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Z의 새로운 계층 ‘워킹 푸어’

NZ의 새로운 계층 ‘워킹 푸어’

1 8,493 JJW

직장은 있지만 아무리 일을 해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근로 빈곤층이 늘고 있다. 열심히 일해도 급등한 집값과 렌트비, 상승하는 생활비 등으로 여전히 가난한 이들 ‘워킹 푸어(Working Poor)’가 뉴질랜드의 새로운 계층으로 부각되고 있다. 

 

0c7a99d7a6b12987a518b97d8be9865a_1536742731_0639.jpg

 

 

가난한 10 가구 가운데 4 가구 꼴로 '워킹 푸어' 

지난 2사분기 뉴질랜드 실업률은 4.5%로 1사분기 대비 0.1%포인트 올랐지만 1사분기 4.4%의 실업률이 9년 만에 가장 낮았던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임금 상승률은 지난 1사분기 기준 연간 1.6%에 불과했다. 또한 실업률은 낮지만 불완전 고용률은 12%로 높은 편이다. 불완전 고용이란 본인의 능력에 어울리지 않은 일에 취업한 상태를 말한다.

 

구세군은 최근 높은 집값과 급등한 렌트비가 뉴질랜드의 새로운 ‘워킹 푸어’계층을 만들었다며 가난한 열 가구 가운데 네 가구 꼴로 가족 구성원 가운데 적어도 한 명 이상이 풀타임으로 일하는 ‘워킹 푸어’계층이라고 밝혔다. 

 

풀타임으로 일하는 가족 구성원이 있지만 높은 렌트비를 내고 나면 저축은 커녕 각종 세금과 식품비도 부족한 가구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타우랑가의 크리스탈 헤케(Kristal Heke) 가족도 그녀의 파트너가 풀타임 페인터로 일하지만 주거비가 부족해 한때 8명의 가족이 정부 지원의 모텔에서 살아야 했던 ‘워킹 푸어’이다. 

 

오클랜드 헨더슨에서 20년 동안 소매업에 종사하는 조안나(Joanna, 가명)도 풀타임으로 일하면서 세금과 노조비, 키위세이버 납입액을 공제하고 주당 550달러를 손에 쥐지만 530달러의 렌트비를 내고 나면 별로 남는게 없다. 

 

정부에서 주당 70달러의 주거보조비를 받고 대학생인 두 아들이 140달러 정도를 보태지만 빠듯한 생활에 주차비를 아끼기 위해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 

 

조안나는 렌트비가 너무 오른 오클랜드를 떠날까도 고민해 봤지만 두 아들이 대학에 다니고 있고 지방에 가서 취업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급등한 주거비가 '워킹 푸어' 주원인 

구세군의 알란 존슨(Alan Johnson) 정책분석가는 렌트비 상승 이외에는 ‘워킹 푸어’가 늘고 있는 이유를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 보조는 늘었고 일자리도 늘었으며 임금도 오르고 있지만 렌트비가 더욱 빠르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워킹 푸어’를 비롯한 빈곤을 해결하는 대책은 주택문제부터 바로잡는 데 있다는 주장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주거와 관련된 비용은 지난 2사분기에 0.9% 오르면서 연간 3.1% 상승해 가계 경제에 압박을 주고 있다. 실질 렌트비는 2사분기에 0.8% 오르면서 연간 2.5% 상승했고 신규주택 구매비는 2사분기에 1.1% 증가하면서 연간 3.9%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주택 보험료는 연간 18% 급등했고 전기, 가스 등 가계 에너지 비용은 2.8% 상승했다. 

 

통계청의 폴 파스코(Paul Pascoe) 가격부장은 “재산세, 주택 보험료 등 모든 비용이 1년 전보다 올랐다”며 “뉴질랜드인들은 주택을 유지하기 위해 더욱 많은 돈을 지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기름값이 2사분기에 3.2% 오르면서 연간 10.5% 급등했고 대중교통 요금도 연간 2% 올라 서민들의 호주머니를 더욱 가볍게 만들고 있다. 

 

구세군은 ‘워킹 푸어’가 늘면서 작년에 음식 꾸러미를 요청한 가족들이 급격히 늘었고, 그 가운데 약 60%는 처음으로 요청한 사람들이었다고 밝혔다. 

 

오클랜드 시티 미션(Auckland City Mission)도 지난 12 개월 동안 이 단체의 98년 역사상 가장 많은 1만 5,879개 의 음식 꾸러미를 나눠 주었다. 이는 전년에 비해 22% 급증한 수치이다. 

 

이 단체의 크리스 파렐리(Chris Farrelly) 대표는 “가난한 가정이 계속해서 음식 꾸러미에 의존할 것이라는 일반의 인식과 달리 음식 꾸러미를 받아간 사람들의 84%는 일생에 한 두 번 신청한 이들로 일하는 가정들도 많다”며 “뉴질랜드는 현재 기아의 위기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0c7a99d7a6b12987a518b97d8be9865a_1536743714_5419.png

 

 

뉴질랜드인 거의 절반 저축 못해 

뉴질랜드인의 거의 절반은 저축을 하지 못하고 근근이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ASB가 1,000여 명의 뉴질랜드인을 대상으로 지난 2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2%는 저축은 엄두도 못내고 입에 풀칠할 정도의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SB의 닉 터플리(Nick Tuffley)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그 같은 결과는 높은 렌트비나 집값으로 개인소득이 상쇄되고 있는 주택문제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터플리 이코노미스트는 “주거비는 소득과 비교하여 너무 많이 올라서 집을 구매하든지 렌트로 살든지 간에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개인들은 임금이 어느 정도 올라도 급등한 집값과 렌트비와 비교하면 정체된 느낌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워킹 푸어'에 대한 연구 진행 

사업혁신고용부, 사회개발부, 인권위원회 등 3개 기관들은 지난 5월부터 공동으로 직장을 가진 가족 구성원이 있지만 어려움을 벗어나지 못하는 가구들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연구는 빈곤 감소에 대한 정보 제공을 위해 내년 3월 보고서 발간을 목표로 이뤄지고 있다.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각 기관들은 이미 이전에 이와 관련된 다수의 정보를 발표한 바 있는데 작년 사회개발부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물질적으로 빈곤한 아동의 약 40%는 일하는 부모를 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뉴질랜드인의 약 15%가 빈곤선으로 널리 인용되고 있는 중위 소득의 60% 이하 소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올해 납세 기록을 분석한 사업혁신고용부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저임금 근로자들은 단기 일에 종사하고 있고, 동시에 여러 일을 가지고 있으며 복지수당을 받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임금은 여성과 파트타임 종사자, 20-29세와 65세 이상 연령층, 낮은 학력 소지자, 그리고 비유럽계 인구에서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뉴질랜드는 전통적으로 유럽연합(EU)과 영국처럼 중위소득의 60%를 빈곤선으로 사용해 왔으나 최근 자신다 아던(Jacinda Ardern) 총리의 아동빈곤감소법이 중위소득의 50%를 목표 빈곤선으로 규정해 이 법에 따라 도움을 받아야 할 많은 사람들이 적절한 지원을 받지 못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가족중심사회정책연구소의 찰스 왈디그레이브(Charles Waldegrave) 소장은 “계약직이나 임시직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오랜 근로시간과 낮은 임금은 뉴질랜드의 오랜 문제이다”고 지적했다. 

hhsong
집값이 미치던 말던 렌트비는 붙잡아야 할텐데..

재산세 폭탄 … 평균 15% 인상 전망

댓글 0 | 조회 3,963 | 9일전
물가 급등의 긴 그림자가 재산세까지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 이미 10% 가까운 평균 인상률을 보였던 재산세가 지방 카운슬들의 각종 사업 비용이 상승하면서 올… 더보기

이슈로 다시 등장한 ‘갱단 단속법 개정안’

댓글 0 | 조회 1,998 | 2024.04.09
국민당 주도 새 연립정부가 지난해 10월 총선 캠페인에서 공약하고 실제로 집권 후 마련한 ‘100일 계획’ 중 하나로 발표했던 새로운 갱단 관련 법률안에 대한 주… 더보기

깜짝! 50달러 지폐가 왜 나무둥치 밑에…

댓글 0 | 조회 4,805 | 2024.03.27
평범한 두 명의 뉴질랜드 시민이 50달러 지폐를 우리 주변의 은밀한 장소에 숨긴 뒤 소셜 미디어를 통해 위치를 알 수 있도록 올려 다른 사람이 찾아가도록 하는 ‘… 더보기

갑자기 불어닥친 언론 한파

댓글 0 | 조회 2,411 | 2024.03.26
오는 7월부터 텔레비전 채널 3에서 모든 뉴스 프로그램이 사라진다. 또 채널 1에서도 5월 중순부터 저녁 6시 뉴스 이외의 모든 뉴스 프로그램과 대표적인 시사 프… 더보기

가는 뉴질랜드인, 오는 외국인

댓글 0 | 조회 5,243 | 2024.03.13
작년 뉴질랜드 시민권자의 이민 순유출이 사상 최고를 보인 반면에 비시민권자의 이민 순유입도 사상 최고를 기록하며 대조를 이루었다.또한 인구의 자연 증가율이 194… 더보기

철로, 말발굽에서 튄 불꽃이…

댓글 0 | 조회 1,641 | 2024.03.13
여름이 지나고 계절이 가을로 접어들었지만 전국 곳곳에서 산불을 비롯해 야외에서 일어난 화재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지난 2월 중순 크라이스트처치의 ‘포트 힐스(… 더보기

‘오커스’ 합류가 뉴질랜드의 최선 이익인가?

댓글 0 | 조회 3,009 | 2024.02.28
국민당 주도 3당 연립정부 출범 이후 호주, 영국, 미국의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 Australia-United Kingdom-United States)… 더보기

“2월 14일만 되면…” 고난 겪는 ‘Captain Cook’

댓글 0 | 조회 1,523 | 2024.02.27
매년 2월 14일이 되면 백화점 등 유통업계는 ‘밸런타인 데이’를 맞아 초콜릿을 비롯한 갖가지 상품을 내걸고 연인들을 유혹한다.하지만 이날이면 수난을 당하는 역사… 더보기

빚의 덫에 빠진 사람들

댓글 0 | 조회 4,963 | 2024.02.14
뉴질랜드 인구의 약 10%인 56만명이나 되는 많은 사람들이 사회개발부, 법무부, IRD 등 정부기관에 오랜 기간 갚지 않은 빚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더보기

강진과 자연재해 “더 세고 더 자주 온다”

댓글 0 | 조회 2,183 | 2024.02.14
2월 초 뉴질랜드 언론들은, 중앙 정부가 앞으로 더욱 빈발할 기상 재해와 함께 그리 멀지 않은 미래, 당장 내일일 수도 있는 때 나라 전체를 마비시킬 수 있는 ‘… 더보기

새학기 “학부모 허리 휘게 하는 교복”

댓글 0 | 조회 3,455 | 2024.01.31
​최근 새 학년도 출발을 앞두고 뉴질랜드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교복 마련에 허리가 휘고 있다는 기사가 여러 차례 국내 언론에 실렸다.실제로 팬데믹을 거치며 엄청난 … 더보기

2024년 주택시장 예측

댓글 0 | 조회 5,259 | 2024.01.30
올해 주택시장이 거의 2년간의 침체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이민 증가로 주택수요가 늘고 금리는 궁극적으로 하락해 주택시장에 활기를 … 더보기

땜방식 비자 정책에 설 곳 잃은 이민자들

댓글 0 | 조회 4,357 | 2024.01.17
이민 당국의 비자 정책이 자주 바뀌면서 뉴질랜드에 정착하려는 많은 이민자들이 불법체류자로 전락하는 등 뜻하지 않은 상황에 맞닥뜨리고 있다. 이민 관련 단체들은 이… 더보기

10만 년 이래 가장 더웠던 지구, 뉴질랜드는?

댓글 0 | 조회 3,880 | 2024.01.16
지구가 그야말로 펄펄 끓어오르고 있다.본격적으로 여름을 보내는 중인 뉴질랜드 역시 무더위가 몰려온 데다가 건조한 날씨까지 이어져 전국 곳곳에서 화재가 빈발해 소방… 더보기

코리아포스트 선정 2023 NZ 10대 뉴스

댓글 0 | 조회 2,254 | 2023.12.23
■ 아던 총리 전격 사임1월 19일 자신다 아던(Jacinda Ardern) 총리가 네이피어에서 열린 노동당 연례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다음 4년을 위한 … 더보기

예산 폭등, 발목 잡힌 쿡 해협 페리 프로젝트

댓글 0 | 조회 2,614 | 2023.12.22
새로 집권한 국민당 주도 연립 정부가 남북섬을 잇는 ‘인터아일랜더 페리(Interislander ferry)’에 신형 선박을 투입하고 그에 맞춰 항만 시설도 개발… 더보기

뉴질랜드 선거제도는 뉴질랜드제일당을 위한 것인가?

댓글 0 | 조회 2,699 | 2023.12.13
총선이 10월 14일 치러졌고 국민당이 최다 의석을 차지해 1당에 올라섰지만 한 달이 휠씬 지나도록 정부를 구성하지 못하면서 외교와 국정에 차질을 빚었다. 이유는… 더보기

NZ 인구 30년 만에 최대 증가 “내가 사는 지역은?”

댓글 0 | 조회 3,515 | 2023.12.12
뉴질랜드로 들어온 ‘순이민자(net migration)’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인구가 3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는 통계가 지난달 하순에 나왔다.통계국… 더보기

집값 하락세 끝났다

댓글 0 | 조회 6,911 | 2023.11.29
지난 18개월 동안 이어진 주택가격 하락 추세가 마침내 끝난 것으로 분석됐다. 모든 주택시장 관련 보고서들이 그렇게 말해 준다. 주택시장 침체기에 집값이 평균 1… 더보기

샌드위치 하나가 3,700달러?

댓글 0 | 조회 3,737 | 2023.11.28
많은 사람이 국내외 여행에 나서는 연말 휴가 시즌을 앞두고 호주로 입국하는 과정에서 검역 규정을 깜빡해 큰 낭패를 본 안타까운 사연이 지난주 국내 언론에 널리 소… 더보기

호주 경찰 “키위 경찰관을 붙잡아라”

댓글 0 | 조회 3,788 | 2023.11.15
뉴질랜드인이 일자리를 찾아 호주로 떠나는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 코비드-19 사태가 엔데믹으로 본격 전환되고 경기도 풀리자 태즈먼해를 건너가는 젊… 더보기

뉴질랜드 경제 연착륙하나?

댓글 0 | 조회 3,791 | 2023.11.14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뉴질랜드 경제 전망에 대해 경제 관련 기관들의 의견이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경기가 급속도로 침체… 더보기

무섭게 오른 뉴질랜드 생활비

댓글 0 | 조회 8,609 | 2023.10.25
지난 14일 실시된 총선에서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는 생활비 위기였다.팬데믹을 거치면서 시작된 물가 고공 행진은 좀처럼 둔화하지 않고 있다.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의… 더보기

국민당 승리, 새 총리로 떠오른 ‘크리스토퍼 럭슨’은 누구?

댓글 0 | 조회 4,653 | 2023.10.24
갖가지 공약이 난무하면서 치열하게 전개됐던 ‘2023년 뉴질랜드 국회의원 선거’가 국민당의 압승과 함께 노동당의 몰락을 부르면서 끝났다.지난 6년간 야당이었던 국… 더보기

2023 총선의 쟁점은?

댓글 0 | 조회 3,403 | 2023.10.11
올해 총선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며칠 후면 앞으로3년 동안 뉴질랜드를 이끌 정부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여론조사 결과들을 보면 지난 6년 동안 집권한 노동당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