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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의 중요성

0 개 1,587 안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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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세계 로봇올림피아드 대회 (International Robot Olympiad 2019)에 참가한 

뉴질랜드 국가대표 학생들

2020년이 시작되고도 벌써 두 달이 지났다. 매년 첫 날에는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한 해 동안 이루고자 하는 목표들을 세우곤 한다. 수영장이나 헬스장 회원권을 사기도 하고, 새로운 취미 생활을 위한 지출도 많아진다. 물론 술이나 담배를 끊겠다는 목표 하에 지출을 줄이고, 저축을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한다. 하지만, 열명 중 예닐곱은 한달도 채 못 가서 포기를 하곤 한다. 그리고 구정이 진짜 새해라며 신년 계획을 다시 세우기도 한다. 이렇게 일년이 지나 연말까지 계획을 지킨 사람은 열명 중 채 한둘도 찾기 어렵다. 

 

작심삼일 (作心三日) 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굳게 먹은 마음이 사흘을 못 간다’ 라는 뜻의 한자성어인데, 우리 선조들도 계획을 지키는 건 쉽진 않았던 모양이다. 그렇다면, 선조들도 그랬으니 우리도 계획이 무너질 때마다 “이런게 사람다운거지” 라고 하면서 별일 아닌 듯 넘겨야 할까? 올 한 해는 이미 실패했으니 “올 해는 글렀네” 라면서 포기하고 살아야 할까? 

 

필자는 지난 20여년간 로봇 연구를 해오면서 수도 없이 많은 실패를 경험했다. 특히나 로봇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잘 엮어서 만든 하나의 시스템이기에 제작 과정에서 여러가지 실패를 경험한다. 부품 선택을 잘못했거나, 프로그래밍에서 실수를 해서 실패하기도 하고, 때로는 나의 잘못으로, 혹은 동료들의 실수 때문에 실패하기도 한다. 장비의 문제일 수도 있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궁합이 맞지 않는 경우에도 실패할 수 있다. 연구실에서는 잘 작동하다가도 실환경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한국에서 얼굴 로봇을 연구하면서도 그랬고, 일본에서 걷는 로봇을 연구하면서도 그랬다. 물론 뉴질랜드에서 키위 수확 로봇을 연구할 때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렇게 다양한 이유로 크고 작은 다양한 실패를 경험하면서 20여년을 보내왔다. 하지만, 필자의 이력서엔 이런 실패들은 보이지 않고, 다양한 성취물들로 가득하다. 당연히 이력서에 실패 경험을 적는 경우는 거의 없기에 어느 누구의 이력서를 보더라도 실패 사례보다는 성취물로 가득할 것이다. 하지만, 이력서를 거짓으로 작성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필자가 겪은 무수한 실패들은 어떻게 이력서에 적어야 할까? 

 

답을 말하기 전에 필자가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회사에 대해 말하고 싶다. Boston Dynamics. 필자가 생각하는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로봇 회사이다. 아직은 대중들에게 판매하기 위한 상품보다는 사람보다 잘 움직일 수 있는 로봇 제어 기술을 연구하는 회사이다. 이 회사에서 만든 로봇 중 사람처럼 걷고 뛰고 텀블링까지 할 수 있는 Atlas라는 점프 로봇이 있는데, 뉴스에 소개될 정도로 뛰어난 로봇 제어 기술의 집약체이다. 특이한 점은 Boston Dynamics에서 공개한 Atlas 동영상(https://www.youtube.com/watch?v=fRj34o4hN4I)의 마지막 부분에서 Atlas의 실패 장면들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또 다른 특이한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봇 연구자들은 그 누구도 Atlas가 실패한 로봇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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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ston Dynamics 의 Atlas로봇 

(출처: https://www.bostondynamics.com/atlas) 

 

사실 우리는 수도 없이 많은 실패를 경험한다. 하지만 이런 크고 작은 실패들이 모여서 결국 결과물을 만들면, 누구도 실패라도 하지 않는다. 자전거를 처음 타다가 넘어졌다. 그리고 더 이상 시도하지 않으면 평생 자전거 타기는 실패로 남는다. 하지만 꾸준히 연습해서 자전거를 잘 타게 됐다면, 우리는 실패라고 하지 않는다. 점프 로봇 동영상 마지막의 실수 장면을 보고도 이 로봇이 실패했다고 하지 않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우리는 실패의 반복을 통해 공부도 하고, 운동도 배우고, 악기도 배운다. 인생 자체가 실패의 반복이라고 볼 수도 있다. 우리들의 이력서도 마찬가지이다. 꾸준한 노력을 통해 성취한 결과물 한줄에는 그만큼의 실패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연구는 영어로 Research이다. “다시찾기”이 한 단어가 연구를 잘 표현하고 있다. 답을 얻을 때까지 끊임없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는 것이 연구이다. Atlas의 엄청난 움직임 뒤에는 수많은 실패들이 있었다는 것을 Atlas 동영상에서 보여줬고, Boston Dynamics의 연구에 대한 자세와 마음가짐을 보여줬다. 개인들도 이력서에 실패 사례를 남기지 않는데,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실패 장면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필자는 Boston Dynamics를 가장 훌륭한 로봇 회사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나쁜 실패와 좋은 실패가 있다고 본다. 나쁜 실패는 실패의 과정에서 배울 점이 없었거나 회복 또는 재도전이 불가능한 경우이다. 반면 좋은 실패는 과정을 통해 배울 점이 있었거나 재도전에 대한 동기부여가 되는 경우이다. 이런 점에서 실패는 어떻게 하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필자는 매년 뉴질랜드 로봇올림피아드 대회에서 선발된 학생들과 함께 세계 로봇올림피아드 대회에 참가한다. 지난 12월에도 태국 치앙마이에서 열린 세계대회에 32명의 뉴질랜드 국가대표 학생들과 함께 참가했다. 대회인지라 소수의 학생들만 수상권에 들어간다. 그렇다면 수상하지 못한 다수의 학생들은 실패한 것일까? 필자는 수상에 실패했던 학생들이 그 다음해 또는 그 다다음해에 수상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이 학생들은 수상 실패를 통해 여러가지를 배웠고, 동기부여를 받았고, 꾸준히 노력해서 목표를 달성했다. 하지만 목표를 수상이 아니라 경험으로 바꾸면 32명의 뉴질랜드 국가대표 학생들은 크고 작은 성공을 한 셈이다. 좋은 실패는 때론 작은 성공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신년 계획이 물거품이 되었다면, 다시 한번 작심삼일을 해보자. 삼일마다 작심삼일을 반복하다보면 실패를 통해 내 계획의 문제점도 알 수 있고, 나에게 맞는 방법도 터득할 수 있을 것이다. 목표를 바꿔도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실패가 나에게 새로운 동력을 줄 수 있는 지의 여부이다. 필자도 학생들에게 너무 큰 목표보다는 가능성 있는 작은 목표를 자주 세우라고 지도한다. 이른바 “작심삼일” 작전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이제 일년 중 두 달만 지났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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