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엄마는,,

0 개 2,649 김혜영
지난 두주간의 텀방학을 마치고 아이들은 모두 학교로 돌아갔다.
전에는 텀마다 있는 두주간의 방학과 여름이면 두달이 넘는 그 긴 방학이
참 신기했고 그리고 아이들도 나도 그저 좋기만 했는데..
어느새인가..
방학은  기다려지는 대상이 아니니 애들맘이나 내 맘이나
똑같은건가부다.
다행스럽게도 이번 방학엔 두번의 캠프가 있어서 그렇게 지루한 방학만은
아니었으리라..
불과 몇년전 만 하더라도 아이들은 이곳에서 초등학교 그리고 중학교 학생이었기에.
그저 텀이 끝나기 전에 신문한장만 뚜르르 훑으면 적잖은 캠프 프로그램들이
눈에 쉽게 들어왔건만,
나이가 들어가고 쥬니어에서 이제 시니어로 바뀌는,
이즈막엔 좋은 캠프 프로그램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는것을,
더러는 알맹이 없는 캠프고,,더러는 자주 가보아서 이젠 아이들에게 시들해져버린
그런 프로그램이기도 하고,,

방학을 시작하기전,,
시티카운실 인터넷사이트도 들락거려보고,
지역정보 코너도 기웃거리고,
그래도 마땅한 캠프를 찾을 수 없었던것은 지난 몇년동안,
어지간한 캠프는 다 경험을 해보았던 지라 이번만큼은,
좀더 색다른 정보가 없을까,,,
그렇게 찾아 헤매다. 한 키위 대학생이 주관하는 ecology camp 광고를
발견한거다.
그저 작은 종이 한장을 벽에 붙여 놓은 정도의 광고라,
눈에 쉽게 띄이지 않았으련만,,
그저 13세 이상이라는 그거 하나만으로도 눈이 버쩍 뜨였던 것을,,

전화를 걸어 몇명의 아이들이 모이는지.
어느곳에서 어떤 프로그램으로 몇일동안 하는 캠프인지..
이지가지를 물어보던 중,,
캠프 리더는 현재 대학을 다니고 있는 여학생임을 알게되었고,
그리고 이번이 세번째로 하는 캠프라는거,
4박5일동안 말그대로,,생태학을 공부하고 그리고 자연속에 들어가서
온전히 체험을 한다는,,
대강 그런 요지의 설명이었다.
" ,..저 실례지만 제가 샾을 하기때문에 외출을  하기가 쉽지 않아서요,,
사는곳이 어디인지요??"
"아아,,,저희집 근처네요,,제가 방문을 할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제가 신청서를 가지고 댁으로 방문할수있는데...

그렇게 만나게 된..
니나라는 여학생.
첫인상은 아주 순수해 보이는 그저 평범한 키위학생이었는데.
이 여학생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그녀의 자연사랑은 보통의 그 정도를  넘어서,
아주 확고한 소신을 가진사람으로 보이는게 아닌가..
점점 나는 그 캠프에 대한 궁금함 보다도 그녀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갔는데..
"캠프에서 아이들에게  주고자 하는 취지는 무엇입니까?"

"그건,우리가 살아가는 이 고장에는 사람들만이 사는게 아니고,
그리고 차들만이 다니는게 아니고,
나무와 꽃만이 있는게 아니라는걸 알려주고 싶은겁니다,"

"그럼,,,어떤것을??"
"강아래 헤아릴수 없이 있는 작은 물고기 떼들,,
그리고 숲을 헤치고 들어가면 그 썩은 나뭇잎 아래 숨쉬는 또 다른,,곤충들,
바위틈을 들치면 그곳에 또아리 틀고 사는 또 다른 그 무엇들,,
그것들이 순환하고,,그리고 공존하면서,
우리 인간에게 미치는 그런것들,
환경은,,그것들로 부터 시작해서,,
다시 우리들의 손으로 완성해야만 하는거,,
그걸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은게 제 맘이죠,,,"

나는 그녀와의 한시간 남짓의 대화를 통해.
단박에 우리 아이들의 이름을 적어내었다.
작은 캠프지만,
요란한 광고도 없는 캠프지만,
그녀의 그 눈빛만으로도,,
아이들이 5일동안의 생활을 어찌 하고 올지 알수있었으니깐,,

그렇게 아이들은 4박5일의 캠프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이들을 픽업하러 갔을때.
내가 맨처음 바라본 것은 아이들의 눈,,
역시...
내 예상대로 아이들은 너무 즐거웠던 그 짧은 시간을 아쉬워하며,
짧게 만났던 친구들과의 헤어짐이 안타까워,
몇번이고 돌아보고 또 돌아보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어떤게 가장 기억이 나니??"
"부시워크요,,,,"
"많이 걸었니??"
"엄청,,엄청요,,,,
"몇시간이나?? "
"저는 중간에 못간다고,주저 앉았구요,헝아는 끝까지 했어요,
정말 엄청 걸어요,,걷는거 싫어하는 사람은 거기 못가여,,
엄마! 내 발꼬락 보믄 엄마 놀랄걸요,,
완존히 쭈그라 들어서리..."
" 왜??"
"맨날 물에 들어가고,,젖은 신으로 높은 산까지 걷고,,
또 진흙에 빠지고,,,다시 걷고,,,
"근데..왜 재미있었다는건데??"
"음,,,,,사람들이 다 따뜻하고,,아이들이 다 착하고,그리고 다들 도와주고,
격려해주고,,,리더들도 좋고,,함께온 부모님들도 너무 좋고,,
다 좋았어여,..."
"그래..잘했다,,너희들 덕분에 엄마도 방학해서 맨날 밥도 안하고,
라면먹고 빵먹고,,뒹글뒹글 밤에는 티비만 보고 그랬다,,나두,,,^^"

"생태학 워크샾은 어떤거였니??"

"근데 엄마 지렁이들이 얼마나 이쁜지 엄마는 모를거야,아마,,"
지렁이 굵기가 얼마나 굵은지 마치 뱀같아,,
그리고,,,강물의 색갈,,그 색갈은 계절마다 다르고,,그리고
그것들을 바뀌게 하는건,,,,,"

아이들의 이야기는 집으로 오는 내내 계속되었다.
내가 바란건,,
그런거,
집을 떠나서 고생을 해본다는거 그리고,
책에서 얻을수 있는 그것들을 직접 보고 체험하는거,
그것만치 좋은 교육이 어디있을까,
샤워를 못해도,
그저 땀에 절은 셔츠를 몇일동안 입는다 하더라도,
때론 비도 맞고,,
진흙에도 들어가고,

요즘의 아이들은,,우리아이들도 마찬가지지만,
그런걸 견디지 못한다는걸 우린 너무도 잘 안다.
그건 학습되어지는거,,그리고,,우리도 모르게 아이들에게
하지마라,,하지마라,,,
그것들만 강요한건 아닌지...
스스로 할수 있는 나이임에도 우리가 먼저 그 아이들의 일거리들을
죄 대신해 주지는 않았는지...


그렇게 집으로 돌아온 아이들은 다시 하루를 쉬고,
또 다른 캠프를 향해 다음날 출발했다,
침낭을 꾸리고,,빨래통 가득 엄청난 빨래더미들을 엄마에게 안긴채.
아이들은 다시 그 자연속으로 들어갔다.
자식은 늘 그리움같은 대상,
곁에 있으면 있는데로,떨어져있으면 더 더욱,,


엄마의 다리품으로,,그리고,그 기도의 바램으로,
보낸 캠프들,,
아이들은 비록 벌레에 물리고,,이곳저곳 상채기를 가지고
돌아왔지만,
그건 두고두고 그 아이들 맘에 추억으로 남을거란걸,,나는 안다.

아들들아,,
너희들은 나의 아이들이지만,
아주 자주,,자주,나는 그 너희들이 부럽다,
내가 어렸을적엔..
어땠었지??흠,
아니 솔직히 말해서 내가 지금 너희들이라면,
나는 너무도 너무도  좋을거 같다,
너희처럼 지렁이도 양동이 가득 줍고,
그리고 사마귀도 내 손등위에 올려놓으면서,
나두 너희들 처럼 그렇게 하고싶은것을,,
너희는 아름다운 시간위에 올려져 있는
천국의 아이들이란걸 알수있을까..

우리가 몇번이고 보고 또 보고했던 "천국의 아이들" 이란
영화,,그 속에 나왔던 알리와 자라,,
너희들 그 아이들 눈을 기억하니?
그곳이 바로 천국인거다,
아들들아,
너희는 모를거다,
그 시간이 언제까지 너희들을 잡고 있진 않다는걸,

그리고 지금이 얼마나 행복한지.
너희들은 모를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