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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써도 멋있는 가구의 비밀

Jane Jo 0 565 2019.08.14 16:56

오래전 한 독일 친구의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집안대대로 내려오던 고가구의 일부가 이 친구에게 유산으로 딸려왔다. 

 

독일에서 뉴질랜드까지 이 가구들을 옮겨오는 쉬핑비용에 보험료만 해도 만불이 넘었다. 그리 부자도 아니고 가난한것도 아닌 친구의 가계에서 이 적지않은 비용이 충당되어야하는 가구 유산은 충분히 고민거리가 될 법도 한데 친구는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주말알바를 좀 해야겠네’ 하고 바로 그러기로 했다고 한다. 기특한 녀석. 

 

긴 기다림의 끝에 가구가 도착했고 친구는 바베큐 파티를 열었다. Wow wow wow! 호텔부페 저리가라하는 음식때문이 아니었다. 친구가 남편 승진기념으로 샀다는 70인치 TV때문이 아니었다. 

한국에서 예전 우리 어릴때는 부자집의 상징이었던 크리스탈 와인잔들과 양주가 보관된 장식장. 그게 외국에선 어느집에나 있는 우리나라 찬장같이 흔한거라는걸 해외에 나와살게 되면서 알게 된 가구. 

 

거실 한 쪽에 자리잡고 있던 이 고가구는 아무도 굳이 내게 소개해 주지 않아도 단박에 내 눈길을 끌만큼 오랜세월의 연륜과 소중히 다듬어진 자태와 갈색도 자색도 아닌 너무 이쁜 색으로 자체발광 중이었다. 

 

180년이 넘은 가구. 그런데도 어디하나 뒤틀리거나 썩거나 유행과 상관없이 오히려 더 깊은, 생명이 있는 것처럼 근엄한 멋을 휘감고 있는 그것은 이미 하나의 Object 이기를 거부하고 있었다. 

 

할머니의 어머니 그 어머니의 어머니 때부터 손수 남편이 목재를 구해다가 만드신 날부터 매일 소나무 오일로 닦아주며 관리해왔단다. 하루도 빠짐없이. 전쟁통에 탄피에 탄 자국도 있고 뒷면에는 아이들의 키높이를 재놓은 눈금도 있단다. 그래도 남편이 직접 만들어 준 것이니 어머니가 물려주신 것이니 그렇게 그렇게 100년도 훌쩍 넘는 시간을 대대손손 딸들의 보살핌 속에 가족의 추억이라기보다는 역사를 고스란히 담은 무엇이 되어 있었다. 

 

그런 고풍스런 가구를 보고 있다가 문득 그래... 사람도 이런 보살핌이 있어야 세월이 지나도 무너지지 않고 속으로 아프지 않고 멋있게 늙어갈 수 있겠구나... 하는 느닷없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을 소나무 오일을 발라가며 열심히 이 장식장에 광을 내주던 이 가족의 역사속에 딸들은 매일 아침 찻물를 끓이고 그 차가 마시기 좋게 적당히 식을 동안 가구를 닦았다고 한다. 그리고 꼭 30분 동안 차를 마시며 신문이나 잡지를 보거나 일광욕을 하거나 글을 쓰거나 하는 자기만의 시간을 가졌다고 어머니가 들려줬다고 친구는 말했다. 

 

스스로를 위한 배려에 인색하지 않고 스스로 여유를 찾을수 있게 잘 돌봄으로 인해 더 좋은 에너지를 가지고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을테고 그래서 더 많은 사랑을 가족들에게 나눠줄수 있었으리라... 

 

Motivation. 모든 일에는 동기가 있다. 이것이 없다면 어떠한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나에게 많은 동기부여를 하기 위해서는 내 스스로 그것들을 잘 매니징할 수 있는 여유가 있어야 하고 그 여유는 나 스스로 나를 돌봄으로 인해 얻어질수 있는 것이지 않을까. 

 

가끔은 엄마가 아내가 몸이 피곤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날은 식구들에게 라면을 먹으라고 할 수도 있고, 비가 많이 옴을 핑계삼아 남편이 동네 빨래방에서 빨래를 해 올 수도 있고, 1년 356일 중 며칠쯤은 뭐 집이 좀 덜 치워져 있을수도 있고  밥먹은 설겆이를 아이들에게 부탁하거나 담날로 미뤄도 되고 비오는 날 아이들에게 버스를 타고 오라고 해도 괜찮다. 누가 죽지도 않고 지구가 망할일도 없다. 미안함이나 죄책감가질 필요도 없다. 그런 엄마를 아내를 비난해서도 안된다. 

 

그녀들은 그냥 가끔식 그런 번데기 과정이 필요한 것일 뿐이다. 더 큰 날개 더 예쁜 날개를 펴기 위해서. 

 

토요일 아침 아들녀석표 breakfast in bed 를 기다리는 번데기 모드인 코끼리 아줌마 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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