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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이면

0 개 997 수필기행

‘하필이면~’ 이라는 말 속에는 인간의 뿌리 깊은 이기심이 도사리고 있다. 그것은 일단 존재의 가능성을 전제로 한다.

 

‘하필이면 소풍가는 날 왜 비가 오는가’ 라고 하면 비의 수용과 다른 날의 허용이 있다. 그 다른 날은 전적으로 나를 중심으로 설정된다. 나에게는 비가 와도 상관이 없는 그 날이 다른 사람에게는 결혼식 날 일수도 있다는 사실은 간과한다.

 

끔찍한 일이나 불행한 일도 예외가 안다. 우리는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 일어나더라도 남의 일이기만 바란다. 어쩌다 뉴스에서 그런 일을 접하면 안타까워하고 개탄하며 애석해한다. 

 

그러나 만약 그 일이 자신에게 일어나면? 분노한다. 하필이면 왜 나한테? 분노가 치밀어 올라 견딜 수가 없다. 애석함마저 생기지 않는다. 애석함은 남의 일일 때나 생기는 사치스러운 감정이다. 내가 그 일에서 비켜나 있을 때나 가능한 사적 정서다. 이기심은 이렇게 본능적이다.

 

내가 가장 격정적인 ‘하필이면’에 사로잡혔을 때는 남편이 암 선고를 받았을 때였다. C.T 촬영에서 악성종양이 발견되었을 때 나는 졸지에 지뢰를 밟은 사람이 되고 말았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는 전혀 악성스럽지 않은 사람이었다. 부드러운 성품과 규칙적인 생활패턴을 가진 사람이었다. 건전하고 정직하며 성실하기 이를 데 없는 사람이었다. 잘못이라야 기껏 친구 좋고 술 좋아서 퇴근 후 더러 제 시간에 귀가 못한 정도였다. 술값 계산할 때 주인의 실수로 삼만원이나 덕을 봤다고 삼억짜리 복권이라도 당첨된 것처럼 기뻐하던 소박한 사람이었다. 그런 그에게 하필이면 왜?

 

나는 밤을 세워 치욕에 떨며 ‘하필이면’을 분석했다. 하필이면 다른 사람도 아닌 그에게 왜? 지난한 작업이었다. 동굴 속의 암호와 마주 대한 것 같았다. 그 어떤 논리에도 이치에도 합당하지 않은 날벼락이었다. 부당하고 억울하기 짝이 없었다. 

 

나는 절망했다. 그의 고통에 무심한 듯 보이는 의사에게도, 변함없이 잘 돌아가는 세상에게도 적의를 품었다. 눈앞에 신이 있다면 대들고 싶은 심정이었다. 주먹을 들어 코피라도 터뜨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마침내 남편이 죽음을 맞았을 때 나는 못다푼 분노의 숙제보따리를 다락에 집어 던지고 말았다. 그를 따라 나도 죽고 싶었다.

 

세월이 약이라던가. 어느 날 나는 우연히 나의 보따리가 한결 가벼워진 것을 알았다. 다락에 팽개친 이후 눈길 한 번 준 적 없는 분노의 보따리였다. 

 

그 무겁던 분노가 어디로 다 빠져 나갔는지는 미스터리였다. 저 혼자 아무도 없는 컴컴한 다락방에서, 발버둥치며 삭고 또 삭아내린 모양이었다. 자기방어기제가 발동했는지도 몰랐다.  

 

‘나만 예외’ 여야 한다는 생각이 오만이 아닐까 하는 자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자각은 나를 홀가분하게 했다. 다른 사람의 ‘하필이면’이 눈에 들어온 것도 그 무렵이었다. 

 

묘지에는 남편보다 젊은 사람도 많았다. 청소년도 있었으며, 심지어는 초등학생도 있었다. 그들의 가족들 또한 나처럼 ‘하필이면’에 갇혀 지옥을 경험했을 터였다. 그러나 모두 신기하게도 멀쩡하게 살아 있었다. 먹기도 하고 자기도 하고 웃기도 하며 살아 있었다.

 

행복과 불행에도 질량불변의 법칙 같은 것이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할 때가 있다. 어쩌면 행복은 처음부터 같은 무게로 불행과 그림자처럼 어깨동무를 해 왔는지도 모른다. 

 

그것들이 어느 날 산 위의 돌멩이들처럼 사이좋게 놀고 있다가 지나가는 행인의 머리 위에 떨어졌다면 어떻게 될까. 하필이면 내 앞이나 뒤의 사람이, 아니면 바로 내가 그 돌을 맞았다면? 

 

그것은 돌의 의지도, 나의 선택도 아닐 것이다. 돌은 굴렀고, 나는 그 밑을 지나갔을 뿐이다. 이를 두고 우연이라는 사람도 있고, 필연이라는 사람도 있다. 혹자는 우주의 질서라고도 한다.

 

이제 나는 멀찌감치서 ‘하필이면~’을 바라본다. 우연이거나 필연이거나 인생은 랜덤이다. 판도라 상자다. 세상에는 나 혼자만 당하는 기상천외한 불행도 없고, 나 혼자만 누릴 수 있는 영원한 행복도 없다. 

 

그 모든 행복과 불행이 뜻밖에도 보편적이라는 사실이 우리를 안도하게 한다. 이것이 하필이면 내가 되고 당신이 되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수필세계> 발췌

 

■ 박 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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