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청이와 왕자들 8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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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이와 왕자들 8편

0 개 900 송영림

맏딸 그런데 나는?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맏아들은 장남 노릇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과 집안을 잇는다는 부담감을 안고 살아간다. 그러나 그들은 그에 상응하는 보상과 특별한 대우를 받는 것도 사실이다. 그에 비해 맏딸은 맏아들만큼의 대우를 받지 못한 채 부모나 동생들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지워진다. 

 

나는 다행인지 불행인지 다른 집안의 맏딸들처럼 살아온 것 같지는 않다. 억척스러운 살림꾼도 못 되고, 강인한 성격도 못 되고, 집안을 일으킬 만한 능력을 갖추지도 못했다. 좀 더 현실적이고 경제력을 갖춘 맏딸이었으면 우리 집안이 지금과는 달랐을지도 모르겠다. 난 타고난 성격 때문에 늘 나 자신조차도 감당하기가 벅찬 삶을 이어온 것 같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멍청이와 왕자들’이 나의 이야기라고 감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어쩌면 그래서이기도 하다. 내가 능력을 갖춘 맏이가 아니기 때문에 갖게 되는 자괴감과 죄책감, 심지어 자신에 대한 혐오가 불쑥불쑥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멍청이와 같은 능력을 갖추지 못했어도 그의 행동 하나하나를 모두 다 이해할 수 있다. 어떤 부분 멍청이의 모습은 내가 좋아하지 않는 나의 모습이기도 하고 주변의 맏딸들로부터 발견되는 모습이기도 하다. 그런 행동들이 얼마나 동생들을 피곤하게 하는지, 그래서 ‘멍청이’로 불릴 수밖에 없다는 것도 잘 안다. 

 

나는 동생들에게 피곤한 사람, 성질 더러운 사람, 간섭쟁이, 쓸데없이 많은 능력을 가진 사람 그러나 정작 필요한 능력은 갖지 못한 사람이다. 동생은 어린 시절 혼날 각오로 일부러 하기 싫은 숙제를 하지 않고 신나게 뛰어논 후 잠이 들었는데, 밤을 새워 자신의 숙제를 해 놓은 언니가 정말 이해가 안 갔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숙제를 하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갔고, 무엇보다 동생이 다음 날 선생님한테 혼날 걸 생각하면 불쌍해서 그냥 둘 수가 없었다. 

 

나는 아주 어릴 때부터 늘, 그 삐쩍 마르고 가냘프던 몸 한가득 수천 킬로그램 쯤 되는 무게들을 두르고 살아온 느낌이다. 그리고 지금도 사실 그렇다. 누군가 시켜서도 아니고 요구를 해서도 아니고 꼭 그런 환경에 놓여 있었기 때문도 아니다. 

 

내가 물리적으로나 물질적으로 그런 무게를 짊어져야 했거나 그 무게를 감당할만한 능력이 있는 것은 더더구나 아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늘 그런 마음으로 살아온 것 같다.                        

<다음호에 계속>

 

송영림  소설가, 희곡작가, 아동문학가                 

■ 자료제공: 인간과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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