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거주하면서 학생대출을 체납하는 사람들에게는 앞으로 이자 증가 등 더욱 강화된 압박이 가해진다. 반면에 국내에 거주하는 학생대출자들에게는 의무 상환액 감면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집권 국민당은 총선에서 재집권하면 학생대출에 대한 정책을 이처럼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학생대출에 대한 국민당의 이같은 양면 정책이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민당 학생대출에 대한 양면 정책 발표
국민당이 지난달 30일 내놓은 학생대출 공약에 따르면 학생대출자들에게 국내에 거주하면 혜택을 주는 반면에 해외로 이주하면 벌칙을 강화한다.
학생대출자들에게 국내에서 활동하면 당근을 주고 해외로 나가면 채찍을 가하면서 자연스레 두뇌 유출을 막겠다는 복안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트 지에 따르면 현재 학생대출자의 82% 정도인 51만6,586명은 뉴질랜드에 거주하고 있다.
또 IRD 자료에 따르면 11만4,347명의 학생대출자는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학생대출 금액 면으로 보면 해외 거주 대출자들은 45억달러로 전체의 26%를 차지한다.
지난 3월말 기준 해외 거주 학생대출자들의 연체액은 약 25억달러로 전체 연체액 27억달러 중 93% 정도를 차지했다.
25억달러의 연체액 가운데 약 10억달러는 학생대출 일반이자와 연체이자에 의한 것이다.
매년 뉴질랜드에 거주하는 학생대출자들의 95%가 상환 의무를 준수하는 반면에 해외에 사는 학생대출자들 가운데 상환 의무를 지키는 비율은 30% 정도에 불과하다.
크리스토퍼 럭슨(Christopher Luxon) 국민당 대표는 3차교육 학생들의 30%만이 학위 수료 과정 전체 비용을 지불하고 나머지 70%는 납세자들의 세금을 통한 지원을 받는다고 밝혔다.
이는 대학생들의 약 70%는 학업 중 이자가 붙지 않은 학생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럭슨 대표는 “사람들이 납세자들의 세금으로부터 충당되는 학생대출 혜택을 받아 대학을 졸업한 후 해외로 이주하여 다른 나라의 경제에 기여하면서 갚아야 할 학생대출을 상환하지 않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에 내놓은 국민당의 학생대출 정책이 고급인력의 귀환과 뉴질랜드 경제 발전을 위해 가치있는 계획이라고 자부했다.
국민당 니콜라 윌리스(Nicola Willis) 재무 대변인은 “이번 학생대출 공약은 무이자 학생대출을 이용해 뉴질랜드에서 대학을 마치고 해외에 이주한 후 학생대출을 갚지 않는 사람들에게 대가와 벌칙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말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윌리스 대변인은 “우리의 메시지는 간단하다”며 “뉴질랜드 납세자들에게 빚을 지고 있으면 그 빚을 갚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녀는 “뉴질랜드의 긍정적인 경제 전망은 해외 인재들의 귀환을 돕고 있다”며 “국민당은 젊은 키위들이 뉴질랜드에서 더욱 많은 수입을 올리게 할 것이다”고 말했다.
해외 거주 학생대출 일반이자 1%포인트 인상
국민당의 새로운 학생대출 정책은 해외에 사는 학생대출자들에게 더욱 강화된 벌칙을 부과한다.
우선 학생대출 잔액에 대해 계산되는 일반이자를 1%포인트 인상하여 6.6%를 적용한다.
뉴질랜드를 떠나 6개월 이상 해외에 거주하면 일반적으로 해외 거주 대출자로 분류되어 뉴질랜드에 있을 때와 달리 학생대출에 일반이자가 붙는다.
일반이자는 통상 해외 거주자의 학생대출 잔액 전체에 대해 매일 계산되며 회계연도 말에 대출 잔액에 추가된다.
납부 기한을 넘긴 미납 상환액에 대해서는 고율의 연체이자가 별도로 붙기 때문에 체납이 계속되면 대출잔액 자체가 빠르게 증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학생대출 잔액이 5만달러이고 그중 2,000달러의 상환액을 체납하고 있다면 5만달러에 대해서는 일반이자가 적용되고 2,000달러에 대해 연체이자가 추가 적용되는 구조이다.
국민당은 해외 거주 학생대출자가 학생대출을 전부 상환하지 않으면 키위세이버 인출이나 송금을 제한할 방침이다.
또한 학생대출이 상환될 때까지 정부가 대출자의 자산에 대한 권한을 보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학생대출자가 고의로 상환을 거부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할 필요를 없애고 체포영장을 발부할 수 있도록 한다.
일반적인 학생대출 체납 자체가 곧바로 징역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간 체납하면 IRD가 채무를 회수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고, 해외 거주자의 경우에는 특히 채무가 일반이자와 연체이자로 계속 증가할 수 있다.
국민당은 상환되지 않은 학생대출을 추적하기 위해 호주와 영국에서 채무징수 대행업체들을 고용하는 용도로 IRD에 1,000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윌리스 대변인은 이를 통해 2,500만달러의 학생대출 체납액이 회수될 것으로 예상했다.
IRD는 지난 4년 동안 해외 채무징수 대행업체들에 7만3,732건의 해외 거주 학생대출자들에 대한 파일을 위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거주 학생대출자들에게는 의무 상환 감면
국민당은 뉴질랜드 국내에 거주하는 학생대출자들에게는 의무 상환액을 감면해 주겠다고 공약했다.
현행 학생대출자가 2만4,128달러 이상의 연소득을 가질 경우, 그 초과 소득의 12%를 의무적으로 학생대출을 상환하도록 돼있는데 이를 2027년 4월부터 10%로 낮추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무이자 학생대출을 더욱 오랜 기간에 걸쳐 상환할 수 있게 되어 대출자의 여유 자금이 늘어나게 된다.
7만5,000달러의 연소득을 가진 학생대출자의 경우 2주에 39달러, 연간 약 1,000달러를 덜 갚아도 된다.
윌리스 대변인은 “학생대출 상환은 젊은 대졸자들에게 가장 큰 지출 항목이다”며 “국민당의 새로운 학생대출 정책은 무이자 학생대출을 더욱 오랜 기간에 걸쳐 상환할 수 있도록 하여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낮은 소득을 올리는 그들에게 더욱 많은 여유자금을 줄 것이다”고 말했다.
국민당의 이번 학생대출 공약에 대해 노동당의 샤넌 할버트(Shanan Halbert) 3차교육 대변인은 “지난 2012년 학생대출 상환율을 10%에서 12%로 상향 조정했던 정당이 국민당이고 10여년이 지난 이제 총선을 맞아 그 결정을 되돌린 것 뿐이다”며 “대학을 졸업한 학생대출자들에 대한 경감 정책들은 어떠한 것이든 환영하지만, 젊은 사람들은 국민당의 과거 전력을 고려해 판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할버트 대변인은 이어 국민당이 학생대출을 갚아야 할 수입 기준을 동결함으로써 약 37만 학생대출자들이 더욱 일찍 학생대출을 상환하게 했음을 상기시켰다.
그는 “빚을 졌으면 당연히 갚아야 하지만 많은 젊은이들이 뉴질랜드에서 생활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해외 거주를 선택하는 이유를 따져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당의 학생대출 공약은 국내 거주자에 대해 상환 속도를 늦춰 당장 사용할 수 있는 소득을 늘리겠다는 취지지만 상환 기준 연소득 2만4,128달러는 동결된 상태여서 물가와 임금이 오를수록 더 많은 근로자들이 상환 대상에 포함되는 문제가 남아 있다.
국민당의 학생대출 정책이 두뇌 유출 막을 수 있을까
학생대출 제도는 지난 1992년 짐 볼저(Jim Bolger) 총리가 이끈 국민당 정부 시절 도입됐다.
그 이전에는 거의 무료였던 대학교육 시스템이 오랫 동안 시행됐다.
학생대출은 처음에는 원칙적으로 모든 대출자에 이자가 붙었다.
그러다가 2000년 재학 중인 풀타임 학생들과 저소득 일부 학생들에 대해 이자를 전액 면제하는 제도가 도입됐다.
2006년 4월부터 노동당 정부는 뉴질랜드 거주자의 학생대출을 사실상 전면 무이자화했고, 현재도 이 원칙이 유지되고 있다.
해외 거주 학생대출자들의 체납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2014년 국민당 정부는 마지막 수단으로 해외 체납자를 국경에서 체포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방법은 아직도 시행돼 가장 최근에는 지난 5월 10여년 동안 학생대출이 18만달러로 불어난 호주 거주 의사가 호주로 돌아가기 직전 웰링턴 공항에서 체포되기도 했다.
윌리스 대변인은 “해외 체납자는 뉴질랜드 국민에게 빚을 지고 있기 때문에 가족이나 친구를 방문하기 위해 단기로 뉴질랜드에 돌아온다면 국경에서 추적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올해 초 국민당 정부는 해외 체납자들이 학생대출을 일시에 상환하거나 단기에 갚을 약속을 할 경우 상환액을 경감할 수 있는 재량을 IRD에 부여했다.
이번 국민당의 학생대출 정책이 의도대로 두뇌 유출을 막고 해외 인재의 귀환을 유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원뉴스 보도에 따르면 학생대출에 대한 이자 상승과 학생대출자의 키위세이버 접근 제한 등의 국민당 정책은 호주에 사는 학생대출자들이 뉴질랜드로 돌아가는데 충분한 요인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4만달러의 학생대출이 있으며 현재 호주에서 조산학을 공부하는 있는 앤젤 마이히(Angel Maihi)는 “국민당의 이번 공약으로 학생대출 이자가 오르는 것이 걱정되면서 빨리 갚을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도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학생대출자는 그같은 정부의 조치가 뉴질랜드로 귀환하도록 하진 않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호주의 조산사 임금이 뉴질랜드보다 높은 점이 호주에 남는 한 가지 이유라는 것이다.
그녀는 “나는 호주 시민권자가 아니기 때문에 여기서 학생대출을 받을 수 없고 모든 수업료를 납부하면서 빠듯하게 생활하지만 장기적으로 호주에서 활동하는 것이 휠씬 이로울 것이다”고 말했다.
호주에 거주하는 또다른 뉴질랜드인 나타샤 스미츠(Natasha Smits)도 뉴질랜드로 돌아가면 당장 6만달러의 연봉이 감소한다며 뉴질랜드 귀환은 금전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오클랜드 대학의 로버트 맥쿨로치(Robert MacCulloch) 교수는 해외에 거주하는 학생대출 체납자에 대한 키위세이버 접근 제한은 공정하지 않고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맥쿨로치 교수는 “이는 근본적으로 해외에 사는 뉴질랜드인들에 대한 공격으로 생각한다”며 “키위세이버는 그들의 돈이고 정부의 돈이 아닌데 정부가 특정한 목적으로 그들의 돈을 제한하는 것은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윌리스 대변인은 “정부는 필요하다면 법을 개정해서라도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빅토리아 대학의 에이든 도너휴(Aidan Donoghue) 학생회장은 국내 거주 학생대출자의 상환율을 낮추는 조치만으로 젊은층의 해외 유출을 막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학생회가 약 1,300명을 조사한 결과 3분의 1은 최근 2주 동안 돈이 부족해 식사를 거른 적이 있었고 3분의 1은 대중교통비를 감당하지 못해 수업에 빠졌으며 70%는 이미 해외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졸업 후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가 약해진 것이 더 근본적인 문제라고 주장했다.
도너휴 학생회장은 또 해외 거주 학생대출에 대한 이자율 인상이 학생대출자의 뉴질랜드 귀환에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미 더욱 높은 임금을 가지고 있는 나라에 있다면 이자 인상의 요인을 상쇄할 것”이라며 “오히려 국경에서 체포될 두려움 때문에 뉴질랜드에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