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사람을 미친 사람으로?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아픈 사람을 미친 사람으로?

0 개 2,417 NZ코리아포스트
넉넉하지 못한 살림에 많은 자식을 키우신 어머니는 늘 가슴이 답답하고, 손발은 차지만 심장이 뜨거워서 잠을 못 주무신다고 하소연하셨다. 어려운 시절에 농사짓고 살던 어머니가 산후조리를 재대로 하셨을 리 만무고, 서울에 올라 오신 이후에도 일찍 직장을 놓아버린 아버지 대신 많은 자식을 대학까지 마치게 뒷바라지하신 어머니가 연세가 드시면서 편찮으신 데가 많아지셨다. 이 병원 저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도 별 뾰죽한 진단은 나오지 않고, “연세가 드셔서 모든 기능이 나빠지고 있다”는 답답한 대답과 복용약을 조제해 줄 뿐이었다.

당신 마음같이 속 시원히 낫지 않자 어머니는 건강에 점점 더 집착하셔서 좋은 병원, 용하다는 한의, 양의를 찾아 ‘화’가 뭉쳐 생긴 당신의 병을 고치고자 하셨고, 자식들은 “이번 주는 바빠서 같이 못 가요” “의사가 아무 병도 아니래잖아요”라는 반응을 보였다. “자식 키워봐야 다 소용없다”고 하시며, 자식들 키워 성공하면 모든 한이 저절로 풀리리라 믿으신 어머니께 결혼해 자신들의 가족에, 직장에 열심인 자식들에게 서운한 감정이 짙어졌고, 생전에 어머니 호강 한번 못시켜 주었다던 돌아가신 아버지를 원망하시기도 하고 또 그리워 하셨다. 그러던 중 “아퍼 죽겠는데 왜 치료를 않해 주냐”고 하시는 어머니께 종합 병원 의사 선생님이 “할머니는 정신과에 가 보셔야 하겠습니다”라고 하셨고 어머니는 “아픈 사람을 미친 사람”으로 몰았다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 대성 통곡을 하셨다.

어머니 세대는 해방과 전쟁을 겪고 새마을 운동의 먼 길을 달려온 상처 투성이 세대였다면 ‘언덕위의 무지개’를 찾아 떠난 우리 이민 1세대는 문화적갈등, 사회적 지지의 상실, 언어소통의 문제등으로 자아존중감을 잃고 이국 땅에서 끝없는 달리기를 하는 세대가 아닌가 싶다. 문화적 배경 때문에 어머니 세대가 억울하고 화난 감정을 풀지 못하고 억압하여 화병이 생겼듯이 우리는 이민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제대로 풀지 못해 많은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하고 있다.

한국에서 경험해 보지 않았던 일을 하며 몸과 마음이 고달프고, 또 이로 인해 부부 사이가 삐걱하기도 하고, 아이들이 이곳에 잘 적응하는가 싶었던 마음도 잠깐, 변해가는 아이들 모습에 당황하기도 하고, 가끔씩 겪는 인종차별에, 살아도 살아도 늘지 않는 영어실력 덕분에 생기는 이민생활의 실망으로 바닷가에 나가 먼 하늘 보며 한 숨 쉬어 보아도 가슴에 맺힌 응어리는 풀리지 않는다.

이민자들이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는 어려움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불안, 우울증상, 적응장애을 겪으며 자살의 위험도가 높다는 사실도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인내와 침묵을 미덕으로 믿었던 우리 세대는 아픔 - 특히 정신적 고통- 을 표현하는데 인색하고 창피해 한다. 또한 신체가 이런 심리적 증상을 느끼지 못하게 가로 막는 갑옷의 역활을 오랫동안 한 결과 일반적으로 신체적 고통이 감정적 충격보다 쉽게 받아들여지게 되므로 정신과 혹은 심리치료를 권하게 될 경우 많이 당황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심리적 고통은 저절로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전문가와 상담해 신체에 질병이 없음을 확인한 후 약물치료로 우울한 증세, 불안감, 불면증을 감소시키며 심리치료를 병행하면 좋은 회복을 보인다. 오랜 기간 동안 습관화되어 버린 자신의 생각 구조를 바꾸거나 조정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나 심리치료 중 인지행동치료는 불안감 혹은 분노에 대하여 올바른 평가를 하고, 대처하는 적절한 기술을 배우는 것이다. 또한 환자의 고통을 공감, 인정하며 받아들이는 가족의 협력과 지지가 환자의 회복에 중요한 역활을 한다.

새움터 (유 윤심 : 정신과 간호사)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자존감, 자존심 그리고 자신감

댓글 0 | 조회 6,765 | 2014.10.15
이 세 가지의 의미는 어떻게 다를까? 최근 사람들의 마음 속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존감, 자존심, 자신감 이 세 단어들이 정확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 … 더보기

마징가 제트와 아수라 백작

댓글 0 | 조회 5,741 | 2017.12.19
“기운 센 천하장사 / 무쇠로 만든 사람 / 인조인간 로보트 마징가~제트”어렸을 때 좋아하던 만화 영화 주제가이다. ‘마징가 제트.’모태 음치에다 한두 소절의 가… 더보기

근심 걱정 두려움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방법

댓글 0 | 조회 3,242 | 2013.09.25
의사였던 빅터 프랭클이 악명 높은 유대 수용소에 있을 때 건강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의 차이를 조사를 했다. 그가 발견한 것은 심리적 차이였다. 근심 걱정 두… 더보기

휴식을 취하는 50가지 방법

댓글 0 | 조회 3,183 | 2017.08.22
열심히 참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이민 오기 전에는 나름 치열하게 한국사회에서 살아남으려고 노력했고 처음 뉴질랜드 와서는 영주권 한번 따 보려고 자신을 몰아붙였습니… 더보기

“아들” 바라기 엄마의 버팀목

댓글 0 | 조회 3,044 | 2014.03.12
아들이 왜 갑자기 생각을 바꿔서 직장을 구하려고 인터뷰를 다녔는지 모른다. 아들은 짤막하게 “이제 때가 됐으니까”라고만 대답했다. 혹시라도 마음을 바꿀까봐 이력서… 더보기

노년기의 사랑

댓글 0 | 조회 2,978 | 2012.03.14
“사랑에 빠지기는 쉬우나 사랑하는 사람과 오래도록 함께 하는 것은 정말 특별하다” 지난 2월 14일 ‘발렌타이데이’ 날… 더보기

공상이라는 심리 방어기제

댓글 0 | 조회 2,954 | 2018.05.10
■ 새움터 회원: 정인화(심리 상담사 / 심리 치료사)​심리 치료를 오랫동안 받으면서 방어기제로부터 매우 자유로워졌다고 자부한다. 예전에는 무의식적으로 사용했던 … 더보기

심리상담 전문가들, 긴장된다

댓글 0 | 조회 2,908 | 2017.08.08
♥ 정 인화의 민낯 보이기숫기가 없었나. 바쁘다는 핑계였을까. 오랫동안 심리상담사와 심리치료사를 위한 모임에 거리를 두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혼자라는 생각에 종종… 더보기

신데렐라는 잘 살고 있을까?

댓글 0 | 조회 2,867 | 2014.10.30
어릴 때 누구나 즐겨 듣던 신데렐라 이야기가 있다. 어릴 때 기억으로 그 이야기를 들으면 나 자신도 뭔가 환상적이고 멋진 남성을 만나 정말 인생을 행복하게 살수 … 더보기

수면장애(Ⅰ)

댓글 0 | 조회 2,843 | 2014.04.09
지난 해 10월, 집을 이사한 후 거의 한달 넘게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주된 이유는 새로 이사한 집의 바로 뒤 모터웨이에서 한밤중에 들려오는 차들의 소음 때… 더보기

디지털 치매: 예방이 중요합니다

댓글 0 | 조회 2,731 | 2014.06.25
디지털 치매는 뇌 손상으로 인한 일반 치매와는 달리 아직 질병으로 분류하지 않고 있습니다. 디지털 치매는 기억력이 점점 쇠퇴하여 기억을 잘 못하는 반면, 일반적으… 더보기

병은 자랑하라?

댓글 0 | 조회 2,717 | 2011.06.14
딸아이에게 남자 친구가 생겼다. 물론 딸아이의 남자 친구가 첫눈에 반가울리 없었지만 보면 볼수록 예의 바르고, 직업도 그만하면 쓸만한 것 같고, 또한 이 아이가 … 더보기

한국인, 외롭다

댓글 0 | 조회 2,707 | 2017.07.11
나는 심리 상담과 치료를 한다. 상담은 술이나 마약등을 남용하는 유럽계 백인인 파케하(pakeha)가 주 대상이다. 스무 해 가까이 상담 일을 하다 보니 많은 사… 더보기

정신건강과 운명 공동체

댓글 0 | 조회 2,673 | 2011.03.09
“뭐라고?” “정말?” “아이구 참 그 집 참 힘들겠네! 어쩌다가 그런 일이” “내가 그럴 줄 알았어. 그 집이 영 아이들을 힘들게 하잖아!” “내가 작년에 그 … 더보기

무지개 색깔은 정말 일곱 가지일까?

댓글 0 | 조회 2,625 | 2018.10.12
체중이 감당이 안 된다. 아침에 운동장 일곱 바퀴를 걷기로 했다. 차 한잔을 마시고 다른 생각이 파고들기 전에 동네 운동장으로 나간다. 생각하기 시작하면 운동보다… 더보기

우울감과 우울증

댓글 0 | 조회 2,606 | 2014.01.30
“나 너무 우울해 우울증인가?”, “너 조울증이냐?”, “저 사이코 패스 같은 놈” 이런 말들을 들으면 저는 다양한 생각이 듭니다. 우선은 우울증이나 조울증 등의… 더보기

수면장애(Ⅱ)

댓글 0 | 조회 2,515 | 2014.04.23
불면증이 계속되면서 일상생활에 있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자, 결국 전문적인 치료를 받기 위해 상담실을 찾았습니다. 상담 전 저는 잠들지 못하는 이유가 오직 환… 더보기

“아들” 바라기 엄마의 기다림

댓글 0 | 조회 2,511 | 2014.02.25
병원에서 일하기 시작한지 한, 두해가 지나면서부터 나를 “맘 (MUM)”이라고 부르는 젊은 간호사나 간호 보조원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물론 내 나이가 많기도 하고… 더보기

디지털 치매: 당신의 뇌는 안전합니까?

댓글 0 | 조회 2,495 | 2014.06.11
박 여사님은 모처럼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점심을 먹으며 즐거운 수다를 떨고 있던 박 여사님이 갑자기 안절부절못하며 말했습니다. “어머, 나 집에 가스 불 안 끄고… 더보기

질풍노도 (疾風怒濤)

댓글 0 | 조회 2,433 | 2014.08.26
질풍노도 (疾風怒濤): 대단히 빠르게 불어오는 바람과 미친 듯이 닥~쳐 오는 파도 제 2차 세계 대전 중 연합국은 전후 국제 안전과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국제기구… 더보기

현재 아픈 사람을 미친 사람으로?

댓글 0 | 조회 2,418 | 2011.06.29
넉넉하지 못한 살림에 많은 자식을 키우신 어머니는 늘 가슴이 답답하고, 손발은 차지만 심장이 뜨거워서 잠을 못 주무신다고 하소연하셨다. 어려운 시절에 농사짓고 살… 더보기

가비 한잔 하실까요?

댓글 0 | 조회 2,342 | 2020.08.12
최근 19세기 말 인천을 배경으로하는 소설책을 읽다 ‘가비’라는 단어를 처음 접하게 되었다. 상류층의 초대를 받는 자리에 주인공은 ‘가비’를 대접 받는 장면있다.… 더보기

분노가 폭발할 때

댓글 0 | 조회 2,333 | 2014.05.28
저는 화를 잘 내는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상하리라만큼 화가 갑자기 폭발하는 상황이 몇있는데 그 중에서도 저를 가장 당혹하게 하는 것은 운전하다가 불쑥 터져 버… 더보기

2020년의 4월

댓글 0 | 조회 2,332 | 2020.05.27
'4월은 잔인한 달’,어느 순간 부터 뭔가 어려운 일이, 그것도 하필 4월이 있는 경우 쉽게 입가에 맴도는 말이다.이 표현은 노벨상 수상자인 영국 시인이자 평론가… 더보기

죽은 시인의 사회

댓글 0 | 조회 2,316 | 2014.09.09
최근 실시된 인구조사에 의하면 12세에서 24세 사이의 인구는 뉴질랜드 전체의 약 19%를 차지합니다. 쉽게 1990년 이후 출생한 사람이 뉴질랜드 전체 인구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