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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에서 체질에 따라서 질병을 치료해야 한다는 의견은 한의학의 원전 이라고 할 수 있는 『황제내경』 「영추 72편」, 즉 「통천편」의 ‘오태지인 五態之人’에서 처음 제기되었다. 여기서는 다른 사람과는 다른 각자 타고난 체질적 특이점에 대해 설명하고, 이렇게 특이점을 지닌 사람은 사상체질로 분류하는 것이 적절한 반면 일반인은 오행체질로 분류하는 것이 옳다고 보았다. 다시 말해 각자에게 있는 특징적인 형태나 증세가 사상 체질론에 맞아야 사상체질로 구분하는 것이지, 그렇지 않으면 오행체질로 구분하는 것이 옳다는 설명이다.
사실이 이런데도 이 한의원에 가면 소양인이라 하고 저 한의원에 가면 소음인이라고 하는 등, 가는 곳마다 체질이 다르게 나오다 보니 오히려 이것이 한의학을 불신하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한의학의 원전에 충실하게 체질을 분류하면 체질이란 그다지 어려운 것이 아니며, 이를 통해 체질의학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다. 그러면 과연 오태지인을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일까?
오태지인은 목 木ㆍ화 火ㆍ토 土ㆍ금 金ㆍ수 水 형인 形人으로 나누어 구별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오행 五行으로 구별하는 것이다.
목형인은 피부색이 창백하고, 머리가 작으며, 얼굴이 길다. 또한 몸의 자세가 똑바르고, 어깨와 등허리가 넓으며, 손가락과 발가락이 가늘고 길다. 스트레스를 가장 잘 받는 예민한 체질이며, 매사에 걱정이 많고 깔끔하며 부지런하다. 봄과 여름에는 잘 견디지만, 가을과 겨울에는 추위를 많이 타는 등 잘 견디지 못하기 때문에 이 시기에 병이 잘 생긴다.
화형인은 피부색이 붉고, 얼굴이 좁으며, 머리가 작다. 또한 어깨ㆍ등ㆍ넓적다리ㆍ복부가 풍만하고 손발이 작으며, 걸음걸이가 가볍고 걸을 때 어깨가 많이 흔들리며, 하관이 빠진 경우가 많다. 성품은 활기차고 재물에 관심이 적으며 신용도 없는 편이다. 잘 웃는 성격이므로 남과 쉽게 사귀며 복잡한 일도 잘 처리한다. 하지만 성격이 급해서 간혹 요절하는 사람도 있다. 봄과 여름에 잘 견디며, 가을과 겨울에 잘 견디지 못해서 이 시기에 병이 잘 생긴다.
토형인은 얼굴이 둥글고, 피부가 누렇다. 머리가 크고 덩치가 큰 편이며 배도 크다. 상체화 하체가 모두 크고 살이 찐 편이며, 걸음걸이가 크고 발소리가 시끄러운 편이다. 인심이 후하며 항상 마음이 여유롭고, 사람은 좋아하지만 권력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가을과 겨울에 잘 견디지만 봄과 여름에는 잘 견디지 못해서 이 시기에 병이 잘 생긴다.
금형인은 피부색이 희고 얼굴형이 각진 편이며, 머리ㆍ어깨ㆍ등허리ㆍ배가 작고 손발도 작으며, 발뒤꿈치 바깥쪽이 툭 불거져 있는 경우가 많다. 몸을 조심해서 관리하지 않고, 성격이 매우 청렴강직하며 급한 편이고 독한 면이 있다. 관직을 좋아하는데, 사실 이런 공직자만 있다면 우리나라는 정말 살기 좋은 나라가 될 것이다. 계절적으로 가을과 겨울에는 잘 견디지만 봄과 여름에는 잘 견디지 못한다.
수형인은 피부가 검고 얼굴이 울퉁불퉁하며, 머리가 크고 턱이 모가 나 있다. 어깨가 좁고 배가 커서 음식을 많이 먹는 편이다. 말할 때는 손발은 많이 사용하므로 어떤 경우에는 말보다 손이 먼저 나오기도 하며 허리가 긴 편이다. 성품은 남을 두려워하지 않아서 어떻게 보면 버릇이 없어 보이기도 하고, 머리가 좋은 편이며 때로 남을 속이기도 한다. 가을과 겨울에 잘 견디며 봄과 여름에는 지내기가 어렵다. 술과 음식, 여자만 조심하면 건강을 해치지 않고 장수할 수 있는 체질이다.
이상은 한의학 원전에 의거해 오행으로 체질을 분류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위의 방법으로도 분류되지 않는 사람도 있다. 그럴 때는 사상체질로 분류해 불수 있는 것이다. 무조건적으로 사상체질 분류만을 따르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볼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