그래도나 먹어줬네미모몸매 중간은가 대한민국 표준이라 따라다닌 남자들이 많잖아도 적진않네 때됐구나 신랑만나 인연인가 결혼하고 꿀맛같은 신혼시절 … 더보기

완벽한 엄마 권하는 사회

댓글 0 | 조회 2,381 | 2012.08.28
쭉 뻗은 키에 늘씬한 다리를 자랑하며 돌쯤 되어 보이는 아들을 옆구리에 척하니 걸쳐 안은 모습이 화보에서 금방이라도 튀어나온 것 같다. 똑같이 쫄바지를 입고 어그… 더보기

엄마 미안해. 그땐 몰랐어

댓글 0 | 조회 2,364 | 2013.08.27
‘으아아~ 엄마 무서워! 파리 파리!’ ‘엄마가 파리는 무서운거 아니랬지? 파리는 그냥 드러운거야. 무서워하지 말고 얼른 잡아!&… 더보기

살다보면 알게되는 것들

댓글 0 | 조회 2,363 | 2012.09.26
참으로 오랜만에 세 식구가 함께 제대로 된 레스토랑에 가서 근사한 브런치를 시켜먹는데, 딸려 나온 소스를 맛보던 신랑이 대뜸 묻는다. ‘이거.. 사우전… 더보기

배은망덕도 유분수라지

댓글 1 | 조회 2,303 | 2013.01.31
이놈의 새들은 생각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기껏 빵을 줘서 잘 얻어 먹었으면 감사하다 몇 번 지저귀고 가면 될 것을 그렇게들 생각 없이 똥들을 퍼질러 싸대고 가면… 더보기

살다보면 잊혀지는 것들

댓글 0 | 조회 2,203 | 2012.10.10
집에 들어와보니 식탁 위에 먹다 남은 요플레 하나가 놓여있다. 아들의 숟가락이 꽂혀 있는 걸로 봐서는 분명 아들이 먹다 남겨놓은 듯 한데.. 참 이상하다. 어제 … 더보기

곰 세마리에 대한 고찰

댓글 0 | 조회 2,181 | 2012.04.12
곰 세 마리가 한 집에 있어. 아빠 곰. 엄마 곰. 아기 곰. 아빠 곰은 뚱뚱해. 엄마 곰은 날씬해. 엄마 곰은… 날씬하다네… 어디서 관… 더보기

현재 아들아 너는 자랑스런 한국인이다

댓글 0 | 조회 2,136 | 2011.11.23
동글동글 큰 눈에 갸름한 얼굴. 뽀얀 피부에 우월한 기럭지. 월령에 비해 말도 잘하는데다 개월 수도 비슷한 여자 아이를 만났다. 카시트에 나란히 앉혀 놓으니 우리… 더보기

못난 초보 엄마는 오늘도 운다

댓글 0 | 조회 2,121 | 2011.11.09
“우엉.. 엄마도 죽겠다고… 너만 힘든거 아니라고… 나도 힘들어 죽을거 가터.. 엉엉…” 짜증에 겨워서… 더보기

너도 한번 나아봐

댓글 0 | 조회 2,110 | 2013.03.13
TV 프로그램을 보는데 사람 많은 마트에서 한 아이가 엄마를 잃어버려서 울고 있는데 극적으로 엄마가 나타나 모자 상봉하는 모습을 보고는 여주인공이 “난… 더보기

엄마라는 이름으로 에너지 업!

댓글 0 | 조회 2,031 | 2011.12.14
좋은 재료만 골라 정성껏 만든 밥을 삼시 세끼 대령하고, 매일 같이 재미난 곳에 가서 신나게 놀아주니 신선 놀음이 따로 없을 것 같은데 왜 짜증이 나는 건지 참 … 더보기

정말 일부러 그러는걸까

댓글 0 | 조회 2,007 | 2012.04.24
‘엄마 일나! 엄마 일나!’ 밤새 코가 막혀서 뒤척였으면 좀 더 잘 법도 한데 어김없이 일어날 시간에 눈을 뜨고는 엄마도 일어나라고 재촉이다… 더보기

올해에는....

댓글 0 | 조회 1,994 | 2013.01.16
‘거기거기~ 왼쪽에 거 아이패드 선에 꼽고, 오른쪽에 가서, 거 오른쪽 옆에 보면 제일 위에 버튼 있재, 그거 한 번, 두 번, 세 번 누르면 피씨라고… 더보기

남겨지는 것에 익숙해지기

댓글 0 | 조회 1,990 | 2012.09.12
다른 아이들 틈에서 함께 신나게 운동하던 아들이 문득 넋을 놓고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다. 저 어린 것이 프로그램에 같이 오던 단짝 친구가 없어져서 빈자리를 느끼… 더보기

너랑 나랑은 그렇고 그런 사이니까

댓글 0 | 조회 1,989 | 2012.06.13
“크아~ 따뜨거워~” 뜨끈한 국물을 들이키면서 연신 감탄사를 내뱉는다. ‘따뜨거워’란 말이 아직 짧은 아들이 &lsqu… 더보기

산 넘어 산이로구나

댓글 0 | 조회 1,971 | 2012.05.09
으아아아악! 아들놈이 달려오며 ‘똥, 똥’하고 외치길래 뭔가 싶어 돌아보니 헉… 왠 똥 덩어리 하나가 덩그러니 마루 위에 놓여져… 더보기

쿨하게~ 쿨하게~

댓글 0 | 조회 1,965 | 2011.11.09
“아~ 맛있는 밥이당. 냠냠 맛있게 먹자아~” 즐겁고 의욕 충만하게 시작되는 식사 시간이다. “야아~ 왜에~ 좀 먹어보자아~ 엄마… 더보기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댓글 0 | 조회 1,963 | 2012.02.14
‘퍽! 퍽!!’ ‘아아아아악~~’ 헉. 또 맞았다. 아들의 친구는 얌전하고 조용하던 아이였다. 예쁘장하게 생긴데다 개월… 더보기

그 곳에 가고 싶다

댓글 0 | 조회 1,916 | 2012.11.28
찜 요리의 계절이 돌아 왔단다… 신선하고 다양한 재료에 비법 양념과 정성을 더하니 손님들이 몰려드는 건 당연지사라나.. 매주 거의 빼놓지 않고 보는 … 더보기

인간은 진화한다

댓글 0 | 조회 1,899 | 2012.05.23
‘이거 봐 이거 봐. 내가 이럴 줄 알았어! 엄청 무겁다 했어~’ 쇼핑몰에 놀러 간 김에 마트에서 체중계를 하나 꺼내 들고 아들의 몸무게를 … 더보기

일상 탈출 프로젝트

댓글 0 | 조회 1,893 | 2012.01.18
드디어 오늘이다. 애들 없이 엄마들끼리만 만나서 송년회를 하기로 약속한 바로 그날이다. 한 엄마가 하루 저녁만이라도 아이들 떼놓고 만나서 우아하게 칵테일도 마시고… 더보기

내려놓음에 익숙해지기

댓글 0 | 조회 1,889 | 2013.06.25
어머니! 어머니! 나에게 티끌 하나 주지 않는 걸인들이 내게 손을 내밀면 불쌍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에게 전부를 준 당신이 불쌍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 더보기

세상에서 가장 만만한 이름, 엄마

댓글 1 | 조회 1,873 | 2012.11.14
쉬하러 화장실에 들어간 아들 녀석이 한참이 지나도 나오질 않는다. “아들~ 뭐해? 쉬 다했어?” “아~” 쏴아~ &he… 더보기

정말 다 듣고 있었던거니

댓글 0 | 조회 1,861 | 2011.11.09
아… 며칠째 잠 못 이루고 뒤척거리는 밤이 이어지고 있다. 밤중 수유를 끊어야지 라고 결심한 뒤부터 이런 저런 걱정에 잠까지 설칠 지경이라니&hell…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