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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미 집값이 아무리 날개를 달았을지라도..

0 개 2,470 김지향

몇 달 전 둘째가 오클랜드에서 집을 사려고 한다면서 추출해 놓은 몇 몇 집들을 인터넷으로 보여주었는데, 상상 이상의 가격에 놀라움을 멈출 수 없었다.


가까스로 작은 빌라 하나를 분양 받았는데, 집에 비해 터무니없게 느껴지는 가격에 경악을 금할 수가 없었다. 이제 집을 짓기 시작하였기에 입주하려면 1년 가까이 기다려야 하지만, 워낙 세월이 빠르게 흘러가니 그날도 곧 올 것이다.


새들의 노랫소리가 활기를 띄우는 요즘, 파미의 부동산 경기도 덩달아 날개를 달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고 있다. 

  

나에겐 오랜 친구가 있다. 한국에서 딸들 덕분에 사귀게 된 친구인데, 그 친구 덕분에 우리 가족이 파미에 오게 되었고, 파미가 제 2의 고향이 되어버렸다.  나처럼 그녀도 딸만 셋인 엄마이다. 그녀와의 만남을 생각하면 운명이란 것이 있는 것도 같다.


둘째가 친구 생일잔치에 초대 되어 그 집에 다녀왔는데, 예쁜 리본으로 묶은 봉투 안에 형형색색의 맛있는 쵸콜릿과 사탕 그리고 케이크 조각이 들어있었다. 그때 만해도 한국에서 생일잔치 후 초대받은 아이들한테 예쁜 봉투를 챙겨서 주는 집은 없었다.


누군지 몰라도 참 자상한 엄마구나! 라는 생각은 했었어도 그녀가 우리 집에 전화를 할 줄은 몰랐다. 교양미가 넘치는 섹시하고 멋진 목소리가 전화선을 타고 흘러나왔다.


우리 둘째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전화를 했다고 하던데, 뉴질랜드에서 온 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했다. 마침 내 남동생이 뉴질랜드에서 살고 있었기에 우리는 대번에 친구가 되었다. 지금 생각해도 그때 우리는 참 많은 추억거리를 만들었다. 


그 추억을 담고 뉴질랜드로 와서 이제껏 우정을 지속하고 있다. 살면서 많은 친구들이 스쳐지나갔지만, 이 친구만큼은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가족과도 같은 끈끈한 인연을 엮어나갔다. 세월이 흘러 여기까지 오기 전까지 평범치 못한 성격의 두 여자들이 얼마나 많이 지지고 볶으면서 지냈겠는가?


서로 정 반대의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면이 너무 많았다. 시어머니부터 내 형제들까지도 나한테 배포가 크고 배짱이 좋다고들 말하지만, 이 친구 앞에서는 명함도 못 내민다.


그녀는 내가 만난 여자들 중 가장 현명하고 똑똑하고 다재다능한 여인이다. 명문대를 나와 교수를 하는 친구도 있고, 뛰어난 미모와 재능으로 타임지 겉표지 모델로 나온 친구도 있지만, 그녀들이 갖고 있지 않은 뭐라 말할 수 없는 큰 산과도 같은 느낌을 주는 여인이다.


오직 세 딸들 때문에 미국행을 마다하고 뉴질랜드행을 선택했으며, 딸들을 위해 일생을 다 바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덕분인지 세 딸들이 싱가폴에서 그리고 한국에서 자리를 잡고 나름대로 잘 살고 있다.


그 친구가 어머니에 대한 효심이 극심했었는데, 세 딸들이 무의식중에 엄마를 보고 배운 거 같다. 열 아들 부럽지 않을 정도로 딸들의 효도에 파묻혀서 지낸다. 이번 파미에 오는 일도 자식 가진 부모라면 부러워하지 않을 수가 없다.


딸들이 엄마가 살 집을 사겠다고 했다. 그 소식을 전해 듣고 오클랜드건 어디건 친구가 가장 편안해할 수 있는 장소에 집을 사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결국 파미로 결정을 한 것 같다.


친구가 파미로 온다는 소식은 나에겐 여간 기쁜 일이 아니다. 이민 초반기의 대부분의 지인들은 오클랜드와 한국으로 떠났고,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는 거의 없기에 그 친구가 파미로 온다는 말이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더군다나 파미에 집을 산다고 하니 내 일 같이 기뻤다. 그 이유로 근 15년간 관심도 두지 않았었던 ‘오픈 홈’ 을 보러 다니기 시작했다. 


집값들이 비싸서 얼마나 놀랐던지! 15년 전에 우리 집을 살 때도 집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른다고 한탄을 하였었는데, 지금의 상황에 비하면 새 발의 피도 아니었다. 그런데다 구매자들의 경쟁이 얼마나 치열하던지, 처음 본 100년 된 집도 경쟁률이 어마어마해서 구매에 실패했다.


집을 보러 다니다가 오랫동안 보지 못했었던 지인도 만나게 되었다. 그 덕분에 차를 마시면서 담소를 나눴었는데, 이 사람 역시 집값에 대한 충격이 나 못지않았다. 


우리는 친구가 얼른 집을 사서 파미에 오기를 바랐다. 음식 솜씨가 좋은데다 요즘엔 떡을 만드는 수업을 받고 있으니, 보통 기대가 되지 않는 것이다. 


슴슴하면서도 조미료를 전혀 넣지 않고 만드는 그녀의 음식 맛이 그립다. 유학 사업을 크게 할 땐, 그녀의 집에서 매주 바비큐 파티를 했다. 한때는 150명의 손님들이 모여 정원에서 식사를 했다.


어쩌다 만나는 키위들마다 그때 먹은 음식들을 이야기 하면서 그리워들 한다. 김치 또한 그들이 잊지 못하는 맛이었다. 나는 그녀에게 파미에 오면 요리강습을 하라고 제안을 했다. 운동에 취미가 없는 나에게 요리 수업은 아주 즐거운 시간일 거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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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군다나 떡을 직접 만들어서 먹을 수 있다는 건 무척 신나는 일이다. 요즘 그녀가 카카오 톡으로 보내는 떡 사진들은 군침을 돌게 만든다. 내가 아팠을 때 우리 집에 들러서 나를 위해 김치를 만들어 놓고 간 그녀의 손맛도 그립다.

  

오늘 내 마음에 아주 흡족한 집을 보았다. 그 친구에게 잘 어울리는, 거리부터 모든 것들이 마음에 드는 집을 보았는데, 그 집이 꼭 그녀의 집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숨길 수가 없다.


이런 내 마음을 전하니, 모든 것은 순리대로 되어야 한다면서 오퍼를 넣었지만 안 되도 괜찮다고 했다. 하지만 내 마음은 간절하다. 내 간절한 마음이 하늘에 전달이 되어 그녀가 그 집 주인이 되면 좋겠다.


언제나 어디서나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면서 사는 친구. 이번에 파미에 오면 어떤 전개가 이어질지 자못 궁금해진다. 아마도 내 상상 이상의 멋진 삶이 이어 질 거 같다. 그렇게 되기를 소원한다. 사랑한다,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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