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6] 학교는 있다! 없다?

[326] 학교는 있다!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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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전유죄(無錢有罪), 유전무죄(有錢無罪)'라는 말이 세계 최고수준의 교육시스템을 가진 뉴질랜드 실정에 딱 들어 맞는다면 …, 요즘 교육부의 정책은 형평성과 일관성을 상실해 국민들의 신뢰를 점차 잃어 가고 있는데 일부 서민들은 학교등록조차 힘든 것으로 …

돈 없으면 학교입학도 어렵다(?)' 이는 먼 이웃 나라 얘기처럼 들릴지도 모르지만 실제 뉴질랜드에서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는 교육현실의 어두운 한 단면이라고 볼 수 있다. 2달간의 긴 여름방학을 마치고 일제히 개학하면서 수천명의 학생들이 다시 학교로 돌아간 지난 7일(화), 한 충격적인 보고서가 발표되었는데 그 내용은 바로 부모들의 수입에 따라 학교가 선택되어지고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아예 입학을 하지 못하는 최악의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오클랜드 그래마스쿨의 John Morris교장은 "대부분의 뉴질랜드 부모들은 자녀의 학교를 그들이 원하는 대로 선택하고 싶어하지만 현 교육시스템하에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때가 많다."며 "그리고 학교선택은 주로 부모들의 능력에 따라 달라지고 특히 도시지역 일수록 그와 같은 현상은 더욱 심해진다."고 밝혔다.
  
Maxim Institute에서 발표한 이번 보고서는 전문조사기관인 Colmar Brunton이 전국에 걸쳐 1,001명의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것을 토대로 작성되었다. 이 보고서는 거의 모든 학부모들(약 96%)이 자녀진로를 직접 정하고 싶어한다면서 허나 80%가 금전능력에 의존할 수 밖에 없어 원하는 학교등록이 많이 힘들다라고 말한 것으로 밝히고 있다. 또한 이는 연봉 3만불 이하의 학부모들한테서 강하게 나타나고 있었다.

Maxim Institue 교육정책담당 매니저인 Nicki Taylor는 "매년 상승하는 학교등록금, 교복비, 학교 도네이션등도 학부모들에게 커다란 스트레스를 주고 있지만 이보다는 명문학교에 보내기가 시간이 지날수록 힘들어지고 있다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한가지 안타까운 것은 학생들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다 할지라도 학부모들의 재정능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원하는 학교입학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고 덧붙였다. Canterbury WestCoast Secondary의 교장연합회 여성의장인 Linda Tame은 "보통 명문학군지역으로 이사를 가거나 사립학교로 보내려면 부모들이 상당수준의 위치에 올라 있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 스쿨존 이대로 유지해도 좋은가 *****
지난 2000년 당시 집권당인 노동당은 학교간의 네크워크 활성화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스쿨존을 재조정했다. 물론 이같은 조치는 크게 환영할만한 일이었지만 오히려 대도시에서는 부정과 불법이 난무하는 등 그 결과는 매우 참담하기만 했다. 오클랜드 그래머스쿨의 John Morris교장은 "1960-70년대 모든 스쿨존은 위장전입등의 불법사례가 단 한건도 없었을뿐더러 각 학교별로 스쿨존밖의 학생들을 약 40여명정도만 받는 수준에서 학교정원을 무난하게 유지할 수가 있었다. 이는 모든 학교에서 똑같은 교육과정과 학생들에게 균등한 기회를 주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80년대초부터 갑작스럽게 증가하기 시작한 인구는 수십년동안 유지되어온 각 학교들의 질서를 한꺼번에 무너뜨리면서 새로운 활로를 찾기에 이르게 되었다. 따라서 모든 학교들이 똑같은 교육관, 기대치, 재원, 민족성을 유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다시말해 이는 특별하고 남다른 학교의 탄생을 예고하는 것이었는데 바로 대표적인 학교가 오클랜드에서 가장 오랜역사를 자랑하며, 학업 뿐만 아니라 스포츠분야에서도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오클랜드 그래머스쿨이다.

현재 이 학교측에 따르면 관련법규가 바뀐후 정원은 무려 600 여명이나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클랜드 그래머스쿨 관계자는 "이미 다른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많은 학생들이 점점 전학을 오고 있다. 이는 수준 높은 양질의 교육등을 기대하는 학부모들의 교육열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Epsom지역의 한 부동산에이전트는 "만만치 않은 경제적인 부담에도 불구, 일부 부유층들은 전입 및 자녀가 공부하는 동안의 거주 지 마련을 위해 그래마존의 많은 아파트나 유닛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Linwood College의 Rob Burrough교장은 "만약 지금의 스쿨존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학생들이 몰리는 학교는 정원문제로 골머리를, 그렇지 않는 곳은 재정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임은 자명하다."고 주 장했다.
  
이처럼 사태가 심각해지자 최근 야당인 국민당은 그래마 스쿨존을 축소하거나 재조정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교육대변인인 Bill English는 "학생들에게 고교 선택의 폭을 넓혀줄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이 하루빨리 마련되어야 한다."라며 "스쿨존 축소가 이루어질 경우에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주택가격 완화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당과 교육당국이 검토할 것으로 알려진 스쿨존 문제는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Remuera지역에 사는 한 시민은 "만약 재조정될 스쿨존에서 제외가 된다면 가까운 명문학교를 놔두고 멀리 떨어진 학교로 아까운 시간을 버려 가며 통학해야만 하는 억울한 사태가 일어난다."며 정부와 야당의 발상을 강력 성토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그래마존에 거주하는 학부모는 반대하는 입장인 반면 그외 지역의 학부모들은 대체적으로 찬성입장을 보이고 있다.    
  
***** 비인기 학교는 몰락(?) *****
최근 국민당은 일부 대도시 명문학교의 정원초과 문제와는 반대로 상당수 도시근교지역의 학교들은 재정위기에 봉착해 있다고 발표했다. Bill English교육대변인에 따르면 약 200여개의 학교가 심각한 재정위기를 맞고 있으며 수일내에 별다른 지원이 없다면 폐교까지 고려해야 할 정도라고 밝혔다. 또한 국민당의 보고서에서는 초등학교의 42%, 중등학교의 43%가 적자운영을 하고 있고, 이중 88%는 그 손실액이 이미 $100,000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당 교육관련 담당자는 "현재 일선학교들의 재정 위기는 물론 외국유학생의 급감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가 있지만 이보다는 일부 명문학교들로 학생들이 몰리고 있는 현상이 시간이 지날수록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캔터베리지역의 한 학교관계자는 "정부기금이나 각종 보조금은 오히려 줄어 들고 있고, 이에 반해 교직원들의 임금은 계속 상승하고 있어 학교재정을 더욱더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당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교육부는 터무니없는 사실이다고 강하게 반박을 하고 있다. Steve Maharey 교육부 장관은 "지난 1999년 이후로 학교기금은 거의 15%나 증가했다. 그리고 교육부가 직접 조사한 바로는 대부분의 학교들이 튼튼한 재정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교육부의 자료에 따르면 2,600 여개 학교들 중 단지 23개교만이 재정위기를 겪고 있으며, 상황이 개선될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나 교육부의 이러한 해명은 '변명'에 불과하다는 것이 교육관계자들 및 일선학교의 지적이다. 이미 언론에서도 여러 차례 나타났듯이 명문학교 선호현상이 장기화되면서 문을 닫는 학교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inwood College의 Rob Burrough교장은 "교육부는 도시근교지역의 학생들에게 일정한 수준의 학습환경과 교육의 질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지속적인 통폐합정책을 통한 행정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변두리지역의 학교폐교는 다른 곳으로 이주를 할 수 없는 가정에게는 또 다른 고통을 주 는 것으로 결국 학부모와 학생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겨주는 행위이다."고 덧붙였다.
  
캔터베리 지역의 한 교육관계자는 현재 교육부에서 비밀리에 파산직전에 있는 12개 학교들의 재정상태를 자세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결국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차린 교육부에서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는 것인데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 학교의 재정 손실액은 다른 지역학교 적자액의 5배가 넘는 $500,000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개선책은 없는가 *****
노스랜드지역의 교육관계자는 "최근 몇년간 지역내 인구가 급감하고 있는데다 일부 학생들마저 광역오클랜드로 우수학군을 찾아 유학을 떠나고 있다."라며 "정부에서 이같은 현상을 막을수가 없다면 차라리 도시근교지역에도 우수학군을 조성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많은 학부모들은 이곳의 열악한 교육환경과 낙후된 수준에서는 학생들을 도시에 보 낼 수 밖에 없다고 판단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현재 유명학군으로 학생들이 몰리는 현상은 비단 광역오클랜드만이 겪는 것은 아니다. 지난 7일, 프레스지에 따르면 잘못된(?) 스쿨존으로 인해 해밀턴의 Deanwell 초등학교는 개교이래 가장 많은 320명의 학생이 등록한 상황이고, Hamilton Girls High School은 좀더 심각해 80명이 입학을 하지 못하고, 대기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Boy's High School도 비슷한 상황으로 100명 이상이 입학하지 못했다. Mary Ann Baxter교장은 "일반적으로 대도시 학교는 부족하고, 도시근교학교는 학생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교육당국은 시골학교는 환경개선, 도시학교는 적정배치등의 특별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고 조언했다.                  
  
John Morris 그래마스쿨 교장은 "해마다 반복되고 있는 명문학군의 재조정문제는 이제는 더이상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며, Maxim 보고서에서도 나타났듯이 학부모와 학생이 진정으로 원하는 교육환경이 무엇인지 교육당국은 다시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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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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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영 0    1,8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