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별이 된 쥬라기 공원의 공룡박사 샘 닐

하늘의 별이 된 쥬라기 공원의 공룡박사 샘 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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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출신으로 세계 영화사에 한 획을 그었던 명배우 샘 닐 경(Sir Sam Neill)이 7월 13일(월) 호주 시드니의 ‘세인트 빈센트 민간 병원(St Vincent’s Private Hospital)’에서 향년 78세로 별세했다. 


유가족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품위 있는 모습을 지키며 마지막 순간을 맞이했으며 가족은 암이 재발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위안을 얻는다면서, 의료진의 헌신적 보살핌에 감사하고, 가족이 슬픔을 극복하도록 사생활을 존중해 주기를 당부했다. 


또한 장례식은 날짜 공개 없이 그가 사랑했던 포도 농장에서 비공개로 치러진다면서, 조화 대신 그가 생전에 애정을 쏟았던 자선단체인 ‘던스턴 병원 재단(Dunstan Hospital Foundation)’과 ‘스노돔 재단(Snowdome Foundation)’, ‘뉴질랜드 자연기금(NZ Nature Fund)’ 등에 기부해 주도록 당부했다. 


한편, 전 세계 영화 팬들은 물론 영화계 동료와 각계 인사가 조의를 전한 가운데, 팬들은 특히 얼마 전 혈액암의 완치 소식을 그가 직접 전했던 만큼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충격과 함께 더 이상 그를 보지 못하게 됐다는 아쉬운 마음을 전하고 있다. 


한국 팬들도 소셜미디어로 애도하면서, 일부는 인터넷에 추모의 공간을 개설하고 그를 기리는 영상과 함께 그가 생전에 출연했던 작품을 재조명하는 영상을 만들어 올리기도 했다. 


뉴질랜드 문화 아이콘 중 하나였지만 스타 의식 없이 지극히 소탈하면서도 솔직한 생활 모습을 보여주고, 많은 이에게 영감과 즐거움을 함께 안겨주었던 그를 추모하면서 생애를 돌이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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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일랜드에서 태어나 NZ 대표 배우로… 


본명이 ‘나이절 존 더못 닐(Nigel John Dermot Neill)’인 그는 1947년 9월 14일 북아일랜드 타이론(Tyrone)의 오마(Omagh)에서 뉴질랜드인인 ‘더못 닐’과 영국인인 ‘프리실라 베이트리시 잉엄(Priscilla Beatrice Ingham)’ 사이에서 태어났다.


프랑스 와인 수입상의 아들이었던 그의 증조할아버지는 북아일랜드의 벨파스트(Belfast)를 떠나 호주 멜버른의 무역회사에서 일하던 중, 1863년에 뉴질랜드로 이주해 더니든에 정착했다. 


그가 태어날 당시 아버지는 대영제국 왕립 연대의 장교로 복무 중이었는데, 닐이 6살 때인 1954년에 가족은 귀국해 크라이스트처치의 캐시미어(Cashmere)에 정착했다. 


이후 그는 ‘캐시미어 프라이머리 스쿨’과 ‘메드버리(Medbury) 스쿨’을 다녔는데, 부모와 여동생이 아버지 고향인 더니든으로 거주지를 옮긴 후에도 크라이스트처치에 남아 1961년부터 ‘크라이스트 컬리지’에서 공부했다.


당시 그의 가족은 ‘네일 앤 코(Neill and Co.)’를 소유했는데, 이 회사는 나중에 상장된 호텔 그룹인 ‘윌슨 네일(Wilson Neill)’의 일부가 됐다. 


한편, 그는 어릴 때 말을 더듬었는데 2004년에 호주의 한  토크쇼에서 이에 대해 묻자 , 그는 그것이 자기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를 회상하면서, 대답하지 않아도 되도록 ‘사람들이 나에게 말을 걸지 않기를 바랐다’고 말하면서, ‘어느 정도 극복했지만, 여전히 더듬는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을 겁니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후 캔터베리대학교에 진학해 아버지처럼 군인이 되거나 또는 가업에는 종사하지 않겠다고 결심한 뒤 법학 공부를 생각했지만 1학년 때 4개 과목 모두에서 낙제했다. 


하지만 당시 대학교 ‘연극 동아리(Drama Society)’에서는 1969년에 셰익스피어의 작품인 ‘한여름 밤의 꿈(A Midsummer Night’s Dream)’에서 ‘테세우스(Theseus)’ 역을 맡는 등 여러 작품에 출연하면서 연기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이후 활동 무대를 웰링턴 극단인 ‘다운스테이지 시어터(Downstage Theatre)’로 옮긴 뒤 여러 작품에 전문 배우로 출연하는 한편, 빅토리아대학에 편입해 1970년에는 영문학으로 학사 학위를 받았다.  


한편, 그는 학창 시절 학교에 자신과 같은 이름(나이절)을 가진 친구가 너무 많았던 데다가 이 이름이 다소 거친 뉴질랜드 놀이터에서는 조금 나약하게 비치는 것 같아 ‘샘(Sam)’이라는 별명을 스스로 지었고, 이렇게 불리기를 원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영화로 진로 바꿔 1980년대 초 할리우드로 진출 


그가 출연한 첫 영화는 텔레비전 영화인 ‘The City of No(1971)’였으며, 이어서 단편 영화인 ‘The Water Cycle(1972)’과 텔레비전 영화인 ‘Hunt’s Duffer(1973)’를 제작하기도 했다. 


또한 ‘뉴질랜드 국립영화제작소(NZ National Film Unit)’를 위해 ‘Phone(1974)’이라는 영화의 각본을 쓰고 감독했으며 ‘Landfall(1975)’에도 출연했는데, 그가 할리우드를 포함해 해외에 처음으로 이름을 알린 영화는 ‘Sleeping Dogs(1977)’였다. 


로저 도널드슨(Roger Donaldson) 감독이 만든 액션 정치 스릴러인 이 영화는 뉴질랜드에서 모든 작업을 마친 첫 번째 35mm 영화로, 국내외에서 비평이나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면서 주인공이었던 닐의 이름도 함께 알렸다. 

  

또한 1979년에는 호주로 진출해, 국제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둔 ‘마이 브릴리언트 커리어(My Brilliant Career)’에 호주 배우인 주디스 데이비스(Judith Davis)와 함께 출연해, 로맨틱한 남자 주인공 역을 맡으면서 한층 국제적인 배우로 떠올랐다.


이후 할리우드로도 본격적으로 진출한 그는 1981년에는 안제이 주와프스키(Andrzej Zulawski) 감독의 심리 공포물로 지금은 컬트 영화가 된 ‘포제션(Possession)’에서 이자벨 아자니(Isabelle Adjani)와 함께 부부로 출연해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1983년 영국의 첩보 드라마 ‘라일리, 에이스 오브 스파이(Reilly, Ace of Spies)’에서 전설적인 스파이 시드니 라일리 역을 완벽히 소화해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는 등 다양한 영화에서 경력을 쌓았다. 


또한 007시리즈에서 로저 무어(Roger Moore)를 계승할 유력한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됐지만 티모시 돌턴(Timothy Dalton)에게 밀렸는데, 1990년에는 숀 코너리(Sean Connery)와 동반 출연한 ‘붉은 10월(The Hunt for Red October)’로 인기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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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쥬라기 공원’ 1편 비디오의 뒷면 사진


흥행 돌풍과 공룡 신드롬 일으킨 쥬라기 공원 


그는 1993년에는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 감독의 SF 블록버스터인 ‘쥬라기 공원(Jurassic Park)’에서 고생물학자인 앨런 그랜트(Alan Grant) 박사 역을 맡았다. 


6,300만 달러의 제작비가 들었던 이 영화는 세계적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면서 10억 달러가 넘는 흥행 수익을 올렸는데, 이는 1997년에 ‘타이타닉(Titanic)’에 의해 기록이 깨지기 전까지 사상 최대의 영화 흥행 수익이었다.  


또한 CG로 만들어진 다양한 공룡들이 엄청난 공포 속에 출몰하는 영상은, 그때까지 아날로그 괴물의 부자연스러운 움직임만 봐왔던 영화 관객들에게 일종의 문화적인 충격까지 안겼으며, 1990년대를 대표하는 영화 중 하나로 꼽히는 등 영화사에서도 한 획을 그은 작품으로 남았다. 


닐은 이 영화를 통해 할리우드의 정상급 배우로 올라섰으며, 이와 더불어 전 세계에는 엄청난 공룡 신드롬이 일어났고 영화 시리즈도 3편까지 이어졌으며, 2015년부터는 ‘쥬라기 월드’ 시리즈가 그 명맥을 잇고 있다.    

  

닐은 ‘쥬라기 공원 3(2001)’과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2022)’까지 이 영화 시리즈의 핵심 아이콘으로 활약하면서, 뉴질랜드 출신 배우 중 세계적으로 가장 이름을 널리 알린 유명 배우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 


그 역시 생전에, 그랜트 박사 캐릭터를 향해 ‘낡았지만 발에 가장 편하게 맞는 가죽 부츠 같은 존재’라며 깊은 애착을 나타낸 바 있다. 


한편, 그는 1993년에는 뉴질랜드 출신의 여성 감독인 제인 캠피언(Dame Jane Campion)의 걸작인 ‘피아노(The Piano)’에서 냉혹한 남편 역으로 출연해 한국 팬들에게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당시 흥행에도 크게 성공했던 이 영화는 평론가들이 그해 ‘최고의 영화’ 중 하나로 꼽은 가운데 아카데미에서 8개 부문의 후보로 올랐고, 그중 ‘여우주연상(홀리 헌터, Holly Hunter)’과 ‘여우조연상(안나 파킨, Anna Paquin)’, 그리고 ‘각본상(제인 캠피언)’을 받았다.


특히 안나 파킨은 당시 11살로 아카데미에서 사상 두 번째로 어린 나이에 상을 받아 큰 화제가 됐으며, 영화는 그해 칸 영화제에서도 중국 영화인 ‘패왕별희’와 함께 ‘황금종려상’까지 공동으로 받으면서, ‘반지의 제왕(The Lord of the Rings)’ 이전에 뉴질랜드 영화로서는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영화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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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피아노’의 포스터


영화배우를 넘어선 NZ의 문화 아이콘 


그는 약 반세기 동안 100편이 넘는 영화와 TV 작품에서 활약했으며, 골든글로브상 후보에 세 차례, 프라임타임 에미상 후보에도 두 차례 오르면서 선과 악을 넘나드는 섬세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한편, 그는 영국과 아일랜드, 그리고 뉴질랜드 등 3개 국적을 가진 세계적인 배우였지만 언제나 자신을 ‘뉴질랜드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뉴질랜드 영화산업을 해외에 알리는 데도 큰 역할을 했으며, 뉴질랜드 영화사를 소개하는 다큐멘터리 ‘Cinema of Unease: A Personal Journey by Sam Neill’을 직접 제작했다. 


1995년 개봉해 ‘영국영화협회(BFI)’의 ‘영화의 세기’ 시리즈에 출품했는데, 영화에서는 1927년 만든 무성 영화인 ‘테 쿠티 트레일(The Te Kooti Trail)’부터 1994년의 ‘마지막 문신(The Last Tattoo)’에 이르기까지 뉴질랜드에서 만든 영화들을 추적했다. 


그해 칸 영화제에서도 상영됐고, 이듬해에는 ‘뉴질랜드 TV 가이드’의 ‘영화 및 텔레비전 시상식’에서 ‘최우수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했다. 


그는 1991년에 연기 및 영화 산업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영국 여왕으로부터 ‘대영제국 훈장 4등급(Officer of the Order of the British Empire, OBE)’을 받았다. 


또한 2007년에는 ‘NZ 공로훈장(Distinguished Companion of the NZ Order of Merit , DCNZM)’을 받은 뒤 2022년에는 기존의 훈장이 ‘NZ 공로훈장 기사훈장(Knight Companion of the NZ Order of Merit, KNZM)’으로 바뀌면서, 공식적으로 ‘기사 작위(Knighthood)’를 받고 ‘경(Sir)’으로 불리게 됐다. 


수년에 걸쳤던 희귀 혈액암과의 싸움 


2023년 3월, 그는 자서전 ‘내가 이것을 말한 적 있던가?(Did I Ever Tell You This?)’의 출간을 앞두고 자신이 3기 ‘혈관면역모세포성 T세포 림프종(Angioimmunoblastic T-cell lymphoma, AITL)’을 앓고 있다고 공개했다. 


그가 암에 걸린 것으로 보이는 증상은 2022년에 영화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을 홍보하던 무렵에 목의 림프절이 부어오르면서 처음 발견됐다. 


이 질환은 ‘비호지킨 림프종’의 일종으로, 면역 체계의 핵심인 T세포가 악성으로 변해 빠르게 증식하는 희귀하고 공격적인 혈액암인데, 암세포 자체의 증식뿐만 아니라 전신의 심각한 면역 조절 이상과 염증 반응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강도 높은 항암치료를 매달 받았지만 효과가 없었으며 2026년 4월에는 호주에서 진행한 ‘CAR-T세포 치료’의 임상시험에 참여했는데, 이는 자신의 면역 세포가 암을 인식하고 파괴하도록 훈련하는 새로운 치료법이다. 


그 결과 그는 지난 4월 말에, 최근 받은 검사 결과 몸에서 암세포가 모두 사라졌다고 밝히면서, 호주와 뉴질랜드의 혈액암 환자들이 새로운 치료 방법을 더 쉽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불과 몇 달 뒤 세상을 떠났고 유족은 사망 당시에는 암이 재발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전했는데, 사인은 ‘중증 폐렴(Pneumonia)’으로 전해졌으며 암 치료 과정에서 면역 기능이 급격히 떨어져 갑작스러운 이별을 맞이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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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 Paddocks’ 와이너리


와이너리와 동물을 사랑한 배우 


오타고의 알렉산드라(Alexandra)에서 주로 살던 샘 닐은 배우 못지않게 와인 생산자로도 유명했다.


1993년에 센트럴 오타고의 깁스턴(Gibbston)에서 포도 농장을 산 것을 비롯해 알렉산드라 인근 2곳에 있는 포도 농장으로 구성된 ‘투 패독스(Two Paddocks) 와이너리’를 운영하면서, 그는 특히 유기농으로 ‘피노 누아’ 와인 생산에 애정을 쏟았다.


그가 만든 와인은 여러 차례 상도 탔는데, 그는 와이너리를 하게 된 이유로, 적어도 가족과 친구들이 즐길 수 있는 훌륭한 피노 누아를 생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자신의 농장에서 양, 오리, 돼지, 닭 등 다양한 동물을 키웠고 기르는 동물에 친한 영화계 동료들 이름을 붙였는데, 2021년에 미국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그렇게 하면 잡아먹지 못할 것 아니냐고 명명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그의 소셜미디어를 보면 특히, 농장에서 사는 다양한 동물과 찍은 사진을 소개하면서 소탈한 일상을 익살스럽게 전한 사진이 많고, 또한 이를 즐겁게 받아들이는 동료나 팬들의 댓글도 많이 달려 있다.  


그는 와이너리가 자신을 부양해 주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그다지 경제적인 사업이 아니고 엄청나게 시간과 돈이 많이 드는 사업이라면서, 만족스럽고 재미있지 않았다면 하지 않았을 거라고 전하는 등, 죽기 전까지도 SNS를 통해 소박한 농장 생활을 공개해 친근한 이미지로 사랑받았다. 


한편, 그는 오타고의 크롬웰(Cromwell) 인근에서 예정된 ‘산타나 미네랄스(Santana Minerals)’의 노천 금광 개발에 반대하는 타라스 지역의 주민 환경 단체인 ‘Sustainable Tarras’를 옹호하는 등 환경 정책에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 바람에 셰인 존스(Shane Jones) 자원부 장관이 그를 ‘wrong and anti-Kiwi’라고 부르기도 했으며, 일부가 소셜 미디어에 악성 댓글을 달아 마음고생을 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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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장 동물과 일상을 즐기는 샘 닐


가족 관계와 유산 규모는? 


그는 평생 4명의 자녀를 두었는데, 그중 20대 초반의 젊은 시절에 미혼인 상태에서 낳았던 아들은 입양 보냈다가 1994년에 극적으로 재회해 가족 관계를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1980년에는 일명 ‘오멘 3(Omen III)’라고도 알려진 영화인 ‘최후의 갈등(The Final Conflict)’ 촬영 중 만난 뉴질랜드 배우인 리사 해로(Lisa Harrow)와의 사이에서 아들을 얻었고, 아들은 한때 그의 포도 농장에서 일하다가 현재는 다른 사업을 하는 중이다. 


이후 닐은 1989년에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영화계에서 일하던 일본계 여성 노리코 와타나베(Noriko Watanabe)와 결혼했다. 


와타나베는 마틴 스코세이지(Martin Scorsese)와 쿠엔틴 타란티노(Quentin Tarantino), 제인 캠피언 등 유명 감독과 일하면서 ‘피아노’를 비롯해 ‘파워 오브 도그(The Power of the Dog, 2021)’, ‘헥소 고지(Hacksaw Ridge, 2016)’, ‘게이샤의 추억((Memoirs of a Geisha, 2005)’ 등에서 작업했으며, 또한 리암 니슨(Liam Neeson)과 니콜 키드먼(Nicole Kidman)의 메이크업과 헤어를 전담하기도 했다.    


결혼 당시 노리코의 결혼 전 자녀(딸)도 입양했던 두 사람은 딸을 한 명 더 낳았는데, 이들 부부는 2017년 이혼했지만 여전히 좋은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그는 생전 4명의 자녀와 더불어 8명의 손주를 둔 할아버지였으며 가족과 매우 가까운 삶을 살았다. 


한편, 그가 남긴 재산의 정확한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영화 출연료와 TV 작품, 광고 수입 외에도 와이너리와 포도 농장을 보유한 만큼 상당할 것으로 보이는데, 호주 ‘Realestate.com.au’는 순재산을 미화 1,800만 달러에서 2,000만 달러로 추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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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발간한 자서전 ‘Did I Ever Tell You This?’  


영화 불모지 NZ를 세계에 알린 영웅


별세 소식이 갑자기 알려지자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을 비롯해 니콜 키드먼, 로라 던(Laura Dern), 킬리언 머피(Cillian Murphy) 등 함께 작업했던 배우들이 잇따라 추모 메시지를 전했다.


정계에서도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와 호주의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가 잇달아 뉴질랜드와 호주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이라면서 애도와 함께 그의 업적을 기렸다.


럭슨 총리는, 그는 위대한 인물 중 하나로 이 나라에 영화 산업이라고 할 만한 것도 거의 없던 시절에 활동을 시작해 50년이 넘는 동안 뉴질랜드 이야기를 세계에 알렸고, 그의 재능은 오늘날 우리 영화 산업이 우리의 가장 위대한 문화 수출품 중 하나로 성장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면서, 그의 작품은 우리가 모두 떠난 후에도 오랫동안 기억되고 사랑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크리스 힙킨스 노동당 대표도, 그는 우리 이야기를 세계에 알린 스크린의 거장이었지만, 여전히 우리 중 한 사람처럼 느껴졌다면서, 뉴질랜드를 사랑했고 영화 활동을 넘어 뉴질랜드 사람과 장소를 열렬히 옹호했으며 약자를 위해 늘 앞장섰고, 그 덕분에 우리는 뉴질랜드인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러웠으며 가족과 그가 영감을 준 수많은 사람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또한 자연보전부(DOC)는 자체 소셜미디어에 다른 사람들과함께 토종 나무를 심는 닐의 사진을 싣고 뉴질랜드의 토종 식생을 비롯한 자연보전에 이바지한 그의 업적을 기리는 등, 그가 평소에 관심을 갖고 후원했던 많은 기관과 단체도 그의 업적을 전하면서 추모의 뜻을 전했다.  


한편, 그에게 첫 주연을 맡겼고 50년 넘게 친구였던 뉴질랜드 출신의 로저 도널드슨 감독은 방송 인터뷰에서, 1975년 단편 영화에서 사제 역을 맡았던 그를 처음 만났다고 회상했다.


그는 영화에서, 자기는 그가 진짜 신부인 줄 알았을 정도로 훌륭한 연기를 보여줬다면서, 처음 만났던 20대 시절 모습이 수십 년 후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전하고, 매우 사려 깊은 사람이었으며 지적이고, 뉴질랜드와 예술과 음악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뉴질랜드 배우조합(Equity NZ)’의 제니퍼 와드-리랜드(Jennifer Ward-Lealand) 회장도, 높아진 명성이 그를 절대 변화시키지 않았다는 도널드슨의 의견에 동의했다.


그는 친구이기도 한 닐은 주연 배우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을 세웠다면서, 그는 뉴질랜드 배우 기금과 배우 프로그램 연극 학교의 후원자였으며, 또한 올 때마다 학생을 찾아 편안하고 열린 마음으로 대화했다고 회상했다.


2019년, 배우조합은 평생 공로상을 수여했는데, 그가 시상식에 농장 동물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보여주기 위해 돼지와 양을 무대 위로 데려왔다고 전하면서, 그는 나중에 본인에게, 이 상은 배우들에게 받은 상이라 자신에게는 가장 의미 있는 상 중 하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촬영장에서 엑스트라를 총괄 프로듀서와 똑같이 대하는 사람으로 명성을 선한 일에 활용했으며, 명예와 부를 추구하는 많은 사람에게 좋은 본보기가 된다면서 그를 추모했다.


샘 닐은 블록버스터와 예술영화, 드라마를 넘나들며 50년이 넘도록 세계 영화계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남겼으며, 스타 배우이면서도 언제나 뉴질랜드의 자연과 농장, 가족을 사랑한 소박한 삶을 이어갔고, 암 투병마저 담담히 공개해 많은 환자에게 희망을 전했다.


그의 이름은 앞으로도 ‘쥬라기 공원’의 앨런 그랜트 박사로, 또 뉴질랜드를 세계 영화 무대에 알린 가장 위대한 배우 중 한 사람으로 오래 기억될 것이다. 


■ 남섬지국장 서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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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사태로 뉴질랜드 경제 다시 주저앉나

댓글 0 | 조회 3,422 | 2026.05.13
올해 몇 년 만에 회복을 기대했던 뉴질랜드 경제가 커다란 암초를 만났다. 예상치 못한 미국.이란 전쟁 발발로 유가가 전례없이 치솟고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지면… 더보기

“제왕나비가 안 보인다” 나비가 울리는 생태계 경보

댓글 0 | 조회 1,389 | 2026.05.12
뉴질랜드의 정원과 숲, 해안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제왕나비(monarch butterfly)’가 최근 급격히 줄었다.지난 몇 년 사이 남북섬 곳곳에서 “예전… 더보기

오클랜드 고층 아파트가 들어설 새로운 곳은?

댓글 0 | 조회 4,837 | 2026.04.29
앞으로 오클랜드에 최대 160만채의 신규 주택 건설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오클랜드 카운슬이 자연 재해로부터 보호하고,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은 곳에 더 … 더보기

기름값은, 물가는, 금리는 어떻게 될까?

댓글 0 | 조회 2,750 | 2026.04.28
지난 2월 28일,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면서 터진 중동 전쟁이 발발 2개월이 됐는데도 전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전쟁 당사국들은 물론 세계의 모든… 더보기

현금 없는 사회의 명암

댓글 0 | 조회 3,166 | 2026.04.15
뉴질랜드는 지난 2024년 전체 대금 결제액의 약 94%가 전자 결제로 이뤄질 정도로 세계에서 현금을 가장 사용하지 않는 나라 가운데 하나이다. 현재 뉴질랜드 매… 더보기

중동 전쟁 충격 “국내 도착도 하기 전에 다 팔리는 전기차”

댓글 0 | 조회 2,996 | 2026.04.14
미국과 이스라엘, 그리고 이란이 맞붙은 중동 지역의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하고 물가가 치솟는 등 세계 경제가 40일 넘게 요동치고 있다.이번 주 들어 2주간의 잠정… 더보기

높은 가격에 집 팔려면 방 개수부터 늘려라

댓글 0 | 조회 5,485 | 2026.03.25
주택 시장에서 규모는 항상 중요하다. 특히 침실 하나 유무 차이에 따라 매도 호가가 크게 달라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방을 추가하는 일이 가능하다면 주택… 더보기

아버지가 남긴 1만 2천 달러, 하지만 내 손에 담을 수가…

댓글 0 | 조회 4,873 | 2026.03.24
최근 ‘IRD(Inland Revenue Department)’가 보관 중인, 이른바 ‘미청구금(unclaimed money)’이 무려 6억 1,600만 달러에 … 더보기

집주인과 세입자의 갈등 “어디까지가 ‘생활 흔적’인가?”

댓글 0 | 조회 3,962 | 2026.03.11
이달 초 한 언론에서는 임대주택을 놓고 집주인과 세입자 사이에 불거진 분쟁에 관한 기사를 게재했다.집을 빌려 사는 인구가 늘어나는 가운데 이에 따른 분쟁 역시 시… 더보기

호주에 가서 모두 잘 되는 것은 아니다

댓글 0 | 조회 5,774 | 2026.03.10
최근 몇 년 동안 호주 이민 붐을 타고 많은 뉴질랜드인들이 호주로 떠났다. 더 높은 수입과 나은 삶의 희망을 품고 호주로 향한 뉴질랜드인들중에는 당초 기대와 다른… 더보기

‘주택 소유’가 위험해진다?

댓글 0 | 조회 5,716 | 2026.02.25
내집 마련은 보통 뉴질랜드인의 꿈이다. 보통 사람들이 일생에 한번 이루는 주택 소유가 앞으로 더 큰 위험 부담을 떠안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이는 정부가 새롭게 도… 더보기

“지금 안 해결하면 미래가 없다” – 국가 인프라 계획 공개

댓글 0 | 조회 2,534 | 2026.02.24
지난주 크라이스트처치 인근 뱅크스(Banks) 반도에서는, 지역 월평균 강수량(53mm)의 6배에 가까운 300mm의 비가 단 이틀 동안에 쏟아져 곳곳이 침수되고… 더보기

미국의 ‘평화위원회’ 참여 거절한 뉴질랜드

댓글 0 | 조회 1,952 | 2026.02.11
​뉴질랜드가 미국이 제안한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 참여를 거절했다. 크리스토퍼 럭슨(Christopher Luxon) 총리는 지난달 30일 짧…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