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분자에 취한 민물장어의 꿈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복분자에 취한 민물장어의 꿈

0 개 1,610 피터 황

혹시 동백꽃이 지는 걸 본 적이 있는가? 동백꽃이 지는 건 독특하다. 꽃잎이 바람에 날리거나 시들고 빛깔이 바래서 지는 다른 꽃들과는 달리 동백은 너무나도 멀쩡한 상태에서 문득 봉오리 전체가 뚝 떨어져 버린다. 그러니 떨어지는 소리까지 귀에 들릴 정도다. 그래서 동백꽃이 지는 걸 본다고 하지 않고 듣는다고 말한다. 

 

ff9a570302ed2b32b98d83c4a6b3af2f_1573507446_9611.jpg
 

내 고향 고창 선운사엔 가을이면 단풍도 예외없이 붉겠지만‘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는 꽃말을 지닌 붉은 꽃무릇이 도솔천을 따라 가득하다. 고창은 무려 64년에 걸쳐 900여편의 시를 남긴 미당 서정주 시인의 고향이기도 하다. 그의 시들의 대부분이 이곳에서 태어났다. ‘선운사 동구’ 라는 시는, ‘선운사 고랑으로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않았고 막걸리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 것만 오히려 남았습디다. 그것도 목이 쉬어 남았습디다.’ 그의 시는 눈이 아니고 입으로 소리내서 읽어야만 마음을 울린다. 

 

고창은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등재된 청정자연생태환경도시다. 고창의 명품으론 수박을 포함해서 역시 복분자와 풍천장어다. 복분자는 외국정상들과의 회담에서 만찬주로 사용될 정도로 한국의 국가브랜드중의 하나이며 안토시아닌과 비타민 A, C 그리고 각종 미네랄과 항산화 효능이 뛰어난 대표적인 컬러푸드이기도 하다. 나무딸기의 일종인 복분자(覆盆子)의 유래에 대해서는 명나라 때 한의서인 본초강목(本草綱目)에 두 가지의 설이 있다. 첫째는 열매의 생김새가 물동이(盆)를 엎어 놓은 것 같은 데서 생겼다는 설이다. 둘째는 복분자 술 애호가들이 좋아하는 이야기로 복분자를 먹고 소변을 누면 요강이 엎어질 정도로 원기가 강해진다는 것이다. 아무튼 복분자는 혈액 순환을 돕고 강장제로 알려져 있다. 장미과의 복분자는 달고 신맛이 나며 성질은 따뜻하다. 주로 간(肝)과 신장을 보호해 주고 눈을 맑게 하는 효능이 있다. 복분자의 검은색을 띠는 안토시아닌은 노화와 암을 예방하고 갱년기 증상을 완화하는 효능이 있어 여성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선운사에서 곰소만으로 흘러 드는 인천강과 서해가 만나는 교차점에서 잡히는 뱀장어인 풍천장어는 누구나 다 아는 민물장어중에 최고의 보양식이다. 특히 육질이 쫄깃하고 맛이 고소하고 담백해서 최상품으로 친다. 주변에서 염전을 할 정도로 완만한 인천강은 바닷물과 섞이는 지역이 10km에 이르고 밀물 때 바닷물이 강으로 밀고 들어오면서 바람을 이끌고 온다고 해서 풍천이라고 불리는데 그래서 이곳에서 잡힌 민물장어에 풍천(風天)이라는 지명이 붙었다. 실뱀장어가 민물에 올라와서 7-9년을 성장하다가 산란을 위해 태평양 깊은 곳으로 회유하기 전에 이곳에 머물게 된다. 원기회복 식품인 장어는 체내 독소를 배출해 피부미용에 도움을 주며 칼슘과 인, 철분도 많이 함유하고 있어 허약체질 개선이나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 또한 뇌세포를 활성화시키는 레시틴도 많아 학습능력과 기억력을 높여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운산에서 자라나는 복분자는 해풍을 맞고 자라난다. 와인이 생산된 지역과 발효 숙성과정에 따라 맛이 달라지듯이 복분자도 그렇다. 보통의 경우 3개월 발효후에 8개월 숙성을 해서 대중적인 16도짜리 복분자주가 만들어진다.  그후에 계속해서 1년을 더 숙성시키면 맛이 좀더 부드러워지고 19도정도가 된다. 고창 복분자주는 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1999년 북한 방문길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선물로 전달되면서 명성을 얻게 됐으며 제3차 아시아 유럽 정상회의 공식 만찬에서 건배주로 사용되면서 그 위상을 더욱 굳혔다. 달콤쌉쌀한 맛도 좋지만 숙취가 없다고 알려진 복분자는 단맛과 신맛이 조화를 이루며 묵직한 바디감이 좋다. 향긋한 맛과 달콤한 향이 숯불에 굽는 장어구이와 잘 어울린다. 

 

우리나라 전통주인 복분자주가 레드 와인(red wine)을 뛰어넘는 항산화, 항암효과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밝혀졌다. 제조법이나 맛에서 유럽의 들판에 널리 자라고 있는 산딸기나 블랙 커런트를 이용해 담근 크렘 드 카시스(Creme De Cassis)와 비슷하다. 프랑스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리큐르 중 하나이며, 특히 아가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에 나오는 탐정 에르퀼 푸아로가 가장 좋아하는 술로 등장하기도 한다. 고창의 복분자주는 ‘보성 녹차’ 등에 이어 지리적 표시제 3호로 등록됨에 따라 프랑스 코냑처럼 국제적으로 원산지 명칭의 개념으로도 보호받고 있다. 타 지역보다 고창의 복분자가 고품질일 수 있는 이유는 게르마늄과 미네랄이 풍부한 황토, 해풍, 1915시간이라는 최대의 일조량과 무상기일(서리가 내리지 않는 기간) 194일 덕분이다. 일반적으로 과실주라고 하면 각종 과실에 소주를 부어 숙성시킨 것으로 인식돼 왔지만 복분자 주는 90% 이상이 유기 농법으로 재배한 열매를 그대로 발효시킨 발효와인이다. 

 

오백 년 묵은 선운사의 동백꽃이 떨어지는 광경을 소설가 김훈은 이렇게 말했다.‘동백은 떨어져 죽을 때 주접스러운 꼴을 보이지 않는다. 절정에 도달한 그 꽃은 마치 백제가 무너지듯이 절정에서 문득 추락해 버린다. 눈물처럼 후드득 떨어져 버린다. ’여름의 문턱에 선 타향에서 온더락(On the Rock)잔에 얼음 몇 개 가라앉힌 복분자주를 들고 먼 하늘을 올려다본다. 그러다 문득 천천히 선분홍 빛깔로 변해가는 술을 바라보니 천년 고찰 선운사의 고승(高僧)이 던지는 선문답(禪問答)같은 동백(冬柏)의 청초함이 고향을 그리워하는 나의 가슴을 알싸하게 물들이고 있다.    

 

목안에 무언가 걸려있는 느낌이 있나요?

댓글 0 | 조회 1,780 | 2022.12.21
정상적인 사람의 경우에는 위와 식도의 경계부위가 닫혀 있기 때문에 위 내의 음식물이나 위산들이 역류하지 못한다. 하지만 이것의 조절기능이 약화된 사람들의 경우에는… 더보기

모기지 세일(Mortgage Sales) - 여러분이 알아야 하는 것 들

댓글 0 | 조회 3,097 | 2022.12.21
금리가 상승하고 국가의 경기 침체가 더 가까워지면서, 우리는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GFC) 이후에 보았던 것과 유사한 모기지 세일 급증을 볼 가능성이 높습… 더보기

반도체가 되리니

댓글 0 | 조회 723 | 2022.12.21
인간이 불을 발견하고도 오랜 시간이 흘러 증기의 힘을 이용하게 되었다. 그 다음의 놀라운 발명이 전기 아닐까 싶다. 전기로 세상을 밝히고 데우고 의료기기를 만들었… 더보기

스님들의 희생으로 지켜낸 소중한 성보문화재

댓글 0 | 조회 689 | 2022.12.21
피란짐 풀어 놓고 뒤적 뒤적 들춰보니국사님 가사장삼 다시 볼 수 없음메라애답다 상사명령에 못 꺼내온 그 순간.- ‘구하지 못한 보조 국사 가사 장삼’, 『인암 스… 더보기

추억 만들기 . . . 챈서리 핫도그

댓글 0 | 조회 1,339 | 2022.12.21
기다려 온 주말이다.내 일상과 다르게 사는 아이들을 오늘 하루 친구가 돼달라고 하려면 머리를 잘 써야만 한다. 커다랗게 울리는 시계의 초침소리가 더디게만 느껴졌다… 더보기

휴가철 장거리 운행하기전 체크 사항

댓글 0 | 조회 939 | 2022.12.21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연휴 시즌이 다가왔습니다. 특히 연휴 기간에는 장거리 운전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많은 정비소들도 문을 닫고 휴가철에 차량에 문제가 생기면 … 더보기

스쿼트 제대로 하려면?

댓글 0 | 조회 865 | 2022.12.21
처음 제 라이브 수업 참여하시는 분들에게 하체 운동 뭐하세요? 라고 물으면 대부분 스쿼트라고 답하시는데요, 막상 운동하시는 것을 보면 자세가 바르지 못하거나 잘못… 더보기

젓가락질 잘 해야만 밥을 먹네요

댓글 0 | 조회 3,016 | 2022.12.20
아주 전형적인 한국 아재여서 그런지 저는 드라마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가끔 유명한 사극이나 있으면 몇 편 보다가 그만둘 뿐 여지껏 이렇다하게 정주행을 한 드… 더보기

우주로부터 받은 크리스마스 선물

댓글 0 | 조회 920 | 2022.12.20
나는 매일 우주로부터 선물을 받는다. 어떤 방식으로든 우주는 나에게 선물을 보낸다. 내게 꼭 필요한 것을 물건으로든 돈으로든 마음으로든 성의표시를 꼭 한다. 우주… 더보기

참으로 지루한 역사

댓글 0 | 조회 677 | 2022.12.20
최고의 인재는 과거시험을 통해서 식별할 수 있기를 누구나 기대했다. 그러나 세종 초년에는 과거제도 역시 본래의 목적에서 멀리 벗어나 있었다. 세종 즉위년(1418… 더보기

한 해가 저물 때

댓글 0 | 조회 621 | 2022.12.20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이쯤에서하나님께서 물으십니다올 해성경을 얼마나 읽었는지가 아니라읽다가 얼마나 내가 부끄러웠는지주일이면 교회에 빠짐없이 갔었는지가 아니라설레며… 더보기

우버드라이버는 고용된 직원인가 2

댓글 0 | 조회 3,390 | 2022.12.20
스마트폰 앱을 통해 자사 소속의 차량이나 공유된 차량을 승객과 중계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인 우버의 드라이버를 독립계약자로 봐야 하는지 아니면 피고용인으로 봐… 더보기

학교에서 노트 필기를 잘하는 방법

댓글 0 | 조회 668 | 2022.12.20
교실에서 노트 필기를 잘 하는 것은 기본적인 기술입니다.노트 필기는 학습 내용을 이해하고 기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여 시험을 잘 볼 수 있도록 합니다. 매우 … 더보기

어깨 통증이 있는 경우

댓글 0 | 조회 876 | 2022.12.20
어깨 통증의 원인은 다 스트레스와 자세라고 봐야 됩니다. 어깨가 아플 때 보면 목의 경추가 비뚤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혈액순환이 잘 안되면 모세혈관을 막… 더보기

김치의 날(Kimchi Day), 김치 예찬

댓글 0 | 조회 1,066 | 2022.12.16
마름달 스무이틀날(11월 22일, 순우리말 표기)은 김치산업의 진흥과 김치문화를 계승•발전하고 국민에게 김치의 영양적 가치와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2020년에 제… 더보기

레이디 해밀턴

댓글 0 | 조회 1,280 | 2022.12.07
인물은 역사를 만들고 역사는 그러한 인물들이 만들어낸 결과의 축적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20세기 세계를 지배한 대영제국의 근대사에서 국가적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는… 더보기

무관심을 뛰어넘어, 사회를 변화시키는 단체 리커넥트

댓글 0 | 조회 1,139 | 2022.12.07
지난 몇 년 동안 뉴질랜드는 코로나 사태, 생활비 증가, 안전 문제 등으로 인하여 사회적인 어려움 가운데 있었습니다. 어려운 상황으로 인하여 개인과 커뮤니티들의 … 더보기

GOLD 인생

댓글 0 | 조회 1,435 | 2022.12.07
지금이 내 인생에 있어서 황금시대인가? 황금 카드를 준다고 하니 말이다. 오는 크리스마스 날이 D-day이다. 그런데 영 기력이 없다. 기력이 넘쳐나야 황금시대를… 더보기

혼유 사고 대처법

댓글 0 | 조회 1,788 | 2022.12.07
요즘은 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대세지만 아직은 내연기관차에 비율이 높습니다.뉴질랜드는 특히 모든 주유소가 셀프 주유이기에 직접 스스로 기름을 넣어야 하는데… 더보기

꽃 한 송이 글자 하나 붓다

댓글 0 | 조회 723 | 2022.12.07
흐르는지 머물렀는지알 수 없는 섬진강사람들 걸음 따라흔들렸던 구례 오일장정신을 바짝 깨우는장엄한 화엄사붓끝에서 피어나는전심전력의 아름다움걸어도 걸어도, 걷고 있어… 더보기

금쪽같은 내 비자를 위한 숙지사항

댓글 0 | 조회 1,527 | 2022.12.07
뉴질랜드 영토에 합법적으로 체류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비자입니다. 무비자 입국이라 하더라도 뉴질랜드 입국과 동시에 비자가 주어지게 되지요. 흔히 E… 더보기

남몰래 흘리는 눈물

댓글 0 | 조회 832 | 2022.12.07
Down by the sally gardenW.B. Yeats갈대밭 저 아래에서 내 사랑과 나 만났네.그녀는 조그맣고 하얀 발로 갈대밭을 거닐었지.그녀는 내게 사… 더보기

FIFA 월드컵, 스포츠 도박 그리고 웰빙

댓글 0 | 조회 747 | 2022.12.07
2002년도의 국민적 대 단합의 월드컵을 기억하고 있는 분들이 대부분일 거라 생각됩니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많은 국민들이 모여서 한국 팀을 응원하는 영상들을 보게… 더보기

칼로 무 자르듯

댓글 0 | 조회 732 | 2022.12.07
한글 맞춤법 통일안이 나오고 어떤 단어들에 대해 맞춤법 표기가 바뀌어 국어시간을 끝낸 지 오래된 나로서는 가끔 어줍은 경우를 본다. 익었던 말들이 표준말이 아니라… 더보기

그린 주변의 벙커 플레이(20-40m)

댓글 0 | 조회 575 | 2022.12.06
기본사항벙커는 핀으로부터 멀어질수록 어려운 것 같다. 지면은 모래로 되어 있어 볼을 정확히 가격하기 어렵고 클럽의 페이스를 오픈하면 할 수록 탄도로 인해 거리감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