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가 너무 매워요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고추가 너무 매워요

1 4,012 코리아포스트
여름철 저녁 식탁에서 모녀간의 대화다. “어떤 고추가 맵지 않은 거야, 나는 매운 고추는 싫어" 하고 아이가 말하니. 엄마가 식탁 위 고추를 한 입 베어 먹고 나서 “이 고추 맵지 않다, 한번 먹어봐라.” 아이가 고추를 받아서 먹자마자 “아 매워, 이 고추가 맵지 않다고?” 풋고추를 즐기는 식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어떤 사람은 순한 고추를 찾는가 하면, 또 어떤 이는 짜릿하도록 매운 고추를 즐긴다. 그러면 고추의 매운맛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 있은 걸까?

고추의 매운 맛은 정말 매력적이다. 이 매운 성분이 우리의 기분을 좋게 (Feeling so good, 다른 말로 Runner's High)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최근 들어 음식이 점점 매워지는 경향이랄까? 고추장도, 김치도, 소스도 자꾸만 더 매워진다. 그러니 가정 식탁의 음식도 자연히 매워 질 수밖에. 이런 현상은 예전보다 고추가 더 흔해 졌고, 새로운 매운 고추 품종이 자꾸만 개발되기 때문이 아닐는지?

고추의 이런 매운 맛은 캡사이시노이드(Capsaicinoids)라는 화학물질에 기인한다. 고추는 자기의 종자를 지키기 위해 종자 번식에 도움이 되는 새는 먹을 수 있데, 쥐 같은 설치류는 먹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이런 매운 맛을 만들어 낸다고 한다. 그런데, 인간은 이 매운 맛을 즐기고 있으니. 대단한 아이러니가 아닌지. 사람들은 매워, 매워하면서 자꾸만 그 매운 고추를 찾게 된다.

고추의 매운 성분은 고추씨를 달고 있는 얇은 막처럼 생긴 태좌(胎座)에서 만들어 진다. 그래서 그 부분에 매운 성분이 주로 분포되어 있다. 흔히들 고추씨에 매운 성분이 들어 있다고 말하는데 이는 잘못 전해지는 것이다. 정작 고추씨는 그리 맵지 않다. 풋고추의 경우 끝부분이 덜 맵고, 씨가 많이 달려 있는 꼭지 부분이 가장 맵다. 좀 더 자세히 말해서 고추를 네 등분으로 썰어 놓았다면 끝 부분이 가장 맵지 않고, 그 다음 부분은 조금 더 매우며, 꼭지가 달려 있는 부분이 짜릿하게 맵다.

인도 음식점에서는 이런 고추의 매운 정도를 표로 만들어서 손님에게 설명하고 있다. 그만큼 매운 맛을 즐기는 음식문화가 앞서 간다고나 할까? 또한 매운 고추를 사용하는 요리에는 고추 전문가의 조언을 받기도 한다. 그러니 앞에서 나온 모녀간의 대화가 발생할 소지는 충분하다.

고추의 매운 정도는 유전적 소질에 의한 것이 강하다. 우리가 흔히 매운 고추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는 ‘청양고추’처럼 품종의 차이에 오는 것이 많다. ‘파프리카’ 같이 전혀 맵지 않은 고추가 있는가 하면, 너무나 매워서 맨손으로는 도저히 다룰 수 없는 ‘졸로키아(Jolokia)’도 있다. 그래서 서양 사람들은 고추의 매운 정도를 열 단계로 나누기도 한다. 이 분류에 의하면 우리 한국인이 즐기는 ‘순한 매운 맛’은 이삼단계의 낮은 등급에 해당된다.

의제 허백련 선생은 ‘고춧가루를 많이 먹으면 성질이 급해진다’고 이를 경계했다. 우리의 심성을 변하게 만든다고. 그래서 매운 고추재배 면적이 늘어나는 것을 걱정했었다. 화끈한 성격을 좋아하는 현대인의 취향에 매운 고추가 제격일지 몰라도, 우리의 성향을 변화시킬 정도로 매운 맛을 찾는다면 이 또한 문제가 아닐는지?

주변의 음식이 매우니 입안이 늘 얼얼하다. 이런 매운 고추의 얼얼함은 냉수로는 식힐 수 없다. 우유나 아이스크림으로 달래는 것이 최고다.

무더위로 나른해지기 쉬운 여름철 고추의 매운 맛으로 식욕을 돋울 수 있다면 얼마나 다행인가. 이런 매운 맛은 우리 뿐 아니라 인도 태국 멕시코 스페인 같이 전 세계인이 즐긴다. 또한 고추장 김치 같은 우리 전통 음식이 고추를 만나서 그 독특한 맛을 더하고 있다. 게다가 고추에는 우리의 건강에 중요한 비타민, 항산화 물질이 듬뿍 들어 있다. 그러니 순한 매운 맛이던지, 짜릿한 매운 맛이던지 이 여름에 어울리는 우리의 매운 맛을 찾아야겠다.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자몰딘
조박사님 오랫만입니다. 활동이 활발하시네요....감사합니다.  조명철 올림

텔레비전의 요리 프로그램

댓글 1 | 조회 1,826 | 2012.07.10
텔레비전에는 요리 프로그램이 아주 다양하다. 그런대로 재미도 있을 뿐 아니라 서양 요리는 어찌하나 하는 관심으로 자주 보게 된다. 전국의 지방을 돌아가면서 그 곳… 더보기

‘퀸스랜드 과일파리(Queensland fruit fly)’ 한 마리

댓글 1 | 조회 2,680 | 2012.06.13
지난 5월초 오클랜드 주택가에서 ‘퀸스랜드 과일파리’ 한 마리가 당국의 예찰 트랩에서 발견되었다. 일차산업부(MPI, 새로운 조직의 농림수산… 더보기

오클랜드 식물원의 텃밭 디자인

댓글 1 | 조회 2,614 | 2012.05.08
오클랜드 식물원에서는 방문객센터 왼편에 새로 텃밭을 조성한다. 시민들의 텃밭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시점에 시작해서 올해가 두 번째 해를 맞이한다. 첫해는 구획… 더보기

웨스트 오클랜드 와인어리

댓글 1 | 조회 2,403 | 2012.04.12
주말 웨스트 오클랜드 와인어리는 무척 북적댄다. 포도주를 사러 들리는 방문객에다, 가족단위 외식 나들이 손님에다, 또는 클럽모임에 참석한 사람들도 있으리라. 비교… 더보기

열무김치

댓글 1 | 조회 3,138 | 2012.03.13
‘아가리 딱딱 벌려라 열무김치 들어간다.’ 어릴 적 들었던 동요의 일부분 이다. 그 밖의 내용은 잘 기억이 잘 나질 않는데, 아무튼 분명한 … 더보기

에코투어리즘(Ecotourism)

댓글 0 | 조회 2,521 | 2012.02.15
인간은 자연의 일부로 존재하는 것일까? 아니면 자연의 이용자로 태어났을까? 개인에 따라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질 수 있다. 카슨 (Rachel Carson, 190… 더보기

퀸스타운 가든(Queenstown Gardens)의 할미꽃

댓글 0 | 조회 2,446 | 2012.01.17
퀸스타운은 남섬 멀리 남쪽에 있는 관광도시이다. 여왕의 휴양지로도 손색이 없대서 퀸스타운이라는 말이 있고, 또한 골드러쉬 시절에 황금을 찾아서 여왕 부럽지 않게 … 더보기

밀포드사운드 유람

댓글 0 | 조회 2,400 | 2011.12.13
뉴질랜드에도 연간 강수량이 육천 미리가 넘는 지역이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밀포드사운드(Milford Sound)인데, 전국 평균 강수량의 다섯 배나 된다. 지구의… 더보기

다이어트

댓글 0 | 조회 2,337 | 2011.11.09
우리 몸은 우리가 먹는 거 자체라는 말이 있다.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우리의 몸이 달라진다는 의미도 된다. 송충이는 솔잎만, 누에는 뽕잎만 먹고 자란다. 그… 더보기

화요일 저녁

댓글 1 | 조회 2,745 | 2011.10.12
어떤 모임이든 한 달에 한 번씩 모이면 월례회다. 예전에 한국 농촌에서 개최하던 4H 구락부(클럽) 월례회를 기억하시는 분도 계시리라. 마을회관에서 동네의 청소년… 더보기

왜 ‘쓰리-코스-밀(a three-course meal)’인가?

댓글 0 | 조회 3,420 | 2011.09.14
우리의 식탁은 한 상에 모든 음식을 차려 놓고 개인 취향에 따라 골라 먹는 게 특징이다. 요즈음 인기 있는 뷔페도 그렇다고 볼 수 있다. 개인의 식성을 만족 시킬… 더보기

건강한 식단을 위하여

댓글 0 | 조회 2,531 | 2011.08.09
우리는 지금 먹을 게 넘쳐 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저가 지향적 가공품, 미각을 자극하는 현란한 식품 등으로 식단의 균형이 흔들린다. 모든 걸 개인 선택의 결… 더보기

겨울 삼총사를 바라보며

댓글 0 | 조회 2,555 | 2011.07.12
올해는 가을부터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집안 온통 축축하고, 주변의 잔디밭은 물이 흥건하게 고여 있다. 가끔 반가운 햇살이 비추긴 해도 잠시 뿐이다. 이런 집안… 더보기

쌀 이야기

댓글 0 | 조회 3,894 | 2011.06.15
“어떤 쌀을 드세요?” “한국 쌀을 먹고 있습니다.” “어떤 브랜드 쌀인데요?” “한가위, 이천쌀 인데, 밥맛이 괜찮던데요?” “그래요, 원산지를 확인해 보셨나요… 더보기

마을 공동텃밭(Community Garden)

댓글 1 | 조회 3,691 | 2011.05.10
가정 규모의 텃밭을 운영 하다보면 어느 땐 넘쳐 나는 수확물 처리에 골몰 할 때가 있다. 올해 우리 정원에는 피조아가 풍년이다. 그리고 상추도 그런대로 풍성했다.… 더보기

우리 집 울타리

댓글 0 | 조회 6,454 | 2011.04.12
우리 집 울타리는 이웃과 경계한다. 울타리 안 정원에는 주인이 좋아하는 장미, 목련, 잔디로 가득 하다. 민들레 질경이 같은 잡초나, 달팽이, 슬러지 같은 민망한… 더보기

우리 동네 과일가게

댓글 0 | 조회 3,501 | 2011.03.09
‘당신은 대형 마트에서 쇼핑하는 것을 좋아 합니까, 아니면 동네가게를 자주 들릅니까?’ 영어 작문의 한 제목이다. 찬반양론에 대한 논리적 전개를 보기 위한 훌륭한… 더보기

여름이 지난 후 잔디밭에는

댓글 0 | 조회 3,843 | 2011.02.08
뉴질랜드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잔디밭으로 일컬어지는 풀밭은 가지고 있다. 잔디는 아주 드물고 풀이 더 많으니 그리 불러야 옳겠으나 많은 사람들이 잔디밭이라 부른다.… 더보기

새소리가 시끄럽습니까?

댓글 1 | 조회 3,936 | 2011.01.14
예전 기억으로는 고향에는 참새가 무척 많았다. 그래서 가을이면 논과 밭에 참새 떼가 극성을 부렸다. 곡식을 마구 쪼아대는 이들은 없어야 하는 동물로 여긴 적도 있… 더보기

하얀 진이 뚝뚝 떨어지는 상추

댓글 0 | 조회 4,543 | 2010.12.07
상추를 쌈으로 먹은 것은 한국인의 고유한 음식문화 중에 하나이다. 60년대 영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에서 밥을 상추에 싸서 입이 터지게 먹는 장면을 기억하는 … 더보기

완벽함을 추구하는 아보카도

댓글 2 | 조회 5,448 | 2010.11.10
이런 과일은 어떨까? 우선 영양가가 풍부해서 우리 건강에 좋을 뿐 아니라, 먹기에도 편리하고, 맛에 있어 새로운 미각을 자극하여 무언가 다르게 품위도 있으며, 시… 더보기

치치ˇ 식물원의 봄

댓글 0 | 조회 3,324 | 2010.10.12
크라이스트처치 방문 계획을 세우는 데 지진 소식이 들려왔다. 정말 오랜만에 벼르고 별러서 가려는 데, 좀 실망스러웠다. 그런데 함께 가려는 그룹은 좀 태연하다 “… 더보기

우리의 안전한 먹거리를 생각한다

댓글 0 | 조회 3,096 | 2010.09.15
세상에 먹을 게 넘쳐 나지만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얘기는 끊이질 않는다. 영국의 찰스 황태자는 유기농 신봉자로 유명하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 부부는 백악관 채마… 더보기

우리 곁에 성큼 다가선 GE 농산물

댓글 0 | 조회 2,989 | 2010.08.10
지난해 전 세계 농경지 가운데 3% 정도에 GE(유전자조작, Genetically engineered) 작물이 심겨 졌다. GE 작물이 개발 된지 14년만의 결과… 더보기

한국 동치미와 일본 단무지

댓글 0 | 조회 5,082 | 2010.07.13
1970년대 학창시절 강의실에서 있었던 일화다. 일본 출장을 다녀온 교수님께서 일본에서는 오후 간식으로 차와 단무지를 먹더라. 그러면서 “일본사람들 그리 잘 사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