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 그 비취에 가면.....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320] 그 비취에 가면.....

0 개 2,510 코리아타임즈
처음에 그 곳을 찾았을 땐 단순히 집에서 가깝다는 지리적인것 말고 달리 갈만한 그럴 듯한 곳을 찾지 못해서였는데 이제는 정이 들대로 들어서 헤어질 수 없는 친구처럼 너무나 좋아서 달려가곤 한다.

  갈 때마다 새로워지는 재미와 밀림같은 나무숲을 꾸불 꾸불 내려가는 순간부터 내 가슴은 구멍이 뚫려 시원한 바람이 넘나드는걸 알게 된다. 고목들이 어우러져 내뿜는 신선한 공기, 차창을 활짝 열어 놓으면 저절로 삼림욕이 되고 문명의 충격과 사람들이 주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원시로 돌아가는 순수함을 맛본다.

  광능 수목원을 온 듯한 착각에 고국을 그리는 향수의 목마름을 잠시 달래기도 하면서…, 속진을 멀리한 자연속에서 비치에 닿기도 전에 벌써 반쯤은 취한 듯 몽롱해져 까마득히 현실을 잊어버리게 된다. 방금 도심을 벗어 났는데 아득한 딴 세상에 온 듯한 이질감도 마음을 바꾸는데 한 몫을 더 하고. “와우 멋져라. ”
  
  오목하게 작고 아담한 비치, 찾아오는 사람도 많지 않아 늘 조용해서 더욱 좋다. 물이 빠져나간 바닥엔 꺼칠한 굴껍대기며 조개껍질들이 밟혀서 발 딛기에는 사납지만 그것들이 있어 바다다운 갯내음이 신비스럽게 후각을 자극하질 않는가. 너무 어려서 물따라 미쳐 못 내려간 아주 작은 게를 만나기도 하고 숨쉬는 고동을 만나 바다속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수평선만 보이는 큰 바다는 너무 아득해서 웬지 모르게 슬픔이 밀려 오는데 저편에 어딘지 모를 육지가 보이는 것은 마치 강건너 마을 친구를 생각하게 하는 정스러움이 있어서 좋다. 왼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하얀 나무 울타리가 쳐진 언덕길을 따라 산속으로 드물게 네 채의 그림같은 집이 숨은 듯 보인다.

  삼태기속 같은 비치 오른쪽 산은 금방 내려온 길이 분명 거기에 있을텐데 숲에 묻혀 사라졌고 높게 막혀 버린 산허리에 하얀 이층집 하나가 보일 듯 말 듯 비치를 향해 박혀있다. 파도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이 들면 무슨 꿈을 꿀까? 길 아래 나무사이엔 굽어보듯 비스듬히 벤치가 하나 심심하게 놓여 있다. 연인들이 은밀하게 사랑을 나누기에 좋을 듯 싶지만 대로에서도 뽀뽀를 하는 이 나라 문화이니 그곳은 언제나 임자가 없어 썰렁하다.

  타는 사람이 없는 세 개의 그네도 심심하긴 마찬가지. 아이처럼 거기 매달려 앉아 흔들흔들 움직여도 보고 몸을 뒤로 젖히고 하늘을 쳐다보면 또 하나의 무한한 푸른바다가 열려 있어 문득 풍덩 빠져 보고 싶다는 충동을 받는다. 내가 마지막에 가는 하늘나라가 저 빛나는 곳이라면 혼자 가는 죽음이 외롭지도 두렵지도 않겠다는 부질없는 생각도 해본다.

  따끈따끈한 양광에 잠시 몸을 맡기고 바다에서 불어오는 싸한 바람을 맞으면 졸도 할 것같은 짜릿한 흥분 속에 현실을 몽땅 잊어버려 머리가 가벼워진다. 입구 나무숲에 음습하게 들어 앉은 외딴집. 언제봐도 빈집처럼 쓸쓸했는데 웬일일까 파란색 페인팅이 선명하다. 「비치홀」이란 하얀 간판 글씨도 산뜻하다. 왜 하필이면 파란색일까? 나무숲에 대비되는 빨강이라던지 그러면 동화속의 집처럼 더욱 재미있었을텐데……,  밤이면 숲속 요정들이 모여서 멋진 춤파티라도 벌리며 놀다가는 집일까?

  어디서 나타났는지 검은 오리가족 한무리가 뒤뚱거리며 지나가는 보료같은 잔디밭은 색종이를 뿌려 놓은양 난쟁이 꽃들로 온통 노오랗다. 왼쪽 벼랑끝에서 돌아 나오는 낚싯꾼. 거기가 늘상 가보고 싶어 궁금했는데 낚시터가 있었구나. 들고 나오는 가방이 제법 묵직한 걸 보니 수확이 좋았나보다.

  저녁 무렵이면 개를 데리고 산책 나오는 부부들이 더러 있다. 차문을 열자마자 미친듯이 달려나와 물로 첨벙첨벙 뛰어드는 시원한 모습에 나도 모르게 활기가 솟는다. 줄에 매여 있다가 풀려난 저 자유가 얼마나 기쁠까. 인간세계의 속박된 굴레에서 벗어난 잠시의 내 편안함도 마치 저 개를 닮지 않았을까. 씁쓸한 미소가 떠오른다. 잘 그려진 풍경화 속에서 그 아름다움에 취해 나른하게 한잠이 들면 내 차는 일등호텔 침실. 피곤한 세상 여독에서 풀려나 새로운 시작이 일렁이는 걸 깨닫는다.

  그러나 그 무엇들보다 더 큰 이유는 내 혈육의 강한 체취가 아직도 거기에 남아있어 나를 부르고 있어서다.  언니가 오셨을 때 삼겹살을 구워 먹으며 오후 한 때를 보냈던 추억이 걸러져 되씹어 보는 그리움. 파도소리에 섞여 바람소리에 섞여 언니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객지 생활 늘 건강해야 돼 몸 조심 해”그게 좋아서 나는 그 곳에 자주 간다. 어머니 같은 우리 언니.  

[9] 사이먼 법정에 서다(1)

댓글 0 | 조회 3,453 | 2005.12.12
----------------- 웰링턴 폴리텍으로 ----------------- 사이먼은 3개월동안 공부했던 Whitireia 에서 Wellington Poly… 더보기

[8] Porirua에서의 생활

댓글 0 | 조회 3,052 | 2005.11.11
Porirua에서의 생활은 남편과 나의 기억에 아주 오래남을 추억들이 많은 시간이었다. 물질적으로 풍요롭진 못했어도 마음의 안정과 서로를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기… 더보기

[7] 웰링턴을 향해 네번째 짐싸기

댓글 0 | 조회 4,428 | 2005.09.28
드디어 웰링턴으로 내려가기 위한 네번째 짐을 쌓다. 남편의 친구 S씨와 잠시 뉴질랜드를 방문했었던 J씨 이렇게 차3대가 새벽에 웰링턴을 향해 출발했다. 우리 짐은… 더보기

[6] 뉴질랜드 북섬을 정복하다

댓글 0 | 조회 4,692 | 2005.09.28
1997년 한 여름, 남편의 친구인 S씨랑 동생 Y 그리고 남편과 나, 이렇게 넷이서 북섬 여정에 나섰다. 여정의 목적은 우리가 앞으로 공부하며 지낼 수 있는 (… 더보기

[5] 세번째 짐싸기와 휘어진 상다리

댓글 0 | 조회 4,532 | 2005.09.28
힐스브로우에서 엘리어슬리 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방은 하나였지만 독립적인 공간이라 사이먼과 아이비는 우리만의 공간을 가지게되어 너무나 기뻤다. 물론 가구라고는 달… 더보기

[4] 두번째 짐싸기

댓글 0 | 조회 4,380 | 2005.09.28
겨울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어느 일요일 저녁 아이비와 사이먼은 당시 오클랜드 시내에서 선물가게 하시던 할아버지 집으로 다시 이사를 하게 되었다. 당시 그 분 집은… 더보기

[3] 첫번째 짐싸기

댓글 0 | 조회 4,584 | 2005.09.28
일주일을 로토루아에서 어떻게 보냈는지도 모르게 보내었고 다시 오클랜드로 돌아왔다.사이먼과 아이비는 앞으로 놓여질 그들 앞의 세상에 대한 궁금함과 두려움 그리고 설… 더보기

[2] 뉴질랜드 도착

댓글 0 | 조회 4,967 | 2005.09.28
<철부지 아이비!> 열 한시간이 넘는 시간을 비행기안에서 보내고 우리는 어느새 지구의 반대편으로 도착을 하고 있었다. 비행기안에서 내려다본 뉴질랜드라는… 더보기

[1] 아듀! KOREA, 나의 조국

댓글 0 | 조회 4,871 | 2005.09.28
한 여름, 옆에서 곤히 낮잠을 자고있는 우리딸, 수빈이를 보고있으니 새삼 9년전 남편과 가방 아홉개 달랑들고 28세의 나이로 용감하게 뉴잘랜드로 이민왔을때가 떠오… 더보기

Beijing Olympic

댓글 1 | 조회 2,658 | 2008.08.26
올림픽이 끝나니 허전하다 평소에 볼 만한 프로가 없는 뉴질랜드TV에 올림픽경기덕분에 그나마 재미가 있었는데 이젠 또 뭘보나 싶다 이번 올림픽을 치르면서 다시금 깨… 더보기

(85) 아들의 눈물

댓글 0 | 조회 2,846 | 2008.06.30
학교에서 돌아오는 아들의 얼굴은 눈물투성이였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침대로 가더니 엎드려 엉엉 운다 도대체 무슨 일이냐 누구랑 싸웠냐 놀라서 물어봤다 담임선생님이 미… 더보기

(84) Kahui Story

댓글 0 | 조회 2,919 | 2008.05.26
2년전에 두명의 쌍둥이 남자아이들이 죽었다 이름이 Chris와 Cru라는 마오리아기들인데 생후 3개월짜리들이 머리에 부상을 입고 집에서 병원으로 옮겼는데 곧 사망… 더보기

(83) Ambury Park

댓글 0 | 조회 2,775 | 2008.05.14
Auckland Zoo마냥 비싼 입장료도 없고 하루를 즐겁게 보내기에 알뜰 마춤인 곳 주소: Ambury Road, Mangere Bridge

(82) Willie Apiata

댓글 0 | 조회 2,550 | 2008.04.28
윌리 아피아타는 현재 뉴질랜드의 영웅이다 감히 ‘hero’란 말을 당당하게 붙여서 불리우는 인물인데 이순신장군처럼 우리가 직접 보지 못한 역사속의 인물도 아니고 … 더보기

(81) KIWIANA

댓글 0 | 조회 2,710 | 2008.04.07
아들의 숙제제목이 Kiwiana를 써오라는 거였다 도데체 Kiwiana가 뭔지알아야 쓰던지 말던지 내일 학교가서 선생님한테 그게 뭔지 물어보라고 했다 다음날 아들… 더보기

(80) Pumpkin의 아빠

댓글 0 | 조회 3,031 | 2008.03.10
Pumpkin이라는 애칭으로 알려진 중국 여자아이가 있다 지금 4살이니까 우리딸하고 동갑이다 첨 사진을 봤을 때부터 우리딸하고 참 비슷하게 느껴졌다 단발머리랑 동… 더보기

공짜 의료 서비스

댓글 0 | 조회 2,623 | 2008.03.03
둘째가 아픈 것이 점점 심해진다싶어서 동네병원 의사(GP)에게 데려갔다 진료를 마치고 나오면서 생각난 것이 "그래 이젠 무료구나" Work Visa로 바뀐지가 언… 더보기

더운 여름

댓글 0 | 조회 2,942 | 2008.02.03
오클랜드의 여름이 마치 한국의 무더운 여름처럼 느껴진다 작년에 비해 비도 훨씬 덜 오고 정말 따가운 햇살이 내려쬔다 그늘에만 들어가면 서늘하던 것도 옛말같고 그늘… 더보기

Sir Ed

댓글 0 | 조회 2,774 | 2008.01.16
뉴질랜드인중에서는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사람인 Sir Edmund Hillary가 사망했다 서른살즈음에 에베레스트산을 등정한 이후 그동안 50여년을 엄청난 유명… 더보기

2008년 맞기

댓글 0 | 조회 2,690 | 2008.01.01
1월1일과 2일이 공휴일인지라 혹시 식품점이 모두 문닫을까봐 얼른 장보러 갔다 24시간 주 7일 문여는 가게라고 광고되어 있어도 크리스마스날에는 문닫는 걸 보고 … 더보기

접촉사고

댓글 0 | 조회 2,856 | 2007.12.08
오랜만에 버스를 타 봤다 뉴질에서는 항상 차를 끌고 다니니 버스 탈 일이 좀체로 없는데 시티에 나갈 일이 있어서 주차도 걱정되고 해서 버스를 탔는데 요금이 얼마쯤… 더보기

General Knowledge about NZ

댓글 0 | 조회 2,731 | 2007.11.03
1. 새로 선출된 Auckland 시장은? John Banks 2. 2011년 럭비월드컵 개최지는? New Zealand 3. 뉴질랜드의 가장 높은 산은? Mt.… 더보기

실망스러운 ABs

댓글 0 | 조회 2,740 | 2007.10.13
예상외로 뉴질랜드는 프랑스에게 졌다 그것도 18대 20 뜻밖의 결과여서 일요일아침 함께 TV를 보던 아들과 나는 한동안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랐다 아들녀석은 심판… 더보기

럭비 월드컵

댓글 0 | 조회 2,878 | 2007.09.17
요즘 뉴질랜드는 럭비월드컵땜에 난리인것 같다 2002년의 서울 월드컵이 생각난다 1년도 더 된 것 같은데, 한국의 명동거리라고 할 수 있는 오클랜드의 시티 한복판… 더보기

바쁜 엄마

댓글 0 | 조회 2,871 | 2007.07.28
언젠가 한국에서 있었던 어느 연구조사에 의하면 전업주부 엄마를 가진 학생들의 상위권대학진학율이 더 높다고 했다 맨날 할일없이 노는 사람 취급을 받았던 전업주부들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