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통제로 오도 가도 못하는 이민자들

국경 통제로 오도 가도 못하는 이민자들

0 개 7,742 JJW

daed1b43a86e6b853042b70c8e179ae0_1595912730_1557.png
 

뉴질랜드 정부는 현재 해외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시민권자나 영주권자가 아니면 공식적으로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 높은 전파력의 코로나 바이러스를 막기 위한 국경 통제의 중요성을 부인하진 못할 것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수많은 워크비자 소지자들이 뉴질랜드에 입국하지 못하고 몇 개월째 해외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이들은 영화 아바타 제작 유명인과 아메리카 컵 관계자 등의 입국은 허가하면서 뉴질랜드에 집과 직업이 있는 자신들의 입국을 거부하고 있는 일관성 없는 뉴질랜드 정부의 결정을 비난하고 있다. 이처럼 딱한 사정을 겪고 있는 이민자들의 최근 언론 보도 사례와 정부의 대책 등에 대해 알아 본다.


10년 거주한 뉴질랜드에 입국 거부


콜롬비아 출신 디에고 로드리구에즈(Diego Rodriguez), 캐롤라인 로드리구에즈(Diego Rodriguez) 부부는 지난 2009년 뉴질랜드에 이주했다.


로드리구에즈 부부의 두 딸은 뉴질랜드에서 태어났고 디에고는 애시버튼(Ashburton) 근처 농장에서 보조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로드리구에즈 가족은 6년 만에 처음으로 고국인 콜롬비아로 휴가를 떠나 3월에 돌아올 예정이었다.


하지만 뉴질랜드 귀국을 위해 콜롬비아에 있는 공항에서 수속을 하다가 체크인이 거부당한 이후 몇 달째 저금한 돈을 까먹으며 교착된 생활을 하고 있다.


디에고는 “모든 상황이 악몽과 같다. 공정하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그의 고용주도 디에고가 농장에서 반드시 필요한 인력이라며 정부기관에 예외 입국 허가를 신청했으나 아직까지 별다른 진전이 없다는 것이다.


앤드류 블랙(Andrew Black) 농장 매니저는 “디에고는 나의 오른팔이고 지금과 같은 어려운 시기에 필요한 사람이다”고 말했다.


집과 직업이 뉴질랜드에 입국할 수 없어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워크비자 소지자인 디왈드 바덴호스트(Dewald Badenhorst)는 아내, 세 자녀와 함께 4년째 오타고 지역에서 축산업에 종사하며 지역활동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바덴호스트 가족은 여권 갱신을 위해 2주 계획으로 본국에 체류하는 동안 국경 봉쇄로 3개월 넘게 집과 직업이 있는 뉴질랜드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그 동안 디왈드 처남의 임시 거처와 연로한 부모 집에 얹혀 지냈으나 수입이 없고 뉴질랜드의 고정 비용은 계속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실업률이 30%에 가까운 사상 최고 수준으로 구직이 어렵고 뉴질랜드 이민을 위해 기존 직장을 스스로 그만두었기 때문에 복지혜택도 받을 수 없다.


몇 개월째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세 자녀에 대한 걱정도 크다.


온라인으로 예외 입국을 신청할 때마다 새로운 정보를 기입하며 희망을 가져 봤지만 돌아오는 답장은 거부됐다는 것이다.


농민연합의 크리스 루이스(Chris Lewis)도 “40-50명은 높은 기술을 가진 인력으로 입국을 허가해야 한다”며 바덴호스트를 지원했다.


바덴호스트는 “언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아이들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많은 밤들을 눈물로 보냈다”고 털어놨다.


기약 없는 기다림에 극심한 스트레스


남아프리카공화국에 거주하는 워렌 블런덴(Warren Blunden), 리자 블런덴(Lisa Blunden) 부부는 작년말 뉴질랜드에 방문하면서 이민을 결심하고 워렌이 타우랑가에서 배관공 일자리를 얻어 워크비자를 획득했다.


블런덴 부부는 타우랑가에서 올 3월 20일부터 주당 630달러를 지급하는 렌트 계약을 하고 약 6만달러를 들여 차량과 공구를 구입했다.


본국으로 돌아간 이들은 집과 자동차, 배관 사업을 정리하고 3월초 뉴질랜드로 짐을 부쳤다.


또 저축의 80%를 뉴질랜드로 송금하고 두 자녀의 학교도 그만두게 했다. 


3월 30일 뉴질랜드행 항공편을 예약하고 리자와 두 자녀의 비자를 기다리는 동안 뉴질랜드가 록다운에 들어갔고 국경이 봉쇄돼 이들 가족은 갑자기 뉴질랜드에 입국할 길이 끊겼다.


워렌을 고용한 타우랑가의 고용주는 몇 주 기다리기로 했지만 너무 오랜 기간 그 자리를 비워 둘 수는 없다고 통보했다는 것이다.


현재 원 베드룸 플랫에서 렌트로 지내고 있는 블런덴 가족은 뉴질랜드에 도착한 살림 보관료로 주당 500달러를 지불해야 하는 등 늘어난 생활비 때문에 뉴질랜드로 송금한 돈 일부를 다시 찾아야 할 형편이고 두 자녀를 다시 학교에 보내야 할 지도 고민하고 있다.


블런덴 가족은 뉴질랜드 이민부에 예외 입국을 신청했지만 뉴질랜드에 입국하려는 다른 워크비자 소지자들이 많다며 거부당했다.


워렌은 “뉴질랜드 일자리를 잃으면 모든 계획이 실패하고 많은 돈을 헛되이 쓰게 된다”며 “불확실성으로 가족이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 워크비자 소지자들이 입국이 가능한지와 언제가 될지에 대한 일정 만이라도 뉴질랜드 정부가 알려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3개월 넘은 해외 생활로 바닥난 은행잔고


영국 출신 워크비자 소지자인 찰리 그랜트(Charlie Grant), 자라 미킨스(Zara Meekins) 커플은 지난 3월 인도네시아 발리로 휴가를 갔다가 발이 묶인 사례이다.


이들 커플은 국경이 통제되면서 3개월 넘게 그들이 살고 있는 퀸스타운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그 동안 들어간 경비로 은행 잔고는 바닥을 보이고 있다.


이 커플의 고국인 영국에는 5년 전에 뉴질랜드 이민을 위해 모든 것을 정리했기 때문에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고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은 본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도 없다는 것이다.


그랜트는 “이민부에 인도주의 기준의 예외 입국 신청을 수 차례 신청했지만 돌아오는 답장은 정형화된 내용의 거부 결정이었다”며 “우리는 낯선 해외에서 생활비도 거의 떨어지면서 발이 묶여 있는데 얼마나 더 상황이 악화돼야 이민부가 반응을 보일지 모르겠다”며 한숨 지었다. 


가까운 장래에 임시비자 소지자 대량입국 계획 없어 


뉴질랜드 시민권이나 영주권을 가지지 않은 임시비자 거주자들은 이민부에 온라인으로 예외 입국을 신청하고 있다.


지난달 말 현재 이민부에 접수된 예외 입국 신청은 거의 2만2,000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민부는 그 가운데 약 3,500건을 승인했다.


이안 리스-갤로웨이(Iain Lees-Galloway) 전(前) 이민장관은 “정부는 뉴질랜드에 입국하려는 사람들의 기회를 만드는데 노력하고 있으나 안전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전제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높은 기준을 세우고 있다”며 “본국에서 친척이나 주위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 있는 사람들은 기준을 통과하기 어려울 것이고 임시비자 소지자들을 대량으로 뉴질랜드에 입국할 수 있도록 하는 계획은 가까운 장래에 없다”고 밝혔다.


자신다 아던(Jacinda Ardern) 총리는 지난 3일 “현재 영구 영주권자나 시민권자의 귀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영주권이나 시민권 소지자가 아니고 뉴질랜드를 생활 근거지로 했으나 해외에서 발 묶인 사람들이 다음 차례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던 총리는 얼마나 빨리 변화가 있을 것인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해외에서 입국하지 못하고 있는 이민자들을 무료로 돕고 있는 이민 전문가 케티 암스트롱(Katy Armstrong)은 “워크비자를 승인해준 정부가 이제 그 워크비자 소지자들의 경제 기여도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한편 그랜트 로버트슨(Grant Robertson) 재무장관은 지난달 30일 “해외에서 오는 유학생들을 격리하는데 필요한 시설을 세우는데 시간이 걸릴 것” 이라고 밝혀 올해 학생비자 소지자들의 입국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법 시행과 함께 다가온 주택시장 하강

댓글 0 | 조회 10,267 | 2022.03.09
작년 12월 이후 외견상 사소한 이유로 주택대출 신청이 거부됐다는 소식이 심심찮게 알려지고 있다. 반려견에 대한 지출이 너무 커서, 외식 빈도가 높아서, 국내 여… 더보기

갈수록 커지는 NZ의 ‘자산 불평등’

댓글 0 | 조회 6,126 | 2022.03.08
지난 6년간 뉴질랜드 ‘가계(가구, households)’의 ‘순자산(net worth)’이 증가했지만 부가 한쪽으로 편중된 모습은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는 조사 … 더보기

팬데믹 2년, 끝나지 않은 전쟁

댓글 0 | 조회 4,319 | 2022.02.23
오는 28일은 뉴질랜드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2주년이 되는 날이다. 꼬박 2년이 지났는데도 코로나19의 기세는 꺾이지 … 더보기

전 세계에 밀려오는 인플레이션 공포

댓글 0 | 조회 5,976 | 2022.02.22
오미크론 변이 확산되는 가운데 먹거리를 비롯한 생활 물가까지 크게 오르면서 서민들은 물론 중산층을 포함한 국민들의 한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주유소에서는 치솟는… 더보기

뉴질랜드의 높은 건축비용

댓글 0 | 조회 7,436 | 2022.02.10
건축비용이 지붕을 뚫고 있다. 오랫동안 토지 가격이 신축 주택 가격 상승의 주범으로 인식돼 왔지만 이제 급등한 건축비용이 그 원흉으로 지목되고 있다. 건축업계는 … 더보기

한적한 해변에 흩어진 지폐들

댓글 0 | 조회 6,341 | 2022.02.09
지난 1월 초 노스 캔터베리의 한 한적한 마을의 해변을 찾았던 주민들은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큰 행운(?)을 만난 것처럼 보였다.그것은 해변의 모래사장과 바위 … 더보기

경쟁국들에 뒤쳐지고 있는 유학업

댓글 0 | 조회 5,265 | 2022.01.27
팬데믹 이전 뉴질랜드 경제에 직·간접적으로 53억달러를 기여했던 유학업이 2년 간의 국경 통제로 인한 침체에서 올해 벗어날 수 있을까? 미국, 영국, 캐나다 등의… 더보기

“전 세계가 깜짝!” 통가 해저화산 대폭발

댓글 0 | 조회 5,444 | 2022.01.27
해저화산의 대규모 폭발로 지구촌 식구들이 깜짝 놀란 가운데 뉴질랜드의 이웃 국가이자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인 통가가 국가적인 큰 시련에 봉착했다.폭발 후 6일이 … 더보기

순탄치 않을 경제 회복의 길

댓글 0 | 조회 6,028 | 2022.01.1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장기화되면서 2022년 경제도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에 비교적 잘 버텨온 것으로 평가받고 … 더보기

자외선 차단제 제대로 고르자

댓글 0 | 조회 4,807 | 2022.01.11
새해 벽두부터 오클랜드를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폭염 경보가 발령되는 등 뜨거운 여름이 이어지고 있다.작열하는 태양 아래 ‘자외선 차단제(Sunscreen)’는 국… 더보기

코리아포스트 선정 2021 NZ 10대 뉴스

댓글 0 | 조회 2,976 | 2021.12.22
■ 아메리카스 컵 우승, 다음 대회 뉴질랜드 개최 여부는 불확실3월 10일부터 17일까지 오클랜드에서 열린 제36회 아메리카스 컵(America’s Cup) 요트… 더보기

올 한 해 인터넷에서 찾아본 것은?

댓글 0 | 조회 2,474 | 2021.12.21
매년 해가 바뀔 무렵 흔히 쓰던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상투적인 표현으로는 도저히 다 담지도 못할 정도로 힘들고 사건도 많았으며 혹독했던 2021년 한 해도… 더보기

위험한 부채 증가 속도

댓글 0 | 조회 6,779 | 2021.12.08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사람들의 생활 방식과 경제 근간을 아무도 예상할 수 없었던 방향으로 바꿔 놓았다. 그 변화는 국가 총부채에 투영된다. 팬… 더보기

감칠맛 ‘다시마’에 이런 기능이…

댓글 0 | 조회 4,370 | 2021.12.07
지난 11월에 지구촌 식구들은 영국 스코틀랜드의 글래스고(Glasgow)에서 열렸던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를 계기로 각국 정부와 … 더보기

오클랜드 대부분 지역에서 공동주택 건축 가능해질 듯

댓글 0 | 조회 10,731 | 2021.11.24
내년 8월부터 오클랜드, 해밀턴, 웰링턴, 크라이스트처치 등 대도시 대부분의 지역에서 3층 높이의 타운하우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을 지을 수 있게 된다. 정부는 … 더보기

봉쇄 풀린다! 떠나자 여름 즐기러

댓글 0 | 조회 6,154 | 2021.11.23
본격적인 여름 휴가 시즌을 앞두고 다음 달 중순부터 3개월 이상 계속된 오클랜드의 봉쇄 조치가 풀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당사자인 오클랜드 주민들은 물론 전국의 … 더보기

‘원오프’ 영주권 승인과 그 배경

댓글 0 | 조회 10,703 | 2021.11.10
정부의 새로운 원오프(one-off) 거주비자 시행에 따라 다음달 1일부터 신청이 시작된다. 이민부는 신청자격을 갖춘 비자 소지자들에게 연락할 것이라고 밝힌 바 … 더보기

바이러스 “오클랜드 인구까지 줄였다”

댓글 0 | 조회 7,504 | 2021.11.09
세계를 휩쓰는 코로나19 팬데믹이 2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사상 처음으로 오클랜드 인구까지 감소했다는 통계가 나왔다.지구촌 식구들의 일상생활은 물론 바이러스는 정치… 더보기

상승 기조로 돌아선 금리

댓글 0 | 조회 5,712 | 2021.10.28
기준금리가 지난 6일 사상 최저치인 0.25%에서 0.5%로 0.25%포인트 인상됐다. 기준금리 인상은 지난 2014년 7월 이후 약 7년여 만이다. 경제 전문가… 더보기

빨간불 켜진 인플레이션

댓글 0 | 조회 8,468 | 2021.10.27
국내 물가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는 뉴스가 언론에 여러 차례 등장하던 끝에 결국 10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에 도달했다는 통계가 나왔다.이달 초 7년 만에 처음으로… 더보기

오염으로 몸살 앓는 강과 개울들

댓글 0 | 조회 4,815 | 2021.10.13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2~3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뉴질랜드의 강물과 개울들이 시간이 갈수록 수질이 악화돼 물놀이를 즐기기에 부적당한 곳들이 이전보다 늘어났다… 더보기

코로나 대응과 국경 개방

댓글 0 | 조회 8,420 | 2021.10.1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초기부터 국경 봉쇄로 코로나19를 통제한 뉴질랜드가 최근 계속해서 발생하는 델타 변이로 국경 봉쇄가 더욱 장기화하는 … 더보기

인류 최후의 피난처 NZ?

댓글 0 | 조회 15,840 | 2021.08.25
지난 7월 말 영국의 언론들을 비롯한 뉴질랜드와 한국 등 세계 각국의 언론에는 세계 문명이 붕괴할 때 최적의 생존지를 선정한 연구 결과가 보도되면서 사람들의 눈길… 더보기

치솟고 있는 생활비

댓글 0 | 조회 13,144 | 2021.08.24
주거비, 기름값, 식료품비, 의류비, 대출이자 등 생활과 밀접한 물가들이 크게 오르고 있다. 물가 상승은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어서 일반 가정에서는 허리띠… 더보기

변하는 투자 패러다임

댓글 0 | 조회 6,363 | 2021.08.11
뉴질랜드는 부동산에 대한 유별난 집착 등으로 주식투자에 있어서는 다른 나라들에 뒤쳐져 왔다. 하지만 작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늘기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