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없는 처녀 이야기 5편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손 없는 처녀 이야기 5편

0 개 1,234 송영림

'손'이 말하는 것

 

한편 독일 이야기에서 물과 눈물로 인해 깨끗함을 유지하는 처녀를 악마가 건드릴 수 없다고 화를 내는 장면이 나오는데 한국의 정조 관념보다 극단적이지는 않지만 역시 처녀의 순결을 중요시하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한국의 현대 사회가 개방되고 여성의 인권이 많이 높아진 것 같지만 여전히 여성의 순결은 중요한 것처럼 보인다. 요즘도 아내의 순결 상태가 남편이 아내를 대하는 태도를 결정하고 그것으로 인해 부부간의 갈등을 겪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고 재밌는 것은 그것이 여성뿐 아니라 남성들 역시 고통받게 하고, 그 함정에 빠지게 한다는 점이다. 그것을 말해주는 것이 바로 여성들의 처녀성을 되찾아준다는 수술 같은 것이 아닐까 싶다.

 

한국의 이야기에서는 아버지가 딸을 죽이려 하지만, 독일의 이야기에서는 딸이 스스로 집을 나간다. 이는 조금 더 능동적인 딸의 모습이다. 그런데 손이 없는 두 팔을 등 뒤에 묶어 달라고 하는 것으로 볼 때 딸은 아직도 주체적이거나 독립적이지 못하다. 스스로 뭔가를 해보려는 의지가 여전히 결여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왕이 처녀에게 은손을 만들어 주는 부분 역시 아직 왕의 소속 안에 있음을 상징한다. 은손은 아예 손이 없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어쩐지 귀한 장식물처럼 느껴진다. 

 

배가 의미하는 것은 처녀 내면의 갈증과 허기, 즉 욕구와 꿈 같은 것을 말한다. 아버지에게 종속된 딸로서는 아무리 정신적으로 배가 고프고 목이 말라도 그 억압된 욕구를 알아차리거나 표출할 수 없다. 그러나 아버지로부터 벗어난 이후 비로소 스스로 그 욕구를 알아차리고 채워보려는 시도를 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래서 배를 베어먹고 간신히 갈증과 허기를 면할 수 있게 되지만 여전히 만족할 만큼은 아니다. 처녀는 또 다시 정승의 아들이나 왕의 보호 아래에서 그들이 떠먹여주는 밥숟가락의 밥을 받아먹으며 생활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기까지 동반한 채 다시 길을 떠난다. 본인의 의지로 떠난 것은 아니지만, 옛이야기에서‘길 떠남’은 언제나 성숙과 성장을 의미하며 아기를 동반한다는 것은 더 무거운 책임감과 고통이 함께 수반됨을 뜻한다. 그렇게 길을 떠난 색시는 갈증과 허기를 이번에는 물로 채우고자 몸을 숙이는데 물이 상징하는 것이야말로 생명력, 생산성, 창조성, 여성성, 성장 등을 말하는 것이다. 아기 역시 성장과 생산, 생명력 등을 상징하므로 그 둘이 만나 손이 생기는 것은 어쩌면 타당한 일이다. 그러나 가만히 팔을 내려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팔을 내밀어 능동적으로 스스로 구하려 했기 때문에 손이 주어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독일 이야기에서의 처녀는 신앙심이 깊은 처녀로서 기도를 통해 구원자와 천사의 도움으로 배를 먹고 손을 다시 얻게 되는데 이 이야기에서 역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있었던 것이 아니라, 스스로 기도를 통해 구하고자 하였기 때문에 주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게 처녀는 스스로의 욕구조차 알아차리지 못한 채 아버지 아래 종속되어 있다가, 밖으로 나가 배로 자신의 욕구를 채우고, 결국은 물이라는 상징을 통해 비로소 갈증을 완전히 해소하면서 주체적인 하나의 인격체가 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시 ‘되찾은 손’은 ‘원래의 손’과는 다르다. 이전의 손은 있으되 있으나 마나 한 손이었다면 이후 다시 생긴 손은 완전한 독립체로서 존재하기 위한 손이고, 그 손은 또 경제적 자립을 의미하기도 한다. 색시가 명주 베를 짜며 아이와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이 그 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송영림  소설가, 희곡작가, 아동문학가                 

■ 자료제공: 인간과문학 

기업 감사(audit)를 준비하는 방법

댓글 0 | 조회 453 | 2024.03.12
특정 규모의 기업들에게는 정기 감사는 필수적인 요건입니다. 감사를 위해 최대한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재무를 준비하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감사 준비는 철저해야 하며… 더보기

하체 집중 케어 요가

댓글 0 | 조회 494 | 2024.03.12
볼록한 앞벅지 1cm 얇아지는 운동과 스트레치“유독 앞벅지 살이 툭 튀어나와 고민이에요 ㅠㅠ”“이상하게 엉밑살(엉덩이 밑의 군살)에 살이 잘 안빠져요..”제 유튜… 더보기

남자의 마음

댓글 0 | 조회 341 | 2024.03.12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비가 그친 강물에마음 설레고 싶어홀로 강가를 걷다가심하게 넘어진 날약 발라주던 아내가그냥 넘어가지 않는다교회에 있어야 할 시간에땡땡이쳐 받은… 더보기

Post Study 워크비자 완전정복기

댓글 0 | 조회 606 | 2024.03.12
뉴질랜드는 소위 “유학후 이민 워크비자와 영주권”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유학생 출신자들에 대한 예우차원에서 주어지는 Post Study 워크비자는 … 더보기

고독을 사랑하는 남자

댓글 0 | 조회 299 | 2024.03.12
반대편에 위치한 뉴질랜드로 이주해 살면서 흔히 부딪히는 말이 ‘고독’ 과 ‘외로움’이 아닐까 생각되는데 두 단어의 의미가 비슷하면서도 틀린 것 같아 망설이게 된다… 더보기

호흡과 식사

댓글 0 | 조회 147 | 2024.03.12
식사 후에는 가급적 단전호흡을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식후 호흡을 하면 몸속에서 기가 엉켜 순환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거든요. 적어도 한 시간 이상 지난 후 … 더보기

뇌경색(腦梗塞)

댓글 0 | 조회 474 | 2024.03.08
“새벽안개 헤치며 달려가는 첫차에 몸을 싣고 꿈도 싣고 내 마음 모두 싣고 떠나갑니다. ...” 가수 방실이(본명 방영순)이 부른 ‘첫차’의 첫 소절이다. 가수 … 더보기

한국의대 2천명 증원 찬스 100% 활용하기

댓글 0 | 조회 928 | 2024.03.05
윤석렬정부가 강한 드라이브로 20여 년 동안 동결 되었던 한국의대 정원을 2025학년도부터 매년 2천명씩 증원하여 향후 5년간 1만 명을 추가로 모집인원을 늘린다… 더보기

대붕(大鵬), 관정(冠廷) 이종환

댓글 0 | 조회 286 | 2024.02.28
TV에서 장학퀴즈를 보고 다들 어찌 그리도 똑똑하고 많은 것을 아는지 그저 놀랍기만 하였다. 하이든의 트럼펫 협주곡이 분위기를 띄워주면 “전국 고등학생들의 건전한… 더보기

나보다 먼저이신

댓글 0 | 조회 294 | 2024.02.28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사람을 대하는 것이힘들다고 느껴질 때나를 따르던 열 두 명이 모두 돌아섰지만나는 그들을 먼저 찾아가생선 구워 놓고 기다렸다며이번만 네가 먼저… 더보기

생리가 잘 나오지 않아요

댓글 0 | 조회 805 | 2024.02.28
여성의 건강 지표 중에서 월경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초경 이후 매달 치르는 이 생리현상은 개인적으로 다양한 양상을 띠는데, 어떤 원인에 의해서 월경이 갑… 더보기

2024년 1월 영주비자 신청 변경 사항

댓글 0 | 조회 1,624 | 2024.02.28
영구영주권은 (Permanent Resident Visa) 일반적으로 영주권이 (Resident Visa) 부여된 후의 다음 단계입니다. 주된 차이점은 영구영주권… 더보기

의지를 주도하라

댓글 0 | 조회 178 | 2024.02.28
밀린 잡무를 힙겹게 마무리하고 겨우 한숨을 돌리고 나니.. 배가 고팠습니다. 시계를 내려다보니 점심시간은 이미 한참전에 지났고 오히려 저녁먹을 시간이 더 가까운 … 더보기

침 고인다! 돌고 도는 다정다감한 맛

댓글 0 | 조회 285 | 2024.02.28
전국비구니회관 사찰음식 강좌에서주호 스님과 함께 만드는 여름 사찰음식 이야기스님을 아는 이들은 곧 자취를 감출 끝물 가죽나무순이라든가 귀한 야생 산초열매 같은 것… 더보기

우리집 물에서 녹물이 나와요!

댓글 0 | 조회 491 | 2024.02.27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입니다.오클랜드에서 플러머로 일하면서, 날마다 새로운 일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중에서도 집주인 분들이 가장 당황하며 급하게 저… 더보기

잃었던 정서(情緖)를 마주하던 날

댓글 0 | 조회 378 | 2024.02.27
평소와 다름없는 평범한 일상의 하루 . . .또 한 날 선물로 받은 시간이 너무 소중하다. 어영부영 보내기엔 불안하고 괜스레 죄스럽다. 컴퓨터 앞에 앉아 몇자 쓰… 더보기

인맥 관리 ‘노하우’ 5가지 오해

댓글 0 | 조회 532 | 2024.02.27
“인사나 이권을 청탁하면 패가망신한다는 걸 보여주겠다.” 제17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노무현 당선자의 일성이다. 나는 이 말을 인수위원회 파견 근무할 때 직접 들었… 더보기

자기 전 꼭 해야하는 스트레칭 (숙면 보장, 피로 회복)

댓글 0 | 조회 660 | 2024.02.27
바쁘게 일하고 열심히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만큼 중요한 게 바로 충분히 휴식하고 재충전하는 것임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무엇을 먹고 어떻게 운동하는 것 만큼 수면의 … 더보기

시험 준비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기 위한 5가지 팁

댓글 0 | 조회 254 | 2024.02.27
시험은 학생들 사이에서 극도의 스트레스를 유발하기 마련입니다. 시험이 다가오면, 긴장의 분위기가 느껴지고, 시험에서 나올 문제들에 대한 소문이 돌며, 필기노트의 … 더보기

요즘은 비자 심사에 얼마나 걸려요?

댓글 0 | 조회 990 | 2024.02.27
늘 드리는 말씀이지만, 타국적 소지자로서뉴질랜드에 체류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예외 없이 Visa(이하, 비자)가 필요합니다. 비자는 크게 딱 2가지로 영주권 비자… 더보기

아버지의 빛

댓글 0 | 조회 517 | 2024.02.27
시인 신 달자​1아버지를 땅에 묻었다하늘이던 아버지가 땅이 되었다땅은 나의 아버지하산하는 길에발이 오그라 들었다신발을 신고 땅을 밟는 일발톱저리게 황망하다자갈에 … 더보기

흉식호흡, 복식호흡, 단전호흡

댓글 0 | 조회 250 | 2024.02.27
흉식호흡 : 가슴으로 숨 쉬는 호흡이다. 늑골이 움직이므로 늑골호흡이라고도 부르는데, 늑골의 개폐운동에 따른 기압의 차이로 공기가 드나든다. 흉곽과 어깨를 들썩이… 더보기

폐암(肺癌)

댓글 0 | 조회 517 | 2024.02.23
서구적 외모로 한국의 ‘그레고리 펙’으로 불렸던 영화배우 南宮遠(본명 洪京日) 씨가 지난 2월 5일 오후 4시께 송파구 서울 아산병원에서 향년 89세로 별세했다.… 더보기

한국, 세계에서 가장 개인주의적 사회?

댓글 0 | 조회 1,520 | 2024.02.14
저는 직업상 식민지 시대 사회주의적 독립 운동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 시대의 투사들에 대한 자료를 읽다 보면 이 분들이 정말 “초인”이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이… 더보기

변기에서 물이 계속 흘러요

댓글 0 | 조회 1,019 | 2024.02.14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입니다.잠자리에 들어 주변이 고요할 때, 갑자기 들려오는 똑똑똑 소리는 깊은 잠을 방해하는 동시에, 아까운 물과 돈을 하수구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