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6일‘범죄법 개정안(Crimes Amendment Act 2026)’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폭행과 소매점 절도,
‘비겁한 주먹질(coward punch)’, 그리고‘시민 체포(citizen’s arrest)’와 인신매매, 강제 노동 등에 대한 법적 대응과 처벌이 크게 강화됐다.
이번 법은 국민당·뉴질랜드 제일당 연립정부가 출범 당시 약속한 법질서 강화 정책의 하나인데, 지난해 12월 국회 제출 뒤 ‘법사위원회(Justice Committee)’ 심사를 거쳐 올해 6월 30일에 2차 독회를 통과했고, 7월 29일 위원회 심의와 8월 6일 3차 독회를 거쳐 법률로 확정됐다.
정부는 이번 법률 개정의 핵심 목표를 “범죄에 더 분명한 결과를 부여하고 피해자와 사업체, 일선 근무자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폴 골드스미스 법무부 장관은, 소매업 종사자와 경비원이 폭언과 폭행, 절도에 반복해서 노출된다면서, 법질서 회복을 위한 중요한 조치로 주요 개정 사항을 일주일 안에 시행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모든 부문이 환영받은 것은 아닌데, 특히 일반인이 범죄자를 붙잡을 수 있게 범위를 넓힌 시민 체포는 상점 직원과 일반인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오면서, 처벌 강화라는 큰 흐름과 함께 시민이 어디까지 개입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도 불렀다.

법안의 도입 취지와 과정
이번 개정법은 하나의 범죄만 겨냥한 법이 아니다. 정부는 구급대원과 일선 교정 직원에 대한 폭행, 갑작스러운 머리·목 가격으로 인한 중상 또는 사망, 소매점 절도, 시민 체포와 재산 방어, 인신매매와 인신 밀수 등 서로 다른 범죄 분야를 하나의 법안에 묶었다.
법안의 상당 부분은 국민당과 뉴질랜드 제일당이 연립정부 구성 당시 체결했던 협약에 포함한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것이다.
정부는 반복적인 소매점 범죄와 공공장소 폭력, 일선 근무자에 대한 공격이 국민의 안전감을 해치고 있다고 판단했으며, 동시에 기존 인신매매 법규에 존재하던 수사·기소 상의 어려움을 보완해 실제 범죄를 더 효과적으로 처벌하겠다는 목적도 내세웠다.
법안은 지난해 12월 제출돼 올해 초 시민과 단체 의견을 받았으며, 법사위원회에는 시민 체포 권한 확대와 소매 범죄 처벌 강화에 관한 찬반 의견이 집중됐는데, 이후 위원회 심사와 국회 토론을 거쳐 8월 6일 최종적으로 입법화됐다.
한편, 현 정부 입장에서는 총선 이전에 법질서 강화 공약을 실제 법률로 완성했다는 의미도 담겼는데, 야당과 일부 단체는 일부 조항을 충분한 안전장치 없이 시행하다고 비판했다.
응급 구급대원에 대한 폭행 처벌
이번 법 개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 가운데 하나는 ‘누구를 폭행했는가’에 따라 이를 별도의 범죄를 규정했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경찰관 폭행에 관한 특별 규정은 있었지만, 이번 개정으로 구급대원과 소방관, 교정 직원도 명확히 특별 보호 대상에 포함했는데, ‘구급대원(first responder)’이나 위험한 현장에서 근무하는 교정 직원 등을 업무 중 공격하면 일반 폭행보다 무겁게 처벌한다.
이들에 대한 공격 행위는 최대 3년 징역형을 적용할 수 있고, 상해를 입힐 의도로 공격하면 최대 5년, 고의로 다치게 하는 더 중한 범죄는 최대 7년의 징역형이 가능한데, 특히 이 경우에는 ‘삼진 아웃(Three Strikes)’ 제도의 적용 대상에 포함해 최소 의무 형량이 강제 선고된다.
정부는 구급대원이나 소방관, 교정 직원은 다른 사람이 기피하는 위험한 상황에서 사람을 구조하고 공공 안전을 지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는데, 이들이 공격받으면 당사자 개인의 피해에 그치지 않고 응급 대응 업무 자체가 중단되거나 지연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단순히 형량 상향에 그치지 않고 응급과 교정 현장에서 발생하는 폭력을 독립적인 사회 문제로 보면서, 이런 인원에 대한 공격 범죄는 더욱 무겁게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이다.
윈스턴 피터스 제일당 대표는, 구급대원, 소방관, 경찰, 교도관 등 합법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아무런 처벌 없이 공격당하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일이라면서, 이 법안이 오랫동안 당의 우선 과제였다고 말했다.
제일당에서 2020년에 발의했던 법안은 3차 독회에 앞서 부결됐는데, 당시 법안은 경찰, 교도관, 구급대원, 간호사 및 소방관 폭행에 대해 최소 6개월의 의무 징역형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비겁한 주먹질’에 대한 처벌 강화
이번 법률은 ‘coward punch(비겁한 주먹질)’ 또는 ‘one-punch attack’이라고 부르는 폭행 유형을 새로운 범죄 항목으로 분류해 처벌하도록 했다.
이 범죄는 상대방이 공격을 예상하지 못하거나 방어할 기회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머리나 목을 가격하는 행위를 말하는데, 술집이나 유흥가, 거리에서 말다툼 끝에 뒤나 옆에서 갑자기 주먹을 날리는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런 공격은 겉으로 보기에는 단 한 번의 폭행처럼 보이지만 피해자가 넘어지면서 머리를 바닥에 부딪쳐 사망하거나 평생 회복하기 어려운 뇌 손상을 입기도 하는데, 정부가 별도의 범죄 유형을 만든 것도 이 같은 위험성을 반영한 것이다.
법에 따르면 상대방에게 상해를 입힐 의도가 있었거나 안전을 무시한 채 머리나 목을 가격해 중대한 신체 부상을 초래하면 최대 8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고, 중대한 신체 피해를 줄 의도가 인정되면 최대 형량은 15년까지 올라간다.
또한 이러한 가격으로 사망하면 ‘머리 또는 목 가격에 의한 과실치사(manslaughter by strike to head or neck)’라는 새로운 범죄를 적용해 최대 종신형까지 가능하다.
다만 모든 한 차례의 주먹질이 자동으로 새로운 범죄에 해당하는 것은 아닌데, 실제 사건에서는 공격 방식과 피해자 방어 가능성, 가해자의 의도, 발생한 피해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소매점 범죄의 처벌 강화
정부가 이번 법 개정에서 특히 강조한 또 하나의 분야는 소매점 범죄로, 정부는 반복적인 좀도둑과 조직적인 절도가 소규모 사업자와 대형 매장 모두에 심각한 피해를 준다고 보는데, 실제로 이는 이미 오래전부터 아주 심각한 사회적 문제였다.
이에 따라 비교적 가벼운 절도는 기존의 정식 형사 절차와 별도로 현장에서 ‘범칙금(infringement fees)’을 부과하는 제도를 도입했는데, 내용을 보면 500달러 이하의 물품을 훔치면 최대 500달러, 500달러를 넘으면 최대 1,000달러의 범칙금을 부과할 수 있다.
골드스미스 장관은, 법정의 문턱이 너무 높아 사람들이 소송을 잘 하지 않아 일부는 아무런 처벌도받지 않고 넘어간다면서, 범칙금 부과는 소송 없이 쉽고 빠르며 실질적인 결과가 뒤따른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액 절도라도 반복되면 사업자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히고, 또한 범죄자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는다는 인식이 퍼지면 법질서에 대한 신뢰도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형사 처벌도 강화했는데, 약 2,000달러 이하의 절도에는 최대 1년의 징역형이 가능하고, 2,000달러를 넘는 절도에는 최대 7년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다.
또한 2,000달러 이하의 물건을 훔치더라도 폭언, 협박, 공격적 행동, 또는 난장판을 만드는 범행을 저지르면 가중 처벌하는데, 정부는 이런 경우 일반적 절도죄보다 최대 2배까지 더 긴 징역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처벌 강화만으로 소매점 범죄가 줄어들 것인지는 논쟁거리인데, 특히 생계형과 조직적 범죄를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 현장 범칙금 제도가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향후 시행 과정에서 평가가 필요하다.
시민 체포 권한의 확대와 이에 대한 반발
한편 이번에 가장 큰 논쟁을 일으킨 부분은 ‘시민 체포 권한(citizen’s arrest powers)’의 확대이다.
시민 체포는 경찰이 아닌 일반인이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 또는 특정 조건을 충족하는 범죄자를 붙잡아 경찰에 넘기는 제도이다.
이전에도 일정한 시민 체포 권한이 법률로 존재하기는 했지만, 오후 9시부터 오전 6시까지만 적용하거나 최소 3년 이상의 징역형에 해당하는 범죄에만 적용하는 등 제한이 있었다.
개정법은 시민이 ‘범죄법(Crimes Act 1961)’에서 규정한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을 발견하면 시간에 관계없이 개입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혔는데, 시민 체포를 한 사람은 가능한 한 빨리 경찰로 연락하고 지시에 따라야 한다.
상황에 따라 합리적이라면 신체적 제지를 할 수 있다는 점도 법률상 명확히 했는데, 즉 재산 보호 과정에서 ‘합리적인 힘(reasonable force)’의 사용이 가능하게 됐다.
다만 정부는 이를 모든 시민에게 범죄자 체포를 요구하는 제도로는 설명하지 않으면서, 어디까지나 사업주와 일반 시민에게 추가적인 ‘선택권’을 준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폴 골드스미스 장관도 국회 토론에서, 시민 체포 권한이 기존에도 존재했으며 이번 개정은 시간과 적용 범위의 제한을 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법에 대한 반발도 거셌는데, 소매업계를 대표하는 ‘소매업 협회(Retail NZ)’의 캐럴린 영(Carolyn Young) CEO는, 훈련받지 않은 상점 직원에게 범죄자를 붙잡고 제압하도록 맡기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국회 토론에서도 소매업 협회와 ‘경찰협회(Police Association)’, ‘비즈니스 뉴질랜드(BusinessNZ)’ 등도 이 제도의 확대를 우려했던 것으로 전해졌는데, 반대하는 측은 국회에 낸 의견서를 통해, 잘못된 사람을 붙잡거나 가해자가 흉기로 무장하거나, 또는 단순한 절도 사건이 심각한 폭력 사태로까지 번질 가능성을 경고했다.
녹색당의 로런스 쉬난(Lawrence Xu-Nan) 법무 담당 의원은, 이 권한이 단순한 소매점 절도를 넘어 형법에 규정된 광범위한 범죄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문제 삼기도 했다.
결국 이 조항은 ‘피해자가 스스로 대응할 수 있게 해야 한다’라는 주장과 ‘치안 업무를 훈련받지 않은 시민에게 떠넘겨서는 안 된다’라는 주장이 정면충돌한 사례로 떠오르면서, 범죄의 근본 원인 해결보다는 처벌 강화에 치우쳤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시민 체포 시 무엇을 주의해야 하나?
이번 법 개정에서 한국 교민을 포함한 일반 시민이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시민 체포 권한이 확대됐다고 해서 누구나 적극적으로 범죄자를 쫓아가 붙잡아도 된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에 대해 경찰은, 시민 체포에 법적·개인적 위험이 따를 수 있다면서, 대부분의 상황에서 가장 안전한 방법은 경찰에 신고하고 상황을 관찰하면서 경찰이 대응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만약 실제로 시민 체포를 시도한다면 우선 대상자가 정확한지, 그리고 범죄가 발생했다고 믿을 합리적이고 개연성 있는 근거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단순한 의심이나 추측만으로 사람을 붙잡았다가 잘못하면 오히려 자신이 법적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다.
또한 상대방에게 자신이 시민 체포를 하고 있으며 경찰이 올 때까지 붙잡아 두겠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리고, 가능한 한 빨리 111에 전화해 경찰 지시를 따라야 하는데, 경찰이 석방하라고 지시할 때도 따라야 한다.
무력 사용은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 경찰은 가능한 한 힘을 사용하지 말고, 꼭 필요한 경우에도 상황에 비례하는 최소한의 힘만 사용하라고 안내하는데, 과도한 힘을 사용하면 폭행죄로 형사처벌을 받거나 민사소송을 당할 수 있다.
시민 체포 과정에서 상대방을 심문하거나 몸과 소지품을 수색해서도 안 된다. 또한 상대방을 바닥에 엎드리게 한 뒤 그 위로 무릎을 꿇거나 앉는 행위, 목이나 머리에 압력을 가하는 행위는 질식과 심각한 부상을 초래할 수 있어 아주 위험하며, 붙잡은 상대방의 건강 상태와 안전 역시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상점에서 절도범을 봤다고 직원이나 업주가 무조건 직접 제압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흉기 소지 가능성이 있거나 폭력으로 번질 위험이 있다면 물건보다 사람의 안전을 우선해야 한다. 시민 체포는 권한이지 의무가 아니다.
인신매매와 강제 노동 등에 대한 처벌도 강화
한편, 이번 개정법에는 일반 시민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는 있지만 국제적 범죄 대응 측면에서 뉴질랜드의 ‘노예 및 인신매매 법률(slavery and trafficking laws)’을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사람을 노예 상태로 거래하거나 18세 미만의 아동·청소년을 성 착취, 장기 적출 또는 강제 노동에 이용하는 범죄의 최고 형량이 기존 14년에서 20년으로 올라갔으며, 최대 50만 달러의 벌금이 함께 부과될 수도 있다.
인신매매의 정의와 수사·기소 방식도 손질했는데, 사람을 착취하고자 모으거나 이동, 숨기거나 수용하는 행위를 강압과 기만, 권력 남용 등의 수단을 통해 저지르는 경우를 더욱 명확하게 정의했는데, 과거에는 이런 행위를 단일 범죄로 처벌하기 어려웠던 경우도 많았다.
이에 따라 검찰이 국내 인신매매 사건의 기소가 더 쉬워졌는데, 범죄가 전적으로 뉴질랜드 내에서 발생하면 법무부 장관의 동의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아동 피해자의 경우에는 검찰이 항상 강압이나 기만을 입증해야 하는 것은 아니도록 보호 장치를 강화했다.
정부는 기존 법률 아래에서는 인신매매와 인신 밀수 사건의 실제 피해가 확인됐음에도 복잡한 법적 요건 때문에 기소와 유죄 판결이 쉽지 않았다고 보는데, 국회 토론에서는 최근 15년간 관련 유죄 판결이 2건에 불과했지만, 확인된 피해자는 50명에 이른다는 정부 측 설명도 나왔다.
‘강한 처벌’과 ‘안전한 대응’ 사이의 새로운 시험대
이번 범죄법 개정은 뉴질랜드의 형사정책이 분명히 ‘더 강한 처벌’ 쪽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구급대원 폭행과 비겁한 주먹질에 별도의 범죄 항목을 만들고, 소매 절도에는 현장 범칙금과 강화된 형량을 도입했으며, 시민의 범죄 대응 권한도 넓혔다.
그러나 법의 실제 성공 여부는 단순히 새 항목을 도입하고 형량을 높이는 데서 결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시민 체포는 일반인이 위험한 현장에 직접 개입하다 다치거나, 잘못된 사람을 붙잡거나, 과도한 힘으로 새로운 법적 분쟁을 만드는 일이 없도록 경찰의 명확한 지침과 교육이 중요하다.
편의점과 식당, 각종 소매점 등 자영업자가 많은 한국 교민도 절도나 폭력 사건을 직접 마주칠 가능성이 여전히 큰데, 법 개정으로 일정한 시민 체포 권한은 확대됐지만 가장 중요한 원칙은 변하지 않았다.
그것은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재산보다 더 우선하면서, 위험한 상황에서는 직접 맞서기보다 111로 신고해 경찰을 기다리는 것이 원칙적인 대응이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