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국민당이 지난달 21일 공식적인 선거 운동 개시를 선언하며 키위세이버에 대한 변화를 예고했다. 국민당이 다시 집권한다면 내년 7월부터 모든 신생아 자동 가입과 1,500달러 지급, 2028년 7월부터 모든 뉴질랜드 근로자 의무 가입, 2032년까지 고용주와 근로자 기여율 인상 등을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국민당의 대대적인 키위세이버 개편공약은 노후 자산 증대라는 긍정적 기대와 함께 여러 우려 또한 낳고 있다.

신생아 1,500달러 지급과 근로자 의무 가입
국민당은 지난달 20~21일 열린 연례 정당대회에서 오는 11월 7일 실시될 총선에 대한 공식전인 선거 운동 개시를 알리면서 첫 번째 공약으로 키위세이버 개편에 대해 발표했다.
키위세이버는 2007년 7월 1일 뉴질랜드 국민들의 저조한 저축률을 높여 노후에 대비하고 가계 부문의 자산 포트폴리오 중 비정상적으로 높은 부동산 자산 비중을 낮추기 위해 도입됐다.
국민당은 시행 20주년을 맞게 될 내년 7월부터 모든 신생아에 키위세이버를 자동 가입시키고 1,500달러의 ‘베이비 부스트’를 지급하며, 2028년 7월부터 모든 근로자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하고, 2032년까지 고용주와 근로자의 기본 기여율을 각각 6%로 점진적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육아 휴직중인 부모의 키위세이버를 정부가 보조하며 65세 이상 근로자의 키위세이버 고용주 기여분도 계속 의무화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국민당의 이날 발표는 노령연금 자격 변화 등을 포함한 은퇴에 관련된 국민당의 공약 중 일부로 관측되고 있다.
국민당은 오는 2044년까지 현행 노령연금 수급 개시 연령인 65세를 유지하고 2044년 이후부터 점진적으로 67세로 올린다는 계획이다.
국민당 니콜라 윌리스(Nicola Willis) 재무 대변인은 내년 7월부터 모든 신생아에 지급될 1,500달러의 키위세이버 가입 자금은 부모가 키위세이버 펀드 종류를 선택할 수 있지만, 선택하지 않을 경우 기본 펀드에 가입하고 18세 이하 아동의 키위세이버는 고성장 펀드에 투자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당은 1,500달러의 키위세이버 투자는 장기평균 수익률 연 7%를 적용할 경우 아이가 18세가 되면 5,000달러로 불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당 크리스토퍼 럭슨(Christopher Luxon) 대표는 “이자율과 투자이론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않다”며 “국민당은 이를 실제적이고 돈이 있는 현실로 만들 것이다”고 말했다.
럭슨 대표는 이어 “오늘 태어난 아이는 2090년에 은퇴하게 되는데, 국민당은 모든 아이들이 환경에 관계없이 첫 날부터 미래를 보장하도록 설정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2028년 7월부터는 모든 근로자가 키위세이버나 동등한 은퇴저축제도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키위세이버의 기본 기여율도 근로자와 고용주 현행 각각 3.5%에서 오는 2032년까지 각각 6%, 합쳐서 12%로 인상된다.
국민당은 12%의 합산 기여율은 호주, 캐나다와 동등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럭슨 대표는 “현재 대부분의 뉴질랜드인들이 키위세이버에 가입했지만 더욱 많은 사람들이 가입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저소득층, 자영업자, 많은 청년들에게 미래를 위한 저축은 우선 순위가 아니지만, 이는 잘못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축을 시작하는 가장 좋은 시기는 젊은 때이다”며 “왜냐하면 저축한 모든 달러가 늘어날 기간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빠듯한 예산에서 저축하는 것이 힘들지만 의지할 수 있는 저축이 없는 은퇴 생활은 더욱 힘들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당은 작년 11월 키위세이버 의무 가입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7개월 만에 번복한 셈이다.
이와 관련, 럭슨 대표는 “그 동안 더욱 많은 뉴질랜드인들이 재정적으로 안정된 노후를 대비하기 위해 키위세이버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들었다”며 “이미 많은 사람들이 키위세이버에 가입돼 있지만 이제 남은 사람들을 가입시키고 저축을 유도하여 재정적 미래를 구축하도록 마지막 압력을 가할 때이다”고 말했다.
키위세이버 의무 가입으로 국가 총저축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키위세이버 불입을 유예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현행 곤궁 테스트 기준을 충족할 경우일 것이다.
키위세이버 변화로 10억달러 이상 소요 분석
국민당은 이번 키위세이버 개편 공약으로 2027/28 회계연도에 1억1,010만달러를 비롯해 그 이후 연차적으로 3억2,340만달러, 3억4,220만달러, 3억6,160만달러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비용의 많은 부분은 정부의 키위세이버 보조금에 따른 것이다.
신생아들에게 지급하는 ‘베이비 부스트’는 매년 9,000만달러, 육아휴직 중인 부모에 지급되는 키위세이버 정부 기여액은 첫 해 2,010만달러를 시작으로, 그 3년 후 3,500만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윌리스 대변인은 “국민당 정부는 긴축 예산에서 우선적으로 집행할 사업 선택에 매우 신중했다”며 “키위세이버 변화에 따른 예산은 모든 뉴질랜드인들의 장래에 고가치 투자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키위세이버 고용주 기여율 인상과 관련된 고용주들의 반발 우려에 대해 윌리스 대변인은 “일부 고용주들은 반발할 수 있겠지만 반대의 고용주들도 만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경험상 많은 고용주들은 직원들과 그들의 재정적 미래에 대해 관심을 갖고, 뉴질랜드는 경제성장과 투자를 위해 더욱 많은 저축과 자본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럭슨 대표는 노령연금 수급 연령을 포함한 노령연금에 대해 별도로 발표할 예정이라며 “국민당은 사람들에게 적응할 많은 시간을 주면서 노령연금 수급 연령을 점진적으로 올리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고 언급했다.
국민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뉴질랜드 제일당의 윈스턴 피터스(Winston Peters) 대표는 “우리 당이 뉴질랜드에서 태어나는 모든 뉴질랜드 국적 신생아에 1,000달러의 키위세이버 지급과 함께 의무 가입을 발표했을 때, 비판했던 국민당이 이제 이를 베끼고 있다”고 꼬집었다.
노동당 크리스 힙킨스(Chris Hipkins) 대표는 국민당의 정책이 일관성이 부족하고 재원 마련 방안도 불분명하다고 비판했다.
힙킨스 대표는 “키위세이버는 보조적 은퇴 소득이며 노령연금을 대체하는 수단이 아니다”며 “노동당이 집권한다면 노령연금 제도에 대한 어떠한 변경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모든 뉴질랜드인들이 키위세이버에 저축할 여력 있나
키위세이버 의무 가입과 기여율 인상은 노후 자산 증대라는 취지는 이해되지만 일부 키위세이버 운영업체들은 모든 뉴질랜드인들이 이를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현재 생활비도 빠듯한데 65세 이후에 인출할 수 있는 키위세이버에 저축할 여유가 없을 것이라는 우려이다.
코우라 웰스(Koura Wealth)의 루퍼트 칼리온(Rupert Carlyon) 창립자는 어린 나이에 저축 습관을 심어주고 이자에 이자가 붙는 복리의 가치를 가리키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피력했다.
또 근로자와 고용주의 키위세이버 기여율 6% 인상도 필요하지만 의무 가입을 동시에 추진할 경우 근로자가 감당할 수 있는지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짚었다.
칼리온 창립자는 현행 총소득 방식은 총소득에서 근로자 및 고용주 키위세이버 기여분을 공제하고 지급되기 때문에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근로자와 고용주 키위세이버 합산 기여율 7%를 납입하는 근로자가 앞으로 12%를 납입하게 될 경우 총소득에서 추가로 5%를 지출해야 하는 등 실질임금 감소를 경험하기 때문에 의무 가입과 기여율 인상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은 근로자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일부 국가는 노후에 대비한 저축에 대해 세금 혜택과 인센티브를 제공하는데 뉴질랜드는 실질적인 인센티브 없이 단지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강요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사람들은 노령연금이 사라질 것도 아닌데 왜 강제로 키위세이버에 가입하고 더 저축해야 하는지의 의문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심플리시티(Simplicity)의 샤무빌 이쿱(Shamubeel Eaqu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키위세이버 가입이 의무화되면 많은 사람들이 불입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거의 350만명이 가입돼 있고 불입할 수 있는 사람들은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가입하지 않은 사람들의 상당수가 저소득층, 자영업자, 불안정 고용 종사자라는 점이다.
이쿱 이코노미스트는 공정하고 실행가능한 유일한 방법은 키위세이버 고용주 기여를 의무적으로 하고 근로자 기여를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당의 키위세이버 개편안대로 실시되면 근로자의 실수령액이 적어지고 소득 하위 60% 계층은 상당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출생과 함께 키위세이버를 시작한다면 교육, 의료, 주택 구입 등에 인출을 허용하는 싱가포르처럼 생애 전반의 자산 형성 제도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커넬(Kernel)의 딘 앤더슨(Dean Anderson) 창업자도 “저소득층은 당장 손에 쥐는 현금이 가장 중요하다”며 키위세이버 의무 가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특히 고금리 개인 부채를 가지고 있다면 임금의 10~12%를 키위세이버에 강제 불입하는 것이 실제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셰어시스(Sharesies)의 매트 맥퍼슨(Matt Macpherson) 펀드총괄 매니저는 키위세이버 의무 가입이 모든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중장년층은 키위세이버 의무 적립이 시작되면 소비 여력 감소, 부채 상환 지연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일부 중장년층은 은퇴 전에 오히려 경제적으로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키위세이버 기여율 12% 인상에 대한 논쟁
키위세이버 의무 가입과 함께 근로자 및 고용주 합산 기여율을 12%로 인상하는 개편안에 대한 논쟁도 있다.
인상률이 너무 높아 많은 사람들의 소비 여력이 근로 시기보다 은퇴 이후에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우려이다.
뉴질랜드 보험계리사협회는 키위세이버 적정 기여율로 근로자와 고용주 각각 5%를 제시했다.
보험계리사협회 측은 “근로자 및 고용주 기여율 각각 6% 수준에서는 은퇴 후 소득이나 소비 여력이 근로 시기보다 더 커질 수 있다”며, “근로 시기에는 육아비 등 다양한 지출이 있는 만큼 생애 전반에 걸쳐 소비를 균형 있게 배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기본 적립률이 지나치게 높아질 경우 일부 가입자가 불입을 중단하는 부작용도 우려된다는 것이다.
개인별 상황에 따라 적절한 기여율 수준은 달라질 수 있는데, 고소득자의 경우 합산 12%의 기여율에도 대체 소득을 가지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생애 중 주택 구입을 위해 키위세이버를 인출할 경우, 특히 40대 이후 인출 시에는 은퇴 자금 재축적을 위해 더 높은 저축이 필요하다는 점도 제기됐다.
이쿱 이코노미스트는 키위세이버 기여율 합산 12% 수준이 전반적으로 타당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호주는 이미 12% 수준이며 뉴질랜드도 그 수준에 도달하게 될 것”이라며 “모든 사람에게 완벽한 정책은 아니지만 충분히 적절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