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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작 내 쫓을 것을...

왕하지 1 2,194 2012.06.26 09:50


“당신 어쩌면 그럴 수가 있어? 나한테 말 한마디 없이...”
 
조카들의 학비를 한번 씩 내준 것을 안 아내가 눈을 흘기며 따지고 들었다.

“그럼... 이질들이 대학 갈 때 내가 학비 한번 씩 내줄게, 그럼 뭐 공평하지...”

그리하여 아내는 입을 다물었고 나는 처형의 아들이 대학에 들어갔을 때 첫 등록금을 내주었고 처제의 딸이 대학에 들어갔을 때도 첫 등록금을 내 주었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질들이 모두 국립대학에 들어가서 돈이 조금 들어갔다는 사실이었다.

대학 졸업반인 이질녀가 뉴질랜드에 와서 어학연수를 마치고 돌아갔다. 이질녀는 졸업을 하기도 전에 좋은 직장에 취직을 했는데 동서에게 전화가 왔다.

“형님이 많이 도와주셔서 고맙습니다. 형님 제가 뭔 보답을 해야 하는데...”

동서는 너무 기분이 좋다면서 내가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사서 보내준다고 말하였다. 내가 급구 사양하여도 동서는 계속 재촉하여 나는 한국에 가면 꼭 사온다고 메모해둔 것을 몽땅 불러주었다. 동서는 모두 최고급품으로 샀고 기타 필요한 것들도 처제가 이것저것 사서 선편으로 보냈다.

오후 2시만 되면 나는 어슬렁어슬렁 대문으로 걸어가 빨간 차가 오는지 살펴보았다. 음, 물건이 도착할 때가 되었는데... 소주도 보냈다는데... 그렇게 매일 우편배달부를 기다리다가 이상하다 싶어 딸에게 어찌된 것인지 알아보라고 하였다. 우체국에서는 물건이 이미 배달이 되었다고 했다. 주소를 확인해보니... 아뿔싸~ 시내에 있는 임대를 준 집으로 보낸 것이다. 집수리를 할 때 딸과 이질녀가 그 집에서 잠시 살았었는데 그 집 주소로 붙였다는 것이다. 임대 관리를 하는 부동산 회사가 그 집에 확인한 결과 소포를 안 받았다고 잡아뗐고 대질심문이라도 하려고 우체국에 찾아갔더니 더 이상 귀찮게 하지 말라고 하였다.

일요일 성당 다녀올 때 슈퍼마켓을 가려면 그 집 앞으로 지나가는데 그 때마다 열이 확 받쳐 올랐다.

“저것들, 그냥 확 내쫓아 버릴까? 영 기분이 나빠~ 세상에 간이 부었지, 어떻게 집주인 앞으로 온 소포를 슬쩍 하냐고...”

“여보, 임대료 잘 들어오는데 왜 내쫓아, 물건은 그냥 잊어버리자고...”

한참동안이나 받쳤던 열이 거의 식어 갈 무렵 어느 날 아내가 허둥지둥 말했다.

“여보 큰일 났어, 완전 비상사태야, 당신 돈 있는 것 다 내놔~”

3주째 임대료가 안 들어왔다는 것이다. 더구나 부동산 회사의 담당자마저 연락이 안 되고 임대 준 집은 잔디도 안 깎아 엉망진창이라고 하였다. 며칠 후 아들이 부동산 담당자와 같이 임대 준 집을 다녀왔는데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고 있었다.

그야말로 지진이 일어난 집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이었다. 부동산 담당자 이야기로는 과부인 키위 아줌마가 몇 달 전 아이들만 두고 집을 나간 후 잔디도 안 깎고 지저분했지만 임대료는 꼬박꼬박 보내와 아무 말을 안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몇 주 전부터 임대료를 내지 않아 집을 비우라고 통보하고 가봤다가 기절할 뻔 했다는 것이다.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주방기구도 다 망가지고 이곳저곳 벽도 부셔지고 성한 구석이라곤 한군데도 없었다. 집을 고치는데 본드비 가지고는 어림도 없다는 것이었다. 보험회사에 연락을 해보니 임대를 준 집은 추가보험을 들어야 한다면서 집을 고쳐줄 수 없다고 하였다.

부동산 회사와 상의를 하여 일부는 본드비로 고치고 나머지는 아이들이 가서 일을 하였는데 페인트 칠, 카펫, 벽지 등등 2주일 동안이나 일을 하였다. 내가 잔디라도 깎아주려고 가 보았더니 이건 잔디밭이 아니라 완전 밀림이었다.

세상에 이런 일이 있을 줄이야, 집 보험도 들었고 부동산에 위탁관리를 했건만... 부동산 담당자가 다 사진 찍어서 고소했다고 한다. 재판하려면 한 달 정도가 걸리는데 쓰레기 같은 짐들도 재판 끝날 때까지 보관해야 되는데 차고에 짐이 꽉 찼다. 아이들이 그동안 일하고 지출한 모든 비용도 청구한다고 하였다.

“아빠, 돈은 받을 수 있다는데 그 사람이 돈이 없으니 한 달에 5달러씩 갚을 거래,”

임대료, 집수리비, 인건비... 그 돈 다 받으려면 몇 십 년은 걸리겠군, 청소를 하면서 집안구석에서 동서가 보내준 한국제품들이 발견될 때마다 열은 더욱더 받쳐 올랐다. 으으 이것들, 진작 내쫓았어야 됐는데~ 으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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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julieangela
나쁜 tenant 이군요. 보험은 rental prorerty로 해야하는데요. 한달에 $5도 income support에서 보내는 것 같은데, 여유가 없는 tenant이거나, professional tenant이군요.
간혹 tenanted house에 가보시고요. rent를 주는 것도 하나의 사업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rent주는데, 무슨 할 일이 있냐고 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부동산 manager도 잘 관리 해야합니다.manager 1명이 150-200개 정도 관리하므로 나쁜지역은 tenant가 좋지않아서 manager가 할일이 많으므로, manager관리와 rented house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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