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법 자 연 道 法 自 然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도 법 자 연 道 法 自 然

0 개 1,524 한일수

플라톤(BC 428-BC 347 ?)은『국가론(國家論)』에서 ‘이상국가란 철학자들이 국가를 통치하지 않는 한, 혹은 통치자가 철학을 공부해 국가를 다스리지 않는 한 실현되기 어려운 일이다’ 라고 말했다. 지도자가 될 사람은 덕과 지혜의 온전한 소유자가 되어 성심을 다해 나라의 이익과 국민의 행복을 증진해야한다는 것을 정의의 범주로 보았다. 오늘날 민주제도에서는 국민의 선택에 의해 뽑힌 정치 지도자들이 얼마나 철학적 사유(思惟)를 하면서 국정에 참여하고 있는지를 국민들이 판단을 해야 된다.

 

한편 마키아벨리(1469-1527)는『군주론』에서 ‘지도자는 무력이나 속임수로 정복하고, 백성들로부터 사랑을 받으면서 동시에 두려움을 품도록 해야 하며 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는 자들은 모두 제거하고 잔혹한 동시에 너그러워야한다’고 했다. 또한 ‘오로지 선(善)만으로는 권력을 지킬 수 없으며 백성에 대한 가해는 단번에, 선행은 조금씩 베풀어 인자한 군주처럼 위장할 것이며 혼란보다는 가혹한 조치로 질서를 세우는 것이 더 낫다. 약속은 불리해지면 지키지 말고 때로는 거짓말을 능숙하게 할 필요가 있다’라고 기술했다. 한국은 해방 정국에서 정부를 수립하고, 자유당 장기 집권이 4.19로 무너지고, 제2공화국 민주 정부가 수립되었으나 5.16으로 쫓겨났다, 5.16 이후 군부 지도자에 의해 군사정권-제3공화국-유신의 제4공화국-다시 제2의 군부 지도자에 의한 제5공화국-다시 민주헌법에 의한 제6공화국으로 이어져왔다. 이 과정에서 한국의 지도자들은 철저히 마키아벨리의 이론을 실천했다는 생각을 해본다. 

 

2f4d94de9c768a2c7990be41ae49a1e0_1570592456_8797.jpg
 

노자(BC 604?-BC531)는『도덕경(道德經)』에서 ‘인법지(人法地), 지법천(地法天), 천법도(天法道), 도법자연(道法自然)’을 설파했다. 여기서 법(法)은 동사로 쓰여 진 것이며 ‘따르다, 본받다’의 뜻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사람은 땅을 따르고 땅은 하늘을 따르며, 하늘은 도를 따르고 도는 자연을 따른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 사람이 아무리 만물의 영장(靈長)이라고 하지만 땅을 떠나서는 살 수가 없고, 땅이 아무리 위대하다고 하지만 하늘을 거역하고는 아무 역할을 할 수가 없다. 하늘은 우주의 근본 원리인 도(道)를 따라야 한다. 도는 자연을 따르는 이치인데 여기서 자연은 하나의 단어 자연(Nature)이 아니라, 자(自, 스스로 자), 연(然, 그럴 연) 두 개의 단어가 합쳐진 ‘스스로 그러함’ 이다. 자연은 차별 없이 만물을 낳고 키우고 거둬들이면서도 소유하거나 지배하거나 대가를 기대하지 않는다.

 

인간은 결국 자연의 이치를 따라야한다는 내용인데 자연의 자식인 인간 또한 자연을 본받아 형제자매인 만물을 차별 없이 아끼고 사랑하면서도 소유하거나 지배하거나 대가를 기대하지 않는 것이 자연에 보은하는 길이자, 자유와 행복의 길인 것이다. 무위자연(無爲自然)은 어떤 일이건 너무 억지로 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도록 그냥 두라는 말로 이해할 수 있다. 자연은 스스로 내버려두면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스스로 유지해 간다. 바람이 불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고, 어둠이 내리고 다시 해가 떠오른다. ‘감기에 걸렸을 때 약을 먹고 주사를 맞으면서 치료를 하다보면 일주일 만에 낫는다. 그냥 쉬면서 몸조리를 하다보면 7일 만에 낫는다’ 라는 말이 있다. 우리 몸에 감기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우리 몸은 스스로 콧물을 흘려보내서 콧속을 씻어내고, 기침을 하여 기관지의 바이러스를 몸 밖으로 뱉어낸다. 열을 올려서 면역세포가 활동하기 좋게 만들고, 아프고 피곤하게 만들어 무리한 활동을 못하게 한다. 그래서 우리는 감기에 걸렸을 때 무엇을 해야 하는 게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된다. 그저 잘 쉬기만 하면 몸이 스스로 나아지게 된다. 

 

노자가 말하는 상선약수(上善若水, 이 세상에 가장 선한 것은 물과 같다)를 음미할 필요가 있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고, 더러운 것과 깨끗한 것을 모두 포용할뿐더러 공평하며 유연하여 다툼이 없다. 또한 항상 낮은 곳으로 임하며 장애물에 부딪히면 돌아 갈 줄도 알고, 때로는 폭포를 이루어 전기를 생산하고 기후 변화에 적응하여 수증기나 얼음으로 변해가도 하지만 그 본질을 변질시키지는 않는다. 

 

작금의 한국의 정치 행태를 보면서 도법자연을 떠올린다.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원대한 꿈을 가지고 국가의 장래를 위해서 때를 기다리며 접근하는 게 아니라 오직 자기 정파의 기득권 챙기기에 혈안이 되어 서로 헐뜯고 싸우면서 세월을 잡아먹고 있는 형편이다. 특히 법무부장관 임명을 두고 온 나라가 편 가르기 식 투쟁을 일삼으면서 국민들을 호도하고 있다. 거기에 언론 자유가 있다하여 온갖 잡새들이 저마다 자기주장을 내세우고, 가짜뉴스를 남발하고, 막말을 쏟아내는 것을 보며 말기적 증상을 보는 거 같아 불안하다. 일반 국민들은 도대체 누구 말이 맞는 것인지 혼돈스러울 뿐이다. 정치적 스트레스를 받는 게 엄청나다. 

 

뉴질랜드에 와서 살다보니 정치적 스트레스로부터 해방된 느낌이다. 우리가 한국의 정치 지형을 바꿀 입장도 아니고 매일 같이 쏟아지는 정치 뉴스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할 필요도 없다. 그저 먼발치에서 바라보며 앞날을 걱정할 뿐이다. 배 안에서 싸우는 당사자들은 배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싸우기만 하다가 암초에 부딪히고 만다. 뉴질랜드에서는 때가 되면 선거가 치러지고 어느새 총리가 결정되는 가하면 정권이 바뀌어도 심각한 이슈가 발생하지 않는다. 세금만 내면 알아서 정부가 돌아가고 아프면 치료해주고 추우면 난방도 챙겨준다. 대학 등록금도 1학년에 한해서는 면제해주고 있다. 국민이 정부에 대해서 신경 써주지 않아도 정치인들이 알아서 잘 나라를 이끌어 주면 국민들은 자기 일에 충실하기만 하면 된다.

 

‘The less government is the best government’ 라고 했던가? 

마이너스 인생 살아가기

댓글 0 | 조회 869 | 2024.04.09
개념적으로 마이너스 인생이라고 하면 경제적으로 적자만 기록한 인생, 빚진 인생, 목표한 바를 이루지 못하고 헛되이 보낸 인생 등으로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여기서… 더보기

고독을 사랑하는 남자

댓글 0 | 조회 286 | 2024.03.12
반대편에 위치한 뉴질랜드로 이주해 살면서 흔히 부딪히는 말이 ‘고독’ 과 ‘외로움’이 아닐까 생각되는데 두 단어의 의미가 비슷하면서도 틀린 것 같아 망설이게 된다… 더보기

씨줄과 날줄

댓글 0 | 조회 386 | 2024.02.13
한국에 있을 때 읽었던 한 인용문을 떠올려본다. “하느님이 인간들을 천국으로 인도하려고 모든 사람들에게 실오라기 하나씩을 내려 보냈다. 사람들은 각자 실오라기를 … 더보기

청용(靑龍)의 해에 용꿈을 꾸세요

댓글 0 | 조회 401 | 2024.01.16
우리 한민족의 삶 속에는 언제든지 용이 있다. 용은 상상속의 동물이나 못이나 강, 바다와 같은 물속에서 살며, 비나 바람을 일으키거나 몰고 다닌다고 여겨져 왔다.… 더보기

유아의 기억력

댓글 0 | 조회 599 | 2023.12.13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자 각종 파티가 연달아 개최되고 있다. 이민 초기부터 키위성당 모임을 통해서 친분을 쌓게 된 키위 한분은 데어리 플랫(Dairy Flat) 지역… 더보기

한글을 사랑해

댓글 0 | 조회 453 | 2023.11.14
“일본인들은 4-5세기에 한반도 남해안에 작은 식민지를 가지고 있었다. 1640년대에 한국은 중국 청나라 왕조의 속국이 되었다”라고 외국 교과서에 실려 있다고 한… 더보기

한민족의 미래

댓글 0 | 조회 541 | 2023.10.10
한민족은 한반도와 해외 여러 지역에 살면서 한인(Korean)으로서의 공통적 혈통과 문화를 공유(共有)하거나 공유한다고 생각하는 아시아 계 민족으로 정의하고 있다… 더보기

갯벌의 저주(詛呪)

댓글 0 | 조회 792 | 2023.09.12
갯벌은 살아 있다.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갯벌의 생태적 가치는 숲의 10배, 농경지의 100배에 달한다고 한다. 육지에서 배출되는 각종 오염물질을 정화해서 바다가… 더보기

멜랑콜리한 겨울 장마철

댓글 0 | 조회 920 | 2023.08.09
장마철이 계속되다 보니 대외활동이 제한되고 찾아 갈 곳도 또한 찾아 올 사람도 마땅치 않아 할 일 없이 집에만 있게 되는 날이 많아지게 되는 요즈음이다. 그러다 … 더보기

흔들다리 효과

댓글 0 | 조회 597 | 2023.07.11
이민 와서 초창기에 ‘오클랜드 내춰럴 히스토리 클럽(Auckland Natural History Club)’ 이라는 자연 탐사 단체에 가입하여 활동한 적이 있다.… 더보기

줌바 댄스와 함께

댓글 0 | 조회 810 | 2023.06.13
시간 속에서 존재하다가 사라진 무용은 그 흔적을 찾아내기가 어렵다. 다만 원시인들이 동굴 벽화 속에 묘사한 모습들을 통해서 유추할 수 있을 뿐이다. 원시인들은 자… 더보기

주간 활동 보고서

댓글 0 | 조회 940 | 2023.05.10
논어의 첫 구절인 학이편(學而編)에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는 말이 나온다. 여기서 說은 悅과 같은 ‘기쁠 열’의 뜻이다. 그리고 “유붕이 … 더보기

이민, 재 이민, 역 이민, 역역 이민

댓글 0 | 조회 2,226 | 2023.04.12
뉴질랜드에서 투자이민법이 발효되자 1989년부터 한국에서 이민 유입이 활발해지고 이어서 일반이민법이 발효되면서 1992년부터 본격적으로 한인 사회가 성장물결을 타… 더보기

신 노인시대를 어떻게 즐길 것인가?

댓글 0 | 조회 1,675 | 2023.03.15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공자의 논어에 나오는 말이다. 공자는 한번뿐인 인생을… 더보기

고향의 봄

댓글 0 | 조회 811 | 2023.02.15
한반도에서 태어나 수 십 년을 살다가 반대편인 뉴질랜드에 와서 살다보니 십 수 년이 흐른 지금에도 계절에 대한 감각은 적응이 잘 안 되고 있다. 한반도는 사계절의… 더보기

인생을 재충전해서 새해맞이

댓글 0 | 조회 782 | 2023.01.18
일 년을 보내고 새로운 일 년을 맞이할 때마다 지난해는 어떤 일을 해왔던가, 새해는 어떤 각오로 맞이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불교에서 말하는 ‘제행무… 더보기

레이디 해밀턴

댓글 0 | 조회 1,280 | 2022.12.07
인물은 역사를 만들고 역사는 그러한 인물들이 만들어낸 결과의 축적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20세기 세계를 지배한 대영제국의 근대사에서 국가적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는… 더보기

사람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할 지어다

댓글 0 | 조회 1,282 | 2022.11.09
“조선 시대에 어느 임금이 제일 공처가인 신하를 선발해서 상을 주기로 했다. 선발 대회를 하는데 운동장에 장대를 동과 서에 세워 놓고 자기가 제일 공처가라고 생각… 더보기

바다 물속을 맨발로 걸었더니…… (2)

댓글 0 | 조회 1,054 | 2022.10.11
바다는 지구상에서 최초로 생명체가 탄생한 곳이며 플랑크톤, 해조류, 어류, 포유류, 파충류, 갑각류 등 약 33만 종이 살고 있다. 또한 지구표면의 71%를 차지… 더보기

바다 물속을 맨발로 걸었더니…… (1)

댓글 0 | 조회 1,024 | 2022.09.13
세상살이를 하다보면 본의 아니게 손해를 보거나 불편을 겪는 일이 어쩔 수 없이 생기게 마련이다. 2020년 초부터 우리의 생존을 위험 속에 몰아넣고 생활환경을 바… 더보기

변화에 대응하고 변신하기

댓글 0 | 조회 741 | 2022.08.09
정보화의 급속한 진전으로 인류사회가 변화의 물결에 휘말려 흘러가고 있는 와중에 21세기 들어 20년이 흐른 2020년 초부터 불어 닥친 코로나 팬데믹(Pendem… 더보기

고생 총량의 법칙

댓글 0 | 조회 1,422 | 2022.07.12
사람이 일생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고생 없이 행복한 생활만을 영위할 수는 없다. “한 사람이 평생에 걸쳐 감당할만한 고생은 그 총량이 정해져 있다. 물론 사람에 따… 더보기

한-뉴 수교 60주년 기념

댓글 0 | 조회 878 | 2022.06.14
우리는 60주년이 내포하는 특별한 의미를 지니며 살아 왔다. 나이 60이 되면 환갑(還甲)이라 하여 오래 산 것을 기념하는 특별한 축하행사를 벌여왔다. 유교문화권… 더보기

5월이 오면

댓글 0 | 조회 803 | 2022.05.10
계절에 대한 감각이 무디어 질 수 밖에 없는 뉴질랜드 생활이다. 이민을 떠나 온지도 벌써 27년차인데 아직도 이곳의 계절은 종잡을 수 가 없다. 4계절이 뚜렷하지… 더보기

100년은 지나야 뿌리 깊은 나무가 된다

댓글 0 | 조회 912 | 2022.04.12
1976년 발표된 알렉스 헤일리의 소설 ‘뿌리’는 드라마로도 전 세계인들에게 방영된 바 있는데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1767년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노예로 팔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