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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왕자 9편

송영림 0 248 2019.05.29 12:43

그리고 왕자들에게 

 

Me Too 이후 남자들 사이에서 여자들을 배제하고자 하는 일명 펜스룰에 대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솔직히 이 남자들 참 못났고 유치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것은 결국 지금까지 여자들을 그렇게 여겨 왔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여길 거라는 이야기가 아니고 무엇인가. 그리고 여자들에게 그렇게 자신이 없단 말인가. 

 

내 주변에는 성희롱이 아니고도 재밌는 농담을 잘 하는 남자들이 얼마든지 있다. 아니 오히려 성희롱이나 상대를 낮추는 농담은 분위기를 싸하게 만들고 말한 이를 낮춰 보게 만든다. 

 

상대가 여자든 남자든 중요하지 않다. 대상이 누구이건 상대를 높이고 서로를 존중하는 분위기의 사회에서 훨씬 더 즐겁게 일할 수 있고, 일에 대한 효율성도 높은 것을 나는 이미 많이 보아 왔다. 

 

가정과 자신의 아내에게 충실한 남자를 만나면 기분이 좋다. 그는 이미 우리 여자들 사이에서 90점 이상의 기본점수를 얻으며 나머지 10점이 형편없어도 미워하기는 힘들다. 

 

그리고 사회적인 위치가 높고 아무리 성공한 남자라 해도 그가 성추행이나 성희롱 발언을 했을 때, 피해를 입을까 두려워 그에게 직접 겉으로 내색은 못하지만 여성들의 맘속에서 그는 이미 개구리는커녕 벌레만도 못한 작자가 되어 여자들의 발밑에서 깔려 죽는다. 그러나 많은 남자들이 그걸 잘 모르는 것 같다. 

 

여자들끼리는 큰 공감을 얻지만, 특히 남자들이 Me Too에 대하여 지지해 줄 때 큰 힘을 얻는다. 나는 어떤 상황에서도 늘 이모 편인 우리 이모부의 팬이 되기를 자청한다. 이모부는 친구가 바람을 피웠다는 걸 안 순간 단칼에 절교한 사람이다. 

 

가장 의리를 지켜야 할 아내에게 의리 없는 놈이 친구한테 무슨 의리를 지키겠는가 하는 것이 이모부의 지론이다. 그런 이모부야말로 진정 의리 있는 남자이다. 

 

그리고 자신은 의식하고 있지 못하지만 늘 자기 아내와 딸 자랑을 입에 달고 사는 팔불출 내 남동생도 멋지다. 함께 사는 사촌동생이 내 말을 잘 들어주는 것도 참 고맙다. 삼십 대 중반의 남자인 제 녀석이 그 심정을 어찌 알겠냐마는 그래도 내가 하는 이야기들을 항상 자기 일인 듯 들어주고 대답해주고 공감해 줄 때, 때로 그것이 얼마나 영혼 없는 경청과 대답인지를 알면서도, 그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지펴졌던 불이 잠잠해지면서 안정이 된다. 그걸로 봐선 이 녀석도 결혼하면 아내와 잘 살겠구나 싶다. 

 

기특한 녀석! 나는 오늘도 요 녀석이 끓여준 된장찌개와 내 말에 대한 영혼 없으나 성의 있는 반응에 위로를 얻으며 그러나 개구리에게도 미안한 돼먹지 못한 놈들에게는 침을 한바가지 내뱉으며 이 글을 이제 그만 꺼야겠다. 캭, 퉤! 치지직! 

 

친구 A에게 특히 감사하며, 그리고 나는 언제나 네 편임을 강조하며….

 

송영림  소설가, 희곡작가, 아동문학가                   

■ 자료제공: 인간과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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