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칼럼 | 지난칼럼 |
눈 한번 꽉 감고 버려보면, 그 다음에 어떻게 되는지 알게 될 거에요.
옛날에 나무꾼이 연못에다 도끼를 빠트렸잖아요. 산신령이 도끼를 세 개 들고 나와서 금도끼냐? 아닙니다. 은도끼냐? 아닙니다. 쇠도끼냐? 나무꾼이 제 것은 쇠도끼입니다. 하니까 다 주었잖아요.
그런데 다음에는 한 엉뚱한 놈이 가서 연못에 도끼를 빠트렸죠. 산신령이 금도끼가 네 도끼냐? 바로 네, 하니까 이번에는 하나도 안 주잖아요.
맨 바닥, 다 비우고 나서 아무 것도 없는 그 바닥에 있을 때라야만 위를 다 볼 수가 있어요.
또 내가 도의 길을 가면서 이 테크닉만은 가져가고 싶다. 의통이니 뭐 그런 능력을요. 그러나 바로 그걸 버릴 때 더 큰 게 오는 거죠. 물론 쉬운 일은 아니에요.
사람의 마음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 아시죠?
죽어 라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탁 채였을 때는 땅이 꺼지라고 하루 종일 한숨만 쉬잖아요.
온 지구를 다 짊어진 것 같죠. 그런데 기분이 좋으면 뭐라고 해요. 날아갈 것 같다고 하잖아요. 그게 바로 마음의 무게죠.
마음이 가벼울수록 위로 올라갈 수가 있는 겁니다. 마음을 자꾸 비워햐 해요.
그리고 또 하나. 멋있게 떠나는 방법을 익혀야겠죠. 미련을 두지 말아야 해요.
집에다가 엿을 잔뜩 쌓아두고 친구네 집에 가면, 그 놈의 엿 생각 때문에 제대로 놀 수가 있겠어요? 아무 것도 없으면 어디 가도 마음이 편하잖아요. 그런 것을 평소에 자꾸 익혀야 해요.
어떤 사람이 도사가 한 번 돼 봐야지 한단 말이죠. 도사가 되면 둔갑도 하고, 뻥하면 뭔가 나오게도 하고, 재미있을 것 같죠. 그런데 그런 맘을 갖고 가면 시작하다 끝나버려요.
초능력은 볼펜 하나만도 못한 건데요. 그런데 대개는 그것 하나 구하면 재밌어 가지고 펄쩍펄쩍 뛰게 되죠. 바로 그게 나중에는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줄도 모르고 말이죠.
연필로 써야 되는데, 그것도 아주 희미하게 써야 되는데, 그래야 지우고 또 쓰고, 지우고 또 쓰고 하는데요. 그런데 작은 능력에 너무 재미를 느끼고, 돌돌돌돌 쫓아가다가 볼펜으로 확 써버리면, 나중에는 지우지도 못하죠.
그러니까 컴퓨터로 말하자면 델리트 키가 좋아야 한다는 거죠. 엔터 키만 좋아서 되는 게 절대 아니에요.
하지만 어떤 기능이 자기한테 오면 완전히 숙달시켜서 써먹을 만큼 써먹고 버려야지, 맛만 보고 확 버리면 그건 제대로 버린 게 아니에요.
그럼 초능력을 어떻게 써먹어야 할까요?
처음에는 나를 바꾸는데 써먹어야 하고, 나를 바꾸고 나서는 주변사람을 바꾸는데 써먹어야겠죠. 예를 들어 예수나 부처는 지구를 바꿔놓은 사람이에요.
그게 진정한 파워겠죠. 장풍? 그게 초능력일까요? 자꾸자꾸 훈련하면 몸도 공중에 뜨잖아요. 그런데 몸만 뜨고 마음은 안 뜨면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결국 우리가 몸을 벗어버리면 남는 건 마음 밖에 없는데 말이죠.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