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서는 음•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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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어서는 음•체•미

0 개 1,622 명사칼럼

10대 후반에 학교 다닐 때는 ‘국어•영어•수학’ 과목이 중요하다. 여기서 결판이 난다. 명문대학에 들어가는 것도 국•영•수가 좌우한다. 진로와 직업은 명문대학을 졸업한 것하고, 그렇지 않은 것하고 큰 차이가 난다. 한국 사회에선 명문대학 졸업 여부가 아무리 짧게 잡아도 대략 50세까지 인생의 퀄리티(질)를 좌우한다. 인생 전반기 50년은 국•영•수가 좌우하는 셈이다. 

 

그러나 말이다. 100세 시대가 도래할 줄은 몰랐다. 50세 이후의 후반부 인생이 기다리고 있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때는 ‘음악•체육•미술’이 중요하다. 후반부 인생의 질은 음•체•미에 상당 부분이 달려 있다고 한다면 지나친 과장일까. 필자는 되돌아보니까 국•영•수도 못했지만, 음•체•미도 못하는 인생이 돼 있음을 발견한다. 음•체•미를 못하면 후반부 인생이 건조한 느낌이 든다.

 

우선 음악을 살펴보자. 악기 하나를 다룰줄 아는 것하고 못 다루는 것은 차이가 크다. 중년이 되면 우울해진다. 해놓은 것도 없고, 사는 게 별것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더군다나 놀아보지도 못하고 인생 다 간 것 아니냐는 자괴감이 몰려오면 우울증에 빠지게 돼 있다. 이 우울은 누구나 오게 돼 있다. 

 

허무 또는 무상함이라 하겠다. 이 허무와 무상을 달래주는 게 바로 음악이요, 악기가 아닌가 싶다. 중년의 우울증은 스스로 달래야 한다. 남이 자기를 달래주기를 바라면 무리다. 어떤 사람이 나에게 해답을 줄 것인가 하고 두리번거리면 안된다. 스스로 자기를 달래야 하는 게 인생이다. 혼자 자기를 달래야 할 때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악기다.

 

중년의 허무감을 달래주는 악기는 필자가 보기에 3가지가 있다. 기타•색소폰•대금이다. 대나무로 만든 대금의 소리는 달빛이 비칠 때 들으면 저 가슴속 밑바닥에 있는 어떤 ‘부질없음’을 달래준다. 인생의 근원적 허무감을 어루만져주는 소리가 대금 소리다. 대금은 청소년 악기가 아니고 나이 들어서 다가오는 중년의 악기인 것이다. 

 

대금과 비슷한 효과가 있으면서도 조금 밝은 소리가 나는 악기가 색소폰이다. 친구 하나도 차 트렁크에다 색소폰을 싣고 다닌다. 틈만 나면 꺼내서 불어젖힌다. 본인 연습도 하고 옆에 친구들에게도 색소폰 소리를 선물하는 셈이다. 색소폰 연주곡 중에서도 ‘대니 보이’를 벌겋게 석양이 지는 바닷가나 고갯마루에서 들으면 ‘이런 게 복음(福音)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기타는 가장 무난하다. 휴대하기도 편하다. ‘7080 노래’는 기타로 듣는 게 제격이다. 필자가 가장 부럽게 생각하는 인간은 노래 50곡 정도를 그 자리에서 기타로 연주할 수 있는 실력을 지닌 사람이다. “어이, 그 곡 한번 연주해봐” 하고 주문하면 바로 기타를 쳐준다. 이런 실력자가 옆에 있으면 인생이 풍요로워진다. 

 

나는 왜 젊어서 기타를 안 배웠을까 엄청 후회한다. 나이 들어서는 악기 배우기가 힘들다. 10대 시절에 부모가 강제로 자식이 악기를 배우도록 해야 한다는 게 내 교육철학이다. 중년이 되면 다가올 우울증을 치료하는 백신이기 때문이다.

 

음악 다음에 체육을 보자. 필자는 골프도 못 친다. 친구들 골프모임에 참석을 못하기도 하고 안하기도 한다. 어쩌다 골프장에 따라가면 골프장 주변을 산책하거나 클럽하우스에서 목욕이나 하는 정도다. 이러니 중년 또래 남성들과 일체감을 형성하지 못한다. 

 

정치 다음에 중년 남자들의 단골 주제가 되는 ‘골프 담론’에 끼어들지도 못한다. 운전면허증도 없으니까 혼자서는 골프장에 접근도 못한다. 택시 타고 가는 것도 불편하다. 골프 대신에 아파트 주변의 논길을 주로 걷는다. 시간만 나면 한시간반 정도를 걷는다. 두시간이 넘어가면 조금 피곤하니까 한시간반이 적당하다. 논두렁길은 차가 다니지 않아서 차 소리도 없고 매연도 없다. 사계절의 변화를 본다. 모심는 광경, 장마 때 벼가 성장하는 모습, 나락 모가지가 올라오는 모습, 가을이 오면 누렇게 벼가 익어가는 냄새를 맡는다. 논두렁의 사계절 변화를 보면서 인생의 생로병사를 대입해본다. ‘이 변화를 어찌 거역할 수 있겠는가?’를 되씹는다. 

 

걷기 다음에는 집에 들어와 요가자세 2~3가지를 한다. 코브라자세•쟁기자세, 그리고 박쥐자세다. 특히 쟁기자세는 뒷목이 뻑뻑할 때 효과적이다. 어깨가 앞으로 굽어지는 것을 방지해주는 자세가 코브라자세다. 미술은 미술사 책을 읽는 것으로 대신한다. 필자의 음•체•미는 이런 상황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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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 용헌 교수

- 강호동양학자, 불교학자 

-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석좌교수 

- 저서 <조용헌의 동양학 강의> <500년 내력의 명문가 이야기> <조용헌의 휴휴명당>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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