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형(兄)도 모르는 와인 다이어트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테스형(兄)도 모르는 와인 다이어트

0 개 2,713 피터 황

9d60587eda03973668d1b574f8535b0b_1602648422_3749.jpg
 

다이어트의 역사는 길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탐식이나 비만을 죄악시했고 ‘너 자신을 알라’던 소크라테스(Socrates)는 ‘식욕이 강하면 몸이 망가지는 것은 물론 인간의 영혼도 위험에 처하게 된다’고 했다. 채식을 하던 소크라테스와 그의 제자 플라톤을 포함한 일곱 명은 그리스의 시인 아가톤의 집에서 물에 희석한 와인을 마시면서 밤새 토론을 했다. 모임은 향연이란 의미의 ‘심포지엄(Symposium)’이었는데, ‘함께 마신다’ 라는 뜻의 그리스어 ‘심포시온(Symposion)’에서 나온 말이다. 오직 소크라테스만이 끝까지 정신을 잃지 않고 토론을 마쳤다고 한다. 당시엔 와인을 가죽주머니나 항아리에 숙성시켰는데 아주 시었고 부패를 막기 위해 도수가 너무 높았기 때문에 물에 희석한 후에 꿀이나 허브를 타서 마셨다고 한다. 


술보다는 같이 먹는 안주가 변수가 되겠지만 아무리 좋은 핑계를 대도 술을 마시면 살이 찐다. 하지만 현대에 와서 와인이 새로운 다이어트 식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레드와인이 동물성 지방의 분해를 촉진시켜 체지방이 쌓이는 것을 막아주고 신진대사를 높이며 피부의 기미나 주름, 처짐 등의 현상을 없애고 자외선에 의한 피부 트러블을 해소시켜주는 등 건강과 미용에 좋은 다이어트 식품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온 까닭이다. 음식전문가들은 와인을 ‘마시는 야채’ 라고도 하는데 와인은 수분 85%, 알코올 9-13%, 당분, 비타민, 유기산, 각종 미네랄, 폴리페놀 등을 함유하고 있다.


와인은 우유 다음으로 완벽한 식품이고 수소이온농도(ph)가 3.0-3.5인 알칼리성 술로서 체질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프랑스의 과학자 파스퇴르는 낮은 수소이온농도와 알코올 성분 때문에 박테리아가 서식할 수 없다는 점을 들어 ‘와인은 가장 위생적인 음료’라고도 했다. 식사와 함께 하면 입맛을 돋우고 식사 후 소화를 돕는다. 그리고 흥분을 조절하고 진정시켜 숙면을 하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 있다. 


여성의 비만은 실제 체중보다도 체지방과 관계가 깊은데 비만은 체지방이 표준보다 오버되어 있는 상태를 말한다. 그러니까 살을 빼려면 체중이 아니라 체지방을 감소시켜야 하는 것이 우선이다. 와인 속에 함유된 폴리페놀은 바로 이 체지방을 분해시키는 효소의 작용을 돕고 신진대사를 활성화시키기 때문에 여분의 에너지가 지방으로 축적되는 것을 막아준다. 비만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지방이나 당분이 적은 식사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가능하면 체내에 활성 산소를 만들지 않는 것이다. 레드와인은 바로 활성 산소의 발생을 억제시켜 주는 폴리페놀을 다량 함유하고 있으며 다른 종류의 술에 비해 비타민이나 미네랄 성분이 풍부한 것이 특징이다. 미네랄은 혈관을 강화시키고 노폐물의 배출을 촉진시키는 것은 물론 동맥의 노화를 방지하고 혈액 중의 산성과 알칼리성 농도를 조절해주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다이어트를 할 때는 필수적으로 섭취해야 한다. 


반면에 화이트 와인은 레드 와인보다 알코올 함량이 낮기 때문에 위(胃)에 부담이 적고 식욕의 조정을 돕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병에 대한 저항력을 키워주는 각종 유기산이 레드 와인보다 많고 각종 미네랄과 비타민 B, C 등 몸에 좋은 영양소도 레드 와인 못지않게 풍부한 것이 밝혀졌다. 다이어트의 어원은 그리스어 ‘디아이타(Diaita)’인데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지키는 일을 의미한다고 한다. 어떤 일이든 균형과 조화가 필요하다.



레드와인의 맛을 결정하고 제조와 보관 중에 구조가 변화해 가는 타닌(Tannin)은 아직까지도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 중에 하나다. 레드와인이 복합적인 풍미를 가지면서 발전해 가도록 역할을 하는 것이 타닌이며 산화를 막아줘 장기 숙성을 가능하게 한다. 주로 씨, 줄기, 껍질에 함유되어 있고 떫은 맛을 낸다. 타닌은 레드와인의 숙성(Aging), 구조(Texture, Structure)와 형체(Shape)의 유지에 필수적인 요소이기도 하다. 마치 화이트와인에 산(Acidity)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 이유와 같은 이치다. 잘 숙성된 와인에 녹아 든 타닌은 와인의 세계를 한결 미묘하고 우아하게 이끌어 주는 주인공이다. 타닌은 그 자체가 이합 집산하여 분자의 크기가 500에서 20,000까지 달라질 수 있고 단백질이나 다른 화합물과 결합하기 때문에 현대과학으로도 그 정체를 파악할 수 없는 신출귀몰의 존재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는 와인을 ‘신(神)의 선물’이라고 한다.


특히 와인은 성인병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준다. 와인에 함유된 칼슘과 칼륨은 골다공증과 성인병을 예방하며 타닌과 페놀 성분은 고혈압, 동맥경화, 심장병을 예방한다. 포도에 많이 들어 있는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이란 물질은 항암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의 신경학 전문지의 보도기사에 따르면 하루에 2잔 정도 와인을 마시는 사람은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노인성치매의 발병위험이 75%정도 낮아진다고 한다. 그리고 얼마 전 영국의 의학저널에선 하루에 레드 와인 150밀리리터(대략 2잔)를 마시면 심장질환의 위험이 32%는 줄어들고 6년은 더 장수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지나치면 안된다. 


‘고향의 부모님을 찾아 뵙지 않는 것이 오히려 효도’라는 추석명절에 TV콘서트로 전국민을 위로하고 응원한 나훈아는 소크라테스에게 힘든 세월과 험난한 세상의 이유를 묻고 따진다. ‘테스형(兄)도 모른다’며 정답 없는 인생을 자신만의 도전정신으로 헤쳐 나가자고 주먹을 쥐어보인다. 모두를 춤추게 만들며 한바탕 노래한 나훈아는 불필요한 것을 없애고 간결하게 사는 것에 집중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멋지게 늙는다’는 건 멋진 어른이 되는 일이다. 유치하고 초라하게 자가당착에 빠진 이들이 지천에 깔린 시대엔 더욱 그렇다. 우리 삶의 본질은 자립(自立)과 자존(自尊)이다. 


바다로 간 산타클로스

댓글 0 | 조회 1,643 | 2020.12.08
숨죽여 가만히 정지해 있거나 심지어 거센 물결에 밀려서 거꾸로 걷는 것 같았던 한 해가 저물어간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거울나라에 가서 붉은 여왕과 손을 잡고… 더보기

개천용(龍)들의 소울푸드, 라면의 정석

댓글 0 | 조회 1,906 | 2020.11.11
영화 ‘넘버 3’의 삼류킬러 송강호는 부하들에게 헝그리 정신을 강조하면서 홍수환이 챔피언이 되고 임춘애가 금메달을 딴 것이 라면을 먹고 운동한 덕분이라고 강조한다… 더보기
Now

현재 테스형(兄)도 모르는 와인 다이어트

댓글 0 | 조회 2,714 | 2020.10.14
다이어트의 역사는 길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탐식이나 비만을 죄악시했고 ‘너 자신을 알라’던 소크라테스(Socrates)는 ‘식욕이 강하면 몸이 망가지는 것은 물론… 더보기

집 한채 값 피노누아(Pinot Noir)

댓글 0 | 조회 2,933 | 2020.09.09
1945년산 1병의 가격이 6억 3000만원에 낙찰된 지 몇 분 후에 1937년산도 예상했던 가격보다 20배 이상의 가격으로 경매되었다. 물론 품질뿐만 아니고 와… 더보기

말(馬)이야 막걸리야

댓글 0 | 조회 1,874 | 2020.08.11
구불구불한 골목의 끝에 다다라서야 간판도 없는 피맛골의 전봇대집에 다다를 수가 있었다. 자리에 앉으면 투박한 양푼에 담긴 막걸리와 이면수구이 한 접시가 자동으로 … 더보기

맥주의 품격

댓글 0 | 조회 1,643 | 2020.07.15
슈퍼마켓 완전정복 (3)겨울철에도 맥주의 소비는 꾸준한 편이다. 기존의 소비자들이 맥주의 ‘청량감’을 즐겼다면 현재는 맥주도 와인처럼 향과 풍미를 음미하며 천천히… 더보기

슬기로운 와인생활

댓글 0 | 조회 1,903 | 2020.06.10
슈퍼마켓 완전정복 (2)이태리 베네치아를 여행하다가 터미널에서 마셨던 에스프레소의 맛을 잊을 수가 없다. 버스기사가 장담하는 최고의 커피라는 말을 그땐 믿지 않았… 더보기

왕년의 감기 퇴치법

댓글 0 | 조회 2,393 | 2020.05.13
편도선염이 심했던 초등학교 시절, 난 가장 먼저 감기에 걸리는 편에 속했다. 어머니는 한솥가득 보릿잎으로 된장국을 끓여 주셨지만 질기고 깔깔한 잎이 목에 닿아서 … 더보기

슈퍼에 와인이 돌아왔다

댓글 0 | 조회 3,674 | 2020.03.11
슈퍼마켓 완전정복 (1)슈퍼마켓와인이 진화하고 있다. 5달러부터 시작하는 착한 가격은 물론이고 대량생산이 가능한 와인회사로 국한되었던 예전과는 달리 30달러이상하… 더보기

음식은 이제 패션이다

댓글 0 | 조회 1,762 | 2020.02.11
솔직하게 말해서 예쁜 건 마다하기 힘들다. 몸과 정신이 함께 건강한 것이 삶의 지향점이 되면서 몸에 해롭지 않은 저염식과 채식주의, 오가닉 푸드는 기본이고 거기에… 더보기

짜파구리와 피 맛의 추억

댓글 0 | 조회 1,909 | 2020.01.15
영화 ‘기생충’에 등장하는 짜파구리는 짜장라면 짜파게티와 국물라면 너구리가 합쳐진 결과물이다. 뭐니뭐니 해도 부잣집 사모님에게 어울리는 한우 채끝살을 소금, 후추… 더보기

맛과 향의 연금술, 발효의 비밀

댓글 0 | 조회 1,717 | 2019.12.10
커피전문점에서 커피를 볶거나 갈 때 그 향은 정말 강렬하다. 제과점에서 빵을 굽는 냄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런 향은 막 만들었을 때만 유효하고 시간이 지나면 … 더보기

복분자에 취한 민물장어의 꿈

댓글 0 | 조회 1,611 | 2019.11.12
혹시 동백꽃이 지는 걸 본 적이 있는가? 동백꽃이 지는 건 독특하다. 꽃잎이 바람에 날리거나 시들고 빛깔이 바래서 지는 다른 꽃들과는 달리 동백은 너무나도 멀쩡한… 더보기

봄에 바람이 부는 이유

댓글 0 | 조회 2,894 | 2019.10.08
고혈압으로 평생 약을 드시던 어머니가 쓰러지신 이후로 하루도 병상의 어머니를 떠올리지 않고 보낸 적은 없다.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 마냥 마누카의 하얀 꽃이 바람에… 더보기

소주, 이슬같이 투명한 그대

댓글 0 | 조회 1,663 | 2019.09.11
1991년 프랑스 보르도에서 제 1회 세계주류박람회가 열렸을 때 한국의 국민주인‘희석식 소주’의 출품을 문의했다. 그러나 발효주가 아니라는 이유로 출품을 거절당했… 더보기

쉬라즈(Shiraz)와 이순신 병법(兵法)

댓글 0 | 조회 1,549 | 2019.08.13
임진년(1592년)이후 7년간의 해전을 통해 보여준 전승무패의 역사는 한국인의 가슴에 신화가 되었다. 승리의 원리는 불리한 상황에서는 질(質)적인 전투력으로 일본… 더보기

전장(戰場)에서 목이 날아간 샴페인

댓글 0 | 조회 1,645 | 2019.07.10
1813년 나폴레옹 전쟁 당시, 러시아가 프랑스를 침략하고 샴페인을 생산하던 랭스(Reims)지역을 점령했을 때 포도밭을 맘대로 약탈하기 시작했다. 남편 프랑수아… 더보기

나의 혈액형은 카베르네

댓글 0 | 조회 1,627 | 2019.06.11
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는 말이 있듯이 혈액형이 같은 사람은 같은 종류의 유전인자를 갖게 돼 성격, 행동, 질병이 비슷해진다고 한다. 피는 신선한 산소, 맑은 공기… 더보기

잡종의 생존법칙

댓글 0 | 조회 1,592 | 2019.05.14
와인의 품질은 포도 품종 자체가 가지고 있는 개성에 크게 지배된다. 결국 품종이 같다면 재배지가 다르더라도 품질 면에서는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말할 수 있… 더보기

상식을 깨는 돌연변이

댓글 0 | 조회 1,715 | 2019.04.10
피노(Pinot)라는 말은 솔방울을 뜻하는 프랑스어이다. 그러니 프랑스 부르고뉴의 대표적인 레드 와인인 피노누아(Pinot Noir)는 검은 솔방울이라는 뜻이 되… 더보기

향기(香氣)를 잃으면 독(毒)이 된다

댓글 0 | 조회 1,565 | 2019.03.13
화학약품의 조합으로 실험실에서 와인이 만들어지고 콘크리트 빌딩에서 컴퓨터로 채소와 과일이 만들어진다. 덕분에 우리의 식탁은 향을 잃은 식재료들로 채워져 가고 있다… 더보기

검은 순수 VS 황홀한 지옥

댓글 0 | 조회 1,535 | 2019.02.13
커피와 와인을 마시는 것은 곧 자연을 마시는 것이다. 처음에 이 둘은 약으로 사용됐다. 기원 전 에티오피아 부족들은 커피나무 잎을 씹거나 줄기 끓인 물을 마시며 … 더보기

판타스틱 듀오, 커피와 와인

댓글 0 | 조회 1,561 | 2019.01.16
요즘 카페에서는 커피와 함께 와인이, 와인바에서는 와인과 함께 커피가 메뉴 판 리스트에 적혀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최근 들어 소믈리에나 바리스타들이 실제로 … 더보기

프로세코여~. 아직도 로맨스를 꿈꾸는가?

댓글 0 | 조회 1,520 | 2018.12.12
벼락처럼 부지불식간에 찾아온다는 로맨스를 우린 평생 몇 번이나 해볼 수 있을 까? 어떤 이들은 유치한 드라마 속 이야기 라고도 한다. 삶의 절정을 지나버린 나이가… 더보기

빈치(Vinci) 마을의 천재, 레오나르도

댓글 0 | 조회 1,611 | 2018.11.15
프랑스 VS 이탈리아 (II)이탈리아가 낳은 천재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는 화가일 뿐 아니라 위대한 발명가였다. 자동차, 비행기, 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