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통과 화수분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저금통과 화수분

0 개 1,262 Jane Jo

햇살이 좋아, 바람이 좋아, 룰루랄라~~ 하고 일하던 월요일.

 

갑자기 두둥! 하고 천둥이 치더니 벼락같은 소낙비가 퍼붓는다. 자연스레 내 눈동자들은 시계의 긴팔과 짧은 팔이 어디 있는지 체크하고는, 어..울 애기들 비 맞겠다... 우짜지...

 

살금살금 애기 코끼리 걸음으로 매니저 방문을 두두리고 “있잖니.. 내가 바빠서 아직 점심시간을 아직 안 썼고....커피 브레이크를 안가질 예정이거든? 나 우리애들 좀 데리러 다녀 와도 될까?” 한국 같으면.. “니 돌았니?” 아님, “음 그래? 그럼 사원증 내려놓고 잘 가서 픽업해서 집으로 잘 가렴~~” 할텐데 “그걸 뭘 묻니” 하는 듯한 매니저의 웃음기 섞인 시선은 내 뒷통수 뒤에 맡기고 후다다닥 계단을 폭우에 내리치는 번개만큼 빠르게 우다다다 내려가서 차에 시동을 거는 순간부터 설렌다.

 

‘으이그 요것들 명품카는 아니지만 이 빗속에 우리의 위시님 (우리가족이 타는 차가 WISH라는 브랜드인데 우리는 다 위시님이라 부른다. 마치 소원을 빌면 이뤄줄듯이 아침마다 차에 시동을 걸때마다 “자, 오늘의 소원을 말해봐” 하면서 아이들 등교를 시킴으로ㅋㅋ) 을 보면 엄청 해피해 하겠지? 하는 마음으로.

 

교문앞에 서성서성 서 있는 수많은 아이들 속에 100미터 밖에서도 내새끼들은 환히 보인다. 누가 헤드라이트를 비춰주지 않아도 단박에 요것들! 하고 집어 낼수 있을만큼. 이제 프로그레스 안경인가 뭐시긴가를 쓰라고 노안께서 왕림하실려 하신다고 검안사는 말 한다만 아직 내눈은 아이들에게 만큼은 혜안이 씌운 것처럼 안이든 밖이든 다 잘보인다.

 

펜싱 경기로 땀냄새에 쩔은 딸아이, 아침에 한껏 멋내고 나간 머리는 물에 빠진 새앙쥐 꼴이 된 아들녀석을 태우고 집으로 향해 운전하며 가다 보니 이 빗속에 처벅 처벅 걸어가고 있는 같은교복을 입은 아이들이 보인다. 에고...감기 걸릴텐데. 얘 너 어디까지 가니? 결국 7인용 위시에는 집에 가는 길에 중간중간 아이들을 태우고 내려주기를 반복했다. 집에 거의 다 와 갈 무렵 아들아이가 묻는다. “엄마 또 엄마 어릴때 생각나서 그러지?” ㅎㅎ 귀신같은 놈. 나는 어릴때 부모님이 바쁘셔서 갑작스레 하교길에 비오는 날에는 친구들의 엄마가 우산을 나눠주던지 아니면 교통비를 아낀다고 40분도 더 걸어야 하는 거리를 비를 맞고 하교를 하곤 했다. 그래서 그런가 나는 유난히 비오는 날 아이들을 픽업해 주지 못할 때 많이 미안하고 마음에 걸리곤 한다. 언젠가 오늘같이 비가 억수같이 오는 날 픽업을 해주면서 했던 말을 아들녀석은 기특하게도 수학공식 외우는데 쓰는 기억의 방 어디 한 귀퉁이에 추가로 기억하고 있었나 보다.

 

사람들이 흔히 영어에서 “Give & Take” 라는 말을 많이 쓴다. 주는게 있어야 받는것도 있다는 말이고 더 친하게는 주거니 받거니 하자는 뜻이다. 우리말 속담에도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말은 자기가 먼저 남에게 잘 대해 주어야 남도 자기에게 잘 대해 준다는 뜻이다. 영어든 우리말이든 공통점은 먼저 행하라. 즉 “선행” 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반대로 사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흔치 않게 볼 수 있다. Given, so Give 가 그것이다. 받았으니 받은 만큼 돌려주는 일종의 개인주의 원칙에서 나오는 습관이다. 남에게 피해가 가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남을 도울 만큼의 마음의 여유는 없고 그냥 이유없이 누군가에게 친절이나 도움을 받으면 발바닥에 모기 물린자국처럼 불편하고 신경쓰여서 딱 그만큼만 돌려주는 사람들의 습성을 말한다.

 

위의 두가지의 경우를 놓고 보면 뭐가 다를까? 그리고 둘 중 어느 하나를 딱 집어 잘못되거나 맞는 일이라고 명명할수 있을까? 경우에 따라 그리고 그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달라질 수가 있어서 Yes / No로 답할 수는 없는 일인것 같다.

 

하지만 한가지 나의 경험으로 알 수 있는 것은 먼저 행함. “선행” 으로 얻는 것은 화수분과 같아서 그것이 나에게 되돌아 오는 질량이나 부피나 농도나 그 어느것에도 한계점이 없다는 것이다. 왜냐 하면 그것은 나에게 작은 것이든 큰 것이든 무엇을 받은 이가 그것을 받을 때의 감동과 행복감의 무게와 비례하지 내가 무엇을 주었느냐와 비례하지 않기 때문이다. Given so give를 하는 경우처럼 양쪽시소의 무게 중심이 늘 같은 것과는 사뭇 다른 이론이다.

 

오늘 내가 태워 주었던 아이들이 어느날 자기 부모차를 타고 지날 때 우리아이들이 빗속에 걷고 있으면 ‘엄마 쟤 우리집 근처 살아 같이 가자’ 할 수도 있고 그러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오늘 내가 차 시트를 적셔가며 다른 아이들을 태워준 일이 의미 없는 일이 되는가? 그렇지 않다. 나나 아이들은 그러면서 차안에 빵빵하게 틀어놓은 히터만큼이나 훈훈한 흡족함을 맛보았고 그것만으로도 이미 값은 충분히 지불되었으니 그 뒤에 올 수 있을 만한 것들이 오지 않아도 그것은 덤이었을 뿐이니 개념치 않는다.

 

이 글을 쓰는 동안 하늘은 언제 그렇게 소나기를 퍼붓었냐싶게 천연덕스런 개구쟁이 마냥 웃고 있다. 한날 한시에도 이렇듯 변화무쌍한데 인생 참 알수 없는 일이지 않은가. ㅎㅎ

 

- Tip Toe로 자리에 돌아와서 매니저에게 군만두 20개 Fine먹은 코끼리 아줌마 Jane -

 

‘찐’과 ‘척’의 사이

댓글 0 | 조회 2,057 | 2020.12.07
Good morning Sunday♡♡마켓에 도네이션 행사에 회사일에 정신없이 돌아가는 요즘이네요. 눈뜨면 아침이고 어? 하다보면 저녁이기 일쑤 ㅋㅋ 덕분에 주말… 더보기

우리들은 혹시 삶아지는 개구리처럼 살고 있지는 않나요?

댓글 0 | 조회 2,143 | 2020.11.12
오랫만에 칼대신 붓을 들었다. 반성이 된다 ㅎㅎ 글쓰기를 넘 게을리했다 싶어진다.ANABADA 회원 중 한분이 오늘 드린 아침인사에 언급한 boiling frog… 더보기

한국인들의 갑질암 치료제

댓글 0 | 조회 3,029 | 2020.11.02
하늘이 맑아지고 잎새들이 더 푸르러짐에 산들산들 바람이 훈풍을 불러와 미니스커트의 계절이야~~ 하고 계절의 바뀜을 알아야하는데 뚜둑 떨어진 전기세 고지서와 딸아이… 더보기

작은것에 대한 관심과 소중함

댓글 0 | 조회 1,344 | 2020.03.10
바이러스하나가 온 세상을 들었다 놨다 하는 요즘이다. 다른나라에서 지진이 나고 쓰나미가 오고 산불에 몇개월을 고생한다 소식이 들려도 응 그래 그런일이 있었군 하고… 더보기

순수함과 모자람

댓글 0 | 조회 1,136 | 2020.02.26
언제인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1원짜리 동전이 있던 시절이니 내가 진짜 어렸을것임에 틀림이 없다. (얼결에 내 년식을 공개하는건 아닌지 모르겠네 ㅋㅋ)Why… 더보기

빚이 된 호의와 미소가면을 쓴 타인

댓글 0 | 조회 1,482 | 2020.02.12
내가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듣는 두가지 말이 있다. “자식 참 잘 키웠다” 그리고 “천성인줄 알지만 오지랖 좀 그만부려”그렇다. 다른건 몰라도 나의 기특한 두 아이… 더보기

인간 베타엔도르핀 & 노르아드레날린

댓글 0 | 조회 1,452 | 2020.01.28
한해를 마감하는 새해전날에는 우리는 지난 일을 되돌아 보기도 하고 이제 몇시간뒤면 오는 새해에는 이래야지 하고 다짐을 하며 마치 기도하듯 스스로와의 약속들을 한다… 더보기

기다림의 마라토너

댓글 0 | 조회 1,514 | 2019.12.23
연말이라서 그런지 전화도 울지를 않고 띠리링거리는 이메일숫자도 반으로 줄었다. 다들 벌써 휴가를 간 모양이다. 평소에는 점심시간도 거르기 일쑤지만 간만에 느긋한 … 더보기

한국인들의 갑질암 치료제

댓글 0 | 조회 1,515 | 2019.12.11
하늘이 맑아지고 잎새들이 더 푸르러짐에 산들산들 바람이 훈풍을 불러와 미니스커트의 계절이야~~ 하고 계절의 바뀜을 알아야하는데 뚜둑 떨어진 전기세 고지서와 딸아이… 더보기

알뜰 장보기 2탄

댓글 0 | 조회 1,766 | 2019.11.26
안녕하세요 코끼리 아줌마 제인입니다. 지난번에 저렴장보기와 식단공개이후로 포셔닝에 대한 질문들이 있으신데요.재료비를 적게하는 방법중에 하나가 손질되지 않은 재료를… 더보기

상생

댓글 0 | 조회 1,214 | 2019.11.12
이민 또는 유학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 부딪히는 여러가지 일들 중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부분이 주거문제와 고용문제입니다.고용문제는 법이 있어도 그놈의 비자에 묶여… 더보기

NO MORE 3,3,3

댓글 0 | 조회 1,429 | 2019.10.23
나 어릴때만 해도 동네 어르신들이 누구네 딸래미가 부부싸움하고 친정집에 와서 있으면 무슨 법전처럼 이구동성으로 하시던 조언은 “여자는 자고로 시집가면 그 집 귀신… 더보기

전기공사 배당금 수령

댓글 0 | 조회 2,586 | 2019.10.08
Tenant에게 권리가 있는가?​안녕하세요. 주택관리하는 코끼리 아줌마 제인입니다.한국으로 치면 전기공사에 해당하는 Vetor가 일년에 한번전기어카운드 홀더들에게… 더보기

현재 저금통과 화수분

댓글 0 | 조회 1,263 | 2019.09.25
햇살이 좋아, 바람이 좋아, 룰루랄라~~ 하고 일하던 월요일.갑자기 두둥! 하고 천둥이 치더니 벼락같은 소낙비가 퍼붓는다. 자연스레 내 눈동자들은 시계의 긴팔과 … 더보기

감정과 의견의 Imitation NO! 솔직해져라

댓글 0 | 조회 1,366 | 2019.08.27
어머~~~ 자기 오늘 유난히 멋있어 보이는데?이~~야 ~~ 넌 역시 대단해 못하는게 없구나.와우! 진짜 젊어 보이세요.아이가 참 똑똑하네요.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 더보기

오래써도 멋있는 가구의 비밀

댓글 0 | 조회 1,876 | 2019.08.14
오래전 한 독일 친구의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집안대대로 내려오던 고가구의 일부가 이 친구에게 유산으로 딸려왔다.독일에서 뉴질랜드까지 이 가구들을 옮겨오는 쉬핑비용… 더보기

3분의 나홀로 연애

댓글 0 | 조회 1,621 | 2019.07.23
육개장 사발면. 어릴적 내 생애 처음 컵라면이라는 세상을 접했을 때 그것은 세기의 마술사 데이비드 카퍼필드 공연을 처음 본 것만큼 나에겐 신기진기했다.뜨거운물을 … 더보기

가장 파워풀한 마음의 응원

댓글 0 | 조회 1,416 | 2019.06.26
간간히 저렴한 밥상메뉴를 SNS 올리다 보니 이것저것 물어오시는 분들이 많아지는데요. 가장 많은 질문이 어떻게 일주일 식비를 100불 언저리에 맞춰서 다양한 메뉴… 더보기

사랑은 손으로 받는게 아니라 마음으로 받는다

댓글 0 | 조회 1,171 | 2019.06.12
아들아이가 4살정도였던 때인가 같다. 제법 자기 취향이 생기고 고집도 생기고 자기만의 원칙같은 것이 생길무렵이다.방은 온통 레고로 (난 얘가 레고 신이 될 줄 알… 더보기

마음에 뿌리는 향수

댓글 0 | 조회 1,162 | 2019.05.29
방앗간에서 금방 찐 시루떡을 통에 넣어 들들 돌려서 쭉쭉 빼낸 김이 모라모락 나는 가래떡 처럼 모처럼 나온 햇살에 나를 말리고 집주변 카페에서 공수해 온 향기 진… 더보기

사랑을 지치지 않게 하는 숙주 - 맞사랑

댓글 0 | 조회 1,382 | 2019.05.14
아들이 하나 있다. 성질이 급한놈도 아닌데 27주만에 세상에 나와서 온 식구들 다 깝놀하게 만들었는데 입이 짧아서 어릴때부터 늘 이놈 먹이는게 고민이었다. 빨리 … 더보기

결정의 주인

댓글 0 | 조회 1,455 | 2019.04.10
새내기. 참 듣기 좋은 말이고 이제 이 나이에 이런 수식어를 붙일수 있는 것도 감사하다. 그렇다. 나는 이제 부동산 관리의 새내기가 되었다.거의 20년동안 하던 … 더보기

하고싶은 일과 해야하는 일

댓글 0 | 조회 1,491 | 2019.03.13
누구나 다 인생에서 수 많은 갈림길에 놓여 선택과 버림을 해야한다. 짜장면을 먹을지 짬뽕을 먹을지 같은 소소한 일상에서 부터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 더보기

당신의 이름을 돌려드립니다.

댓글 0 | 조회 1,495 | 2019.02.13
어느새 ‘남자친구’를 이슬비에 솜사탕 녹듯이 스리슬쩍 저만치 보내 버리고 새로 시작하는 드라마 ‘사랑은 별책부록’이라는 녀석을 반갑게 맞이했다.그렇다. 코끼리 아… 더보기

도그마 (Dogma)

댓글 0 | 조회 1,354 | 2019.01.30
스티브 잡스가 스탠포드 대학에서 했던 유명한 연설문의 내용 중에 ‘타인의 생각의 결과물에 불과한 도그마에 빠지지 마라’는 부분이 있다.긴 휴가를 이용해 반짝 알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