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 뿐인 ‘무료’ 공교육

허울 뿐인 ‘무료’ 공교육

1 6,623 JJW
focus.jpg

개학하고 자녀들이 새로운 학년에 적응하느라 분주한 요즘이다. 뉴질랜드는 고등학교까지 ‘무료’ 공교육 제도를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각종 기부금과 수업료, 교복 및 교재 구입비 등 뉴질랜드의 공교육은 결코 무료가 아니다. 5~19세 모든 학생들은 무료 교육을 받을 자격이 있고 학부모들은 기부금을 억지로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는 헤키아 파라타(Hekia Parata) 교육장관의 설명이 공허하게 들릴 뿐이다.

13년 공교육 과정 교육비 35,000달러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가정은 아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13년 동안 거의 3만5,000달러를 준비해야 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공립학교를 다녔을 경우이고 사립학교에서 공부할 때에는 그 비용이 27만달러로 껑충 뛴다.

ASG(Australian Scholarships Group)라는 교육전문 지원단체가 1,000여 명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공립학교에 입학하여 교육을 받기 시작하는 학생이 고교를 마칠 때까지 들어가는 비용이 3만4,524달러로 나타났다. 

학부모들이 부담하는 돈은 수업료를 비롯해 교통비, 교복, 컴퓨터 등 학용품, 스포츠 활동이나 수학여행 경비 등을 망라했고 물가상승률을 감안하여 추산됐다.

공립학교 시스템에 의해 운영되는 반사립(state-integrated) 학교는 9만3,251달러, 그리고 사립학교의 경우 26만9,943달러로 급증한다.

올해 태어나는 아이들의 교육비는 더욱 늘어나, 오는 2027년 공립 초등학교를 마칠 때까지 1만7,499달러의 교육비가 들어가고 공립 고등학교 졸업까지 2만177달러의 비용 등 총 3만7,676달러의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반사립학교의 경우 오는 2032년 고교 졸업까지 들어가는 교육비는 10만7,962달러이고 전과정을 사립학교에서 공부시킬 때에는 32만3,814달러의 비용을 각오해야 한다.

교육비를 항목별로 살펴 보면 공립학교에서는 과외활동비가 상대적으로 많이 들어가는 반면에 반사립 및 사립학교에서는 수업료(fee)가 가장 높았다. (표 참조)

focus 1.jpg

지난 10년간 교육비 1.5배 상승
지난 10년간 뉴질랜드의 교육비는 1.5배 상승했다.

앞으로도 교육비용은 계속 늘어나 초등학교 1학년의 연간 교육비용이 올해 1,976달러에서 오는 2027년에는 3,781달러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교육열 높은 한국인 학부모들처럼 자녀에게 과외를 시킬 경우 사교육비까지 포함한 교육비는 한국 못지 않은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ASG의 존 벨레그리니스(John Velegrinis) 대표는 “교육은 인생의 가장 중요한 투자 가운데 하나이고, 어떤 경우엔 주택보다 더 큰 투자금액이 들어간다”며 “교육비용이 계속 증가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경고했다. 

오타고 대학의 루스 가쏜(Ruth Gasson) 박사는 “기부금 이외에도 학부모들이 학교에 기여해야 하는 부담감이나 자녀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내야 하는 비용이 많다”며 “학교의 요구는 언제나 가계의 돈 나가는 구멍”이라고 말했다.

가쏜 박사는 특히 높은 등급(decile)의 학교에 다니는 학생을 두고 있는 저소득 가정들이 낮은 등급 학교의 학생 가정들보다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높은 등급 학교들이 일반적으로 낮은 등급 학교들보다 기부금 등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컴퓨터 요구하는 학교 늘어 학부모 부담 증가
최근 들어 노트북이나 아이패드 등 개인용 컴퓨터를 요구하는 학교들이 늘면서 학부모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들 제품들은 대개 케이스와 소프트웨어를 별도로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수 백 달러의 목돈이 들어 간다.

이 같은 ‘본인 도구 가져오기(BYOD, Bring Your Own Device)’ 학교정책은 디지털 교육을 강화하는 추세에 발맞추어 고등학교들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일찍부터 이를 시작한 오레와 컬리지를 비롯하여 교민 자녀들이 많이 다니는 랑기토토 컬리지에서는 9, 10학년 학생들이 스마트폰이 아닌 컴퓨터 기기를 가져 가야 하고, 오클랜드 그래머의 경우 컴퓨터를 필요로 하는 과정의 상급 학년 학생들은 본인의 랩톱을 가져갈 수 있다.

이들 학교 외에도 마운트 알버트 그래머와 린필드 컬리지, 파쿠랑가 컬리지, 엡솜 걸즈 그래머 등의 학교에서 의무적인 ‘BYOD’를 시행하고 있다.

학교들은 대개 인근 학용품 소매업체들이나 전자제품 소매업체들과 협약을 맺고 학생들이 구매한 금액의 일정 부분을 업체들로부터 기부받고 있다.

학교 자금 조달을 돕고 학생들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한 이 같은 관행은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좋지 만은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예를 들어 뉴질랜드소비자보호원의 수 체트윈(Sue Chetwin) 원장은 협력업체들이 보통 디지털 제품의 보증기간을 연장해 주는데, 소비자보호법에 의해 제공되지 않는 보증을 이행하지 않기 때문에 실질적인 혜택은 없다고 지적했다.

저소득 가정 급전 빌리거나 자녀 등교 미뤄
이처럼 새학기를 맞아 학교 비용이 치솟자 일부 저소득 가정에서는 고리대금업자로부터 급전을 빌리거나 자녀의 등교를 미루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망게레 버드젯팅 서비스 트러스트(Mangere Budgeting Services Trust)의 다릴 에반스(Darryl Evans) 대표는 “자녀들에게 아이패드나 개인용 컴퓨터를 사 준 후에 빚에 허덕이는 사람들이 사무실을 찾고 있다”면서 “이들은 우선 음식비를 줄이게 되고 가족 모두 많은 고통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에반스 대표는 그의 단체에서 돕는 저소득 가정들은 연중 렌트비를 지급하고 음식을 마련하느라 허리띠를 졸라 매다가 크리스마스 이후에는 자녀들이 새로운 학년에 필요한 물품들을 구입하는데 들어가는 목돈을 마련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많은 학교들이 개인용 컴퓨터를 요구하고 있으나 많은 가정들이 단지 이를 구입할 돈이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는 것.

그는 “컴퓨터를 구입할 능력이 없는 일부 가정들은 그들의 자녀가 소외받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학교에 보내지 않고 현금이 마련될 때까지 자녀들을 집에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운영위원회연합의 로레인 커(Lorraine Kerr) 회장은 ASG 보고서에 놀라움을 나타내며 “특히 저소득 가정의 어려움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최근 몇 년 동안 물가상승률 수준으로 학교운영자금을 인상해 왔다.

올해 학교운영자금 승인액은 총 12억3,000만달러 규모이고 앞으로 4년간 8,530만달러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재능교육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Givealittle’, 10년간 기부금 1억불 달성

댓글 0 | 조회 2,864 | 2018.12.11
지난 12월 5일, 국내 언론들과 인터넷을 통해 뜻깊은 소식이 전해졌다. 내용은 뉴질랜드인들의 기부금(crowd funding) 사이트인 ‘기브어리틀(Giveal… 더보기

하루 2만5천불짜리 관광상품 등장

댓글 0 | 조회 5,190 | 2018.11.29
지난 11월 중순 국내 각 언론들에는, 중국 부유층을 대상으로 4인 가족 기준으로 하루 비용만 무려 2만5000달러에 달하는 초호화 관광상품이 등장한다는 소식이 … 더보기

문제 많은 ‘키위빌드’ 사업

댓글 1 | 조회 8,037 | 2018.11.27
노동당 정부의 ‘키위빌드(KiwiBuild)’ 정책에 의해 지난달 처음으로 오클랜드 파파쿠라에 18채의 주택들이 완공됐다. 뉴질랜드의 주택 구매력을 향상하기 위해… 더보기

유가 3달러 시대 오나

댓글 0 | 조회 5,639 | 2018.11.14
기름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리터당 2달러 중반선까지 올라섰다. 연립정부를 이끄는 노동당은 정유사들이 바가지를 씌우고 있다며 기름값 급등의 주범으로 정유사들을 지… 더보기

퀸스타운은 젊은 도시, 노년층은 코로만델

댓글 0 | 조회 5,945 | 2018.11.13
▲ 젊은층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퀸스타운 전경​통계국 자료(추정)에 의하면 2018년 6월 30일 기준으로 뉴질랜드 인구는 489만명에 거의 도달, 인구 500… 더보기

反이민 감정 깔린 ‘NZ 가치 존중법’

댓글 0 | 조회 8,505 | 2018.10.25
연립정부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윈스턴 피터스(Winston Peters) 부총리 겸 외교장관의 뉴질랜드제일(New Zealand First)당이 이민자를 대상으… 더보기

야생 염소와 결투 벌이는 DOC

댓글 0 | 조회 3,574 | 2018.10.24
뉴질랜드 자연보존부(DOC)가 ‘야생 염소(wild goat)’의 한 종류로 알려진 ‘히말라얀 타르(Himalayan tahr)’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나섰다… 더보기

뉴질랜드의 미친 집값

댓글 17 | 조회 19,605 | 2018.10.10
뉴질랜드 주택가격이 전 세계 주요국 가운데 2010년 이후 상승폭이 가처분소득 대비 가장 크고 임대료 대비 두 번째로 큰 것으로 조사됐다. 또 뉴질랜드 집 값은 … 더보기

제초제 ‘Round Up’은 발암물질?

댓글 0 | 조회 5,860 | 2018.10.09
​지난 7월초 미국 캘리포니아주 1심 법원에서는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제초제인 ‘라운드업(Roundup)’의 암 발병 관련성을 놓고 역사적인 재판이 … 더보기

뉴질랜드에 부는 韓流 바람

댓글 0 | 조회 7,731 | 2018.09.26
“한국 드라마와 K팝을 좋아해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여건이 되면 한국에 가서 한국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싶습니다.” 한국어를 독학해서 지난해 오… 더보기

‘최후의 날’벙커 만드는 미국의 슈퍼 부자들

댓글 0 | 조회 6,169 | 2018.09.25
지난 9월 초 국내외 언론들에는 미국 실리콘 밸리 출신의 몇몇 억만장자들이‘최후의 날(doomsday)’을 대비한 서바이벌 벙커를뉴질랜드에 마련했다는 소식들이 일… 더보기

NZ의 새로운 계층 ‘워킹 푸어’

댓글 1 | 조회 8,491 | 2018.09.12
직장은 있지만 아무리 일을 해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근로 빈곤층이 늘고 있다. 열심히 일해도 급등한 집값과 렌트비, 상승하는 생활비 등으로 여전히 가난한 이… 더보기

우리가 생태계 파괴범?

댓글 0 | 조회 4,017 | 2018.09.11
최근 세계 곳곳에서 고양이가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존재로 등장하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사랑스런 반려동물이지만 또 다른 이들은 생태계에 악 영향을 주는 범인이… 더보기

인구 500만명, 언제 넘어설까?

댓글 1 | 조회 8,246 | 2018.08.22
2018년 6월 30일 현재 뉴질랜드 인구가 한 해 동안 9만명 이상 늘어나 489만명에 도달한 것으로 추산되면서 총인구 500만명 시대를 목전에 두게 됐다.지난… 더보기

이민자의 시각으로 사업기회 찾아라

댓글 0 | 조회 7,535 | 2018.08.21
뉴질랜드를 떠나는 이민자들이 점점 늘고 있는 가운데 이민자의 관점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로 창업하여 성공한 사례들이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현지인들이 생각할 수 없… 더보기

집값 상승 노리려면 소도시로

댓글 0 | 조회 8,509 | 2018.08.08
오클랜드, 크라이스트처치 등 대도시들의 주택 가격이 조정을 받고 있는 가운데 아직도 연간 20%가 넘는 집값 상승률을 보이고 있는 소도시들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보기

소유권 이전 ‘통계로 본 외국인 주택구입’

댓글 0 | 조회 5,632 | 2018.08.07
외국인들의 주거용 부동산 구입 문제는이미 오래 전부터 뉴질랜드 국민들이민감하게 받아들여온 커다란 사회적 이슈 중 하나이다.​7월 말에 뉴질랜드 통계국(Stats … 더보기

인기 높아가는 아시안 식품

댓글 0 | 조회 7,541 | 2018.07.25
팍 앤 세이브(Pak’n Save), 카운트다운(Countdown) 등 대형 슈퍼마켓들에서 한국의 라면류와 김, 아이스크림류 등을 비롯한 아시안 식품이 진열되어 … 더보기

강화되는 학생대출금 체납 단속

댓글 0 | 조회 6,107 | 2018.07.24
그동안 역대 뉴질랜드 정부들로 하여금계속 골치를 앓게 만든 이슈 중 하나는지금도 여전히 막대한 금액이 체납된‘학생대출금 (student loan)’ 문제이다.이 … 더보기

대대적 ‘수술’필요한 의료 시스템

댓글 0 | 조회 6,398 | 2018.07.11
뉴질랜드 생활에서 의료 서비스는 많은 한국 교민들이 만족하지 못하는 부문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많은 교민들이 한국 방문시 미뤄왔던 건강검진을 받고 있고 위중하거… 더보기

갈수록 뚱뚱해지는 뉴질랜더

댓글 0 | 조회 5,171 | 2018.07.10
뉴질랜드 비만 인구 비율은 전 세계 최상위권이며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면 머지않아국가적 재앙으로 등장할 것이라는 경고는그동안 여기저기에서 꾸준히 제기됐다.이런 가운데… 더보기

기름값 세금 폭탄 … 물가 도미노 상승 우려

댓글 0 | 조회 9,897 | 2018.06.27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다음달 1일부터 오클랜드 지역에서 1리터당 11.5센트의 유류세가 도입된다. 여기에다 노동당 정부는 향후 3년 동안 전… 더보기

음악 소리에 내몰린 노숙자들

댓글 1 | 조회 5,889 | 2018.06.26
최근 크라이스트처치 시내 중심가에 자리한 한 호텔에서는손님들이 드나드는 로비 앞 도로를 향해하루 종일 음악을 내보내는 색다른 광경이 펼쳐지고 있다.​이유는 바로 … 더보기

하반기 뉴질랜드달러화 향방은?

댓글 0 | 조회 12,140 | 2018.06.13
환율은 유학생 가정이나 한국 또는 다른 나라들과의 무역업에 종사하는 업체 등에서 늘 관심을 두고 지켜보고 있는 지표이다. 최근 뉴질랜드 환율은 전반적인 하락 추세… 더보기

다시 해외로 떠나는 이민자들

댓글 0 | 조회 12,675 | 2018.06.12
최근 뉴질랜드로 입국하는 이민자 숫자가 한창 때에 비해 감소 추세가 완연하다.이 중 특히 순이민자 감소 배경에는 장기 거주를 목적으로 입국했던 ‘비시민권자 이민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