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바람이 부는 이유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봄에 바람이 부는 이유

0 개 2,889 피터 황

고혈압으로 평생 약을 드시던 어머니가 쓰러지신 이후로 하루도 병상의 어머니를 떠올리지 않고 보낸 적은 없다.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 마냥 마누카의 하얀 꽃이 바람에 흩날리는 텃밭에 쌈채소와 깔깔이 봄배추를 심었다. 지루한 겨울을 보내고 나니 입안이 상큼해지는 겉절이채소가 간절하다.  

 

봄에 바람이 강하게 부는 이유는 겨우내 잠을 자던 나무와 풀을 깨워 싹을 틔우고 꽃을 빚어내기 위함이다. 겨우내 움츠렸던 생명들에게 기지개를 펴라고 햇볕이 차가운 대지를 덥혀 바람에 속도를 더하는 것이니 자연에서 일어나는 봄바람을 어찌할 순 없다. 그 자체가 섭리인 탓이다. 하지만 건조하고 바람이 많은 봄이 되면 자주 목이 잠긴다. 더군다나 유독 기관지가 약한 어머니를 내가 닮았다. 아직은 겨울 같은 초봄에 차(茶)처럼 끓여서 마실 수 있는 와인 차(뱅쇼)를 준비해보자. 와인 속에 함유된 폴리페놀은 피부의 기미, 주름, 처짐 현상을 막아주고 피부노화 방지에 놀라운 힘을 발휘한다. 마시는 와인이 바르는 화장품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준비물은 저렴한 레드 와인 1병, 레몬 1개, 오렌지 1개, 사과 반 개 또는 배 1개, 생강 1개, 통계피 1개, 정향(Clove) 1 큰 술 또는 시나몬(Cinnamon) 스틱이 필요하다. 끓이게 되면 신맛이 강해지므로 꿀을 넣거나 흑설탕을 넣어서 최소한의 자연스러운 단맛이 나는 것이 좋다. 처음부터 드라이한 와인 보다는 타닌이 적고 단맛이 많은 와인을 사용하면 좋다. 중요한 것은 과일을 잘 씻어서 껍질째 수평으로 얇게 썰어 과일 육즙이 잘 배어 나오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의할 점은 너무 센 불에 팔팔 끓이면 와인의 알코올이 모두 증발해 버려 밋밋하기 쉽다. 그러므로 은근한 불을 이용해야 한다. 그리고 정해진 레시피만을 고집할 필요 없이 기호에 따라 다양하게 허브나 도라지 등을 활용해도 된다.  

 

뱅쇼(Vin Chaud)는 먼저 재료를 넣은 뒤 15분 정도 끓이다가 와인과 꿀을 넣고 3-5분 정도 약한 불로 더 끓이는 것이 전부다. 레드와인은 호흡을 깊게 해주고 몸을 따뜻하게 해서 기관지염이나 독감에 좋은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데워 먹는 와인이라 혈액순환에 좋고 각종과일 또한 면역에 필요한 비타민을 보충해주는 효과가 있어서 환절기 감기예방과 피로회복에 아주 좋은 민간요법이다. 완성된 음료는 냉장고에서 10일 정도 보관할 수 있고 마시기 전에 데워주면 된다. 데워 먹을 때 고소한 아몬드나 너트가루를 뿌려주면 더 좋다.

 

베토벤과 모짜르트의 도시 오스트리아 비엔나에는 스팀밀크와 에스프레소 샷을 1:1로 섞고 풍성한 우유거품을 올린 멜랑지(Melange)나 아메리카노 위에 달콤하고 쫀쫀한 휘핑크림을 올려 먹는, ‘비엔나커피’로 잘못 알고 있는, 아인슈패너(Einspanner)가 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비엔나의 커피하우스를 비롯해서 300년이 넘는 커피역사를 자랑하는 곳이지만 많은 사람들은 호이리거(Heuriger)라는 선술집에서 포도주를 즐긴다. 오스트리아는 생산량의 70퍼센트가 화이트 와인인데, 레몬과 복숭아향이 감돌며 산뜻한 맛의 그뤼너 벨트리너(Gruner Veltliner)는 고유 품종으로 간판스타다. 송아지고기에 밀가루와 달걀, 빵가루를 입혀 튀겨낸 슈니첼(Schnitzel)이나 은은한 버터향의 굴라쉬(Goulash)와 잘 어울린다. 

 

호이리거는 30년동안의 유럽전쟁으로 와인생산이 침체되자 와인 농가가 많던 그린칭(Grinzing)에서 직접생산한 치즈, 소시지와 와인을 팔 수 있게 해주면서부터 생겨난 와인주점이다. 대문에 소나무가지를 걸어서 표시를 해 둔 ‘호이리게’는 금년에 만든 햇 포도주라는 뜻이기도 하다. 프랑스의 햇와인인 ‘보졸레 누보’ 처럼 그해 처음 수확한 와인이다. 주점안을 돌면서 아코디언과 바이올린연주자들이 슈람멜(Schrammel)음악을 들려준다. 이곳에서 겨울에 주문할 수 있는 특별메뉴가 바로 와인 차인 글뤼바인(Gluhwein)인데 머그잔에 담긴 따뜻한 레드 와인 한잔이면 몸이 사르르 녹아내린다.  

 

끓여 먹는 와인 차엔 피노누아(Pinot Noir)나 멜로(Merlot)같은 다소 가벼운 맛의 와인이 좋은데 카스크 와인(2L, 3L의 Box와인)도 경제적이고 권할 만하다. 프랑스에서는 ‘따뜻한 와인’이란 뜻으로 뱅쇼(Vin Chaud),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는 글뤼바인(Gluhwein), 영국에서는 멀드와인(Mulled Wine), 북유럽에서는 글뢰그(Gloegg)로 부른다. 겨울이 몹시 추운 독일과 스칸디나비아 지방에서 집배원들이 말이나 스키를 타고 우편물을 배달할 때 따뜻한 증류주에 여러 향신료와 감미료를 넣어 마시던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e0ddd5b1cf9c73ac98d6752ea8b21a2a_1570487082_5603.jpg
 

▲ 멀드와인 

 

레드 와인에 소다수와 레몬즙, 계피를 넣어 여름에 마시는 스페인의 상그리아(Sangria)는 알코올이 있는 칵테일 음료지만, 달콤한 뱅쇼(Vin Chaud)는 디저트나 간식에 함께하는 것이 좋다. 유럽에서는 겨울축제, 특히 크리스마스에 즐겨먹는데, 달콤새콤한 맛과 와인의 풍미를 즐길 수 있고 충분히 끓이면 알코올이 거의 없는 음료라는 점에서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음료다. 여름에는 냉장 보관했다가 얼음을 넣어서 시원하게 마셔도 좋다. 

 

모든 것이 어떤 것의 결과이며 또 다른 것의 원인이기도 하다. 비를 만드는 구름과 바람이 빚어내는 무지개가 그렇듯이 모든 존재는 그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도종환 시인의 말처럼 ‘흔들리지 않고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에 있고,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비에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에 있으랴. 비가 없다면 아름다운 무지개도 없지 않은가 말이다.

 

골절(骨折, Bone Fracture)

댓글 0 | 조회 317 | 2024.02.10
필자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현재까지 두 번 골절(骨折) 사고를 당했다. 지난 1997년 봄에 왼쪽 다리에 골절이 발생했으며, 지난해 12월에는 왼쪽 손가락에 골절을… 더보기

비자카드 말고, 비자 그게 궁금하다

댓글 0 | 조회 558 | 2024.01.31
대한민국 영토가 아닌 타국가에 체류하고자 하는 한국여권 소지자라면 뉴질랜드가 되었든, 호주가 되었든 간에 체류기간 동안에는 그 어떤 비자(VISA)라도 소지하고 … 더보기

관료주의의 무능, 권력자의 광기, 그리고 인간의 존엄 - <서울의 봄>이 상기시키…

댓글 0 | 조회 307 | 2024.01.31
공허한 권력의 실체이 영화 후반부에서 인상적이었던 장면들로 시작하고 싶다. 반란 성공이 확실해지고 수괴 전두광 장군(황정민)은 일행과 함께 본부로 돌아가려다 혼자… 더보기

청룡의 기상으로 카이로스를 잡자

댓글 0 | 조회 259 | 2024.01.31
2024년 1월은 정신없이 지나갔다. 벌써 2월이 내 앞에서 알짱거리고 있지 않은가! 기대 되는 2월이지만, 2월 또한 빨리 뛰어갈 것이며, 한 해 또한 초스피드… 더보기

월경불순

댓글 0 | 조회 408 | 2024.01.31
여성에게 순조로운 월경은 건강의 척도일 뿐만 아니라 임신과 출산을 위한 준비가 완료되었음을 알리는 중요한 표시다. 가임기의 여성은 정상적인 경우 24~35일 간격… 더보기

재시행된 Trial Period이 고용주에게 미치는 영향

댓글 0 | 조회 678 | 2024.01.31
2023년 새 정부가 시작되면서 신규 규정을 시행했으며, 이에는 고용 법률 개정도 포함되었습니다. 12월 23일, 대부분의 뉴질랜드인들이 해변으로 향하고 몇 잔의… 더보기

지혜의 숲에서 꿈꾸는 바다

댓글 0 | 조회 198 | 2024.01.31
유학생 두 사람이 찾은 오대산 숲과 월정사 템플스테이월정사는 시원한 그늘을 드리워주는 품 너른 나무 같다.절 앞에 즐비한 전나무에 기대어 쉬기도 하고 그 나무들이… 더보기

한강철교를 지나며

댓글 0 | 조회 262 | 2024.01.30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저녁 무렵전철 차장 밖으로해가 넘어갑니다아내가 물어옵니다‘당신 첫사랑가끔 생각 나?’아내는 저녁 여의도가 보이면그 남자가 궁금하답니다나는 그… 더보기

지워지지않는 이름, 그녀 ‘레베카’

댓글 0 | 조회 920 | 2024.01.30
내게 북유럽 패키지 여행은 아무래도 ‘러시아’가 핵심이었다.동행하자는 친구의 말을 듣자마자 내 귓전에서 사라지지가 않았다. 정말 가보고 싶었기 때문이다.여기는 지… 더보기

시작

댓글 0 | 조회 284 | 2024.01.30
모터웨이를 달리던 중 이었습니다. 빠듯한 시간에 속도를 맞추느라 사알짝 과속 언저리까지 넘나들며 운전을 하던 중이었지요. 그런데 앞 서 달리던 차들이 갑자기 ‘투… 더보기

매일 이 두동작을 했을 때 찾아오는 놀라운 변화

댓글 0 | 조회 622 | 2024.01.30
운동 시간이 길거나 강도가 세다고 해서 꼭 효과가 좋은 건 아닙니다. 특히 운동 초보자들이 처음부터 고강도 운동을 무리해서 강행했을 때에는 부상이나 중도 포기 등… 더보기

학생의 육아출산 수당 수급

댓글 0 | 조회 995 | 2024.01.30
뉴질랜드에서 육아출산 수당 수급 자격은 출산휴가및고용법에 따라 결정됩니다. 출산휴가및고용법은 피고용인 또는 자영업자가 출산일 전 52주 중 어느 26주 동안 최소… 더보기

서울복음 2

댓글 0 | 조회 429 | 2024.01.30
시인 정 호승너희는 너희에게 상처 준 자를 용서하라.한 송이 눈송이 타는 가슴으로마른 나뭇가지마다 하얀 눈꽃으로너희는 너희를 미워하는 자에게 감사하라.감사가 없는… 더보기

단전호흡법 : 와공(臥功)

댓글 0 | 조회 372 | 2024.01.30
와공(臥功)은 단전을 자리 잡게 하고 축기하는 데 좋은 자세입니다. 단전호흡을 처음 시작한 분은 100일 동안 매일 이 와공을 하면서 단전을 자리 잡는 것이 좋습… 더보기

외로움 유행병

댓글 0 | 조회 780 | 2024.01.26
시인 정호승(鄭浩承, 1950년 경남 하동 출신)이 1998년에 발표한 ‘수선화에게’라는 시는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로 시작된다. 그러면서 사람이 살아… 더보기

자궁경부암 검사 방법의 변경

댓글 0 | 조회 1,151 | 2024.01.23
2023년 9월 12일부터, 자궁경부암 검사(이전에는 “smear”로 불림)가 HPV 검사로 바뀌고 가정에서 자가 테스트를 하게 됩니다.새로운 검사 방법으로 hu… 더보기

사람 마음을 얻으려면

댓글 0 | 조회 552 | 2024.01.17
공통년 392년 로마제국 테오도시우스 황제가 성당 출입을 금지당한 사건이 생겼다. 390년 그리스 테살로니카에서 주민 폭동이 일어났고, 황제는 군대를 보내 주민 … 더보기

이상한 용기로 청룡열차를 타고

댓글 0 | 조회 487 | 2024.01.17
60을 넘어서고 나서부터 내 지능은 머리카락처럼 점점 더 하얘져만 간다. 이런 나에게 대놓고 무식하다고 말하는 친구도 있다. 농담 섞인 말이겠지만, 사실이 그러하… 더보기

녹차 덖고 마음 닦고

댓글 0 | 조회 254 | 2024.01.17
세 엄마와 로원 양의 해남 대흥사 템플스테이해남 대흥사 차 덖는 날, 푸릇푸릇 진녹색으로 변해가고차도 덖고 마음도 닦고, 웃음도 피고 새도 울고더할 나위 없이 행… 더보기

한방에 이해되는 온라인 비자 수속

댓글 0 | 조회 817 | 2024.01.17
외국인 자격으로 뉴질랜드에서 체류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비자(VISA)입니다. 온라인이 대세인 시대이기에, 뉴질랜드 이민부 역시 거의 모든 비자… 더보기

새해에는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

댓글 0 | 조회 240 | 2024.01.17
시인 정 진하기도하는 마음으로 한 해를 살아라간절한 소원을 밤마다 외쳐라지치면 지칠수록 더 크게 외쳐라더 큰 용기와 더 큰 꿈을 가져라가야될 인연의 길이 엇갈렸다… 더보기

겨자씨만한 씨를 심어

댓글 0 | 조회 268 | 2024.01.17
단전은 기운 주머니인데 처음에는 크기가 자궁만 합니다. 주먹 만 한 크기입니다.호흡을 하면 그 주머니에 겨자씨만한 씨가 생깁니다. 그리고 계속 호흡을 하면 이 씨… 더보기

왜 우리 집 주방 싱크대는 자주 막히나요?

댓글 0 | 조회 675 | 2024.01.16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입니다.여름 휴가 시즌 동안, 가족과 친구들이 모여 함께하는 식사의 시간은 즐거움을 더해줍니다. 신선한 야채와 함께 삼겹살이나 … 더보기

하루 3분 살빠지는 스트레칭

댓글 0 | 조회 372 | 2024.01.16
2024년 새해 잘 시작하셨나요?매년 이 맘때는 대부분 새해 계획과 다짐으로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을 위해 다양한 목표를 세우곤 하는데요, 그래서 최근 제 유튜브를… 더보기

청용(靑龍)의 해에 용꿈을 꾸세요

댓글 0 | 조회 401 | 2024.01.16
우리 한민족의 삶 속에는 언제든지 용이 있다. 용은 상상속의 동물이나 못이나 강, 바다와 같은 물속에서 살며, 비나 바람을 일으키거나 몰고 다닌다고 여겨져 왔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