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2] 유학생이 위협받고 있다

[282] 유학생이 위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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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률과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발생 건수는 비례한다(?) 국내 경기가 차츰 나빠지는 가운데 외국 유학생들에 대한 폭력 및 절도 사건이 증가하고 있다는 통계는 이같은 가설을 어느 정도 뒷받침해주는 것으로…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뉴질랜드 경제위기로 인해 작년 한 때 5% 미만까지 떨어졌던 실업률은 올 초부터 다시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많은 사회학자들은 아시안 유학생들에 대한 한낮 도로변에서의 물 폭탄 세례, 침뱉는 행위 등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일련의 공격사건들이 점점 나빠지는 체감경기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올들어 한적한 도로에서부터 복잡한 시내거리까지 밤낮을 가리지 않고 폭력사건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 한 대학교수는 "특히 젊은 사람들이 실업의 공포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불행을 비싼 스포츠카를 타고 다니며 돈을 마음대로 쓰는 일부 유학생들에게 돌리려 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소수의 현지 젊은이들 중에는 외국유학생들이 자신의 일자리를 빼앗았다고 여기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MIT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한 유학생(마누카우 거주)은 주변 불량배들에 의해 폭행을 당한 후 두려움과 공포에 시달린 나머지 정상적인 학업과 생활을 전혀하지 못하고 있으며 또 다른 한 중국 유학생은 기숙사주변의 불량배가 유리병으로 어깨와 등을 내리쳐서 육체적, 정신적인 상처만 입고 학업도 끝마치지 못한 채 다시 중국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최근의 아시안 유학생들에 대한 폭력사건들은 작년 11월 당시 노스코스 지역의 중국 노인들이 폭행당한 사건이 전해진 이래 6개월도 채 안돼 발생했다는 점에서 경찰 단속의 총체적인 문제점이 다시 지적되고 있다.

폭력적인 인종차별주의자의 희생양
"지금 크라이스트처치는 인종차별주의자들의 목적이 불분명한 공격으로 인해 아시안들이 머물기에 점점 위험한 지역으로 바뀌고 있어요."라며 그들로부터 맞아 본 경험이 있는 베트남 학생 Chi Phung이 말했다.

뉴질랜드 인종위원회와 범죄예방위원회 그리고 경찰의 아시안 연락담당관들도 현재의 이러한 치안상태를 인정하며 해결책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6년 전에 호치민에서 온 Ph ung은 지난 2년 동안 정당한 이유가 없는 아시안에 대한 폭력사건을 주의 깊게 보아왔다고 진술했다.

그녀에 따르면 10일전 이른 아침에 Addington 산업지역을 지나 집으로 귀가 하고 있던 20대로 보이는 한 아시안 학생이 몸을 만지려고 하는 젊은 키위애들과 몸싸움을 벌이다가 결국 그들이 던지는 돌에 맞는 광경을 목격했다라고 전했다.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한 그녀는 "나도 언젠가는 또 다시 그런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될 수도 있다." 면서 "집을 나서기가 두렵다."라고 말했다. 이 사건의 범인은 현재까지 체포되지 않았고 경찰도 계속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Phung은 예전에 젊은 아시안들에 대한 폭력사건이 3배 이상 높은 곳으로 보고된 Colombo St를 친구와 함께 걷다가 인근 불량배로 보이는 이들로부터 가슴을 심하게 맞은 적이 있었다고 한다.

"크라이스트처치는 조용하고 안전한 도시였지만 이제는 심각할 정도로 위험해지고 있다."라며 경찰의 강력한 대책을 촉구했다. 또한 그녀는 "이 곳은 분명히 인종차별이 느껴진다. 이러한 느낌은 단지 나만이 가지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본다."며 "어떤 때는 그들이 돈을 노리고 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라고 덧붙였다.

크라 이스트처치의 한 주민은 "젊은이들이 까닭없는 폭력을 행사하는 이유를 도무지  알 수가 없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캔터버리 대학교에 재학 중인 Phung(23세)은 "도시의 교육적인 환경과 벚나무가 만개했을 때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 이 곳에서 공부하기로 결정했지만 지금은 그러한 생각들이 커다란 착각이었다고 느낀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지금도 사람들의 왕래가 많았던 Colombo St의 버스역 근처를 친구와 함께 걷다가 당한 일을 떠올리면 아직도 울분을 터뜨린다. Phung은 그는 당시 내 가슴 밑 쪽을 강하게 때렸는데 한동안 숨을 쉴 수가 없었으며 20분 넘게 울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녀는 "내가 왜 맞아야 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정말로 억울한 심정 뿐이다."라고 불평했다. 당시 주위에 많은 이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남자를 제지하려고 했다거나 그녀의 몸 상태를 물어 보는 이들은 단 한명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범인은 눈 깜짝할 사이에 군중 속으로 사라져 Phung 본인은 물론 그녀의 친구도 범인을 자세히 보지 못했다고 한다.
  
Phung의 또 다른 경험담에 의하면 그녀가 Hornby버스를 타고 가던 중 한 키위남자가 어린 아시안 학생들을 마구 때리고 있는 것을 목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모든 이들이 그 광경을 보고도 모른척 했다. 정말로 화가 났다."며 흥분하며 말했다.

2주전에는 네 명의 아시안 여학생들이 버스 역에서 두명의 키위 여학생들로부터 그들의 버스비를 주지 않았다는 명목으로 괴롭힘을 당했는데 결국 2명의 여학생들은 주먹으로 맞았다고 한다. 때마침 경비요원이 바로 옆에 있어서 경찰에 신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사건을 살펴보면 Moorhouse Ave를 걸어가던 한 아시안 여학생이 지나가는 차에서 내던져진 물폭탄 때문에 온몸을 젖은 경우도 있었으며 술병 세례를 받은 남학생들도 다수 있었다. Phung은 "합법적으로 여기에서 공부를 하며 큰 액수의 등록금도 지불하고 있 는데 왜 우리가 이런 부당한 대우를 받아야 하는가 ?"하며 반문했다.  
  
Phung의 초청으로 크라이스트처치로 공부하러 온 그녀의 여동생 역시 음담패설 및 욕설을 들었다고 밝혔다. 동생은 "심한 욕설정도는 극복할 수가 있다. 그러나 물리적인 행동을 도저히 감당하기가 힘들 것 같다."라고 토로 했다. 이들 자매는 앞으로 이러한 폭력을 당한 학생들 및 지지자들과 공동으로 법원에 고소하는 등의 적극적인 방법을 통해 폭력사건을 줄이는데 힘쓰기로 결정했다.
  
Derek Erasmus경위는 "경찰은 3년전부터 아시안 커뮤니티 등과 함께 정기적인 모의재판과 토론을 개최하여 문제점을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모의 재판에서 배심원들은 아시안 커뮤니티 관계자들을 포함해서 구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경찰에서는 아시안 경찰관 채용 및 시티지 역내에 무인 카메라설치 등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으며 각국 언어로 이루어진 범죄예방책자와 상황대처법을 학생들에게 배포하고 있다고 한다. Erasmus 경위는 "피해 를 당했을 때 반드시 신고하는 정신이 필요하다."며 "Phung 같은 피해자들이 나오지 않도록 하려면 비록 얼굴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모방범죄 및 용의자 추적을 위해서 꼭 신고를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무책임한 경찰, 고통받는 피해자
"평소에 중국 학생들이 위험한 상황에 처하거나 사고 피해를 당해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은 경찰의 행동은 이제는 더 이상 놀랄 일이 아니다."라며 국민당 Pansy Wong의원은 비꼬듯이 말했다. 그녀는 범죄신고를 했을 때 경찰의 신속한 출동을 본적이 없다는 불평과 불만이 담긴 편지를 하루에도 수십통씩 받는다고 전했다.
  
지난 2월 오클랜드의 Hillsborough 해변에서 중국유학생 Cheng Peng Ji와 그의 친구인 Chang Yan Zhao는 폭력을 당한 후 두 차례에 걸쳐 경찰과 접촉하며 도움을 청했지만 묵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Mr Ji는 십대들로 보이는 학생들에게 $20을 강탈당했으며 그들이 달아나면서 휘두른 깨진 맥주병에 얼굴을 크게 다쳤다.

Mr Zhao는 피를 흘리는 친구를 오클랜드 병원으로 데려가던 중 경찰차를 발견하고 도와 달라고 소리쳤다고 한다. 그러나 Mr Zhao에 따르면 경찰은 손전등으로 피를 흘리는 Mr Ji의 얼굴을 비춰 보면서 단지 병원가는 방향만을 가르쳐 줬던 것으로 드러났다. Mr Zhao는 "경찰은 '우리가 당장 어떻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라며 그냥 지나 쳤는데 정말 어이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당황하는 가운데 길을 잃어버린 그들은 퀸스트리트 끝 지점에서 세퍼드와 함께 있는 한 경찰관을 보고 경찰밴 쪽으로 다가가자 그는 오클랜드 중앙 경찰서로 가서 고소장을 제출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이 역시 제대로 되지 않았다.

Mr Zhao는 "그 경찰 말대로 리셉션에서 사건 고소장을 접수시키려고 시도했지만 '사건이 발생한 곳이 우리구역이 아니다.'라는 단 한마디에 되돌아섰다."라며 "정말로 구역질 날 정도로 더러운 기분이 들었다." 라고 흥분하며 말했다. Pansy Wong의원은 "이 같은 상황만 보더라도 뉴질랜드 경찰관의 무능력함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과연 진정으로 그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녀는 또한 "경찰은 언제나 아시안 유학생들이 피해를 당해도 신고를 하지 않는다고 주장을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며 "왜냐하면 하루에도 피해사례를 꼼꼼히 적은 무수히 많은 편지들이 오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위험한 유학생활을 위해 이 곳으로…
최근의 유학생 폭력사건을 접한 한 학부형은 "이처럼 아름다운 뉴질랜드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 었는지 모르겠다."며 "자녀들과 이 곳으로 온 이유도 가장 안전한 나라라는 점 때문이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실속없는 유학생보호강령보다는 안전한 보호 대책기구 마련이 무엇보다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