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27 예산안 “내게는 어떤 영향이… ?”

2026/27 예산안 “내게는 어떤 영향이… ?”

0 개 359 서현

5월 28일 뉴질랜드 정부가 ‘2026/27 회계연도 예산안’을 발표했다. 


올해 11월의 총선을 수개월 앞둔 시점에서 발표한 이번 예산안은, 선거철이면 표를 얻고자 등장하는 선심성 정책이나 언론의 주목을 받기 위한 내용이 거의 없어 눈길을 끌었다. 


크리스토퍼 럭슨 총리가 이끄는 국민당과 ACT당, 뉴질랜드 제일당의 연립정부는, 자신들의 마지막 임기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미래를 위한 투자와 재정 책임의 균형’을 강조하고 재정 건전성 회복과 핵심 인프라 투자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발표를 주관한 니콜라 윌리스 재무부 장관도, 선거철이지만 ‘임시방편이나 미봉책(band-aids and sugar hits)’을 쓰는 것보다는 현재 사태를 정리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앞으로 나타날 재정 흑자를 기대하며 재정의 건전성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예산안은 한부모 가정의 취업 지원에 9,300만 달러를 배정하는 등 전통적 복지 확대보다는 취업 촉진에 초점을 맞췄는데, 정부는 사례 관리 확대, 직업 알선 강화, 임금 보조 프로그램 확대 등을 통해 복지 의존을 줄이고 노동시장 참여를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예산안이 선거를 앞두고 이례적으로 선심성이 아닌 기본적 정책으로 돌아가자, 노동당을 비롯한 야권과 복지단체는 저소득층에 대한 직접 지원이 부족해 생활고를 겪는 국민을 외면했다면서 비판했다.


대장암 검진 연령 낮추기나 출산 후 3일 입원, 고속도로 연장이나 정부 기관 축소, 기술 중등학교 확대, 그리고 신분증으로 사용하는 슈퍼골드 카드 도입 등, 우리 피부에 직접 와닿을 내용도 많이 담긴 예산안의 주요 내용을 항목별로 나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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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청사 전경


<운영예산 억제, 장기 자산 투자 늘리기가 핵심> 


이번 예산안의 가장 큰 특징은 정부의 운영예산 증가를 최대한 억제하는 대신 장기 자산 투자 규모를 크게 늘렸다는 점이다.


정부는 신규 ‘순 운영예산(net operating allowance)’ 증가를 기존 계획보다 축소한 21억 달러 수준으로 제한했다. 


반면, 병원이나 학교, 국방, 에너지 시설 등에 투입되는 ‘자본예산(capital allowance)’은 57억 달러나 대폭 늘렸다. 

 

윌리스 재무장관은 예산안 공개 연설에서, 단기적인 인기 영합 대신 미래 경제를 위한 투자에 집중하겠다고 분명하게 밝혔는데, 이처럼 현 정부가 긴축 기조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악화한 정부 재정 때문이다.


코비드-19 팬데믹 이후 정부 빚이 급증한데다 경제 성장 둔화와 세수 감소, 국제 경제의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재정에 대한 압박이 한결 심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Fitch)’와 ‘무디스(Moody’s)’는 최근 뉴질랜드 국가신용등급의 향후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했으며, 이에 따라 정부는 재정 신뢰 회복을 위해 적자 축소를 통한 흑자 전환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예산안에 따르면 2025/26 회계연도 재정 적자는 약 150억 달러로 예상되는데, 정부는 2028/29~2029/30 회계연도 사이에 운영수지를 흑자로 복귀시킬 것을 목표하고 있다.


이는 지난 12월에 예상했던 것보다 1년 빠른데, 만약 이 정책이 성공하면 10년 만에 처음으로 정부 수지가 흑자를 기록하는 사례가 된다.  


정부는 이를 세수 증가와 더불어 애초 예상보다 적게 돈을 씀으로써 달성하려고 하는데, 하지만 윌리스 장관은 2월 말부터 시작한 이란 전쟁의 파도가 덮치면서, 이번 회계연도에는 불확실한 요소가 많고 이에 따라 숫자는 언제든 변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실제로 이날 예산안과 함께 알려진 경제 전망은 정부가 처한 어려운 상황을 잘 보여주는데, 정부는 2026/27 회계연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이전 예상치보다 낮은 2.3%로 제시했다. 


또한 인플레이션은 단기간에 다시 4% 수준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결국 경제성장률 둔화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정부는 어쩔 수 없이 재정 확대보다는 긴축과 함께 선택적인 자본 투자를 택한 셈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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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장암 검진 장면


<대장암 무료 검진 “9월부터 58세에서 56세로 낮춰”>  


보건 부문은 신규 지출이 58억 달러나 늘면서 이번 예산안에서 가장 많이 증가한 분야가 됐는데, 이 중에는 향후 4년간 최일선 의료 서비스에 대한 예산 55억 달러의 증액이 포함됐다. 


이미 발표했던 ‘소아 완화 치료(paediatric palliative care: 생명의 위협이나 제한하는 심각한 질환의 아동과 청소년, 가족을 위한 맞춤형 통합 서비스)’를 위해 1,550만 달러를 책정했다. 

이외에도 ‘3일간 산후 입원(three-day postnatal stays)’을 위한 3,400만 달러와 함께 ‘대장암 무료 검진(bowel screening)’ 대상을 58세에서 56세로 확대하는 데 4,560만 달러가 추가됐다. 


9월부터 시행하는 검진 연령 확대로 20만 명이 혜택을 보는데, 4년간 이뤄질 검진에는 3,310만 달러가 쓰이고, 나머지 1,247만 달러는 필요한 기반 시설 및 장비 구축에 사용한다. 


시메온 브라운 보건장관은, 향후 25년 동안 대장암 검진 연령을 56세로 낮추면 638건의 대장암 발병을 예방하고 522명의 생명을 구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의료계에서 요구한 ‘1차 진료(primary care)’에 대한 자금 지원의 대폭적인 증가는 없었다. 


또한 황가레이 병원에는 158병상 규모의 병동을 신축하고 타우랑가와 혹스베이, 파머스턴 노스의 보건 시설 확장과 재개발, 그리고 드루리(Drury) 신축 병원 용지 매입을 포함한 보건 인프라 구축에 6억 8,200만 달러를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이들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금액은 상업적 기밀 정보로 사업 타당성 조사의 성공 여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예산에 명시되지 않았다. 


추가로 9억 3,000만 달러는 전국적으로 신규 임상 장비, 기술 업그레이드 및 시설 개선에 사용하며, 특히 보건 디지털 투자에 3억 달러를 투입하고 의료기관의 사이버 보안도 강화한다. 


정부는 이와 같은 보건 분야 예산 증액으로 의료 서비스 대기시간 단축과 병상 부족 해소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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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이카토 익스프레스 계획(NZTA)


<와이카토 익스프레스(SH1) 16km 연장>  


한편, 크리스 비숍 교통부 장관은, 북섬 중부의 캠브리지(Cambridge)에서 피아레레(Piarere) 로드까지 국도 1호선의 ‘Waikato Expressway’ 구간을 16km 연장하는 공사에 17억 7,000만 달러를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해당 프로젝트를 수년간 논의해 드디어 공사하게 됐다면서, 오클랜드와 와이카토, 타우랑가로 이루어진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은 총인구 절반 이상과 GDP의 약 60%를 차지하는 뉴질랜드의 경제 성장에 매우 중요한 지역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윌리스 장관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도로에 대한 자금 지원은 단계적으로 책임감 있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예산안에는 악천후에 대비한 국도복원력 강화를 위한 4억 달러 지원책도 포함됐는데, 여기에는 와이오웨카(Waioweka) 협곡의 국도 2호선과 아와키노(Awakino) 협곡의 3호선, 코로만델 주변의 국도 25호선이 포함됐다. 


또한 남섬에서는 타카카 힐(Takaka Hill)을 넘는 국도 60호선, 그리고 내륙의 크롬웰(Takaka Hill)과 킹스턴(Kingston) 사이 구간, 하스트(Haast)와 하웨아(Hawea) 사이의 국도 6호선, 또한 밀퍼드와 테아나우 사이의 국도 94호선에 대한 개선 작업도 포함됐다. 


비숍은 이와 같은 자금 지원을 통해 도로가 붕괴하기 전에 보강할 수 있어 나중에 도로를 복구하는 데 반복적으로 들어갈 비용을 줄일 거라고 말했다.


한편, 향후 5년간 철도에도 10억 7,500만 달러가 추가로 투입되는데, 이 중 약 1억 700만 달러는 수도권 철도 시설 개선에 사용한다. 


윌리스 장관은, 이는 전국의 철도망이 노후화해 상당한 유지보수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반영하며 키위레일이 정부에 사업 계획을 제출해 승인받아야 한다면서, 키위레일에 사실상 백지수표를 주는 것이냐는 질문에 ‘절대 그렇지 않다’라고 대답했다. 


<정부 부처 “자체적으로 향후 12% 예산 감축해야> 


이번 예산 발표에 앞서 이미 정부가 언급했듯이 대부분의 정부 부처와 기관은 2026/27년에 예산을 우선 2% 삭감해야 한다. 


이후 몇 년 동안 두 차례에 걸쳐 5%씩 더 삭감해 지금의 규모에 비해 약 12%의 예산 감축을 달성해야 한다.  


이번 예산안은 부처와 기관에 배정한 정확한 삭감액과 포함하는 항목을 명시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삭감할 부분을 찾는 것은 각 기관의 몫이다. 


대부분의 부처와 기관은 사무실 직원, 계약직 및 컨설턴트 감축, 그리고 효과가 작은 프로그램의 정리를 통해 2026-27년까지 2%의 기본 절감 효과를 달성해야 한다고 예산안에 명시돼 있다.  


한편 ‘아동보호기관(Oranga Tamariki)’과 법질서(교정 경찰 등), 보건, 교육, 국방, 그리고 정보기관은 이번 예산 삭감 대상에서 제외한다. 


외교부는 올해 예산 삭감은 피했지만 향후 두 차례의 대규모 삭감 대상 목록에는 공식적으로 포함되면서 윌리스 장관과 윈스턴 피터스 외교부 장관 간의 논쟁거리가 됐다.  


<힘든 한 해가 될 고등교육 기관> 


이번 예산안은 학교 운영 보조금과 유아교육 지원금을 늘린 반면, 대학교를 포함한 대부분의 고등교육 기관에 대한 ‘보조금(tertiary subsidies)’은 동결했다. 


내년 학교 운영 보조금은 2% 인상하며 유아교육 보조금은 통상적인 인상 시기보다 6개월 이은  7월부터 1.5% 인상해 반영할 예정이다. 


고등교육 분야에서는 ‘기초 과정(tertiary foundation courses)’에 대한 보조금을 2% 인상하는 내용만 담고 있으며, 올해와 내년에 더 많은 학생의 교육 기회를 지원하기 위해 2억 8,400만 달러를 추가로 편성했다.


정부는 새로운 학교 교육과정과 함께 새로운 ‘중등교육 자격 제도(secondary school qualification)’를 도입하며, 교사 연수 및 자료 지원 등을 위해 약 2억 4,000만 달러를 배정했다. 


또한, 2030년까지 ‘직업전문학교(Trades Academies)’에 다니는 중등학생 수를 2만 명으로 두 배 늘리기 위해 4년간 6천 900만 달러를 지원할 예정이다. 


예산안에 따르면 이미 언급했던 대로 대학교의 ‘무상교육 제도(fees-free scheme)’를 폐지하면 4년 동안 10억 달러를 절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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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체 거론하는 NZ 안작급 호위함 ‘HMNZS Te Kaha’


<국방력 강화 위한 지원 확대>  


2026년에는 태평양 지역에 대한 해외 원조가 확대되고 범죄 및 안보 문제를 고려해 국방비와 관세 분야 지출도 늘린다. 


하지만 공공 부문 규모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에 따라 태평양 지역에 초점을 맞춘 정책 사업은 축소할 예정이며, 태평양 민족부(MPP)는 향후 4년간 280만 달러를 삭감하는데, 이 부서는 앞서 2024년 예산안에서도 상당한 규모의 삭감을 경험한 바 있다.


뉴질랜드는 올해 해외 원조에 지난해보다 1억 1,600만 달러를 늘린 12억 달러를 쓸 예정인데,  또한 외교통상부는 2027/28년부터 3년간 인도태평양 지역에만 1억 1,000만 달러의 원조 예산을 배정했다.


피터스 외무장관은 지난 80년 동안 가장 불리하고 경쟁이 치열한 지정학적 환경 속에서 매우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외교 정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는데, 외교부에는 내년에 열리는 연례 태평양 도서국 포럼 개최 비용 2,000만 달러가 배정됐다. 


또한 올해 예산안 중에는 국방력 증강을 위한 추가 자본 지출 23억 달러와 함께 추가 운영 자금 12억 달러도 포함됐다. 


이를 통해 국방 인력을 늘리고 호위함을 신형으로 바꿀 준비에 나서는 한편, 정보 수집 및 분석 역량을 강화하고 군 시설 및 항공기를 유지 관리하고, 또한 태평양 지역의 지원 강화 조치에 추가 자금을 사용한다. 


정부는 향후 8년 안에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 수준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는데, 이는 특히 최근 중국의 군사력 확대와 국제 안보환경 변화에 대응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 5월 말에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는 크리스 펜크 뉴질랜드 국방장관과 일본의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이 모여, 기존 보유한 ‘안작급 호위함’을 일본의 ‘모가미급 호위함’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협의했다.  


이 자리에는 지난해에 이미 모가미급 호위함 도입을 결정한 호주의 리처드 마를스 호주 국방장관도 자리해, 세 나라의 안보 협력 문제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케이시 코스텔로 세관장관은, 새로운 마약 탐지용 잠수 드론 3대 도입과 다른 나라에 파견할 세관 연락관에 대한 계획도 발표했는데, 연락관은 남미에 파견될 예정이며 콜롬비아의 보고타에는 경찰 연락관도 파견한다. 


이는 뉴질랜드가 태평양 지역의 마약 밀매 경로에서 주요 경유지이자 목적지이기 때문인데, 당국은 국경 관리 서비스에 대한 1,530만 달러의 투자가 효과를 보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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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퍼골드 카드


<신분증으로 사용하는 ‘슈퍼골드 카드’ 업그레이드> 


‘슈퍼골드 카드(SuperGold card)’를 조만간 공식 신분증으로 사용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연금 수급자가 기존 카드를 새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4,300만 달러를 투자했으며, 이 새 카드는 운전면허증이나 여권을 대신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지방자치단체의 주택 건설 장려책>


주택 건설을 늘리는 지방자치단체를 위해 4년간 4억 달러 규모의 ‘성장 촉진 기금(Incentives for Growth Fund)’ 조성이 발표됐다. 


더 많은 주택 건설을 승인하는 지자체는 해당 기금에서 이 자금을 지원받아, 주택이 들어서게 되는 새로운 교외 지역의 도로 및 배관과 같은 기반 시설의 건설 비용에 충당할 수 있다.  


<새로운 은행 부담금 부과해 중앙은행 지원>  


중앙은행이 제공하는 서비스 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새로 도입하는 ‘부담금(levy)’을 통해, 은행과  보험사 및 기타 금융업 분야 기업으로부터 4년 동안 2억 달러가 조금 넘는 금액을 징수한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비상자금 4억 5,000만 달러 배정> 


한편,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한 연료 문제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약 4억 5,000만 달러의 ‘비상 자금(rainy day fund)’을 마련했다. 


이는 이미 발표한 ‘간병 및 지원 인력(care and support workers)’의 주행 거리 수당 임시 인상과 ‘전략 비축금(strategic reserves)’ 1억 5,000만 달러에 추가한 예산이다.  


또한 소방방재청(FENZ), 교정부, 경찰과 세관 및 교육부 등도 지속적인 유가 상승에 직면해 최일선 서비스를 원활하게 운영하기 위한 추가 자금을 지원받았다.


■ 남섬지국장 서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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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겨울 끝, 아직은 이른 봄”; 2026년을 바라보는 가계와 주택 시장의 진짜 이야기2025년, 어떤 한 해였나 - “고금리의 그림자, 완만한 회복의 서막”2…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