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의 집값 급등 후 거품 터진 부동산 시장

30년의 집값 급등 후 거품 터진 부동산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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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주택가격이 앞으로 30년 동안 지난 30년 동안 만큼의 상승세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30년간 끊임없이 오르며 불패 신화를 써 내려갔던 주택시장이 빙하기로 접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평균 집값은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 가격 기준으로 2022년초 정점에 비해 아직 30% 정도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상승세를 보였던 뉴질랜드 주택시장의 거품 붕괴에 대해 알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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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춘 부동산 불패 신화 


뉴질랜드 최대 은행 ANZ은 지난달 뉴질랜드 주택가격이 향후 30년 동안 지난 30년 동안 만큼의 상승률을 기록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ANZ은 최신 부동산 보고서에서 장기 집값 전망을 인구 저성장과 개인소득 증가 둔화, 주택공급 개선 등으로 지난 30년 동안의 폭발적인 상승과 같은 활황은 재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질랜드 주택가격은 1992~2025년 사이 연간 평균 6%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선진국 가운데 노르웨이와 아이슬랜드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뉴질랜드의 뒤를 이어 이웃 호주가 이 기간 집값 상승률 4위를 차지했다.


뉴질랜드는 집값이 떨어지기 시작한 2022년 이전에는 연간 평균 7.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과거 어느 기간보다도 높은 상승세였다.


이처럼 집값의 고공 행진이 가능했던 이유는 1990년대에서 2021년까지 장기적인 금리 하락 추세와 1인당 개인소득 증가, 그리고 주택 공급 부족 등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그러한 요인들이 집값에 이전과 같은 모멘텀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리는 2000년대 평균 수준보다 1~2% 이하로 유지되고 있고, 1인당 개인소득은 최근 몇 년동안 거의 정체돼 있으며 인구성장은 둔화되고 주택공급은 개선되고 있다.


주택건축 승인 건수는 2022년 최고점에 비해서는 감소했지만 아직 장기 평균 수준이다.


ANZ은 올해 유가 파동으로 집값이 2%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2027년과 2028년에는 집값이 3~4% 상승하며 굴곡이 있지만 장기 평균은 4%에 근접할 것으로 점쳤다.


연간 평균 4%의 집값 상승률은 주택 소유주들로서는 지난 30년보다 낮은 주택가치 상승을 의미하지만 생애 첫 집 구매자들은 보다 구매가능한 환경이 조성되고 거시 경제 측면에서는 보다 균형을 보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1992년 이후 연간 평균 0.6%의 집값 하락을 기록한 일본을 장기간 집값 거품이 붕괴될 수 있다는 증거로 꼽았다.


1991년 집값 거품의 최고점에 이르렀던 일본은 그 이후 장기간의 경기침체와 인구감소, 소비자가격 하락 등으로 집값 거품이 꺼졌다.


보고서는 뉴질랜드가 일본이 밟았던 길을 걷을 가능성은 낮지만 국제 금리가 오르고 경제가 장기간 침체하거나 건축비용이 낮아지고 주택 투자에 불리한 세제 변화 등이 발생한다면 장기 평균 연간 4%의 전망치 달성도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금리가 다시 하락하고 고인플레가 지속되며 주택공급이 다시 제한된다면 집값은 보다 빨리 상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택시장 거품 붕괴가 경제침체의 부메랑돼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집값이 폭락하면서 주택시장이 뉴질랜드 경제를 침몰시키는 부메랑이 되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인구 500만여 명의 소규모 개방 경제인 뉴질랜드가 부동산 거품이 꺼질 때 실물 경제가 어떻게 마비되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극단적인 사례라고 진단했다.


뉴질랜드 집값은 팬데믹 기간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초저금리 영향으로 연간 30%씩 폭등했었지만 중앙은행의 12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 조치와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곤두박질쳤다.


자산 가격 하락은 이른바 ‘주택 자산 효과’의 소멸로 이어졌다. 


자산 가치가 떨어지자 가계가 지갑을 닫기 시작한 것이다.


부동산 경기가 꺾이기 시작한 2022년 이후 부도가 발생해 청산 절차에 돌입한 건설사만 2,200개를 넘어섰다. 


올해 1분기 오클랜드와 웰링턴에서 거래된 주택의 15~20%는 매입가보다 낮은 가격에 팔린 손절 매물이었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뉴질랜드의 연착륙 실패 사례가 각국 지도자들이 집값이 크게 꺾이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이유를 잘 설명해 준다고 진단했다. 


현재 세계 주요국은 주택 가격의 급등락 기로에서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 


뉴질랜드와 마찬가지로 부동산 의존도가 높았던 캐나다는 팬데믹 이후 주택시장 침체로 건설 경기가 마비되며 경제 성장률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호주 역시 고물가와 고금리로 매수 심리가 얼어붙으며 주택 위기에 직면한 반면, 영국은 살인적인 런던 집값을 잡지 못해 골머리를 앓는 등 글로벌 자산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다만 인위적인 거품 붕괴가 장기적으로는 체질 개선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앙은행 카렌 실크(Karen Silk) 부총재는 “뉴질랜드가 보다 균형 잡힌 주택시장을 갖게 된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부동산이 아닌 생산적 자산에 투자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젊은 세대는 더 이상 내 집 마련을 정서적•경제적 안정을 위한 필수 수단으로 여기지 않기 시작했다. 


여기에 집값 회복을 기대하는 베이비붐 세대가 매도를 미루면서 주택 자산의 세대 간 이전도 정체되는 모양새다.


실질 집값 정점 대비 30% 떨어져

 

집값은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 가격으로 정점 대비 아직 30%나 떨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부동산 분석회사 코탈리티(Cotality)의 5월 주택가치지수에 따르면 중간 주택가격은 80만8,187달러로 3개월전 대비 0.1%, 1년전 대비 0.6% 각각 하락했고 2022년초 기록했던 97만4,002달러의 정점에 비해 17% 떨어졌다.


하지만 이 기간 인플레이션을 적용한 실질 가격 기준으로 집값은 약 31% 아래에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집값이 2016년 중반 수준으로 돌아간 것을 의미한다.


특히 오클랜드는 실질 가격 기준으로 집값이 37%나 하락했고 웰링턴은 39%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 두 도시의 집값이 상대적으로 크게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제금융위기 당시 실질 집값 하락률 16%보다도 큰 낙폭이다.


코탈리티의 켈빈 데이비슨(Kelvin Davidson) 수석 부동산 이코노미스트는 5월의 지표는 2026년 약한 출발의 연장선 상이라고 평가했다.


데이비슨 이코노미스트는 “구매자들은 급할 것 없고 판매자들 역시 급하게 가격을 낮추고 있지는 않으면서 집값은 전국적 수준에서 중립을 지키고 있다”며 “오클랜드와 웰링턴의 주택시장은 여전히 약세를 보이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강세 지역으로 평가되는 크라이스트처치나 인버카길도 급등세를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주요 도시 가운데 오클랜드는 5월 한 달 동안 0.2%, 웰링턴은 0.3% 각각 하락하며 약세를 이어갔고 크라이스트처치는 0.4%, 타우랑가는 0.2%, 해밀턴은 0.1% 각각 상승했다.


오클랜드에서는 0.2%의 상승률을 기록한 로드니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이 하락세를 보였다.


오클랜드 시티는 최근 3개월간 0.8%, 1년간 4.1% 하락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주택 시장 최고점 대비 하락폭은 마누카우(-24.5%)와 와이타케레(-24.9%)가 특히 컸다.


데이비슨 이코노미스트는 “오클랜드 전역에 신규 타운하우스 공급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구매자들이 유리한 위치에 있다”며 “첫 주택 구매자뿐 아니라 투자자들도 선택지가 많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웰링턴 주택시장의 약세는 신규 주택 공급 증가도 영향을 미쳤지만, 더 큰 원인은 공공부문 감축에 따른 지역경제 침체로 풀이됐다.


반면에 일부 지방도시는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기즈번, 퀸스타운, 인버카길의 집값은 연간 기준으로 4% 이상 상승했다.


데이비슨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시장금리 상승이 주택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하반기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세 차례 인상해 현재 2.25%에서 3%로 만들어 놓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최근 시장에서는 7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데이비슨은 “기준금리가 오랫동안 동결될 경우 인플레이션이 다시 통제하기 어려워질 수 있고, 반대로 너무 빨리 오르면 경기 둔화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저금리 대출 만기가 도래하면서 더 높은 금리로 재고정해야 하는 가구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는 주택시장에 추가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데이비슨은 “중동 사태로 인한 유가 상승 부담으로 소비자와 기업 신뢰도가 크게 위축됐고 소매판매 감소 등 경제 둔화 신호도 나타나고 있다”며 “이러한 요인들은 향후 몇 달 동안 주택 거래와 가격에 상당한 역풍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4~5년 동안 주택 구매 여건이 크게 개선된 만큼 급격한 폭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그러나 소폭의 추가 가격 하락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리 상승 압력과 경제 둔화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올해 주택 거래량이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선방한 결과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경제가 회복하면서 주택 거래량을 10만건으로 점쳤던 코탈리티는 작년과 비슷한 9만건으로 하향 조정했다.


데이비슨은 9만건도 장기 평균으로 아주 낮은 수준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접근 가능한 뉴질랜드 주택시장에 호주 투자자들 눈길 돌리나? 


상대적으로 집값이 낮아졌고 부동산 관련 세제가 우호적인 뉴질랜드 주택시장에 호주 부동산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질랜드의 평균 주택가격은 약 80만달러인 반면에 호주의 평균 집값은 약 100만뉴질랜드달러로 뉴질랜드가 상대적으로 낮다.


특히 호주는 지난달 발표한 2026/27 회계연도 예산에서 부동산 투자자들의 마이너스 대출을 금지하고 물가상승률을 적용한 새로운 양도소득세를 도입하는 등 부동산 투자에 대한 규제가 크게 강화됐다.


이같은 영향으로 호주에서 경매 성공률은 54%로 떨어지고 지난달 시드니와 멜버른 등 호주 주요 도시들의 주택 가격은 작년 1월 이후 처음으로 떨어졌다.


이러한 변화의 결과로 많은 전문가들은 호주 부동산 투자자들이 뉴질랜드에 눈길을 돌릴 것으로 예측했다.


레이 화이트(Ray White)의 아톰 고 티안(Atom Go Tian) 이코노미스트는 호주의 부동산을 구매하는 뉴질랜드인은 호주에 거주하지 않는한 외국인 구매자로 취급받는 반면에 뉴질랜드 부동산을 구매하는 호주인은 뉴질랜드인과 같은 규정을 적용받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호주 구매자들은 전통적으로 오클랜드와 퀸스타운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페스 파트너스(Opes Patrners)의 에드 맥나이트(Ed McKnight) 이코노미스트는 뉴질랜드의 부동산 관련 세제가 호주에 비해 큰 강점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호주에서는 뉴질랜드에 없는 인지세, 양도소득세, 토지세 등 높은 세금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회계법인 ‘베이커 틸리 스태플스 로드웨이(Baker Tilly Staples Rodway)’의 마이크 러드(Mike Rudd) 대표는 “호주 투자자들은 뉴질랜드의 양도소득세 부재를 특히 선호한다”며 “호주 투자자가 차익을 남기고 뉴질랜드 부동산을 팔았을 경우 본국에서 양도소득세를 납부해야 할 경우도 있지만 납부액이 작은 반면에 호주 부동산을 처분하는 국내 거주 뉴질랜드인에게는 호주내에서 호주인이 납부하는 세금보다 휠씬 많은 세금이 부과된다”고 설명했다.


트와인 어드바이저(Twine Advisers)의 유진 바트사이킨(Eugene Bartsaikin) 대표는 “지난 5년 동안 호주의 브리스번과 퍼스 같은 지역의 집값이 껑충 뛰었다”며 “뉴질랜드의 렌트 수익률이 호주보다 높은 점이 뉴질랜드에 렌트용 주택을 구입하는 주요 요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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