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여부 주목되는 양도소득세

도입여부 주목되는 양도소득세

0 개 4,468 코리아포스트
뉴질랜드 의회에서 양도소득세(capital gains tax) 논의는 오랫동안 정치적 자살행위로 간주되어 왔다. 양도소득세에 대한 언급은 곧 차기 선거에서 승리할 생각이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식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 양도소득세 도입이 공론화되어 국민당 정권은 회의적인 입장이나 노동당은 찬성하고 있는 편이다.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양도소득세에 대해 알아본다.

뉴질랜드 조세체계의 구멍 ‘양도소득세’

지난 5월 뉴질랜드 조세제도를 정비하고 중기적인 조세정책을 세우기 위해 정부의 지원을 받아 학계와 업계 전문가, 재무부 및 IRD의 관리 등 14명으로 조세연구그룹이 구성되었다.

이 그룹은 연내 뉴질랜드의 올바른 조세제도에 대한 자문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최근 미국의 조세 전문가 렌 버만(Len Burman) 시라쿠스대학 교수는 이 조세연구그룹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양도소득세의 부재는 부자에게만 혜택을 주는 뉴질랜드 조세제도의 커다란 허점이라고 지적했다.

버만 교수는 “뉴질랜드 조세체계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 대부분의 측면에서 우수하지만 양도소득세가 없다는 사실이 눈에 띄는 단점이다”면서 “이로 인해 사람들이 세금없는 부동산에 투자하게 되고 조세 회피를 찾아 비생산적인 자산에 열을 올리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38%의 최고 개인소득세율에 0%의 양도소득세율으로 인해 100만달러의 양도소득을 가정할 경우 38만달러의 조세 회피를 만드는 것과 같다.

버만 교수는 이러한 이유 때문에 생산적인 일을 해야 할 사람들이 비생산적인 부동산 거래에 몰두하고 있으므로 소득의 한 종류인 양도소득에도 세금이 부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체적인 관점에서 양도소득세를 포함한 조세 개편을 주장했다.

즉 양도소득세 도입이나 GST 인상은 소득세율 인하와 함께 시행돼야 한다는 것.

미국의 경우도 로날드 레이건 정부 시절 마지막으로 양도소득세율을 인상할 때 최고 소득세율을 50%에서 28%로 낮추었다.

그는 “특정집단에만 고통을 집중시키지 말고 부담을 공평하게 나누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선진국 대부분 양도소득세 시행

알다시피 양도소득세는 토지, 건물 따위를 유상으로 양도하여 얻은 소득에 대하여 부과하는 조세로 매도 금액에서 취득할 때의 가격과 필요 경비, 양도 소득 공제 및 해당되는 공제 금액을 뺀 나머지에 대하여 부과된다.

양도소득세는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시행하고 유럽의 공통세율은 약 30%이다.

미국과 영국은 1950년대 이미 도입하였고 이웃 호주도 1985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버만 교수의 보고서에 따르면 뉴질랜드에서 양도소득세가 소득세율과 같은 수준으로 부과될 경우 주거용 주택 부문을 제외하면 15억달러, 포함하면 40억달러의 세수를 거둬 들이는 것으로 추산된다.

뉴질랜드에서 최근의 양도소득세 논의는 부동산 거품이 재현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정부의 의지에서 비롯됐다.

빌 잉글리쉬(Bill English) 재무장관은 지난 8월 “부동산 붐을 막기 위해서라면 양도소득세 시행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앙은행 알란 볼라드(Alan Bollard) 총재는 지난달 기준금리 동결을 발표하면서 “불필요하고 불균형적인 주택시장 부활 신호를 경계하고 있다”면서 세금을 포함한 주택투기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시사했다.

ANZ National은행의 카메론 바그리(Cameron Bagrie)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주택 부문이 경제 회복을 이끈다면 뉴질랜드는 해외에서 더욱 많은 돈을 빌려 오게 된다”며 제2의 주택 붐을 우려했다.

재무부의 존 화이트헤드(John Whitehead) 국장은 “투자용 부동산을 팔아 얻은 소득에 세금이 없다는 것은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효율적인 자원 분배를 저해한다”며 양도소득세 도입을 지지했다.

정부의 양도소득세 도입 시도 매번 좌절

정부의 양도소득세 도입 검토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주택에 대한 뉴질랜드인의 유별난 집착 때문에 양도소득세를 도입한다는 건 정치적 자살행위로 인식되어 매번 정부 정책으로 채택되지 않았다.

지난해 국제적인 금융위기 이후 미국이나 영국의 일부 지역에서 집값이 40% 이상 급락했을 때에도 뉴질랜드에서는 10% 이상 떨어진 적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은 다르다. 노동당 필 고프(Phil Goff) 대표가 “노동당은 양도소득세 도입에 대해 정부와 논의할 준비가 돼있다”라고 말해 양도소득세 도입에 대한 양대 정당의 연합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동당은 양도소득세를 주거용 부동산에 적용하지 않고 투자용 부동산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

고프 대표는 “노동당은 패밀리홈에 대한 양도소득세와 부가가치세(GST) 인상은 분명히 반대하지만 정부가 다른 방안이 있다면 언제든지 협의할 것이다”고 밝혔다.

양도소득세는 경제 및 정치적인 이유로 소유주가 직접 살고 있는 주택에 대해서는 부과하지 않는 것이 통례이다.

뉴질랜드의 주거형태는 △모기지 없는 집 △모기지 있는 집 △렌트로 사는 집 등이 거의 삼등분하고 있기 때문에 3분의 2는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이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양도소득세가 용두사미(龍頭蛇尾)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세계적인 규모의 회계법인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ricewaterhouseCoopers)의 존 쉬완(John Shewan) 회장은 “양도소득세 도입으로 모든 세금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처럼 시작하지만 시행과정에서 이것 저것 제외하다 보면 실질적으로 남는게 없는 것이 다른 나라들에서 발생한 전례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쉬완 회장은 “전체 세금의 거의 절반과 정부 수입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소득세의 의존도를 낮출 방법이 필요하다”며 “토지세나 부동산세 또는 렌트용 부동산을 대상으로 하는 보다 세분화된 세금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뉴질랜드인의 24%는 해외에서 일하고 있다”며 “정부가 노동에 대해 세금을 무겁게 부과한다면 뉴질랜드 인력의 해외 유출은 계속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존 키 총리 양도소득세 도입 회의적

정작 양도소득세 도입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쪽은 존 키(John Key) 총리와 국민당이다.

키 총리는 “양도소득세가 비효율적이고 부동산 붐 방지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다”며 “그 같은 사실은 미국, 영국, 호주의 사례에서도 증명됐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당은 양도소득세를 지지하지 않지만 조세연구그룹이 제출할 예정인 자문안에 대한 어떤 제한을 두고 있진 않다”며 “부동산 투자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다른 방안에 대해서는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양도소득세를 포함한 부동산 세금에 대해 고위급 검토를 하고 있고 노동당 고프 대표는 주거용 주택을 포함하지 않는 한 양도소득세 도입을 지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정부측과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돼있다며 도입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따라서 앞으로 어떤 형태로든 부동산 거래에 붙는 세금의 변화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질랜드 3위 건설사의 부도처리와 ‘빚잔치’

댓글 1 | 조회 8,388 | 2014.04.09
- ‘Mainzeal 건설’의 시장퇴출 과정을 돌아보며 - 2013년 2월초, 뉴질랜드 3위 건설사인 Mainzeal 건설(주)이 건축경기 하락에 따른 자금압박을… 더보기

불붙은 인터넷 TV 경쟁

댓글 0 | 조회 4,553 | 2014.04.08
텔레콤 뉴질랜드(Telecom New Zealand)가 몇 달 안에 회사명을 스파크(Spark)로 바꾸고 인터넷 TV 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더보기

보금자리 마련, 갈수록 어려워지나?(Ⅱ)

댓글 0 | 조회 5,229 | 2014.04.08
국민들의 주거생활과 관련된 2013 센서스 자료가 지난 3월 18일 발표됐다. 지난 호에서는 주택의 형태별 상황과 침실 수, 또는 주택의 대형화 추세 등을 알아본… 더보기

보금자리 마련, 갈수록 어려워지나?

댓글 0 | 조회 5,721 | 2014.03.26
▲ 주거시설의 1/3 이상이 공동주택인 웰링톤 도심 전경 각각 얼마나 되는 가정들이 자기집, 또는 셋집에서 살고 있으며 또한 그들이 사는 집들은 어떤 형태인지 등… 더보기

상승 기조에 접어든 금리

댓글 0 | 조회 4,810 | 2014.03.25
중앙은행이 지난 13일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2011년 3월 크라이스트처치 지진에 따른 경제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 사상 최저 수준인 2.5%로 인하한지 3년… 더보기

한국 통일정책 빠진 NZ <통일 골든 벨>

댓글 0 | 조회 3,437 | 2014.03.25
민주평통 <통일 골든 벨> ‘한인의 날’ 최고 하이라이트 지난 3월15일(토), 40주년을 맞은 오클랜드 ‘한인의 날’ 행사에는, 태풍으로 비바람부는 … 더보기

치명적인 단맛의 유혹

댓글 0 | 조회 6,984 | 2014.03.12
최근 뉴질랜드 국민들의 연간 설탕 소비량이 지나치게 많다는 사실이 재확인되면서 설탕과 그의 대체재로 개발된 아스파탐을 비롯한 각종 인공감미료의 유해성에 대한 해묵… 더보기

가깝고도 먼 이웃, 호주

댓글 0 | 조회 4,640 | 2014.03.11
뉴질랜드와 호주의 정상들이 회담을 열면 흔히 양국간의 특별한 관계를 언급하며 ‘가족’ 또는 ‘형제’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같은 영국 조상에 같은 언어를 사용하며… 더보기

공인중개사, 신뢰받는 전문자격으로 변신 중

댓글 0 | 조회 6,723 | 2014.03.11
1월 자격증 신규 취득자, 전년 동기대비 38% 증가 공인중개사 감독청(REAA) 통계에 따르면, 금년 1월 한 달동안 새로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한 개인은 1… 더보기

‘해상왕 장보고’ 남극까지 진출한다

댓글 0 | 조회 5,518 | 2014.02.26
▲ 장보고 기지 전경 한국의 2번째 남극 연구기지이자 3번째 극지 연구기지인 ‘장보고 기지’가 2년간 공사를 끝내고 지난 2월 12일(현지시간) 마침내 완공됐다.… 더보기

정부가 학교개혁에 나서는 이유

댓글 0 | 조회 3,219 | 2014.02.25
존 키(John Key) 총리는 지난달 23일 3억5,900만달러를 투입하는 학교개혁정책을 발표했다. 국민당 정부가 집권한 이후 가장 많은 질타를 받은 부문이 교… 더보기

하루를 근무해도 휴가수당 지급해야

댓글 0 | 조회 5,757 | 2014.02.25
고용관계의 기본정신……“좋은 신뢰관계(Good faith)” 오클랜드 한인회(회장 김성혁)는 한인 현지 정착정보 세미나의 일환으로 지난 2월12일, 뉴질랜드 ‘비… 더보기

“핵 전쟁에도 살아 남은 NZ 해변 마을”

댓글 0 | 조회 6,435 | 2014.02.12
▲ 포트 레비의 전경 뉴질랜드 남섬의 한 한적한 해변 마을이 핵 전쟁 이후에도 살아 남은 미국 중서부의 오래 전 시골 마을로 탈바꿈했다. 이는 아예 땅덩어리 일부… 더보기

NZ 국기 바뀌려나

댓글 0 | 조회 5,695 | 2014.02.11
뉴질랜드 국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청색 바탕에 영국 국기인 유니언 잭이 왼쪽 위에 있고 오른쪽에는 가장자리 선이 흰색으로 된 빨간색 남십자성 별 4개가 … 더보기

[독자의견]을 통해 본 오클랜드 시민의 소리

댓글 0 | 조회 2,779 | 2014.02.11
바야흐로 올해는 ‘선거의 해’다. 3년마다 실시되는 뉴질랜드 국회의원 총선거가 실시되기 때문이다. 하반기로 예정된 선거를 앞두고 연초부터 다양한 선거이슈가 불거져… 더보기

“‘고래싸움’ 과연 누가 이길까?”

댓글 0 | 조회 5,395 | 2014.01.30
▲ 시 셰퍼드 소속 봅 바커 호의 모습 남빙양에 기온이 올라가면서 고래잡이 시즌도 본격 도래하자 환경보호그룹인 ‘시 셰퍼드(Sea Shepherd)’와 일본 포경… 더보기

이민문호 넓혀 ‘규모의 경제’ 실현해야

댓글 0 | 조회 5,626 | 2014.01.29
지난해 인구 센서스 결과 뉴질랜드의 인구성장 속도가 느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질랜드가 경제규모를 확대하고 면적에 걸맞은 인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민문호… 더보기

2014년 뉴질랜드 경제전망 - 물가, 금리, 부동산, 환율, 주식

댓글 0 | 조회 8,181 | 2014.01.29
[물가] 올해도 물가안정 계속……총선, 부동산 공급부족에 따른 상승 압력 여전 부동산시장이 주춤하면서, 지난해 4/4/분기 평균 물가상승률이 겨우 0.1% 인상에… 더보기

어느 해보다 좋은 2014년 경제전망

댓글 0 | 조회 3,406 | 2014.01.14
갑오년(甲午年)의 해가 떠올랐다. 새해가 되면 우리는 언제나처럼 살림살이가 좀더 나아지길 희망하게 된다. 특히 올해는 모든 경제전문가들이 뉴질랜드 경제가 호황을 … 더보기

오래된 전통가옥에 등돌리는 키위들

댓글 0 | 조회 8,509 | 2014.01.14
▲ 휴양지로 유명한 아벨 타스만 지역의 해변 주택들 최근 들어 뉴질랜드 국민들이 선호하는 주택의 형태가 과거에 비해 상당히 빠른 추세로 변화하고 있는 모습이 다시… 더보기

코리아포스트 선정 2013 NZ 10대 뉴스

댓글 0 | 조회 3,418 | 2013.12.24
■ 교민 골퍼 리디아 고의 눈부신 활약 한국에서 태어나 6세 때 뉴질랜드로 이주한 리디아 고(16세·한국 이름 고보경)가 연중 각종 골프대회에서 우승하며 커다란 … 더보기

연말연시 비지니스 접대비의 세금처리

댓글 0 | 조회 6,099 | 2013.12.24
접대비의 비용처리 - 증빙서류 갖추고 ‘업무관련성’ 입증해야 언제부턴가 세월이 가는 것을 신문이나 TV속의 요란한 바겐세일 광고에서 처음 느끼게 됐다. 올해도 쇼… 더보기

희귀 동식물의 보고를 지켜라

댓글 0 | 조회 4,966 | 2013.12.24
▲ 살아 있는 화석으로 불리는 투아타라 도마뱀 지난 12월 11일(수) 크라이스트처치 지방법원에서는 다소 이색적인 재판이 열려 호주 출신의 한 남성에게 1만1천 … 더보기

당신이 편안한 노년을 보내려면

댓글 0 | 조회 5,762 | 2013.12.11
많은 한국인 이민 1세대가 이제 은퇴 시기를 맞고 있다. 1990년대 초반 일반이민을 통해 뉴질랜드에 둥지를 틀었던 40대 전후의 교민들이 이제 60대에 진입했거… 더보기

푸른 초원을 날아다니는 무인항공기

댓글 0 | 조회 6,821 | 2013.12.11
▲ 뉴질랜드에서 연구에 사용될 장비와 유사한 드론의 모습 무서운 전쟁무기로 등장한 드론 요즘 공상과학 영화, 그 중에서도 전쟁영화라면 반드시 등장하는 무기가 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